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73화 (73/400)

73화.  < 죽음을 줍는 자. (2) >

====================

2.

굶주림.

굶주림이란 무엇일까.

단식을 시작하고서 일주일째.

"음."

첫째날과 둘째날이 제일 괴로웠다. 사흘이 넘으면서 고통이 멀어졌다. 내장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생각이 느릿해졌다. 나의 생명 자체가 조금은 옅어진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강물에 비유하자면, 물줄기가 줄어들었다. 흉년(凶年)의 냇물처럼 자작하게 말라갔다.

가뭄.

조용히 가물어서 저물어버리는 것. 물줄기가 줄어들고 또 줄어서, 언젠가 고통의 냇물도, 생각의 냇물도, 생명의 냇물도 다 말라버릴때까지 버티는 것.

바로 이것이 [굶주림]일까?

천마는 내게 이런 수련을 바란 것일까.

“……아니야.”

가부좌를 풀고 일어섰다.

“이런 게 아니야.”

나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가만히 있기만 하면 말짱도로묵이겠어.”

검을 빼들었다. 머릿속으로는 마천신공의 검로들을 그렸고, 그 그림에 따라서 칼을 휘둘렀다. 무작정.

-너 뭐 하냐?

“운동이요.”

겨울이 차가웠다. 나는 차가운 숨을 쉬었다. 7일 동안 눈을 마셔서일까? 내 숨결은 눈발을 닮은 듯 하얬다.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하여간 멍청해서…. 천마가 말한 [굶주림]은 단순히 [밥을 안 먹는 것]이 아니에요. 가부좌를 틀고 단식수련에 들어가는 건 더더욱 아니고요.”

일주일 만에 몸을 움직이자, 금방 숨이 차올랐다.

근육이 후들거렸다. 기도가 강퍅하게 조였다.

“굶주림이란 건, [밥을 먹고 싶은데도 먹지 못하는 것]이에요.”

어설픈 검무.

그렇지만 땀이 흘렀다. 묵묵히 앉아만 있을 때와 달랐다. 몸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내 살에서 흐르는 땀의 양은 아마도 내 생명의 수량(水量)과 똑같을 것이었다.

“요 일주일 동안, 어느 농부를 생각했어요. 굶주린 농부요.”

굶주림이란 무엇인가.

“어느 농부가 배고프다고 밭일을 안 나가겠어요? 배고프든 말든, 밥을 먹었든 못 먹었든, 일을 해야지요. 일을 하는데도 먹을 게 없는 거지요.”

그것이 굶주림 아닐까.

“곡괭이를 휘둘러요. 땅을 파요. 하지만 흉년이어서. 흉한 세월이어서. 아무리 해도 땅에서 씨알이 안 맺힙니다. 진짜 씨알도 안 막히는 거죠.”

나는 칼을 휘둘렀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리고 두 눈을 감았다.

땅.

메말라서 퍽퍽해지고 만 땅을 떠올렸다.

“---그래서 굶주리는 거예요.”

어느 농부가 메마른 땅에 곡괭이를 내리쳤다. 탁! 흙알갱이가 버석거리겠지. 마치 오래된 쿠키가 부서지는 것처럼.

“비가 안온 지 벌써 반년이 넘었어요.”

-.......

저수지가 비었다. 마을의 우물도 말랐다. 논밭에는 물방울 한점 없다. 대낮이 되면 마을 어귀에 노인이 나와서 앉아 있는다. 말 없이. 할아버지의 주름진 얼굴에도 물기가 없다.

“가뭄이니까요.”

태양이 뜨겁다.

어떤 마을사람은 이미 농삿일을 버렸다. 논밭을 버렸다. 일을 버리고 일터를 버렸으므로, 집을 버리지 않을 이유가 적어졌다. 마을사람은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떠나버렸다.

“그런데도 이 농부는 아직 끈을 안 놓았어요.”

-왜?

“바다라고 다를 거 같지 않아서요. 물고기를 잡을 줄 몰라서요. 사람은 결국 자기가 배운 도둑질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농부는 땅에서 먹을 걸 훔치는 방법밖에 못 배웠어요. 농부의 아비도, 아비의 아비도, 다시 그 아비도….”

하루.

이틀.

사흘.

농부는 논밭에 나간다. 아무런 보람이 없음에도 출근하듯 간다. 저녁이 되면 뒷산에 올라가서, 그나마 먹을 수 있는 나무의 껍질들을 벗긴다.

“이제는 나무껍질도 얼마 안 남았어요.”

마을사람들이 다 벗겼다.

하산하여서 뒤를 돌아보면, 뒷산의 나무들은 온통 하얗게 발가벗었다. 멀리서 보니 마치 자작나무 숲이 펼쳐진 거 같았다.

굶주림이란, 천하를 하얗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농부는 맨땅에 곡괭이를 휘둘렀으며.

나는 허공에 검을 휘둘렀다.

“이 나무껍질도 내가 먹을 수는 없어요.”

가족이 있다.

“껍데기라도 먹어본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지만.”

아이가 있다.

-그래서?

곡괭이질과 곡괭이질이 거듭되고, 칼짓과 칼짓이 이어지는 사이, 배후령이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

“일단 마을의 우물가로 가요.”

바닥이 드러난 우물에서 간신히 한 줌의 물바가지를 퍼낸다.

“그 물로 나무껍질 쪼가리들을 달여요. 자잘한 잎 따위를 넣어서… 끓여야지요.”

이파리의 풋풋한 냄새.

나무껍질의 텁텁한 냄새가, 수증기에 섞여서 훅 풍긴다.

농부가 침을 삼킨다.

‘배고프다.’

나 역시 침을 삼킨다.

‘먹고 싶다.’

껍질을 물어서 뜯고 싶다.

나무껍질이 달려진다. 껍질이, 물의 내음과 이파리의 향기를 머금는다. 달콤할 것 같다. 이빨로 뜯어서 물고 싶다. 진한 국물이 베어 나와 흐르겠지. 흙의 향기가 날 거다. 갈빛의 음식.

나무껍질이란, 먹을 수 있는 흙이었다.

‘먹고 싶다.’

하지만 참는다.

‘자식들한테 줘야지……. 이거라도. 줘야지.’

아이들이 칭얼거린다. 울고 있다.

아비가 달여온 나무껍질. 아비가 먹지 않고 겨우 가져온 나무껍질을, 아이들은 싫어한다. 도리질친다. 먹으면서 불평한다.

엎어버린다.

‘아.’

농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의 뺨을 때렸다.

농부가 팔을 휘두르듯, 나 또한 검을 휘둘렀다.

‘이게 아니야.’

농부가 자식들로부터 등을 돌린다.

‘이런 건 내가 아니야.’

……나는 본래 내 아이들을 때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인간이 아니다. 다만 흉년이 지독하여서. 제대로 된 음식을 입안에 담아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이다. 과민해진 것이다. 과해진 것이다…….

‘내 인생은 이런 게 아니었어.’

농부가 나무껍질을 줍는다.

굶주림이란 무엇인가.

천하가 열린 이래에 수많은 흉년이 있었다.

그때마다 농부가, 농부가, 농부가, 수없이 있었다.

수많은 굶주림이 있었다.

「배고픔을 느끼면서 싸워라.」

굶주림에도 손짓이 있을 수 있는가?

「너의 모든 칼질은 굶주림에서 우러나온 손짓이어야 한다.」

그렇다.

굶주림에는 손짓이 있다.

「굶주린 자의 목소리와 신음, 팔짓, 발동작, 모든 것을 떠올려라.」

그 손짓은, 농부가 자기 자식의 뺨을 때리는 손짓이었다.

그 손짓은, 농부가 집을 박차고 나와서 나무껍질을 마당에 버려버리는 손짓이었다.

그 손짓은, 농부가 다시 돌아가서 아이들한테 흙 묻은 나무껍질을 건네는 손짓이었다.

「떠올려서 마음에 심어라.」

천하가 열린 이래, 어떤 농부는 자식을 때렸을 것이며, 어떤 농부는 자식의 뺨을 어루만지며 미안하다 속삭였을 것이다. 어느 농부는 자식을 때리다가 아예 죽였을 것이다. 내년까지 살아남은 농부가 있는가 하면 아이와 더불어 죽어버린 농부가 있다.

그러했고, 그러할 것이지만.

「하나의 심지(心志)로 삼아라.」

그 어떤 손짓이든 굶주리지 않은 손짓이 없었다.

「이 심지에 의거하여.」

「오직 굶주림에 의해서만, 칼을 휘둘러라.」

분통하고도 원통하여 아이를 때린 손짓으로, 칼을 휘둘렀다.

나무껍질을 땅바닥에 버리고 그리하여 생(生)을 버린 손짓으로, 칼을 휘둘렀다.

돌아가서 아이들한테 껍질을 다시 건네는 손짓으로, 칼을 휘둘렀다.

「그때 비로소 마천신공은 진정한 위력을 발한다.」

마천신공魔天神功.

제일식第 一式.

아사유검 飯死流劍.

"......."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설원의 하얀 대낮이 어느덧 새까만 한밤으로 변해 있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땀에 젖자, 그제야 배가 고팠다. 굶주렸다. 미칠 듯한 공복이 내 뱃가죽을 갉아먹었다. 공복은 이빨이 돋아난 벌레인 듯하여 나의 내장을 아그적, 으그적, 씹었다.

‘이것이 배고픔.’

아팠다.

‘이것이 굶주림.’

마공 (魔功).

세상을 할퀴는 손톱.

동굴의 벽에는, 손톱에 할퀴어진 자국들이 난무했다. 한바탕 광풍이라도 불어닥쳤던 것인가. 나의 칼질들이 뚜렷하게 돌벽에 새겨져 있었다. 종유석과 석순이 싹둑, 잘려져 있기도 했다.

돌로 이루어진 벽과 기둥을, 칼날이 베어버린 것이다.

오러를 거의 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방금 나는 신공의 끝자락에 닿았다.

분명히 느꼈다.

머릿속에서 그려진 검로. 마음속으로 그려낸 심상. 두 개가 일치하는 느낌이, 감각이, 틀림없이 손끝에 잡혔다.

그렇기에 알 수 있었다.

“아직은 어설프네요.”

내 손끝이 살며시 닿은 곳.

그곳은 산봉오리의 경지가 아니라 기껏해야 초입에 불과하다는 것.

-미친놈이신가….

배후령이 질렸다는 얼굴로 날 봤다.

“아, 왜 또 미친놈이래요? 이번엔 똑바로 수련하고 있잖아요.”

-똑바로는 무슨. 차라리 색공(色功)으로 수련하는 연놈들이 똑바로겠다.

배후령이 한숨을 푹푹 쉬었다.

-이래서 모르는 놈이 더 무서워. 좀뱁새야. 넌 진짜 세상에 둘도 없을 미친놈이야. 심령(心靈)은 정파에 두고 있는데, 심법(心法)은 마교놈들 꺼로 돌리고 앉았거든. 아이고야.

“어. 무협쪽 용어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그게 뭐 어때서요?”

-이런 무알못 새끼….

배후령이 중얼거렸다.

-이게 얼마나 해괴망측한 일인데 정작 이 새낀 몰라요. 아이고. 돌아버리겠네.

“저도 알아먹을 수 있게 말해봐요. 쫌.”

-한마디로 말하면 정파의 고수가 마공을 쓰는 거다. 더 정확히 말해주라? [정파의 고수인데 마공밖에 쓸 줄 모른다]야. 좀비놈아. 너는 이게 기가 안 막히고 코가 안 막히누?

"음."

나는 왼손을 들어 코를 막았다.

“막히는 거 같기도 한데요?”

-이놈이 일주일 넘게 굴더니 정신이 돌았구나…. 아니, 원래부터 돌았지…. 내가 전생에 뭔 잘못을 저질러서 이런 또라이한테 씌인 건가….

배후령이 한탄했다.

-얘 때문에 괜히 나까지 심란해지네. 와아. 이놈한테 내 무공을 뭔 수로 가르쳐야지? 마르쿠스 할아범한테 가르치던 식으로 알려주면 엿 될 거 같은데. 이걸 어쩌나….

아. 배고파.

쵸코파이 먹고 싶다.

이빨로 깨물면 초콜릿 맛이 나는 쵸코파이. 속의 하얀 마시멜로가 쫄깃쫄깃한 쵸코파이. 따뜻한 우유를 후르릅 쩝쩝 마시면서, 쵸코파이를 딱 한 조각 우물우물 먹고 싶다.

굶주림이란 무엇인가?

공자왈, 굶주림이란 쵸코파이였다.

맛있고 몸에 좋은 쵸코파이-.

-…야. 너 지금 딴 생각하지?

“아뇨? 무공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구라 까지 마라. 보나마나 병신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얼굴이잖아.

이 양반은 왜 이렇게 나를 잘 알지? 혹시 스토커인가? 따지고보면 배후령이란 건 언제나 뒤를 쫄쫄 따라오는 귀신이다. 영어로 번역하면 고스트 스토커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기분이 좀 나빴다.

이런 기분 나쁜 스토커 같으니.

“진짜예요. 진짜로 진짜. 속고만 살다가 죽으셨나.”

-그럼 말해봐라. 무공에 대해서 뭘 어떻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스토커가 따졌다. 자잘한걸 물고 늘어지는 것까지 스토커를 쏙 빼닮았다. 덩치는 고릴라처럼 큰 주제에 말이다. 얼른 성불해라, 고스트 고릴라 스토커 .

나는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여기서 잠깐 하산하자고 생각했어요.”

-하산? 왜? 이번에야말로 천마한테 본때를 보여줄 거냐?

“에이이.”

내가 손을 저었다.

“이제 겨우 마천신공의 초입에 다다랐걸요. 지금 자살해서 천마한테 돌아가봤자 뭐 해요. [음, 그래도 싹수는 있는 놈이로고] 같은 반응밖에 못 얻어요.”

-응? 그럼 상관없잖아. 인정을 받으면 됐지.

“되긴 뭐가 됩니까? 아무것도 안 됩니다.”

나는 동굴을 나섰다.

“제가 천마한테 제대로 굶어본 적도 없는 놈이라며 무시당했을 때, 제가 얼마나 기죽고 마음 상했는지 아세요? 저 뒤끝 있는 사람이예요. 그냥 인정을 받는 거로는 제 상처를 절대로 달랠 수 없습니다.”

-얘 녀석 기분 나쁜데….

“제가 원하는 반응은 [놀랍다]입니다.”

깜짝 놀라는 얼굴.

내 검을 보고 천마가 경악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재능이 넘친다. 넘치다 못해 폭발한다! 네가 나의 기연임을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본좌의 눈이 잠깐 삐었나 보다, 미안하노라.]”

음.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때 천마의 얼굴은 쵸코파이만큼이나 달콤하겠지.

“어때요. 그림 좋죠? 검제 양반도 인정하시죠?”

-이런 기분 나쁜 또라이 새끼….

나는 설산을 내려와 설원으로 향하였다.

“아까 마천신공을 펼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아. 내가 이 시대 사람들에 비하면 참 굶어본 적이 없긴 없구나. 농부가 나무껍질을 달이는 상상을 하는데, 정확히 무슨 껍질인지. 껍데기를 달일 때는 어떻게 달여야 하는지. 거기까진 정확히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해보지를 않았으니까.

“제가 떠올리는 심상(心像)이 뚜렷하면 뚜렷할수록 신공도 위력이 나와요. [마천신공] 스킬을 익혔는데도 무공이 아직 약한 이유는, 그냥 제 심상이 어설퍼서 그래요. 그러니까……

나는 눈밭에 멈추어 섰다.

“이제부터는 저한테 부족한 상상을 채울 겁니다.”

-어쩔려고? 뭐 진짜로 나무껍질이라도 달여보게?

“아니요. 훨씬 좋은 방법이 있지요.”

내가 씩 웃었다.

“백귀환생 (百鬼還生).”

달빛이 비추었다. 설원은 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문득 구름이 달을 가리었다. 밤하늘에서 구름인 것이 설원에서는 그늘이 되었다. 조금씩. 그늘은 이빨 달린 벌레인 양, 한입씩, 설원을 베어물었다.

그늘에 삼켜진 달.

[스킬을 발동합니다.]

잠시 뒤, 구름이 물러갔다.

그러나 설원에 진 그늘은 사라지지 않았다. 달빛에 비추어도 눈밭은 더 이상 은색이 아니었다. 한번 삼키어진 달은 돌아올 수 없다는 듯, 눈밭에는 수많은 그림자들이 드리워져 있었다.

“저의 주군이시여.”

그림자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부르셨나이까.”

아귀(飯鬼)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바스슥. 눈은 무릎에 뭉개어져서 작은 소리를 냈다. 그녀의 등 뒤로는 수천의 스켈레톤이 서 있었다.

“음.”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귀야. 너희에게 시킬 일이 있다.”

“명하소서.”

“이곳은 멸망하고 있는 세계다. 인간은 다 망령이 되고 시체가 되어서 구천을 떠돌고 있지. 글쎄. 네가 한번은 멸망시킨 아이김 제국과 그럭저럭 비슷할지도 모르겠어.”

"......."

아귀는 머리를 조금 더 수그렸다.

“내 명령은 간단하다. 흩어져라. 흩어져서 굶주린 시체들을 모아와라.”

“굶주린 시체들을… 말입니까?”

“그래.”

나는 끝없이 펼쳐진 설야(雪夜)를 바라보았다.

“여기 어딘가에도 마을이 있고 농촌이 있을 거야. 찾아라. 그곳에서 굶다가 죽은 시체들을 찾아다가 이곳으로 데려와. 시체들도 움직이니 반항할 테지만, 너희는 4천이 넘어. 물량으로 압도해라.”

“몇 구를.”

아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몇 명의 시체를 구해오리까…?”

“112명.”

"......."

굶주림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인간들. 나는 그들의 배고픔을 배울 것이다.

그들의 굶주림을 다 배우고 익힐 때.

나는 비로소 천마에 가까워지리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