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153화 (153/400)

153화.  < 떡상하다. (2) >

“흐읍?!”

검성은 검성이었다. 당황하면서도 끝까지 칼을 휘둘렀다. 만일 내가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지 않았더라면, 처음 선보이는 초식마저 막혀 버렸겠지.

하지만 이번엔 아슬아슬하게 내 한 수가 먹혔다.

"......!"

내 성검이 노인의 목을 겨누었다. 멈칫. 자신의 목에서 불과 5cm 떨어진 칼날을 곁눈질하며, 노인은 동작을 멈추었다. 최후의 발악으로 검성이 휘두른 칼은 아직 내 목에서 15cm 넘게 떨어져 있었다.

"후."

나는 비릿하게 웃었다.

“제가 이겼습니다. 어르신."

"......."

검성은 얼굴이 급속도로 썩었다.

“이, 이런 게 어디 있는가! 무효! 무효일세!”

“아아아,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승부는 승부죠. 전쟁터에 나가서도 패배한 다음에 무효라고 외치실 생각입니까? 예에? 설마 어르신이 그런 분일 줄은 몰랐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정도란 게 있다네! 이건… 이건….”

“이건? 뭐요?”

“이건 지나치게 치사하지 않은가!”

뭐? 치사?

개쩌는 칭찬이잖아?

“푸히하하! 감사합니다, 어르신. 제가 검성한테 치사하다는 말도 듣고! 뭐랄까, 세상 사는 보람이 느껴지네요. 만수무강하십쇼.”

“이……."

검성은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얄미워 죽겠다는 표정. 그럴수록 나는 더 꿀맛이었다.

“본인도 ‘사문(師門)’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걸 꾹 참았건만! 나는 그대를 배려해서 지금껏 기다려준 걸세. 늙은이의 마음을 이토록 치졸하게 짓밟아도 되는가!”

“네, 다음 패배자.”

“패, 패배자? 허. 지금까지 53번 싸워서 52번 내내 본인이 이겼다네! 53전 52승 1패라면 당연히 본인이 승자다!”

“원래 맨마지막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서초패왕 항우 모릅니까, 항우? 100번 싸워서 99번 이겨봤자 1번 지면 말짱 도로묵이죠. 검성님이 항우라면 전 유방입니다. 천하의 주인은 접니다.”

“그러니까 한 판 더 붙자고 말하는 거 아닌가!”

“응. 안 싸워요. 앞으로 6개월은 안 싸워야지. 6개월 동안 나 검성 이겼다고 동네방네 전부 소문낼 겁니다. 그다음에는 뭐 싸우는 걸 고려해드리죠.”

“허…… 커, 허……!!”

바야흐로 검성은 졸도할 지경에 이르렀다. 오호통재라. 심혈이 막히고 혈도가 뒤틀려서 주화입마에 빠진 형국이구나. 삼가 검성의 명복을 빌어야겠다.

그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해 보이네. 두 사람 다.”

팟!

허공에서 누군가가 나타나 가뿐히 착지했다. 흑룡주(黑龍主)였다. 전이 스킬을 써서 등장한 흑룡주의 모습에 외야의 관중들은 나지막이 탄성을 흘렸다. 랭킹 1위부터 랭킹 3위까지 최상위 헌터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흐응.”

흑룡주도 사람들의 시선을 인식했다. 살풋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준 것이다.

찰칵! 찰칵!

우리 세 명이 함께 있는 광경을 찍기 위해 헌터들이 바삐 스마트폰을 만졌다. 그다음에야 흑룡주는 고개를 돌려 우리를 쳐다봤는데, 되게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왕이 유치한 거야 맨날 있는 일이지만…. 검성, 요즘 당신까지 왜 이래? 사왕이랑 어울리더니 덩달아 정신연령까지 낮아졌니? 고고한 이미지 빼면 당신은 시체잖아.”

“숨 쉬는 것처럼 내숭을 떠는 마녀한테 듣기 싫다!”

“아. 그래. 생각해보면 입탑(入塔) 초반에는 당신도 좀 열혈 느낌이었지. 어렴풋하게 기억나네…. 딱히 그립진 않지만.”

흑룡주는 과거를 떠올렸는지 가느다란 눈길이 되었다. 하지만 잠시 그랬을 뿐. 곧바로 흑룡주는 표정을 가다듬고 우리한테 용무를 밝혔다.

“애들처럼 노는 것도 좋은데, 오늘은 랭킹 1위와 랭킹 2위의 면모를 보여주렴. 지금 당신들 제외하고 다른 랭커들은 모두 대도서관에 집합했어.”

“예?”

나는 성검을 칼자루에 집어넣으며 물었다.

“무슨 일 생겼어요?”

“일이야 매일 질리지도 않고 생기지만…. 응. 오늘은 조금 큰일이네.”

흑룡주가 조용히 말했다.

“31층을 개방하도록 하자.”

3.

대도서관을 클리어한 지 어느덧 56일째.

지난 두 달 동안 우리는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뭐? 21층부터 30층까지 깨느라 고생했으니 쉬어도 된다고? 그건 평범한 헌터들 이야기다. 흑룡주나 나 같은 최상위 랭커들은 오히려 더 바빴다. 과장해서 말하면 거의 죽을 뻔했다.

한 달 전엔 아프리카에서 잘 나가던 군벌 하나가 완전히 망해버리면서 패잔병 1300명 정도가 탑으로 도망쳤다. 미쳐버릴 노릇이지만 이런 거, 꽤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안 그래도 입탑자가 넘쳐 흐르는데 군벌까지 쪼개느라 엄청나게 바빴지.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대도서관에 도착하자 이단심문관이 방긋 웃으며 환영했다.

천사처럼 귀엽지만, 군벌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33명을 직접 심문할 때 역시 저것과 정확히 똑같은 미소를 지었다는 걸 떠올리면 귀여움 레벨이 살짝 떨어지는군.

“얘기 들었어요.31층을 개방할 거라면서요?”

“네! 시급한 업무들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만, 간부진 선에서 감당할 수 있습니다. 아핫. 저희는 저희의 책무를 다해야지요!”

"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상위 랭커의 존재의의는 탑을 공략하는 것이다. 위로 나아가고, 깃발을 치켜들어,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아직 ‘우리가 가야할 곳’이 있음을 알린다. 방향을 보여준다. 방향이 보이면, 희망은 저절로 생긴다.

그 대가로 우리는 권력을 쥐며.

그 책임으로 우리는 목숨을 건다.

“사왕. 그런데 오늘 아침 대련에서 무슨 일 있었습니까? 검성이 뒤에서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만!”

“똥 마려우신가 보죠. 어르신을 배려해서 얼른 회의를 끝냅시다.”

“저런! 검성, 화장실에 다녀오셔도 괜찮습니다. 몇 분 더 기다린다고 해서 31층이 도망치진 않을 테니까요! 앗. 혹시 변비입니까? 그럼 좀 곤란하군요.”

“이놈들이……."

"흠."

성기사가 헛기침을 흘렸다.

“모두 모였으니 절차를 진행하지.”

성기사는 고개를 돌려 하무스트라를 쳐다봤다.

하무스트라는 카페 종업원의 옷을 입은 채 말없이 테이블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더 이상 하무스트라는 대도서관의 책지기가 아니었다. 이곳, 도서관 카페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의 알바생이었다.

“그럼 [도서관장]을 불러다오.”

“음. 알겠소.”

하무스트라는 미소를 짓고 도서관 카페에서 걸어나갔다. 정문이 아니라 뒷문, 그러니까 ‘관계자 외 출입금지 팻말’이 걸린 곳으로.

잠시 뒤.

펑퍼짐한 파자마를 입은 아이가 하무스트라를 뒤따라 들어왔다.

“나 불렀어…?”

아이가 크게 하품을 했다.

“아, 사왕이네. 오랜만.”

막 자다가 온 것일까. 아이는 품에 베개까지 껴안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복숭아가 그려진 베개였다.

어딜 봐도 영락없이 꼬맹이처럼 생겼지만.

[신기루를 거니는 공녀가 당신을 향해 인사합니다.]

저 자가 바로 하무스트라를 대신하여 30층에 새롭게 부임한 도서관장. 그것도 평범한 성좌가 아니라 이른바 ‘기둥’이라고 불리는 존재다.

나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예. 오랜만에 뵙네요, 공녀(公女)님.”

저 성좌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건 [신기루를 거니는 공녀]가 도서관과 묵시록들을 맡고 있다는 것. 우리가 탑을 공략하는 데 있어 안내자이자 도우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흐음.”

공녀는 졸린 눈으로 카페 테이블을 둘러봤다.

“최상위 랭커들이 전부 모였구나…. 아. 혹시 오늘 시작할 거야?”

“맞아.”

흑룡주가 우리를 대표해서 대답했다.

“두 달 전에 당신이 말했지. 다음 스테이지는 우리가 원할 때 개방해주겠다고. 집안 정리가 그럭저럭 끝났으니 오늘부터 다시 공략을 시작하겠어.”

“헤에. 너희 진짜 빠르구나….”

공녀는 손으로 눈가를 부볐다.

“혹시나 착각했을까 봐 말하는데, 탑 공략에 딱히 시간제한은 없어. 600년 만에 클리어하든 1200년 만에 클리어하든 상관없어. 클리어하지 않아도 괜찮고. 정말로 오늘 31층을 해금할 거야?”

“그래. 우리는……."

“아, 미안. 흑색아. 너한테 물어본 게 아니었어.”

공녀가 흑룡주에게 도리질을 쳤다.

“이런 건 서열 1위가 결정하게 되어 있어서. 이건 규정. 어느 탑이든 마찬가지야. 넌 서열 3위니까 결정권이 없어.”

"......."

흑룡주가 입을 다물었다.

“미안해. 독재적이지? 탑에도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누가 서열 1위를 맡게 되느냐에 따라 좀 복불복이 심하긴 한데, 그래도 ‘지금’ 너희는 운이 좋은 케이스니까. 예전에는……."

“공녀.”

하무스트라가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내가 지적할 깜냥은 안 되오만 말이 너무 많구료.”

“아. 미안. 여기 강림하고 나서부턴 계속 졸려서…. 아무튼 검탱아. 정말로 31층 해금할 거니?”

공녀가 쳐다본 사람은 우리 탑의 랭킹 1위. 검성이었다.

"......."

검성은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노인과 시선이 마주친 헌터들은 차례대로 머리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눈길이 닿은 성기사까지 고개를 끄덕거리자, 비로소 검성은 입을 열었다.

“해금해주게나.”

“응. 알겠어.”

공녀가 양팔을 벌렸다.

품에 안겨 있던 베개가 폭, 바닥에 떨어졌다.

“나, [신기루를 거니는 공녀]는 임시로 이 탑을 인도하는 자로서 당신들의 등천행(登天行)을 인정할게.”

그 순간 목소리가 울렸다.

[모두에게 알립니다.]

[금일부로 다음 스테이지가 해금되었습니다.]

탑의 목소리였다.

“응. 환영 인삿말은 내가 여기 있으니까 생략하고….”

공녀는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우리들 눈앞에 주르륵, 리스트가 비추었다.

+

1. 순인종(順人種)

2. 귀인족(鬼人族)

3. 산와족(山禍族)

4. 새기족(能籍族)

5. 고란족(古蘭族)

+

아무리 스크롤을 내려도 목록이 끝날 기미가 안 보였다. 수십? 혹은 수백에 달할지도 모르는 리스트가 줄줄이 이어졌다.

‘드디어 왔구나.’

나는 두근거리는 기분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다른 동료들은 두근거리는 기분보다 호기심을 품은 듯했다. 그들은 미간을 좁힌 채 리스트를 둘러봤다.

이럴 때 제일 먼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물론 이단심문관이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잘 물어봐줬어.”

공녀가 후후 웃었다.

질문에 대답해주는 걸 기쁨으로 느끼는 스타일인 건가.

“그중에 아무거나 한 번 눌러봐. 그럼 알게 될 거야.”

이단심문관이 공녀의 말을 듣고 ‘순인종’이라 쓰여진 글자를 눌렀다.

파밧,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

[순인종]

멸종등급: F (위험 없음)

잠언: ‘우리가 세계를 결정한다.’

설명: 모든 능력이 평균치에 걸쳐 있는 종족입니다. 세계에 따라 순인(順人)들은 다른 종족에게 노예로 부려지기도 하고, 세상의 주인으로 군림하기도 합니다. ‘우리야말로 모든 지성체를 대변한다.’ 순인은 스스로 순인(純人), 즉 순수한 인간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평균을 평범이라 주장하며 더 나아가 표준으로 정립합니다.

특성: [빠른 태세 전환], [기록의 유산], [정사각형 애호가]

진화체: 없음

이명: 휴먼, 흄, 인간족 등.

+

설명문 옆에는 친절하게도 이미지까지 떠 있다.

어딜 봐도 우리처럼 생긴 인간의 모습이 거기에 그려졌다.

"......."

두근거림이 한 층 거세어졌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지금부터 이어질 스테이지들은.

“종족대전이야!”

종족대전 (種族大戰).

“너희는 이제부터 하나의 종족을 선택해야 돼! 그 종족은 너희를 신처럼 받들어 모시면서, 너희가 명령한 대로, 너희가 예언하고 신탁 해주는 대로 ‘문명’을 일구어 나갈 거야.”

수백의 종족 중에 한 종족을 고른다.

과거에 랭킹 1위였던 염제는 요정족. 흔히 ‘엘프’라고 불리는 종족을 선택했다. 그리고 염제가 평소에 하던 짓대로 요정족을 조종했는데, 그 과정은 워낙에 끔찍한지라 설명을 생략해야겠다.

다만 엘프가 그렇게 난폭하고 흉폭한 종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불의 신을 위하여!’

라고 외치면서 다른 종족을 마음껏 학살하고 다니는 엘프라니.

랭킹 1위를 잘못 모시게 되면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가 보여준 사례다.

"흠."

이단심문관이 머리를 갸웃거렸다.

“문명을 일군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말 그대로야. 너희가 원하는 대로 문명을 가꿔. 전쟁에 미친 약탈자들의 문명을 만들 수도 있고, 지식을 숭앙하는 학자들의 문명을 만들 수도 있지. 너희에게 달렸어. 아, 이렇게 말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우려나?”

공녀는 읏차, 허리를 숙여서 베개를 다시 집었다.

“이번에는 너희가”

복숭아 베개를 품에 안은 채 공녀는 미소 지었다.

“성좌(星座)를 체험하는 거야!”

동료들이 웅성거렸다.

그 동안, 내 시선은 리스트를 쭉쭉 넘기고 있었다.

어떤 종족을 선택해야 제일 좋은 결과가 나올지 계산하면서.

‘용아족(龍亞族). 이건 용 자가 들어가서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사실 그냥 와이번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었지, 아마? 요정족은… 회귀 전엔 끌렸지만, 아냐. 염제가 조져놓은 요정족의 이미지는 지금 생각해보니 내 여린 가슴에 깊은 상처를 냈던 것 같아….’

-미친놈.

배후령이 쯧쯧 혀를 찼다.

-그냥 평범하게 순인종 골라. 너도 순인. 나도. 순인. 고기도 맛본 놈이 잘 아는데 종족도 살아본 놈이 제일 잘 알지.

‘아니요.’

어떤 종족을 선택해야 할지는 명백한 일이었다.

+

103. 지정족(地精族)

+

나는 말없이 그 종족의 홀로그램을 터치했다.

+

[지정족]

멸종등급: A (위험도 높음)

이명: 고블린 등.

+

고블린.

세 음절의 단어를 목격한 내게 전류와 같은 떨림이 꽂혔다.

이 벼락과 같은 감각을 어찌 표현하면 좋을까?

사랑?

운명?

아니지.

‘나는 11년을 거슬러 되돌아온 회귀자다.’

따라서 이것은-

‘필연.’

나는 품속에서 한 장의 카드를 꺼내었다.

내가 아끼고 아껴온 비장의 한수.

감히 누구도 짐작하지 못할 비기를.

‘때가 왔다.’

똥색 카드에는 글자가 오밀조밀 적혀 있었다.

+

[고블린 상류사회]

랭크: F

효과: 대왕 고블린은 고심했습니다. ‘우리 고블린의 문화는 수준이 너무 낮다. 모든 언어가 케르륵, 케륵, 으로 끝나다니. 이래서는 본좌의 위엄을 빛낼 수가 없지 않은가!’ 그때. 대왕 고블린의 천재성이 번뜩였습니다. ‘그렇다! 이제부터 본좌는 케륵이 아니라 고륵이라 말하겠노라. 고륵! 본좌의 고상한 감성에 어울리는 발음이로다.’

※단, 부족 내의 갈등이 심해집니다.

※몬스터 대왕 고블린으로부터 복사한 스킬입니다.

+

-어? 야. 잠깐만.

배후령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안색이 변했다.

-아니지? 설마, 그건 아니지? 공자야. 네가 아무리 천하의 개쌍또라이라도 그건 아닐 거야. 그치?

내가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고블린.’

빠꾸 없는 목소리로 나는 선언했다.

‘고블린입니다.’

배후령이 잠깐 침묵했다.

그리고 폭발했다.

-야 이 미친 또라이 새끼야!!

자아.

날아오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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