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225화 (225/400)

225화.  < If. (3) >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여러분! 신성한 탑을 믿으십시오!

짤랑, 짤랑.

반팔 차림을 한 신사가 광장을 돌아다니며 손종을 울렸다.

-왜 [탑]은 하필 바벨탑이라 불리게 되었습니까?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아십니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곳에서 저희 인류는 자유로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신의 기적을 내림받은 것입니다!

-신께서는 한 때 바벨탑을 무너트리셨습니다. 그러나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 그분께서는 자비롭게도 다시 한 번 인간들에게 등천(登天)의 기회를 허락하신 것입니다! 신의 자비를 감사히 여깁시다!

그 날 김공자는 길드에 있었다.

유수하가 세운 길드 [유수하]는, 길드 이름에다 자기 이름 석 자만 덜렁 박아놓은 패기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손치고, 등록 인원이 4명 밖에 없었다. 유수하. 자수정. 김공자. 그리고 애완동물로 키우는 슬라임.

사원이 4명밖에 안 되는 주제에 사옥의 위치가 또 대단했다.

바벨탑의 1층 도시, 바빌론. 통칭 등천도시(登天都市)의 노른자 부동산이라 할 수 있는 중앙광장 사거리. 그곳에 3층짜리 사옥을 지어다가 길드 건물로 사용했다.

돈지랄이었다.

그러나 누군가의 지랄이 누군가에겐 행복이 되는 법. 김공자는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화이트모카 프라푸친노 벤티 쿼드라샷 자바칩 반반 초콜릿 드리줄 추가를 마시면서, 우아하게 길드 테라스에 앉아, 광장을 내려다봤다.

-저게 뭔 개소리예요?

-뭐겠어요. 사이비 종교지요.

역시 테라스에 앉은 자수정이 단답했다.

그녀는 당근주스를 빨대로 쫍쫍 마시며 노트북으로 사무를 보았다.

-저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마세요. 김공자 씨. 저게 뭔 개소리일까 궁금해서 다가오는 먹잇감들을 낚아채서 한통속으로 삶아버리거든요.

-헤에.

-뭔가 좀 말이 안 되네 싶은 부분들도 전부 미끼예요. 허허실실이랄까요. [나는 똑똑하니까 저런 쌉소리들은 전부 논파할 수 있어!] 하고 들어갔다가, 갇히고, 세뇌당해서, 어느 날 문득 정신 차려보면 광장에서 신의 말씀을 전파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요.

-저 사람들이 그런 고급진 전략을 가지고 움직여요? 진짜?

-종교는 사람의 죄책감에서 싹을 트고, 사이비는 인간의 오만에서 둥지를 트는 법이에요. 김공자 씨.

-야아!

그때 유수하가 다가와서 테라스 아래를 구경했다.

-아직도 저런 치들이 바빌론에 남아 있네. 나 저런 놈들 바깥에 있을 때 되게 자주 봤는데. 명동이었나? 어이, 알바생. 너 명동 가본 적 있냐?

-아뇨.

-거기가 좀 지옥이랑 닮았어. 아무튼 신기하군. 저런 사이비들은 만신전(萬神殿)에서 보는 족족 족치는데. 뭔 깡으로 광장에서 대놓고 포교하냐.

아니나 다를까.

유수하가 말을 미처 끝내기도 전 광장 저편에서 호루라기가 울렸다. 삑삑! 삑삑삑! 하얀 제복을 차려입은 만신전 길드원들이 달려나온 것이다.

-여기서 뭐 하고 계신 겁니까! 이거 규칙 위반입니다!

-오오. 당신들이야말로 여기서 뭐 하는 건지 여쭙겠습니다. 탑은 새천년 이래 가장 거룩하게 강림하신 기적입니다. 여러분은 기적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형제들이여! 그런데도 어째서 감사히 여기지 않습니까.

-아니 이 양반이 진짜…….

-참회하십시오, 여러분.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돌이켜보십시오. 탑은 단순한 사냥터가 아니고 조약한 놀이터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신의 기적을 몸소 입은 형제들입니다! 겸손해지십시오! 신께서는 여러분에게 두 번째 기회를 허락하고 계십니다!

-뭐 해. 얼른 끌고 가!

만신전 길드원들이 전도사를 끌어냈다.

끌려나가는 와중에도 전도사는 경건했다. 확신에 가득찬 얼굴로 ‘회개하십시오! 아직 여러분에겐 참회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 회개하십시오!’라고 소리쳤다.

-으흠.

한참이 지나서 소란이 가라앉은 뒤.

-수상하네요.

자수정이 중얼거렸다.

-예?

-너무 인텔리예요.

김공자의 물음에 대답하면서 자수정은 타닥, 타다닥, 노트북을 두들겼다.

-보통 사이비 전도사는 적개심에 차 있어요. 이 세상에 명확한 적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죄악이 잉태되었으며, 따라서 이를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방금 전도사는 조금 달랐어요.

-어떤 점이 말입니까?

-적개심이 하나도 안 보였잖아요.

타다닥.

자수정은 노트북을 무표정하게 내려보았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염려하고 상대방을 회유하려는 태도만 드러냈어요. 이건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종교 단체나 취할 수 있는 자세예요. 굳이 적을 상정할 필요도 없이, [자신들이 옳다]는 확신을 뼛속까지 깊이 가져야만 하는데…….

자수정이 키보드를 탁, 눌렀다.

-과연. 바로 오늘 입탑(入塔)한 사람이네요.

노트북 화면에는 남자의 사진이 두어 장 표시되었다.

방금 전까지 광장에서 손종을 흔들어댄 그 남자였다.

-씨발?

뒤에서 우리 두 사람을 지켜보던 유수하가 깜짝 놀랐다.

-수정 사장. 아니, 수정 대리. 너 지금 뭐하냐?

-조금 전에 만신전으로 끌려간 사람의 신상을 캐냈어요.

-알아. 나한테도 눈깔은 달렸다. 문제는 지금 네가 어디 서버를 털었냐는 거지. 설마 자경단 서버는 아니지? 응? 수정아. 내가 뭐 쫄아서 이러는 게 아니라, 자경단은 건드리면 존나 귀찮아지는 놈들이거든?

-걱정하지 마세요.

자수정은 노트북을 툭, 덮었다.

그리고 책상 서랍으로 가 또 다른 노트북을 들고 왔다.

-유수하 씨가 해킹에 대해서 얼마나 과장된 이미지를 가졌는지와 별개로, 소인은 어디 서버를 턴 것도 아니거니와, 자경단과 관련된 곳은 건드리지도 않았어요.

-하? 그런데 어떻게 신상을 털었어?

-단순히 입탑관리사무소에 저장된 자료를 합법적인 ID로 보았을 뿐이에요.

자수정은 두 번째 노트북을 열어 어디론가 접속했다.

-바깥세상에서 들어온 사람은, 정식 주민으로 등록되기 전까지 잠시 입탑관리사무소에 기본적인 신상이 저장되어요. 최소 1시간. 최장 1주일. 주민 등록이 완료되면 해당 자료는 파기되고 전부 자경단 산하의 관리소로 이관되지요.

-어.......

김공자는 떨떠름했다.

자기가 전혀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 자료는 쉽게 볼 수 있는 겁니까?

-예, 비교적. 관리사무소 ID만 있으면 되니까요.

-그 아이디란 건 어디서 얻었습니까……?

-사무소 직원들도 인간이에요. 김공자 씨. 인간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아주 많아요.

김공자는 이 길드의 어둠을 엿보았다.

-물론 보안이 허술한 만큼 대단한 정보도 없어요. 기껏해야 바깥세상의 어느 국가에서 왔는지, 학교는 나왔는지 등등, 무척 기본적인 정보만 기재되어 있지요.

하지만, 이라고 자수정은 말했다.

-그 기본적인 정보 중에는 가끔 SNS 아이디도 있거든요.

노트북에 파란 화면이 떠올랐다.

자수정은 한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있네요.

자수정은 동료들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SNS 계정의 프로필에는 낯익은 남자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

팔로잉 수 26.

팔로워 수 5,313,046.

+

김공자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엑. 5백만 명……? 이거 엄청 많은 거 아닙니까?

-꽤 많은 편이지요. 세탑학회(洗塔學會)라는 단체의 부회장이로군요. 잠깐 검색 좀 해볼게요.

자수정의 눈이 진지해졌다.

-7년 전부터 활동이 본격화된 단체예요.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인터넷 종교 중 하나네요.

-인터넷 종교……?

-특정한 국가에 지부를 두지 않고, 사실상 SNS 계정이나 동영상 사이트 계정을 [지부]로 두는 종교들이에요. 오직 인터넷 상으로만 전도를 해요. 예컨대 교주가 특정한 동영상을 하나 올리면, 교인들은 최대한 많은 수의 시청자수와 구독자수를 끌어와요. 이걸 그들은 [전도]라고 불러요.

자수정은 단체의 공식 동영상 계정까지 찾아냈다.

-보세요. 봉사 동영상이에요.

-.......

-실제로 현지에서 활동하는 종교인은 교주나 부교주 몇 명으로 한정되어요. 이렇게…….

자수정이 동영상을 틀었다.

그곳에선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어느 나라의 재난 현장을 실황 중계처럼 보여주고 있었다.

그 외에 수많은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지진 현장 구호], [여러분의 후원금은 이렇게 쓰이고 있습니다], [베스트 10 전도 사례], [티벳의 고승과 만나서 대화하다!], [히말라야가 정말 녹고 있는지 직접 가서 알아보았다], [탑은 신성의 증명이다!?], 등등.

-이건…….

-봉사 활동 동영상들을 많이 섞어놓아서 계정 차단을 때릴 수도 없어요. 딱히 동영상으로는 과격한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교주나 부교주가 동영상을 올리면, SNS에 퍼나르면서 그들끼리 과격한 주장을 키워나가는 것이지요.

-.......

-김공자 씨. 사이비 단체들이 고급진 전략을 가지고 움직이냐고 여쭈었지요? 예, 맞아요. 전부 그러는 건 아니어도 이런 자들도 있어요.

김공자는 어딘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건 유수하도 마찬가지였는지 눈쌀을 찌푸렸다.

-그래서? 자칭 교인이 500만 명이 넘는 이 팔로워 스타 교주께서 어인 일로 바깥세상의 영광과 명예를 버리고 탑에 기어들어온 건데?

-정확히는 부교주예요.

자수정이 정정했다.

-그리고 입탑한 목적은 여기 있네요.

탈칵.

자수정이 엔터키를 눌렀다.

-저는 이제부터 탑에 투신합니다. 형제님들.

노트북 화연으로 동영상이 흘렀다.

영상 속에서 말하는 남자는 부교주였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내일은 고대에 바벨탑이 무너진 날입니다. 수천 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신께서는 내일 다시 바벨탑을 무너트릴지 말지 결단하실 것입니다. 신께 자비를 구하기 위해, 아직 인간들에게 희망이 남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저는 몸소 입탑하여 저 부패한 탑의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겠습니다.

부교주는 경건하게 말했다.

-아마도 저는 체포되겠지요. 죽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만일 제가 전도에 성공한다면 탑의 붕괴를 막을 것이고, 만일 제가 전도에 실패해 죽는다 하더라도, 신께서는 인류를 위해 희생한 신도가 이 지상에 최소한 한 명이 있음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저는 살아도 인류를 위해 살고 죽어도 인류를 위해 죽습니다. 이것이 신을 모시는 방법입니다.

부교주가 양손으로 삼각형 모양을 취했다.

그것이 저들만의 성호인 것 같았다.

-여러분. 저희는 지금까지 탑의 만행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들끼리 스스로 참회하고 정화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바벨탑의 붕괴가 코앞에 닥친 지금, 이제는 그저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저의 희생이 확인되면 여러분도 즉각 입탑 의식을 거행하십시오.

김공자는 입을 벌렸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니라, 인류가 다시 한 번 신의 자비를 배반한다는 비극 그 자체입니다. 여러분의 피와 여러분의 몸으로 비극을 막으십시오. 타락한 자들을 최대한 없애 탑을 정화하십시오! 아아,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죽어도 제가 먼저 죽겠습니다. 여러분! 저는…….

그리고 동영상이 끊겼다.

유수하가 손을 뻗어 영상을 정지시킨 것이다.

-이거 쌍또라이들이잖아?

길드 사무실에 놓인 텔레비전에선 한국야구가 중계되고 있었다.

아아, 아웃입니다! 아웃! 하고 캐스터가 목청을 놓아 소리쳤다.

텔레비전 옆에는 유수하의 야구 모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건, 선전포고군요.

김공자가 중얼거렸다.

-큰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수하 씨. 지금 당장 만신전에 가서 알려주어야 해요.

-흐음.

유수하는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됐어. 이런 일이 한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옛날부터 미친놈들이 탑에 기어드는 건 부지기수로 있었다.

-.......

-가려면 너희들끼리 가던가.

김공자와 자수정은 그렇게 했다.

두 사람은 길드를 뛰쳐나갔다. 다행히 만신전도 돈지랄을 할 줄 아는 길드였다. 땅값이 비싼 곳에 신전이 세워져 있었고, 자수정은 [유수하의 비서]라는 이름값 덕에 손쉽게 만신전주를 만날 수 있었다.

-좋은 하루입니다, 비서 씨! 그리고 새로 뽑은 알바 씨도! 잘 지내고 계십니까!

-오랜만에 뵙겠어요. 만신전주. 뵙자마자 죄송하지만 바로 말씀드려야 할 일이 있어요.

-오호.

무슨 일을 하다 급하게 왔는지 이단심문관은 손이 더러웠다.

구체적으로는 빨간 액체가 이단심문관의 왼손에 묻어 있었다.

이단심문관은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헤실 웃었다.

-어떤 다급한 일입니까?

-혹시 방금 광장에서 전도하던 사이비 종교인을 한 명 끌고가지 않았나요?

-예. 규정에 따라 체포했습니다만!

-그 종교인, 아직 몸이 성한가요?

-아. 멀쩡했습니다.

이단심문관이 활짝 웃었다.

-40초 전까지는 말입니다!

-.......

-비서 씨가 하도 급한 일이라며 면회를 요청하길래, 얼른 할 일을 끝내고 와야겠다 싶어 빨리 처리했습니다. 아. 걱정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전부 합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으니까요!

-죽였나요?

-예!

이단심문관은 발랄했다.

거기에 변명이나 해명은 없었다. 상대가 워낙에 완고했다거나, 어쩔 수 없었다거나 하는 식의 말조차도 없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담담함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당당함만이 있었다.

-당신은….

그 말을 꺼낸 것이 누구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말을 마치기 전에 무언가가 울었다.

우우웅.

-흐음? 알바 씨. 전화가 온 것 같습니다만!

김공자는 고개를 수그렸다. 그 말대로 바지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이 떨고 있었다.

방금 자수정이 검색해낸 동영상 계정과 SNS 계정을 김공자는 팔로우 해뒀다. 그 알람이 전해진 것이다.

역시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김공자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방금 동영상이 하나 새로 올라왔습니다.

자수정 역시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단심문관 혼자만 머리를 갸웃거리는 와중에, 새 동영상이 틀어졌다.

-형제님들.

이번 동영상에 출연한 사람은 낯선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부교주가 아니라 또 다른 교인인 것일까.

어떤 청년이 비장하게 말했다.

-방금 부교주님이 이단의 손에 끌려갔습니다. 역시 이들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부교주님은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고, 주먹질 한 번 휘두르지 않았습니다. 오직 이들을 염려하는 마음에 설교하셨습니다.

청년의 얼굴은 낯설었지만.

동영상 뒤편으로 보이는 배경은 아주 익숙했다.

김공자가 미간을 좁혔다.

-여기…… 바빌론 광장이잖아요?

-그렇네요. 안 좋아요. 무척, 안 좋아요.

자수정이 중얼거렸다.

동영상 속에서 청년은 계속해서 말했다.

-이제부터 저는 약속의 정화를 시작하겠습니다. 형제님들! 사랑합니다.

청년은 상의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사랑합니다. 저는 인간을, 인류를 사랑합니다. 신을 사랑합니다. 부디 여러분도 사랑해주십시오. 신의 사랑을 배신하지 말아주십시오. 사랑합니다!

그리고 동영상은 끊어졌다.

왜 끊어졌는지 의문을 품을 필요는 없었다.

신전 벽 너머에서 거대한 굉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

광장이 있는 방향이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하. 이해했습니다.

이단심문관이 방긋 웃었다.

-제가 좆같은 실수를 해버린 모양이군요!

직후, 사이렌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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