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258화 (258/400)

258화.  < 용봉(龍封). (1) >

1.

‘기룡이고 나발이고 어차피 오러 덩어리다!’

‘아예 영약처럼 쪽쪽 빨아들여서 몸보신이나 하자!’

무지막지하게 단순한 주장.

하지만 그 단순함에 화하평의회의 의원들은 동요했다. 원형극장처럼 움푹 파인 회의실은, 순식간에 웅성웅성거리는 목소리로 차올랐다.

-저만한 괴물을 오러 연공으로 빨아들여? 그게 … 가능한가?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일단 저게 괴물의 말마따마 순수한 오러의 집합체라면 우리가 쳐먹지 못할 이유도….

찰싹!

세임슬람 의장이 촉수로 바닥을 때렸다.

-조용.

모두가 즉시 입을 다물었다. 강자존의 도리가 살아 숨쉬는 화하평의회에서, 의장의 저런 행동은 대충 ‘실례하지만 나보다 약한 허접들은 공손히 닥쳐주길 바라겠네’로 이해받았다.

세임슬람은 강했으며, 덕분에 우아한 침묵이 주변을 감돌았다.

-우부르카에게 묻는다. 오러 연공으로 저 괴물을 없앨 수 있단 말이냐?

-우고르! 내 생각엔 참으로 그러하다.

자기보다 한참 후배격인 산와족이 반말을 써댔지만, 우부르카는 눈꼽만큼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사악한 장난에 어울려주는 악동처럼 끌끌 웃을 뿐.

-생각해봐라. 우리가 뭘 처먹으면 그 처먹은 게 우리 몸을 이루지 않냐? 같은 이치로, 우리가 빨아들인 오러는 저 놈 폐에서 나왔어도 우리의 오러가 됐다.

우부르카는 두 주먹을 쿵 소리가 나게 부딪혔다.

-그러니까 너도 한 입 나도 한 입. 모두 모여 한 입 한 입 우애롭게 나눠 먹으면, 우고르! 저 거북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남는 건 강해진 우리들 뿐일 거다!

-으음.

세임슬람이 깊이 침음했다.

산와족은 태생적으로 몸집이 작았다. 고블린과 비슷하거나 좀 더 작았으며, 지정족이 홉고블린으로 진화한 지금은 상대도 안 됐다. 심지어 지금 세임슬람 옆에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는 자는 우부르카--- 지정족 역사상 제일 거대한 전사였다.

-라임.

그러니 우부르카 옆에 선 세임슬람이 얼마나 작아 보이겠는가?

산와족의 긍지라 할수 있는 촉수들마저, 세임슬람에겐 한 개밖에 남지 않았다. 노년(老年)의 달팽이 등껍질은 쭈글쭈글해져서 볼품없었다.

하지만, 녹색의 산처럼 거대한 우부르카 옆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세임슬람은 당당했으며 그 당당함은 자연스러웠다.

-모두 들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이번 초유의 사태에 대한 화하평의회의 방침을 지금, 여기서 정하겠다.

저 세계엔 내가 퍼트린 마교의 가르침이 있어, 지정족은 그 가르침에 따라 훈육받고 훈련하는 종족이었다. 산와족은 지정족에게 복속되어 수백 년을 살았다. 마천(魔天)의 가르침은 화하평의회를 관통하고 있으며, 고로, 우부르카가 제1대 천마라면 세임슬람은 제417대 천마였다.

촉수가 다 잘려나갔다는 상처는 마천의 교리 아래에선 부끄러움이 아니라 긍지였다. 상처의 획이 늘어날수록 검로(劍路)도 늘어날 것이요, 상처의 깊이가 독해질수록 마천신공은 자유로워질 테니.

-우리는 우부르카 선대 의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심해에 거하는 기룡의 오러를 빨아들일 것이다!

기룡 사태에 대한 화하평의회의 방침이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오래지 않아, 그 이정표가 설치되길 기다렸다는 것처럼 의원들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의장님! 요정족 전체에 소집문을 보내겠습니다!

-귀쟁이들 뭘 혼자 앞서 나가려고 드는 거냐? 뱀신께서 먼저 가셨다니 우리 뿔을 가진 자들에게 선주권이 있다!

-우후후… 다들 의욕이 넘치네요. 과연 우리가 모는 배 없이 거기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요?

-어허, 모두 욕심이 넘쳐 나는구만. 우리들, [기룡의 독점 사용을 단호하게 반대하는 모임]에서는 공평하고도 평등한 기룡 사용을 위한 대책 위원회 설립을 강력히 주장….

-정숙들 해라!

세임슬람이 다시금 바닥을 쳤다.

-자신의 종족을 대표하기 위해 여기 와있는 건 안다, 라임! 하지만 그건 ‘모두’ 동일하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 다, 각자의 종족을 대표하기 위해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의원들이 멈칫했다.

세임슬람은 계속하여 말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모든 종족’을 대표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 우리 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 말은 화하평의회 의원들로 하여금 헛기침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역사상 최초로 비지정족의 몸으로 의장에 오른 장본인이었다. 단순히 강할 뿐만 아니라, 그 강함을 유지시킬 정치력 또한 세임슬람에겐 있었다.

오래지 않아, 화하평의회에서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우리 흡혈종이 이 사실을 즉각 세상에 공표하도록 하지. 몽환고지를 사용하여 알리도록 하겠다.

흡혈종 의원이 말했다.

다른 종족 의원들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 요정족이 모든 상단을 동원해서 [순례객]을 받겠습니다. 공표만 해서는 혼란이 벌어질 테니까요.

-우리 귀인족은 가는 길에 도적들이 준동하는 일 없도록 가도 경비를 맡도록 하겠소.

-우리 새기족은 순례객들이 탈 배를 소집하겠어요. 대규모 승객 수송은 맡겨주세요.

-우리 산와족은 건축을 맡지, 라임. 저 거북이는 거대하니 그 등딱지 위에 오르자면 공사가 필요할 거다.

-우리 지정족은 혈화극단들을 총동원하겠다. 우거. 극단이 가진 노하우를 공유해서 초심자도 쉽게 오러를 연공할 수 있게끔 하는 학습 혈화극도 기획할 것이다.

그렇게 한 차례 이슈들이 정리되었음에도, 세임슬람은 만족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바보들 같으니!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지 않느냐!

세임슬람은 의원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거북이 스프를 해먹으려면 우선은 거북이를 잡아야 하는 법이다. 라이무. 하지만 저 거북이는 살아있지 않는가! 그런 주제에 어느 접시에 담을지, 어떻게 요리할지부터 정하다니 그런 한심한 소리가 있는가!

다시금 의원들의 얼굴에 부끄러움이 피어났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옛적의 화하평의회장, 우부르카가 웃었다.

-우고르. 맞다. 그게 아주 좁쌀 같은 문제이긴 하지.

-좁쌀이 아니라 좆 같은 문제 아닌가, 라이무.

-그렇게도 말할 수 있을 게다. 저 기룡에게는 [자아]가 있다.

우부르카는 턱을 매만졌다.

-너희가 얼마 전에 모가지 잘라다가 바다에 떨궈버린 용가리는…….

-얼마 전이라니? 벌써 수십 년 전의 옛날 이야기다. 라임.

-아, 미안하다. 우거. 성좌가 되어서 수련에만 몰두하면 아무래도 시간에 대한 감각이 평범한 사람들이랑 많이 달라진다. 아무튼, 너희가 조져버린 그 용가리한테는 자아랄 게 없었다. 아프면 울부짖고, 공격하면 반격하는, 그런 짐승에 불과했지. 하지만 저 거북이는 다르다.

우부르카는 턱을 긁적이면서 말했다.

-어떻게 거대한 오러 덩어리에 불과한것에 [자아]가 생겼는지, 거 참 머리 굴리기 좋아하는 학자들한테는 신기한 주제겠지만. 우거. 걔들이 신나서 책파티를 여는 동안 우리는 좀 곤란해졌다 이 말이다.

-이게 뭔 개수작이면서, 자기한테 들러붙은 쪼무래기들을 걷어차겠지. 그걸 방지하자면 결국 앞서 말한대로 거북이 모가지를 따야 하겠지만….

세임슬람이 하나 남은 촉수로 자신의 등껍질을 긁었다.

-우리가 상대하기엔 지나치게 거대하다. 얼마나 되는 전사들이 죽어 나갈지, 아니, 그렇게 죽어 나갔다고 해도 모가지를 딸수 있을지 모르겠군.

-우고르. 그냥 들러붙어 다짜고짜 오러 연성을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다 보면 놈의 저항도 아주 천천히 약해질 거다.

-그대 기준으로 생각하지 좀 마라. 라임. 오러 연공은 되도록 차분해진 마음에서 긴 시간 동안 가부좌를 튼 채 돌리는 게 기본일 진대, 시도때도 없이 난동을 부리는 거북이 등껍질은 참 가부좌 틀기 좆 같은 장소 아닌가.

세임슬람이 촉수로 뒷머리를 긁었다.

-거기다가, 저 크기로 난동을 부리면 분명 세계에도 영향이 끼칠 거다. 신대륙과 대륙 사이를 오가던 배가 뒤집히는 건 물론이고, 해안가에 접한 도시가 지진 해일에 휩쓸리면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겠지. 아니, 눌리는 압력을 못 이겨서 여드름이 터지는 것마냥 화산 연쇄 분화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라이무.

세임슬람은 깊은 고민에 잠들었다.

그녀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는 홀로그램 너머로도 생생히 전해졌다. 그야말로 대륙의 운명, 모든 종족의 향방이 지금 이 의회에 달려 있는 것이고, 그녀는 지금 이 의회의 의장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이 의회의 ‘의장’이라는 이야기는, 바꾸어 말하면 이 의회의 ‘왕’은 아니라는 말이기도 했다.

-저기.

흡혈종의 대표자가 손을 들었다.

몽환고지를 사용하여 기룡의 위치와 정체를 알렸던 인물이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묘안이 하나 있소만.

왕이 아닌 의장이기 때문에, 세임슬람은 굳이 모든 방안을 스스로 떠올려 시행할 필요가 없었다.

의회란 곧 의견을 주고 받는 장소.

세임슬람 스스로 말하였듯, 의회에 모인 의원들은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었으므로.

-묘안이라. 어떤 것인가?

-그것은….

흡혈종 의원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입술의 움직임을 따라 단정하게 기른 카이저 수염이 움직였다.

잠시 후, 그가 입술을 닫자 이야기를 들은 의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호오, 과연.

-확실히 묘안이라 할 만하군.

-으음.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자아]가 있다는 건 가능하다는 뜻 아니겠소?

분분한 의견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세임슬람이 하나뿐인 촉수로 탁자를 톡톡 두드렸다.

-시험할 가치는 있겠군. 라임.

흡혈종 의원이 씨익 웃었다.

하지만 세임슬람의 말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그 묘안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거북이의 눈길을 끌 필요가 있겠다.

회의실 여기저기서 ‘음!’ ‘흐읍!’ 하는 소리가 나왔다.

말 그대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나 다름없는 의제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세임슬람 의장은 괘념치 않았다.

-우선은 내가 자원하겠다.

의원들이 멈칫했다.

세임슬람 의장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면서 푸르푸풉, 산와족 특유의 웃음을 흘렸다.

-생각을 해보아라, 무좀 같은 놈들아. 제일 먼저 기룡과 접촉해서 가부좌를 틀 자식들이 결국은 제일 거대한 꿀을 빨게 될 행운아 아니겠나?

-......!

-나는 물론 행운아의 역할을 딴 놈한테 맡길 의향이 없는 바, 제629대 의장으로서 최선봉에 설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세임슬람 의장은 고개를 돌려 우부르카를 바라보았다.

-선대께서는 어쩌실 건가?

-우거. 나야 뭐 거북이가 용트림을 치든 지랄발광을 떨든, 등딱지에 딱 들러붙어 꿀을 빨 자신이 있다만은.

우부르카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먼저 태어난 놈이 염치도 없이 꿀만 탐해서야 형 자격이 있겠나. 우고르. 하지만 무슨 일 있을 때마다 형한테 매달리면 동생으로서 쪽팔리지 않겠냐?

실제로 이전, 화하평의회는 우부르카나 나의 도움을 거절했었다.

바로 37층 스테이지에서도 우부르카는 나서지 않았으며, 뱀신이라 불리는 독사 또한 참전을 거부했었다.

이 시대의 일은 이 시대의 사람이.

이 세계의 일은 이 세계의 인물이.

그러한 풍조가 화하평의회에는 퍼져 있었으므로.

하지만.

-하!

세임슬람은 코웃음을 쳤다.

-의지는 증명할 힘이 있을 때에만 아름다운 것이다, 라이무. 증명할 수 없는 의지는 오만한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 법. 그리고 그 결과로 희생당하는 것은, 라임. 오만한 발버둥을 친 장본인들이 아니라, 그 녀석들이 본디 짊어져야 할 힘없는 사람들이다.

세임슬람은 채찍처럼 탕! 소리가 나게 책상을 후려쳤다.

-그 거북이 새끼는 말했다. 오러를 쓰지 못하는 자들을 모조리 죽이겠다고.

의원들 또한 기룡의 선포를 떠올리는지 표정이 흉흉해졌다.

-이는 단지 오러를 깨우치지 못한 이들 뿐만 아니라,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갓난 아기들까지 모조리 죽이겠다고 말한 거나 다름 없다.

세임슬람은 탕! 다시금 책상을 후려쳤다.

-새끼가 위협받는데 성을 내지 않는 짐승이 있을지 모르겠다만, 우리는 그런 종류의 짐승이 아니다.

-우오오오! 맞는 말이다!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맞는 말이오, 의장!

-우리는 그런 종류의 짐승이 아니다!

-아니다…! 우리는 아니다…!

-저희들, [그런 종류의 짐승이 아닌 이들의 모임]에서도 의장의 선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바이며….

-정숙해라!

세임슬람이 다시금 탁자를 후려쳤다.

의원들이 머쓱한 얼굴로 입을 다무는 가운데, 세임슬람은 넌더리를 내면서도 우부르카를 돌아보았다.

-하여, 쓸 수 있는 건 개똥이라도 써야만 하겠다. 도와줄 수 있는가, 선대?

-우고르. 개똥이라니 대접이 너무 험하지만, 좋다.

우부르카가 웃었다.

-도와주겠다.

-좋아.

세임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선대와 나를 중심으로 거북이의 눈길을 끌 특작조를 짜겠다. 라임. 앞서 말한 것처럼 특작조에 자원하는 이들은 가장 먼저 거북이 등딱지 위에 올라가 가부좌를 틀 권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작조는 금세 꾸려졌다. 바닥에 떨어진 꿀 과자에 들러붙는 개미들처럼 무수한 자원의 요청들이 이어졌던 것이다.

화하평의회는 의원들의 모임이면서 전사들의 회합이기도 했다. 그들의 의장이 앞장서 자원하니 두려울 것도 없었다.

-음. 조금 부족하군.

그렇지만 세임슬람은 미간을 찡그린 채였다.

-나랑 선대를 제외하면, 솔직히 급이 좀 딸린다. 좀 더 힘 있는 녀석들이 2백에서 3백 정도만 어디서 뚝 떨어지면 바랄 나위가 없겠는데….

-쿳쿳쿳.

화하평의회의 문이 열린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 말을 기다렸다.

커다란 문이 열리고 햇빛이 들이쳤다.

들이치지 못한 햇빛들이 바닥에 길게 아쉬움을 드리웠다. 기백에 이르는 그림자들이, 머리의 뿔을 특히 뾰족하게 늘어뜨리고서 도열한 것이다.

-뱀신을 모시는 우리들.

-뱀신 직속의 신장부대.

-[256색 트루 컬러 귀인 전대] 일동이 말이지!

잠시간 정적이 흘렀다.

-음.

세임슬람이 턱을 짚었다.

우부르카가 뒷머리를 긁었다.

-어이, 당대.

-음.

-필요하다면 개똥도 쓰겠다고 했잖냐.

-그랬지.

-저것들 쓸 거냐?

-음... 잠시만 기다려라, 라임. 지금 완전 치열하게 생각 중이니까….

실로 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 그 날의 화하평의회는 종료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임무를 짊어진 자들이 심해에 거하는 기룡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장차 [오러의 길]이라 불리게 되는 순례 행로의 개막이었다.

2.

구오오오오오오-!!

기룡 중에서도 최강인 심해에 거하는 기룡이 울부짖었다.

심해에 가라앉은 기룡은 겁나 짱 세서 이 세계에서 최강이었다.

-으아악!

-갸아아…!

우부르카도 256색 트루 컬러 귀인 전대 일동도 이겼다. 다 덤벼도 이겼다.

심해에 가라앉은 기룡은 세상에서 하나였다.

어쨌든 걔가 울부짖었다.

-으아아, 끝장이다!

-제기랄 도망치자!!

오러를 깨우치지 못한 무가치한 자들이 도망갔다.

하지만 기룡은 그들보다도 짱이었다.

-아아, 제기랄…!

-오러를… 오러 공부를 더 열심히 했었더라면…!

그래서 그들의 후회는 뒤늦은 만가에 불과했다.

구오오오오오오오-!!

심해에 거하는 기룡.

그가 그렇게 오러를 깨우치지 못한 자들을 아주 그냥 완전 싸그리 다 돌이킬 수 없이 쳐죽여버리는 순간이었다….

3.

-형님, 이 거북이 새끼 웃는데요?

-냅둬라. 좋은 꿈 꾸나 보지.

흡혈종의 수장이 담배를 태우면서 말했다.

그의 뒤에서는 십수만에 이르는 흡혈종들---몽마족과 하나가 된 그들이, 날개를 퍼덕이면서 염파를 쏘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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