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280화 (280/400)

280화.  < 마지막 투표. (1) >

1.

어쩔 수 없이, 마천신공은 마공(魔功)이다.

까앙!

무림맹주 남궁운은 우리를 꽃 파는 화원이라 조롱했다. 스승님께서는 그에 반박하지 않으셨다. 지금, 독사가 정파의 후예를 자처하며 똑같은 조롱을 입에 담았으나 나 또한 반론치 아니했다. 호(好). 그저 웃어주었을 뿐.

까앙!

우리도 다 안다.

모르면서 무작정 검부터 쓰고 보는 자는 이제 갓 세상에 초출한 초보이고, 알기 위하여 검을 휘두르는 자는 중수이고, 알고 있음에도, 알고 있기에 검을 잡는 자가 고수다.

다 안다.

까앙!

그곳에 비록 삶이 힘겹지만 작은 행복을 건져내며, 어제의 고통과 오늘의 피로를 견뎌가며 일상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까앙!

그들은 때때로 죽고 싶다 말하지만, 그 살의가 아직 살인에 이르진 않았다. 그들은 때때로 힘들다 소리지르지만 그 소리가 아직 비명에 이르진 않았다.

비록 그들의 행복 또한 완연히 삶까지 이르지 못하여, 겨우 한 시간, 반나절, 한나절, 하루의 행복으로 끝나고 말지언정.

그리 일상을 버텨내는 사람들이 천하에 수두룩함을 알고 있다.

까앙!

마천(魔天)은 그 작은 행복들을 어루만져주지 못한다.

그 작고 예쁜 꽃들, 사랑해주고 싶고 위로해주고 싶고 입술을 맞쳐주고 싶은 홍진(紅塵)의 사람들을 감싸기엔, 마천의 하늘은 너무나 바쁘다.

아직 세상에.

까앙!

세상에 비명을 지르는 자가 너무 많고,

까앙!

피를 흘려가며 원한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눈이 너무도 많다.

까앙!

굶주림에 허덕여 죽은 자, 물이 없어 마시지 못해 말라 죽은 자, 심해에 빠져 나갈 수 없어 물에 파묻혀 죽은 자, 도망칠 곳 없어 다만 눈바람에 둘러싸여 얼어붙어 죽은 자, 독에 찔려 유언을 남길 새도 없이 땅바닥에 쓰러져 발버둥치다 죽은 자, 병에 사지가 갉아먹혀 어찌할 도리도 없이 죽어간 자, 맞아 죽은 자, 불에 타 죽은 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

까앙!

많다.

까앙!

“그렇다! 너무도 많다! 아직도, 아직도, 아직도 너무나 많은 것이다!”

까앙!

“보십시오, 천무문주! 당신에게 아직 한 쪽의 눈이 남아 있다면 보십시오!”

까앙!

"이 수많은 비명들이 정녕, 당신이 들고 온 행복들로 무마될 거라 여깁니까!”

마천신공魔天神功.

제사식第四式.

동사접검凍死接劍.

내가 휘두른 검을 독사는 겨우, 아슬아슬하게 막아냈다. 그러나 막아낸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나에겐 [우상검]만이 아니라 [연민검], [기원검], [희생검], [구원검]이 그림자를 흘리며 사방에서 날아다녔다. 휙! 휘익! 독사가 빈 틈을 보일 때마다 마검들은 칼끝을 돌이쳐 쇄도했다.

“이런, 씨, 발!”

까앙!

독사는 신기에 가까운 몸놀림으로 자신의 목덜미를 노린 [연민검]을 걷어 치웠다. 그러나 완벽하진 못했다. 칼날이 목덜미를 스치었고, 촤아악! 한 줌의 핏줄기가 솟아나왔다.

“허, 후욱. 후읍, 하아아아아…… 후, 후읍, 후우, 후우우…!”

독사가 비틀거렸다.

하지만 비틀거리면서도 두 손에 검을 꽉 잡고 있었다.

"......."

이미 만신창이다.

쉼 없이 말재간을 놀려대서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척 시늉하고 있지만. 몸에서 성한 부분은 이제 없다 싶을 정도로, 독사는 상처 투성이였다.

초인적인 의지가 없다면 이미 쓰러져도 두 번은 쓰러졌겠지.

“하."

그래서 나는 웃었다.

“천무문주. 그래서는 저를 이길 수 없습니다. 아시겠습니까. 백년천년 비무를 이어가도 마천을 영영 이길 수 없어요?”

“그러, 겠지.”

“감히 정마대전의 문구를 읊어 저를 천마라 칭한 폭거. 이미 마천의 승리로 종결난 싸움에 대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비무를 청한 무례. 그만한 폭거와 무례를 저질렀으면서도 겨우 이 정도입니까? 하늘을 찢는 절기까진 아니어도 저를 사로잡는 무공 정도는 보여주기를 내심 기대했습니다만.”

“하고 있다….”

독사는 숨을 거칠게 쉬었다.

상처와 출혈이 그의 숨소리를 절반씩 좀먹어서, 독사가 흘리는 말은 아주 가느다랗게 들려왔다.

"예?"

“이미, 하고, 있다고……."

“뭘 말씀입니까?”

‘일."

꾸욱.

양손으로 칼자루를 꽉 잡으며 독사는 허리를 들었다.

구부정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자세가 조금 올라가자, 독사의 외눈이 보였다.

“나, 지금. 일하고 있다고. 2대 천마 새까.”

"......."

독사의 눈은 형형히 타오르고 있었다.

“일이라니….”

“직업도 업(業)이지. 운명이야. 삶을 짓누르는,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싶지만 어찌 되었든 나한테 매달려 있는 업이라고. 이 세상에 수 많은 직종들이 있고, 직업들마다 씨발스러운 업들이 있을 텐데……. 김공자.”

“예."

“내 직업이 뭘 거 같냐?”

나는 눈썹을 찡그렸다.

“당신의 직업은 천무문주이지요.”

“맞지. 그런데 그건 좀 부업이고. 너 명목상으로 5대 길드의 부길드장이지만 진짜 직업은 천마잖냐. 아니면 거 사왕가인가 뭔가 하는 곳의 가주고. 응? 나도 요즘… 새로운 직업을 구했거든. 그게 뭔지 알겠냐?”

"......"

“너 막는 거.”

나는 순간,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네?”

“너를 견디는 거. 천마라는 존재를 견뎌내는 거. 그게, 내가 선택한 직업(職業)이다.”

독사는 칼자루를 들어 자세를 취했다.

발목, 허벅지, 허리, 등, 목, 상처가 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독사가 두 다리로 땅을 짚은 모양새는 단단했으며, 두 손으로 칼을 쥔 모양새는 가지런했다.

“어때. 재밌지?”

그가 지은 미소 역시 가지런했다.

"무슨......."

“네 말대로다. 김공자. 세상에 한이 너무 많아. 소리 없이 묻히는 비명이 너무나도 많다. 그 소리가 울리는 한 하늘은 퇴색된 마천일 테고, 마천 아래에서 검을 휘두르는 너는 계속해서 천마일 테지. 그치만 말이다…… 하지만,”

탓. 흙알갱이가 바스라졌다.

땅을 밟으며, 독사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힘겹게 견디면서 사는 사람도 만만찮게 많다고!!”

까앙!

나는 [희생검]을 조종하여 독사의 돌파를 가로막았다. 여전히, 희생검은 쇠로 이루어지지 않은 그늘의 마검인데도 불구하고 두 칼이 교차할 적에는 쇳소리가 날카로이 울렸다.

독사가 파고들었다.

“굶어 뒈진 사람! 있지! 알지! 억울하게 죽는 사람들 존나 많은 거, 알지! 슬프지. 눈물이 날 때도 있지. 하지만 말이다, 김공자! 우리는 ……. 어젯밤에 무슨 빌어먹을 죽음들이 있었든지 상관없이, 오늘도 업을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 알고 있냐!”

나는 또 다른 마검을 불러들였다.

마천신공魔天神功.

제오식第五式.

독사격검毒死擊劍.

[기원검]이 재빨리 독사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 촤아악! 그의 오른손 손등에서 피가 솟구쳤다. 크윽, 하고 독사는 신음을 흘렸다. 욕을 뱉었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그의 손은 미동조차 안 했다.

"마냥 울고 있어줄 수가 없어!”

까앙!

미동조차 하지 않은 손으로 독사는 칼을 휘둘렀다.

“하루의 무게가 버겁다! 버거워서, 가끔은 숨이 막힐 정도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오늘 하루를 잘 버틸 수 있을까 심장이 두근거리고, 일을 끝낸 다음에도 내일 다시 다가올 일 때문에 심장이 짓눌린다! 알고 있냐! 심장이 졸여지고 쳐맞고 매일같이 짓눌려서, 너희를 위해 울어줄 장소를 심장 한켠에 마련해주는 것마저 빠듯해!”

까앙!

“미안하다!”

까앙!

“이 세상에서 태어나, 업을 짊어지지 않으면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살지 못해서, 미안하다! 빌어먹을 마두놈아! 미안하다! 미안해!”

까앙!

“그러니까, 우리가 미안해한다고 손치자!”

까앙!

“언제까지 미안해할까?”

"......."

“다시는 굶어 뒈지는 자가 비명을 지르는 날이 오지 않을 때까지? 그때까지 미안해할까. 지금 나를 뒤집어쓰고 있는 업을 훅 던져버리고, 너희의 마천에 투신하여, 교리를 따라, 굶어 죽는 민초가 단 한 명도 생기지 않는 그 날까지 투력하랴?”

"......."

“힘들다고.”

"......."

“여력이 없어. 그럴 여력이. 용기가 없어. 지금, 내 매일의 먹을 것을 책임지고 있는 게 이, 손에 쥐인 망치뿐인데. 겨우 망치질에 익숙해져서 어떻게 끼니를 잇고 있는데. 내가 배운 도둑질은 고작 이 정도이고, 이걸로 간신히 살고 있는데……. 그것까지 버리고, 너희의 비명이 들려오는 곳으로 뛰어가줄 수가 없다고.”

“매일매일이 더럽다. 천마야. 더럽게 힘들어.”

독사가 검을 휘둘렀다.

까앙!

“농사꾼의 집에 들어가 농삿일을 도운 적 있다. 가을이 찾아와 밀알마다 황금이 맺혀, 멀리서 보면 밀밭에서 황금이 물결치는 계절이었다. 그런데 태풍이 몰려온다는 소문을 들었다.”

까앙!

“대비하고 대처해도 어쩔 수 없더라. 태풍에 쓸려간 밀알을 포기하고, 겨우 살려낸 몇 포기 밀짚만 창고에 던졌다. 창고에 나뒹구는 그 몇 포기의 밀짚이 앞으로 집안이 1년을 버텨야 하는 전 재산이었다. 하지만 다행이지 않냐? 이거라도 건졌으니. 이거라도 건져서 다행이구나 농사꾼이 멋쩍게 웃는데…… 옆동네 소식이 들려오는 거야. 미처 피신하지 못한 노부부가 태풍에 휩쓸려, 자기들이 살던 지붕이 무너져, 깔려 죽었다고.”

까앙!

“슬프지."

까앙!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안 슬프겠냐. 도울 수 있다면 돕는다. 눈물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까앙!

“우리는 또, 일을 해야 한단 말이다.”

까앙!

“대장간에 나가서, 논밭에 나가서, 은행에 나가서, 광산에 나가서, 어제 했던 것처럼 오늘을, 오늘 하는 것처럼 내일을, 어제와 오늘을 이어서 간신히 내일을 잇고, 그 내일이 언제 끝날지 두려워하면서, 이 업에 천착한다.”

마침내.

간격이 벌어졌다.

내가 휘두른 검을 피해 독사는 탓, 뒷걸음을 쳐서 피했다. 나는 쫓아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독사와 나 사이에 작은 공터가 생겼다.

"......."

"......."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둘의 비무를 지켜보고 있었다.

흑룡주, 검성, 이단심문관, 백작, 성기사, 언제부턴가 자신의 부모들을 따라 모여든 흡혈종, 순인종, 산와족, 요정족, 새기족. 밀림 전체에 퍼져서 축제를 즐기던 종족들은, 어느새 조용해져서 두 무인의 결투를 들여다보았다.

에스델과 우부르카. 나를 따르는 일천의 교인들, 역시.

그들의 침묵은 숲속의 고요보다 더 짙었다.

“김공자……."

독사의 숨은 형편없을 정도로 흐트러졌다.

내 이름을 발음하는 데도 후읍, 허억, 숨소리가 몇 번이나 엇갈려야 했다.

하지만 그는 끝끝내 내 이름을 똑바로 발음하였다.

"천마."

"......."

“너의 존재가 우리를 위협한다.”

나는.

성검의 칼자루를 꾹 쥐었다.

“그렇습니까.”

“그래.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 흘릴 눈물도 부족해. 힘드니까. 자기를 위해서 울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참 많아. 죽고 싶은데도 안 죽고, 울고 싶은데도 안 우는 거다. 그냥. 이대로 살려니까.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런데…… 네놈 때문에, 생판 모르는 남들을 위해서까지 눈물을 흘려야 돼.”

"......."

“좋지. 처음엔 좋을 수 있어. 언제든 우리한테 벌어질 수 있는 비극이고…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니까. 하지만, 영원히 울어줄 수가 없다. 계속 울어주기가 힘들어.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은.

“일을 해야 하니까.”

"......."

“우리가 숨 좀 돌리려고 술을 마시고, 바둑판을 벌이고, 춤판에서 뛰놀고. 길거리로 나와 산보하고, 계절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고 헤벌레 미소를 짓고……. 그게 우리한테 허락된… 간신히 죽지 않으려고 주섬주섬 모아놓는 행복인데. 얼마나 귀한 행복인데.”

독사는 칼끝을 내게 겨누었다.

“그 행복을 망치지 마라.”

“네가 오면, 세상이 혼란해진다. 천마.”

나는 침묵했다.

‘그래.’

또한 이해했다.

‘마천은 그렇게 주화입마에 드는 것이다.’

이곳에 사람이 죽었는데도 무시하는 자들을 볼 때, 마천의 피는 들끓는다.

이곳에 사람이 죽었는데도 그저 지나치는 사람들을 볼 때, 마천의 송곳니는 날카로워진다.

이곳에 사람이 죽었는데도 방치하고, 방치하는 걸 모르쇠로 넘어가고, 모르쇠로 넘어간 다음 자신은 정말로 몰랐다고 변명하고, 나중에 가서야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느냐며 동정을 표시할 때, 그런 사람들을 볼 때, 마천의 눈은 붉게 변한다.

그들이 전부 평범한 인간임을 알면서도.

‘전부 죽여버리고 싶어지겠지.’

살의殺意

언젠가 스승님께서 주화입마에 빠지신 적, 있었다. 그때 스승님은 환한 웃음을 터트리며 눈앞에 보이는 인간들을 모조리 참살했다.

- 호오. 본좌를 암살하러 온 백도들인가.

- 좋구나. 덤비거라. 어디 검을 나눠보자꾸나.

마천신공은 뼛속부터 마공이라서.

비명을 무시한 자를 방관자로, 죽음을 돕지 않은 자를 방치자로 만들어,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비명과 죽음에 무관계한 인간 따위는 단 한 명도 없다며, 모든 인간을 참살해버리고 살육해버리는 위험이.

그 가능성이 항상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입술을 열었다.

“그래도 저는 멈출 수 없습니다. 아니, 멈추지 않아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비명이 그곳에 있다면 제가 수거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비명을 듣지 못한 자들에게 고하겠습니다.”

“죄책감을 느끼라고?”

“세상을 보라고.”

나는 말했다.

“이것이 천하라고.”

네 자루의 그늘이 나를 호위하듯 감쌌다.

[구원], [희생], [기원], [연민]이 나를 둘러쌌다.

“그러니, 함께 탑에 올라달라고.”

가문의 자문사인 에스델이 내 뒤에 서 있었다.

무사장인 우부르카가 팔짱을 끼고 있었으며, 가영인 김율이 나무에 등을 기대어 서 있었다.

일천의 교인들 역시 숲 그늘에 숨어서 대오를 갖추었다.

"......."

천천히.

독사는 입꼬리를 들었다.

“내가 너의 감시자가 되겠다. 천마.”

그리고 말했다.

“네 마천이 너무도 드넓어서 작은 꽃잎들을 어루만지지 못할 적에, 내가 너의 앞길을 막아 손을 들어 여기 한 폭의 꽃이 있음을 가리키마.”

"......."

“네가 검을 들어 이 세상에 비명을 울릴 적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아직 비명을 감당할 수 있을지, 감당할 여력이 그들에게 남아 있는지. 삶이 구부려 뜨려놓은 그들의 인생에, 네 비명이 하나의 짐이 되어 더 짓눌러 버릴 위험은 없는지. 지금 네가 마천의 칼을 들어야 하는지. 들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모두, 판단하고 조언해주마.”

독사.

“내가 언제나 너의 곁에 있어, 일하겠다. 범인(凡人)의 대표주자로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주인공을 따르는 주역도 되지 못하겠지만. 네가 주화입마에 빠져 세상을 붉게 염하게 될 날이 온다면.”

천무문주.

“바로 옆에서 내가 너의 목을 치마.”

랴오판.

“그때 비로소 나는 너에게 이기는 거겠지. 알겠냐? 조급하게 살 필요가 없어. 네가 패배할 때까지…… 너 스스로 마천에 잡아먹힐 때까지. 계속해서 너의 옆에서 지켜보면 그만이야.”

랴오판이 웃었다.

“김공자. 나는 너를 나의 업(業)으로 삼으련다.”

설원이 마지막으로 남긴 정파의 백도는 칼을 겨누었다.

“내게 그만한 자격이 있는지, 어디 마음껏 시험해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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