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299화 (299/400)

299화.  < 그랜드 캠페인. (1) >

1.

검제가 50층에 모습을 드러낸 날, 그 시절에 하늘을 수놓던 별자리들은 모두 속삭였다고 한다.

[영원한 평야의 군마가 당신에게 가입을 권유합니다.]

[폐허를 추수하는 소는 당신에게 장편 캠페인을 권합니다.]

[미궁에 거하는 눈이 당신에게 가입을 권유합니다.]

[사랑과 정욕의 화신이 당신에게 사도직을 제안합니다.]

[수면에 비친 연꽃이 당신에게 가입을 권유합니다.]

[외로운 구도자가…….]

명망 높은 별자리부터 군소 레벨의 성좌까지.

틀림없었다. 어느 별자리 밑에 놓여도 저 인간은 빛나리라! 성좌들이 엮어주는 퀘스트를 한땀한땀 출어나가다 보면, 검제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극적인 사랑, 가장 극적인 승리, 가장 극적인 인생을 거머쥘 것이 분명했다.

-흐음.

그의 눈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검제의 눈은 맑았다. 상처를 입으면 그 상처가 지닌 지독함을 과감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눈이었다.

-재밌구만.

그는 자신이 [상처를 입으면 안 될 만큼 귀중한 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상처를 입을 필요가 없는 몸]이라 자만하지도 않았다. 그저, 한결같이 강해지려 했다. 괴물과 같은 자존심이 이 남자의 심장에 도사렸다.

-하지만, 거절하마.

자신에게 몰려든 별빛들을 둘러보며 검제는 씩 웃었다.

-나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다! 어떤 성좌도 고르지 않아! 나는 100층에 올라 어느 누구보다 먼저 거기 풍경을 보고, 혼자서만 쏙 봐버린 다음, 입을 다물어버릴 거거든. 너희한테는 아무것도 안 알려줄 거다!

태양보다 붉은 머리카락을 흘리며 검의 제왕은 웃었다.

-그곳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면 말이야. 스스로 일어서서 내 뒤를 쫓아와라! 우정은 같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게 아니다. 같은 산을 올라온 자들만이 우정을 나눌 자격이 있다!

검제는 멀어져서 스스로 별빛이 되었다.

99층.

그가 유성이 되어 떨어져버린 곳은, 불과 천원(天元)을 한 걸음 남겨둔 지점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유해를 찾을 수 없었다. 99층에 오르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검제의 추종자, 제멋대로 검제의 신도를 자칭하는 무리들조차 가까이 올라서지 못했다.

정말로 그는 죽은 것인가. 아니면 아직도 99층에 있는 것인가? 어쩌면, 100층에 도달하여 흔적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인가.

탑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소문만 무성했다.

-.......

검제 다음으로 가장 높은 스테이지를 밟은 사람이 있었다. 마법사였다. 유이하게 90층까지 발을 들여본 인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검제의 기척이 끊기자마자, 마법사는 등을 돌렸다.

-병신 새끼.

그녀는 마탑의 장로였다.

2.

내가 탑을 오르면서 깨달은 것은 많고도 많지만, 그중 가장 현실적인 깨달음을 하나 고르라면 다음과 같다.

세상사가 말로만 해결되긴 어렵다.

“제길!”

챠앙! 불쾌한 쇳소리와 함께 창이 날아갔다. 마호스의 사도, 흑발의 남자가 쥐고 있던 창이었다.

나는 오러를 휘몰아쳐 저 멀리 저편으로 창을 날려버렸다.

“크윽……!”

“강하시네요.”

나는 어깨 근육을 씰룩거렸다. 결착이 난 것이다.

그럼에도 남자는 오러를 조종하여 어떻게든 창을 되돌리려 했지만, 순전히 오러와 오러로 싸우는 영역에선 나를 이기기 어렵다.

나의 스승님께선 온몸이 좀비 바이러스에 잡아먹힌 와중에도 허공섭물(虛空攝物)의 묘로 근육과 내장, 뼈, 심장을 움직이시던 분이다.

나는 그분의 후계자다. 다른 사람들과는 거쳐온 수련 자체가 다르다.

‘뭐. 이번 대련이 [처음]이 아니기도 하고.’

나는 여유롭게 말했다.

“빈말이 아니에요. 정말 강하십니다. 아마 저희 세계에 와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겠죠.”

“건방진……! 나는 아직 마호스의 권능을 쓰지도 않았다!”

“피차일반입니다. 저도 아직 제 가문의 군대를 부르지 않았어요.”

나는 성검을 칼집에 넣었다.

“제가 가문을 호출하면, 굉장해집니다.”

“뭐?”

“하늘이 뒤집어지고 땅이 엎어져요. 구라 같죠? 진짜예요. 아마 제 가문의 가영(家影)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 여러분은 심장마비로 쓰러질 겁니다.”

살천성이거든.

“……거짓말이겠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왜 그리 대단한 군대를 호출하지 않는 거지?”

“집 지키라고요.”

나는 몸을 으쓱거렸다.

“제가 없는 사이 다른 세계에서 침략하기라도 하면 어떡합니까. 그 아이들이 집을 지켜주고 있으니 제가 지금 마음놓고 돌아다니는 거죠. 모두 저만큼 강한 아이들입니다.”

"......."

마호스의 사도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당신에게 걸린 토벌령 및 추적령이 해제됩니다!]

[‘영원한 평야의 군마’는 당신을 임시 신도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영원한 평야의 군마’ 측과 메인 퀘스트를 공유합니다.]

오케이.

사도는 아직 승패에 납득하지 못한 것 같지만, 정작 그가 모시는 성좌는 깔끔하게 승복했다. 마호스는 내가 [임시 신도]가 되어 그의 퀘스트에 참여하는 것을 인정했다.

이로써 나는 마호스가 진행하는 퀘스트에 직접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정식으로 마호스를 모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꽤 이례적인 경우. 특례였다.

“꼴사납기는. 얼른 나오시게나.”

마호스의 사도를 밀쳐내고 또다른 헌터가 걸어나왔다.

“안녕하신가! 나는 [미궁에 거하는 눈]의 사도 중 한 명, [어릿광대]라네.”

헌터는 이름 그대로 광대 복장을 차려입은 여자였다. 빨갛고 새하얀 분칠이 얼굴을 덮었다. 짙은 화장이 모든 표정을 가려버려 그녀의 감정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당신이 50층에 존재하는 모든 성좌의 신도가 되겠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네.”

“임시 신도지만요.”

“하하. 재미있구만!”

재미있다고 말하는 어릿광대의 얼굴은 무척이나 재미없어 보였다. 그녀 뒤로도 열 명이 넘는 헌터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저들 전원, 세력이 강대하든 약속하든 상관없이 한 성좌의 사도들이었다.

성좌를 대신하여 나를 테스트하러 온 것이다.

“마호스가 당신의 [무력]을 시험했으니 나는 당신의 [운]을 보도록 하지!”

처억.

어릿광대는 탁자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위에 13개나 되는 [컵]을 뒤집어 놨다.

“미궁이란 결국 올바른 해답을 찾아 헤매는 것!”

어릿광대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어렵게 꼬인 미로라도, 제아무리 사악한 함정이 도사리는 던전이라도, 짧게 축약해서 놓고 보면 이 13개의 컵이나 다름없음 일세. 자아자아, 자아! 사왕. 먼저 먹어도 되는 사탕이 이중에 단 한 잔의 컵에만 들어있다네.”

어릿광대가 툭, 툭, 툭, 컵들을 두들겼다. 투명한 유리. 컵 안에는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사탕이 한 개씩 들어 있었다.

“달리 말하면,”

“나머지 12잔엔 먹으면 안 되는 사탕이 있다는 얘기군요.”

“하하! 그으으렇지! 바로 맞추셨군!”

어릿광대는 기분 좋은 미소, 요컨대 자기 혼자만 기분이 상큼해지고 다른 사람이 볼 땐 시큼해지는 미소를 지으며 싱글벙글거렸다.

“하나같이 전부 극독(極毒)일세!”

“볼품없는 유리잔으로 보이지만 이래 봬도 성물. 나의 광대놀음을 높이 평가해주신 [미궁에 거하는 눈]께서 직접 하사해주신 아이템! 평범한 오러로는 투과할 수 없고, 어떠한 스킬로도 이 안의 물건을 판독할 수 없지!”

그래. 잘 알지.

“자아! 자아자아! 사왕. 감히 모든 별자리의 총애를 얻으려는 도전자여. 비록 별볼일없는 장기 자랑에 불과하지만, 나의 자그마한 장난에 어울려……."

“잘 먹겠습니다.”

나는 바로 4번째 컵을 들어 그 안에 놓인 사탕을 집어먹었다.

“에?”

한창 멋지게 장광설을 늘여놓던 어릿광대는 얼 빠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건 말건, 나는 무표정하게 우물우물 사탕을 씹어먹었다. 그리고 꿀꺽 삼켰다.

“민트맛이네요. 전 요구르트맛 사탕이 좋은데.”

"......."

“요구르트 사탕 아세요? 달달한데 약간 우유 같은 맛이 나서 꿀맛인 사탕이 있어요. 고깃집에 가면 가끔 그거 준비해놓거든요. 그게

진짜 꿀맛이지.”

침묵이 흘렀다.

어릿광대는 천천히 양손으로 뺨을 감쌌다.

무척이나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이었다.

“이, 이럴 수가…! 홀리쉿! 오마이갓! 도대체 어떻게…!?”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이걸로 테스트를 통과한 겁니까?”

“모, 모르겠구만! 난 모르겠어! 이렇게나 강한 운을 타고난 사람을 어찌 한낱 광대 따위가 판단하겠는가. 무서워라, 무서......."

“아직 끝난 게 아니군요.”

멈칫.

“그으게 무슨 말씀입니까?”

“당신이 말했잖아요. 이 중에 [먼저 먹어도 되는 사탕]이 있다고요.”

나는 여섯 번째 컵을 치웠다.

“[나중에 먹어야 하는 사탕]도 있다는 소리지요.”

그리고, 주저없이 컵 안에 놓인 사탕을 먹었다.

"......."

“자. 두 개 먹었고. 이제 몇 개 남았습니까?”

“……한개 남았네.”

“오케이.”

나는 일부러 방실방실 웃으면서 남은 유리컵을 둘러봤다.

‘어찌 된 게 마호스 사도를 이기는 것보다 어렵냐.’

나는 이 시험들을 [처음] 겪어보는 게 아니다. 정확히 말해, 다른 사람들 입장에선 처음이겠으나 내 입장에선 이미 몇 번이나 치러봤다.

‘쓸데없이 9번이나 죽어선.’

오늘 하루, 똑같은 날을 벌써 10번째 경험하고 있다.

실력 싸움이라면 모를까 정말로 이거처럼 순전히 운빨로 승부하는 시험이라면 나조차 어쩔 수 없다. 처음 몇 번은 극독이 담긴 사탕을 먹어서 비명횡사. 그다음은 [정답을 맞췄다!]고 신나 하다가, 그대로 1시간 뒤에 죽었다.

[먼저 먹어도 되는 사탕]에도 독이 들어 있어 또다른 사탕들을 순서대로 섭취해주지 않으면 골로 가버리는 것이었다.

“어디에 맛있는 사탕이 있으려나-? 이거려나? 아니면, 이거? 으으음. 곤란하네. 어느 쪽이든 맛있어 보여서 큰일이구먼….”

내가 회귀했단 사실을 알 리 없는 어릿광대는, 그저 멍하게 나를 보고 있었다.

“어, 어떻게…? 스킬로도 감지되지 않고, 오러조차….”

“아."

나는 1번째 컵을 들어올렸다.

“이거네요.”

"......."

“이 사탕이 제발 자기 좀 먹어달라고 애원을 하고 있어요. 자기는 진짜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막 소리를 지르는데, 어휴. 시끄러워서. 불쌍하니까 먹어줘야죠.”

나는 사탕 포장지를 벗겨 얌, 씹어먹었다. 첫 번째 사탕의 독이 두 번째 사탕으로 중화되고, 두 번째 사탕의 독이 세 번째 사탕으로 완전히 해독되었다.

원래라면 어릿광대는, 내가 느릿느릿하게 중독되어 괴로움에 떠는 모습을 지켜보며 ‘하하하! 괴로우신가! 괴롭겠지! 자아! 자아! 어서 고르시게나! 자신만의 해답을! 자기만의 정답을, 그 손으로 직접 고르는 걸세!’ 하고 염병 부르스를 떨었다.

“이제 끝났습니까?”

"......."

그러나 지금은 1분도 안 되어 미션을 클리어한 나를 보고 입만 떡 벌리고 있었다.

나는 화사하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제가 원래 운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미궁에 거하는 눈’은 당신을 임시 신도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미궁에 거하는 눈’ 측과 메인 퀘스트를 공유합니다.]

그렇다.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외로운 구도자’는 당신을 임시 신도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외로운 구도자’ 측과 메인 퀘스트를 공유합니다.]

배후령은 모든 성좌의 권유를 거절했다.

우직하게, 고고하지만 고독하게, 홀로 탑을 올랐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다.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황야에 마지막 남은 검’은 당신을 임시 신도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황야에 마지막 남은 검’ 측과 메인 퀘스트를 공유합니다.]

왜 실패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배후령씩이나 되는 헌터마저, 혼자 오르는 길에 실패했다는 것.

그렇다면 그것은 길이 아니다.

사지(死地)에 불과할 뿐.

배후령이 약하고 모자라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다만 방법을 잘못 선택하여 실패한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아니.

믿는다.

따라서.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망자를 울리는 방울’은 당신을 임시 신도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망자를 울리는 방울’ 측과 메인 퀘스트를 공유합니다.]

나는 그가 선택한 것과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

배후령이 정파의 길을 걸었다면 나는 마도의 길을 걷는다.

배후령이 어떠한 세력도 만들지 않고 독야청청 홀로 등정했다면, 나는 세력을 일군다. 탑의 주민들에게 호감을 얻는다. 거대길드들을 단합한다. 연인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가신의 충성을 받아들여, 가족을 만든다.

가문을 세운다.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배후령은 어떠한 성좌도 모시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성좌]를 모시겠다.

“……좋아.”

어느덧 노을이 진 저녁.

열 명이 넘던 사도들은 한 명씩 격파당해 이제, 대기줄엔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내가. 아니, 우리가 너를 우습게 보고 있었다는 걸 인정하겠어.”

마지막 남은 사도는 노을보다 붉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사랑과 정욕의 화신].

바비트의 사도인 소녀가 나를 진지하게 노려보았다.

“너는 네가 강하다는 걸 증명했어. 행운이 함께한다는 것도. 설령 순전히 행운으로 살아남은 게 아닐지언정, 최소한 너에겐 자신의 성공을 행운으로 비추게 할 만한 스킬이 있겠지.”

소녀는 망토를 벗었다. 두꺼운 털망토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물병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과연 네가 [사랑]까지 알고 있을까?”

촤악!

바비트의 사도는 자기 머리에 물을 뿌렸다. 싱그러운 금발을 타고 이슬이 흘러내렸다. 노을이 타고 있었으며, 하늘을 붉게 태운 빛이 소녀한테 묻은 물방울에도 숨어들어, 조용히 뺨을 붉혔다.

“너와 나. 누가 먼저 상대를 두근거리게 만들지 승부야.”

바비트의 권능이 펼쳐져 주변을 분홍빛으로 감쌌다.

소녀는 익숙한 듯, 지금까지 지은 무표정이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눈꼬리가 내려가며- 입가에서 오만과 자존심이 사라졌다.

[이쪽으로 다가와].

사도가 지은 미소, 느릿한 손짓,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미리 말할게. 미안해.”

노을은 그녀를 위해 떨어지고 있었다.

“너는 나를 좋아하게 될 거야.”

"......."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여러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요.”

바비트의 사도를 향해 나는 천천히 다가섰다.

“어느 교단의 지도자. 한 가문의 가장. 극단의 단장. 누군가의 아비. 한 종족의 친구. 이제는 여기에 마호스의 임시 신도, 바비트의 신도, 누구누구의 신도라는 이름도 잔뜩 추가되겠지요. 탑을 오르면 오를수록 저에겐 이름이 하나씩 붙어질 거예요. 하지만……."

나는 소녀 앞에 우뚝 섰다.

물빛에 젖은 사도가 나를 올려보았다.

“저에게 첫 번째인 이름은 언제가 되어도 변함이 없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의 남자입니다.”

"......."

“그분께는 심장이 없어 제 심장을 고이 달여서 드렸지요.”

나는 한 명의 헌터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사랑과 정욕의 화신’은 당신을 임시 신도로 인정합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사랑과 정욕의 화신’ 측과 메인 퀘스트를 공유합니다.]

그날, 나는 수많은 성좌들과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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