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자살헌터-342화 (342/400)

342화.  < 절대음악(絶對音樂)편. (3) >

4.

-진짜 천만다행이구만.

배후령이 혀를 쯧쯧 찼다.

-만약 좀비 네가 평소에 인맥 관리를 안 해뒀어 봐. 성기사랑 네 사이가 별로였다고 생각해봐라. 그럼 넌 곧바로 이번 스테이지에서 나가리야, 나가리. 어떻게 소리가 안 들리는데 음악의 세계에서 성공하겠냐?

‘그러게 말입니다…….'

나는 터덜터덜 세계수 마을로 걸어갔다. 마을은 굉장히 예뻤다. 많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별에별 풍경을 다 구경해본 내게도, 세계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나무 마을의 동화 같은 광경은 신비한 것이었다.

“■? ■■ ■ ■■■■■?"

도중에 마을 사람과 마주쳤다. 주민은 내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아무런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마, 이 천국에선 서로 적대한다는 개념이 없는 듯했다.

‘어……, 음.’

문제는 내가 저 사람의 말을 하나도 못 듣는단 거지만.

나는 입을 열어서 말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

마을 주민이 머리를 갸우뚱거렸다.

“■■■■ ■■■■■■. ■■ ■■■■ ■ ■■■■?”

뭐라는겨.

나는 최대한 안력을 강화해서 마을 주민의 입이 움직이는 모양새, 혀가 비틀리는 각도를 관찰했다. 아마도 마을 주민은 [목소리가 이상하시군요. 어디 불편하신 곳 있습니까?]라고 물어본 것 같았다. 아마도. 왜 아마도를 강조하냐면, 뭔가 발음들이 이상했거든.

‘죄송합니다. 제가 소리가 좀 안 들려서…….'

"......."

마을 주민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연신 머리를 갸웃갸웃거리며, 거 이상한 놈이라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다가, 아무런 말없이 떠나갔다.

아니. 왜? 우째서?

-깔깔깔깔깔!

배후령만 혼자서 신났다.

나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

‘아, 뭐가 그렇게 웃겨요? 말 못 하는 사람이 우스워요? 네? 이 칼 휘두르는 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혐성아.’

-너, 너가 지금 안 들려서 모르나 본데. 방금 너한테 인사한 주민. 걔, 무슨 뮤지컬에 나오는 것처럼 랄랄라 노래하면서 말 걸었던 거야.

그래서 독순을 해도 발음이 이상했던 거로군.

-근데 너 혼자 떠듬떠듬 어떻게든 평범하게 얘기하려 애쓰는데, 한쪽에선 자꾸 소프라노로 불러댔다고. 깔깔! 이, 이번 스테이지도 볼만하겠군.

‘결국은 댁이 혐성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잖아! 됐어. 무시합니다.’

요컨대 이 세상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뮤지컬 무대였다.

민들레가 노래했고, 흰 말이 노래했으며, 내가 스쳐지나가는 마을 주민들 전원이 노래했다.

무엇보다도 장대한 합창의 발원지는 세계수였다.

[‘수호의 여신’이 세계수의 노래를 듣고 감탄합니다.]

[‘당신만을 위한 오르골’은 이것이 장관임을 인정합니다.]

성좌들이 내게 묘사해준 바에 따르면, 세계수는 이파리 하나하나가 자잘하게 흥얼거린다고 한다.

푸른 잎새는 저음. 하얗게 핀 꽃에선 고음.

수십의 잎과 꽃이 모여 나뭇가지 하나가 작은 화음을 이룬다. 나뭇가지 여럿이 모여 다시 큰 화음으로 웅성인다. 그리하여 마치 수십만 명의 합창대가 나지막하게 목소리를 흘리듯, 세계수 전체가 때로는 고요히, 때로는 웅장하게 노래하는 것이다.

‘나만 못 듣잖아…….'

물론 내겐 그 압도적인 동화를 즐길 수단이 없었다.

‘사람들이 말을 걸면 독순술이라도 시도해보지, 이건 뭐 들을 수가 없네요. 아까워라.’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거고. 이제부터 뭘 할 거냐? 네 동료는 좀비 너가 뭔 발광을 떨어도 아무튼 클리어로 인정해준다매.

‘예. 그러니까 뭐든 하기만 하면 될 텐데….’

그때 손목에서 실뱀이 꼬물거렸다.

[‘미궁에 거하는 눈’은 악천세계에서 유의미한 행동은 오직 음악과 관련된 것뿐이라고 알려줍니다.]

[‘미궁에 거하는 눈’은 아마 당신이 음악적인 활동을 하면, 그것이 뭐가 되었든 간에, 심판관이 통과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뭐가 되었든 간에 음악, 인가.

‘흐음.’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악천(樂天)의 마을은 내가 살았던 달동네처럼 경사가 졌다. 세계수에 다닥 달라붙어서, 드넓은 계단을 따라 점점 더 고도가 높아졌는데, 이 계단이 광장의 역할도 했다.

"■■ ■■■■."

“■■■■. ■■ ■■■ ■■ ■ ■■■ ■ ■■?"

"■■■ ■■■ ■■■ ■■■■■."

사람들이 계단-광장을 오르락내리락거렸다. 저들이 주고받는 대화도 노래의 음율을 품고 있겠지.

하지만 실시간 뮤지컬을 이상하다고 여기거나, 아니면 단순히 사람과 얘기하는 걸 싫어하는 주민을 위해서인지, 계단 곳곳에 악기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정말 아무런 행동이든 상관없다면.’

나는 대계단을 오르며 악기를 하나씩 살펴봤다. 대부분이 처음 보는 악기였다. 어느 세계, 내가 모르는 문명의 인간들이…… 죽기 전에 연주했을 악기들.

‘간단하게 음악 한 곡만 연주해도 되려나?’

다행히 조금 돌아다녀서 피아노를 발견했다.

악기들엔 주인이 없었다. 누구나 앉을 수 있고 누구나 연주할 수 있었다. 어떤 어린아이가 피아노에 앉아 연주했으며, 그보다 좀 더 어린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손뼉을 쳤다.

"■■■■■?"

어린아이가 날 발견하고 말했다.

‘앉으실래요?’ 아마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 ■■ ■ ■ ■■ ■■■■."

나는 아이의 언어가 스페인어거나 프랑스어인 것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아예 다른 외국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외계어가 아니라 외국어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그 아이는 피아노가 연주되는 탑에서 죽었으며, 고로 나와 똑같은 세계에서 살았을 것이다.

전생을 잊어버린 영혼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여기는 악기 이외엔 살던 곳의 풍경과 물건을 전부 버린, 버리고 싶은 자들만 오게 되는 장소일 테니까.

‘응. 양보해줘서 고맙구나.’

"■?"

아이들이 내 목소리를 듣고 수군거렸다.

"■■■■ ■■■."

"■■■ ■■■."

“■■■■? ■■■ ■■■ ■■■ ■■■ ■■■.”

“■■■......."

이곳 사람들이 듣기엔 정말로 내 목소리가 이상하나 보군…. 라비엘은 내가 내는 소리가 좋다고 했는데….

음.

그러게.

‘라비엘을 못 본 지 너무 오래됐어요.’

나는 피아노 의자에 앉았다.

‘그리움에 관하여 연주해보겠습니다.’

따로 피아노를 조율할 순 없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으므로.

‘뭐, 말 그대로 음악의 천국인데 조율쯤은 알아서 이루어지겠지요.’

여섯 명의 아이들이 쫄망쫄망한 눈으로 계단에 앉아 이쪽을 봤다. 혈화극을 제외하면 이것이 내 첫 번째 콘서트. 저 애들은 내 첫 번째 관객인 셈이었다.

나는 지긋이, 미(mi) 음을 눌렀다.

‘검제 양반. 제대로 미로 들립니까?’

-응? 알 게 뭐냐?

‘댁한테 기대한 내가 바보요….’

검제는 딱히 내 귀가 되어줄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하긴. 이 정도 스테이지는 나 혼자서 깨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천천히.

연주를 시작했다.

"■? ■■■ ■■■."

"■■."

"■■■."

아이들이 눈을 깜빡거렸다. 연주에 집중하느라 입술을 읽을 시간이 없었지만, 분위기는 어찌저찌 전해졌다. ‘의외로 좀 치는구나.’ ‘헤에.’ ‘괜찮네?’ 대충 그런 반응일 것이다.

좋은 반응이었지만.

‘흐음.’

내가 원하던 수준엔 못 미쳤다.

‘오러로 음을 조절할 수 없으니까 힘들구만. 진짜.’

꼭 갑옷을 까먹은 채 덜렁 전쟁터에 나가버린 기사 같았다.

‘여태껏 음이 좀 약하다 싶으면 오러로 불살랐고, 음이 더 간절하게 울리면 좋겠다 싶을 땐 쫙 잡아다가 흔들었으니. 그런데 지금은 아예 소리가 안 들리지…. 뭐, 자업자득이로군.’

지금까지 내가 연주한 건 음악이라기보다 음공(音功).

[기초 검술을 숙달하는 데 게으르고 오러를 뽑는 데만 집중하면 언젠가 큰코 다친다]라고, 배후령은 말했었다. 지금 내 연주가 딱 그랬다.

잔재주에만 통뼈가 굵어버린 용병 같다고나 할까.

"■■■■!"

"■■■, ■■■ ■■!"

"■■■■ ■■■ ■■■■■."

가벼운 소곡(小曲)이 끝나자 아이들이 손뼉을 쳤다.

분위기를 읽어보자면…. 아무런 기대를 안 하고 들어온 식당에서 그래도 가성비 좋은 점심을 먹어 기분이 좋아졌다, 정도려나.

‘조촐한 데뷔식이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온종일 세계수의 합창곡을 들어 입맛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아이들한테 [가성비 식당] 인정을 받은 것만도 대단하겠지만 말이다.

[당신은 해당 세계에서 유효한 행동을 취했습니다.]

[당신의 심판자로 선택된 이가 합격을 내립니다!]

파트리시아도 더 많은 걸 바라진 않는 것 같았다. 70층 로비에서 내 일과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바로 합격 도장을 찍어주었다.

[당신은 심판자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언제든 스테이지 클리어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최상급 헌터들에게 난관으로 통하는 70층 권역의 스테이지가 너무도 쉽게 공략되는 순간이었다.

[‘수호의 여신’은 그동안 용사님이 걸어온 길이 오늘의 낙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음.

‘아마 그럴 거야.’

지금껏 여러 곳에서 들은 말을 총합해보자면, 최고 서열의 헌터들끼리 사이가 좋은 경우는 드물다.

그냥 희귀하다.

친한 관계가 더러 있을지 몰라도 서열 1위부터 10위까지 통째로 신뢰의 철옹성을 쌓아올린 경우는, 우리가 최초일 거다.

‘그러니까 보통의 경우엔 어려울 퀘스트인 거고.’

본래라면 질척한 원한과 끈적한 시기, 질투, 경멸이 뒤섞여서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퇴적되어 있겠지. 내가 노력하기 전엔 흑룡주나 검성 등이 그랬던 것처럼.

-그래. 난 사실 서열 2위 이하부터는 순위도 헷갈리더라. 안 그래도 소중한 뇌용량을 거기에 허비할 이유가 없잖냐? 누가 3위건 4위 건 알 게 뭐야. 어차피 내가 짱인데.

당신 같은 경우도 최초이자 최후일 겁니다….

[클리어 선언을 하시겠습니까?]

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예, 라고 대답하려던 때.

"■ ■ ■ ■■! ■■■!"

"■■ ■ ■■■■ ■■ ■■■ ■■!"

"■■! ■■! ■■!"

어린아이들이 박수를 하며 뭔가를 연호했다. 이번엔 쉽게 해독할 수 있었다. 바로 ‘앵콜’이었다.

나는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

‘흐음. 뭐, 한 곡이라면.’

당장 스테이지를 깨고 올라갈 필요는 없으리라.

난공불락이나 다름없는 스테이지를 반나절도 안 갈려서 공략했다. 시간적 여유는 충분한 것이다.

여기서 발걸음을 재촉하기보다는 나와 똑같은 탑에서 죽은 영혼들. 왜 죽었는지 모를지언정 최후의 순간에 [이젠 음악이 아니라면 듣고 싶지도 않고, 노래가 아니라면 말하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한 이 아이들과 조금 더 어울리고 싶었다.

나는 연주했다.

"■■...."

"■ ■. ■■■■ ■■■?"

"■■■, ■■■ ■■ ■■ ■■."

내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를 나는 듣지 못했다. 어떻게든 오러로 청각을 재생시키려 애썼지만, 시스템 차원에서 방음 처리가 된 것 같았다. 이 세계의 성좌가 어떤 권능을 발휘한 걸지도 몰랐다.

"■■."

그러니까 내 연주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되고 있는 건지도, 스스로 알 방도가 없었다.

"■. ■■."

스스로는.

"■■■...."

"■■■."

나는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아이들의 표정을 보았다. 아이들의 얼굴이 내겐 유일한 단서였다.

아이들이 눈을 감고 고개를 까닥, 까닥, 좌우로 흔들거리면 그것이 곧 [좋은 연주]였다. 아이들이 아리송하여 눈을 껌뻑거리면 아, 그게 음을 좀 틀리게 친 거였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머릿속에서 음을 쫓는 대신, 아이들의 눈짓, 눈빛, 얼굴을 바라보며 건반을 두들기고 있었다.

"■■■!"

아이들이 재밌다는 듯 웃었다.

"■■, ■■! ■■ ■■!"

그건 내가 뭔지 몰라도 재밌는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아니면 장난스러운 유머가 통했거나.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 나도 웃었다.

그리고 다시 멋진 연주를 펼쳐내기 위해서, 내가 잘 해내고 있는지 알기 위해, 아이들의 눈동자를 바라본 순간.

"......."

나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맞아.’

그것은 단순한 깨달음이었다.

‘난 원래부터 이랬어.’

순간적으로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 같았다. 지금 연주하는 것과 그동안 내가 해온 일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들이, 어째선지 한 줄로 이어졌다.

‘딱히 검에 매혹되어서 검술을 배운 게 아니야. 나는. 내가 검을 휘두르면 주변 사람들이 반응해줘서. 내가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서 점점 더 무겁게 검을 잡기 시작한 거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면서 연주하는 지금도 똑같았다.

딱히, 피아노에 매혹된 게 아니다. 머릿속에 완벽한 악보가 그려져 있어서 그걸 재현하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그럴지 몰라도 최소한 나는 안 그랬다.

아이들이 키득거리는 숨결, 살며시 움직이는 눈썹, 입가에 말려드는 살결을 보고. 오직 그것만으로 [좋은 연주]와 [나쁜 연주]를 가늠하고 있었다.

"......."

나는 다만 [이런 방식]을 극한까지 몰고 간 인간에 불과하겠지.

‘음이 안들려도 상관없어.’

나는 온몸으로 오러를 피어올렸다.

‘이건 오히려 나한테 익숙한 방법인걸.’

오러를 끌어올리되, 혈화극 무대에 섰을 때처럼 나 자신에게 집중시키지 않았다. 도리어 정반대.

나는 아이들에게 오러를 뒤집어 씌웠다.

"■......?"

"■■, ■■■■."

아이들이 간지러워 했다. 애들에겐 아무런 해도 없었다. 나는 그저 오러를 스며들게 하여, 그 아이들의 몸 상태가 내게 전달되도록 했을 뿐이다.

'음.'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 것인지.

건반 위에서 춤추는 내 손가락을 보는 것인지, 옆에 앉은 다른 아이와 잡담을 떠들기 위해 분위기를 살피는 것인지.

음에 반응하는 경련.

아이들의 심장 박동.

혈류.

혈류의 유속.

‘그래.’

그 모든 것이 내 연주에 따라 다르게 반응했다. 미세했지만, 오러의 손길은 그보다 더 섬세했다.

아이들의 얼굴에 드러난 표정만이 내 기준이 되어주는 게 아니다. 모든 것에 표정이 있다. 문제는 그 표정을 읽을 수단이, 경험이, 실력이, 내게 있느냐다.

‘난 원래부터 이러고 싶었던 거야.’

그리고 내겐 그럴 실력이 있었다.

‘해볼까.’

나는 어떤 음을 칠 때 아이들의 시선이 내 손가락에 고정되는지 살폈다. 어떤 음들을 이어갈 때, 아이들의 심장이 가장 거세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표정들을 숨길 수 없었으며.

숨기지도 않았다.

"■......."

"■■......."

아이들이 수군거리는 시간이 점점 더 짧아졌다.

처음엔 아이들마다 강하게 반응하는 음이 달라서 애를 먹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교집합이 있었다. 아이들은 어느 차이점보다도 거대한 공통점을 지녔다.

이 아이들은 세상을 한번 버렸고, 똑같은 천국을 원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지만.

모든 아이들이 가장 환히 반응하는 소리를, 건반으로 눌렀다.

"......."

일순. 아이들의 심장이 동시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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