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어떻게 한 명도 없을 수가 있냐?’
르네는 지금 거하게 충격을 받고 몸져누운 상태였다.
그녀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핑계로 저택의 모든 사용인들을 한 명씩 면담하며 호감도를 확인했다.
대부분은 그녀의 부름에 제대로 응답하지도 않았다.
르네가 직접 찾아가야만 겨우겨우 얼굴을 볼 수가 있었다.
‘얘는 진짜… 어떻게 산 거야?’
그렇게 확인한 결과,
‘어떻게 단 한 명도 플러스가 아닐 수 있어?’
절망스러움만이 남았다.
하다못해 호감도 0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소설 주인공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인망이 없을 수가.
‘젠장.’
그녀가 왜 사용인들의 호감도를 확인했는가. 그건 그녀를 도와줄 조력자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전생과는 달리, 이번 생에선 이 세계의 원작을 읽어 보지 못해서 정보가 너무 없어.’
정보를 얻는 기초적인 전략은, 일단 믿을 만한 정보원을 얻는 것이었다.
설마 그중에 한 명쯤은 이 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
일단 그 사람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걸로 시작하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없었다. 단 한 명도.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에이씨. 인기는 없는 주제에 방 하나 더럽게 크네.’
엄청 화려하고. 나름대로 대접받으면서 자란 딸이었나 보지?
근데 그렇다기엔 사용인들이 얘 되게 무시하던데.
‘이런 쓸데없는 걸로 저 부르지 마세요, 아가씨.’
‘본인 할 일이나 하시라구요!’
‘쯧….’
솔직히 혼이라도 내 줄까 했는데, 뭔가 민간인들 괴롭히는 느낌이라 찜찜해서 그냥 내버려 뒀단 말이지.
그녀는 옷장을 열어 옷들을 확인했다.
이 세계의 지식은 전무한 그녀가 봐도, 아주 비싸 보였다. 보석함에도 보석이 넘쳐 있었다.
돈만 많은 건가?
“뭐, 최소한 전생보다는 편하게 클리어 할 수 있을 것 같군.”
사실 심복을 만드는 거야 쉬운 일이었다.
<악랄한 피의 교주> 할배의 사술을 써도 되고, <유혹의 군주> 할배의 스킬을 써도 되고.
‘다만 아직도 상태 창이 조정 중인 게 마음에 걸려. 중간에 스킬이 풀리면 뒷감당이 골치 아파진다.’
다 죽이는 게 장땡이 아니다.
르네는 오랜 회귀 속에서, 자신의 능력만 너무 믿고 막 나가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몸으로 직접 실감했다.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
일단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두 가지였다.
1. 리안 카리스를 찾아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밝힌다.
2. 리안 카리스가 만약 죽었다면, 진범을 밝힌다.
일단 그 성녀가 진짜 죽었는지부터 확인하고 싶은데.
르네는 잠깐 고민하다가 성좌들을 불렀다.
“그 성녀를 찾아볼 수 있겠어요? 이런 건 물 언니 전문 아닌가?”
[<파도와 치유의 왕>님이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며 난처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