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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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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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음, 잘 잤다.”
오랜만에 반짝이는 햇살을 맞으며 깼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동안은 탑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으니까.
빛 한 점 들어오지 않고, 정상적인 생명 하나 살지 않는 곳.
‘…끔찍했지.’
다신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아. 르네는 아까와는 달리 서늘한 눈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세딘도 아마 일어났겠지?’
내 손님이니까, 내가 대접해야지. 그녀는 일단 옷을 갈아입으려 옷장을 열었다.
그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세계에 들어온 후, 르네는 일부러 기감의 대부분을 끈 상태였다. 위협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눈치채지 않을 정도로.
기감을 계속 켜 놓은 건 꽤 신경이 거슬리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세계에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놈조차 없어 보여.’
[<파도와 치유의 왕>님이 그래도 방심하지 말라고 걱정합니다.]
[<유혹의 군주>님이 쟤가 방심해 봤자 생채기 나는 정도 아니냐며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