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성녀를 목격했다는 자를 잡아 왔습니다, 전하.”
기사 하나가 한 사내를 이시르의 앞에 무릎 꿇렸다. 르네는 그 사내가 어떤 사내인지 알고 있었다.
그녀의 성좌, <파도와 치유의 왕>이 정보를 알아낸 원천이었으니까. 물론 자기는 정보를 제공한 줄도 몰랐겠지만.
“이름.”
“데, 데렉입니다. 전하.”
자신을 데렉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굉장히 누추한 차림새였다.
어딘지 넋이 나가 보였고, 어리숙한 느낌이 물씬 났다. 르네는 왜 성녀가 고작 저런 남자에게 행방을 들킨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수많은 사제들과 황태자의 기사들은 따돌렸으면서, 고작 저런 남자에게 들켰다고?’
뭔가 앞뒤가 안 맞는데. 하지만 실제로 그녀의 성좌가 알아 온 정보였으니 의심할 수도 없었다.
“데렉. 리안을 목격한 경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라.”
이시르는 데렉의 목에 검을 겨누고 물었다.
“서, 성녀님께서는 저희 집에 머물다 가셨습니다. 처음에는 성녀님인 줄 몰랐는데 떠나고 나서 그분을 찾는 전단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리안이 왜 네 집을 택한 거지? 어떻게 그녀를 만나게 된 건가.”
“그, 그건 저도 잘….”
데렉이 어수룩한 대답만 하자, 이시르의 인내심도 서서히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데렉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가 아는 사실은 리안이 어마어마한 미녀라는 것과, 그 미색에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뿐이었다.
결국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정보에 그가 화를 내려는 순간-
“네 집이 어딘지 안내해 봐.”
르네가 끼어들었다.
“제집… 말입니까?”
“그래. 가서 직접 조사하게.”
데렉은 이시르의 눈치를 보았다. 그래도 되냐는 뜻이었다. 이시르는 가라앉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곧 데렉을 따라 모든 이들이 그의 집으로 이동했다. 르네는 앞장서서 주변 거리를 훑어보았다.
‘이상해. 빈민가도 아니고, 굉장히 부유한 거리를 골랐다고? 진짜 여기 맞아? 저 자식 거짓말하는 거 아냐?’
[<파도와 치유의 왕>님이 데렉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