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화 (24/137)

24화.

터덜터덜.

이게 무슨 소리냐고?

뭐긴 뭐야. 퀘스트 사기 당한 르네 마키어스가 돌아오는 소리지.

탑의 시련을 확인하자마자 르네는 조용히 그 탑을 나왔다.

남자주인공 후보 세 명은커녕 한 명도 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평소라면 얼른 퀘스트를 깨라고 닦달했을 성좌들도 그 순간만큼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입을 여는 순간, 르네가 정말로 모든 것을 부술 거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르네!”

“영애!”

성력이 모여 있는 곳을 따라 돌아오니, 이시르와 세딘이 그녀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평소라면 손이라도 들어서 인사해 줬을 텐데, 지금은 정말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퀭한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주저앉았다.

“영애, 눈이 쌓여 있습니다. 옷이 젖습니다. 제 망토 위에 앉으십시오.”

“왜 일어서질 못하지? 어디 다치기라도 했나? 사제! 여기 사람이 다쳤다!”

두 남자가 그녀의 양팔을 붙잡고 일으켜 세우든 말든 르네는 허공만 쳐다보았다.

‘설마 얘네를 남주 후보로 정하라는 건 아니겠지.’

설마. 아닐 거야. 제발.

‘그래, 연애는 나 혼자 하냐? 내가 얘네를 남주 후보로 정해도, 얘네가 날 안 좋아하면 끝나는 거 아냐? 아주 확 그냥 정을 다 떼 버리면 되지.’

[<파도와 치유의 왕>님이 강하게 긍정합니다.]

[<유혹의 군주>님이 어차피 얘네도 너한테 관심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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