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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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황태자 전하께선 왜 하필 그 악녀를 좋아하시는 걸까?”
걔가 하자고 한 거거든. 르네는 속으로만 착실하게 답변했다. 속사정도 모르는 것들이.
그리고 우리 르네 악녀 아니야.
르네는 화를 삭이고 뒤로 물러서려 했다. 아마도 옆 테라스에 먼저 온 이들 같았다.
르네가 워낙 기척도 없이 테라스에 들어온 데다가, 절묘하게 벽에 가려져 있어 르네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민간인은 손대지 말자. 민간인은.
그러나 이어지는 대화는 그녀의 발을 자꾸 붙잡았다.
“사람이 완벽할 순 없다잖아. 보는 눈 하나 없는 건 어쩔 수 없지.”
걔가 과연 눈만 없을까? 인성도 없어. 르네가 훨씬 아깝지.
“어휴, 눈이 진짜 어디에 달리신 건지…. 우리가 한 번 꼬셔 볼까? 뭔가 지금이 절호의 기회 같지 않아?”
이시르 걔가 눈이 없긴 한데 너한텐 안 가지 싶다.
“그래. 그딴 망나니보다야 우리가 낫지.”
그 순간, 르네의 갈 곳 없는 울분이, 종착지를 찾았다.
르네의 손으로 조용히 물방울들이 모여들었다. 드래곤 잡는 데에나 쓰이는 <바루나의 대검>이 소환되기 직전이었다.
[<악랄한 피의 교주>님이 칼을 갑니다!]
[<파도와 치유의 왕>님이 끓는 물을 준비합니다!]
[<유혹의 군주>님이 지옥 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