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화 (40/137)

40화.

그녀는 어서 일어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제 손을 잡고 일어설 수 있으시겠습니까?”

“내 손을 잡아, 당장.”

그리고 두 남자의 손을 마주해야 했다.

***

르네는 살면서 많은 선택을 해야 했다. 대부분은 선택지의 어떤 것을 택해도, 최악의 결과가 나오는 것들이었다. 쟤가 죽냐, 아니면 저기 쟤가 죽냐의 문제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그녀는 선택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강제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실리 있는 선택을 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었다.

선택은 감정을 빼고, 오로지 이성으로만. 그게 원칙이었다.

‘하지만 원칙이 있다고 해서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지.’

이를 테면 지금처럼!

“뭐 하나? 당장 잡아.”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이시르와,

“…르네.”

비 맞은 강아지처럼 쳐다보는 세딘.

왜 하필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냐고! 르네는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경이었다.

무엇보다 이쪽으로 몰린 시선들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파티장에 있는 모든 인간들이 이쪽을 보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젠장. 르네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잠시 힘을 개방해, 일정 경지에 오른 사람들만이 쓸 수 있는 초감각의 스위치를 눌렀다.

초감각을 쓰면, 모든 것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확히는, 그녀의 사고방식이나 움직임이 너무 극단적으로 빠른 것에 가까웠지만.

‘어이가 없네. 이런 건 보스 깰 때나 쓰는 건데.’

누구 손을 잡을지 고민하려고 쓰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르네는 허탈하게 웃었다.

‘아무튼, 의견 좀 내 봐요.’

[<악랄한 피의 교주>님이 선택합니다: 이시르.

이유: 이성적으로 애인을 택해야지! 뭘 고민해! 퀘스트 안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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