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8화 (48/137)

48화.

“제가, 르네께 그런 폐를 끼치고 있었군요.”

폐라니. 내가 말실수라도 했나? 르네는 당황해 입을 열려 했다. 그러나 세딘이 먼저였다.

“…죄송합니다, 르네.”

“세딘. 나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어.”

“왜 변명하지? 그건 폐가 맞다.”

이시르는 너무나도 오만한 얼굴로 세딘에게 말했다.

“아무리 경이 소드 마스터라 해도 출신은 평민. 마키어스와는 감히 비견될 수 없고, 엮일 수도 없다. 그건 경이 가장 잘 알 터.”

한 마디 한 마디 진짜 열받게도 말하네. 르네는 이를 부득, 갈았다.

하지만 더 화나는 건 세딘이 한마디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잠자코 있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말 잘만 하더니 왜 저렇게 참는 거야. 마음 아프게.

“세딘이 어디 그냥 평민이에요? 세딘은 소드 마스터예요. 왜 말을 그렇게 하죠?”

“제국의 영웅이지.”

이시르는 비릿하게 웃었다.

“그래서 더더욱 영애와는 이어질 수 없는 것이다.”

“…뭐요?”

“제국의 영웅이, 황태자의 연인을 빼앗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어떨 것 같은가?”

르네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그녀도 저것 때문에 세딘을 말렸던 것이었다. 그녀 때문에 세딘의 완벽한 명성에 흠집이 갈까 봐.

하지만 말을 저렇게 할 필요는 없잖아.

“그때도 경이 영웅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영웅이 되고 싶었던 적도 없습니다.”

세딘의 끓어오르는 목소리가 르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그러시겠지.”

이시르는 피식, 조소를 흘렸다.

“그럼 공녀는?”

“…!”

“경이 진정으로 공녀를 생각한다면 자중하는 게 옳다. 공녀의 앞길을 막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지.”

저 인간이 진짜. 르네는 결국 참지 못하고 살기를 뿜어 댔다.

[<파도와 치유의 왕>이 이러다 이시르 죽겠다며 걱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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