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화.
똑똑,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일어나셨습니까? 저희가 시중을 들어 드려도 될까요?”
르네가 얼떨떨해하든 말든, 하녀들은 계속 문을 두들겼다. 아마도 오늘 파티 날이라 단장시켜 주기 위해서 온 것 같았다.
평소대로라면 거절했겠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퀘스트 내용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하면, 무조건 성공시켜야 하니까.
화장 좀 하고 머리 좀 예쁘게 만진다고 갑자기 없던 사랑이 샘솟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지금은 그 조금이 절실해졌다.
“들어와.”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이 열리고 열 명 정도의 하녀들과 수십 벌의 드레스, 그리고 수백 개의 보석함이 그녀의 앞에 놓였다.
이런 것에 별 관심 없던 그녀조차도 일단 눈이 돌아갈 정도의 사치스러움.
…돈을 아주 쓸어 담았구만. 공작가….
“어떤 것을 입으시겠습니까, 아가씨?”
그렇게 묻는 하녀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예전의 건방진 태도는 확실히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 이유는 아마-
“아가씨, 저는 이즈니라고 합니다. 오늘부로 아가씨의 호위를 맡게 되었습니다.”
눈을 시퍼렇게 뜬 채로 서 있는 저 기사 아이 때문이겠지.
“호위? 갑자기? 난 원래 호위 같은 걸 두지 않는데.”
“부단장님께서 보내셨습니다.”
“부단장?”
아, 그 딜런이라는 애 말하는 거구나. 저번에 확실히 혼나서 기가 죽은 느낌이긴 했지….
“혹시 너, 그때 있었니?”
“…네.”
“아, 그럼 너도 봤겠구나.”
르네의 말에 이즈니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엥, 얼굴은 왜 붉혀.
“무, 물론입니다. 그래서 자원해서 왔습니다. 그때, 아가씨의 무위를 본 후로 죽 흠모-”
“거기까지.”
르네는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입 닥치라는 뜻이었다. 아직 하녀들은 잘 모르거든.
뭐 굳이 숨길 필요는 없지만 동네방네 자랑할 이유도 없으니까.
“네, 네!”
다행히 이즈니는 말을 잘 알아듣는 편이었는지 바로 입을 다물었다.
흠, 뭐 일단 옆에 둬 볼까.
“좋아. 내 옆에 있는 것을 허락해 주지.”
“화, 황송할 따름….”
“어허, 그런 건 황족에게나 써야지. 말 편하게 하렴.”
“감히 저 따위가 그럴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방금 들은 말씀, 가문의 영광으로 삼겠습니다, 아가씨….”
[<유혹의 군주>님이 애 울겠다고 혀를 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