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아, 아가씨. 그렇게 귀한 것을 고작 이런 살롱에… 써도 될까요…?”
이즈니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뭐 귀한 거야. 고작해야 도마뱀 각질밖에 더 돼?”
“가, 각질….”
이즈니가 충격받은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부정할 수도 없었다. 잠깐 르네의 가방이 열린 그 찰나, 그녀는 보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가방 안에 수북이 쌓인 엄청난 것들을.
‘세상에 드래곤 비늘을 쌓아 놓고 사는 사람이 있어…?’
그랬다. 르네가 마담 아리미덴에게 건넨 것은 바로-
“레드 드래곤의 비늘이다. 듣자 하니 여기선 좀 비싸게 팔린다던데.”
르네는 빙긋이 웃으며 마담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자 마담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비쌀 뿐일까. 희소성 때문에 드래곤 비늘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역시 황태자의 연인…!’
마담 아리미덴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레드 드래곤의 비늘이라니. 당연히 광룡 할란의 비늘이라고 봐야 했다.
마침 황태자께서 직접 그 드래곤을 잡으셨다고 하지 않았던가.
황태자께서 얼마 전 드래곤의 사체는 절대로 시중에 풀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던 건 이 때문이었나.
‘연인께 다 줘 버려서…!’
이미 다 줘 버렸으니 풀 게 없는 것이었던 건가…!
마담 아리미덴은 제멋대로 이해해 버렸다. 두 분, 그렇게 깊은 사이셨구나.
먼 발치에서 본 게 전부였지만, 마담은 황태자가 인간미라곤 전혀 없는 냉혈한이라고 생각했었다.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 지고하신 분.
그러나 사실은 아니었던 것이다.
적어도 이분에게 만큼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 귀한 드래곤의 비늘을 직접 하사할 정도라면 대체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 것일까.’
마담 아리미덴은 황급히 르네에 대한 평가를 고쳐 나갔다. ‘마키어스의 수치’에서, ‘황태자가 사랑하는 여인’으로.
그렇다면 미래의 황후가 될 분이시다. 당연히 줄을 서야 했다.
“부족한가? 왜 말이 없니?”
“공녀님.”
마담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
“이 집 잘하네.”
직원 다섯 명의 손에 가득히 쇼핑백을 들리고 나온 르네.
이즈니와 하녀장의 손에도 뭔가 가득히 쥐어져 있는 건 덤이었다.
[당신은 ‘암흑의 VIP'가 되었습니다.]
[명성이 20 증가했습니다!]
[현재 명성: -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