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화.
경매가 무르익고, 점점 경매장에 나오는 물건들의 질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들만 경매에 나왔다.
그때는 이시르나 르네 모두 시큰둥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시르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러자 르네도 경매장 위에 올라온 물건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다섯 개의 보석이 일렬로 나열되어 있었다.
아마 올려놓기는 한꺼번에 올려 두고, 첫 번째 보석부터 차례대로 경매를 시작하는 시스템 같았다.
“보석이네.”
르네에게 보석이란 인벤토리에 굴러다니는 돌멩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시르의 눈은 달라지고 있었다.
“보석을 그렇게 좋아하시는 줄은 몰랐는데요, 전하.”
“어떤 보석이 가장 마음에 드나?”
르네는 다섯 개의 보석을 쭉 훑어보았다.
다섯 개 모두 다 다른 색의 보석이었다.
블루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화이트 다이아몬드, 레드 다이아몬드.
모두 르네의 눈에는 거기서 거기였지만, 가장 눈을 끄는 건 아무래도-
“레드 다이아몬드가 눈에 띄긴 하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시르는 흡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저건 그냥 보석이 아니다. 한때 한 반지를 장식하던 보석이지.”
반지?
르네는 다시 한번 보석을 보았다.
커다란 레드 다이아몬드.
어마어마한 크기와 광채를 자랑하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엄청나게 비싸 보인다는 걸 빼곤, 별달리 특별한 게 없어 보이는데.
“어떤 반지를 장식했던 건데요?”
“황실에만 내려오는 소문이긴 하지만, 초대 황후 폐하의 반지를 장식했다는군.”
역사가 긴 보석이었네. 르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혹의 군주>님이 너와 나이 비슷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