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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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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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화.
“전쟁이라도 해 보자는 겁니까, 전하?”
세딘은 이시르를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르네는 본 적 없는, 생소한 눈이었다.
“무슨 문제라도, 안시라드 경?”
그러나 이시르는 익숙하다는 듯, 빙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선 넘지 않기로 하셨잖습니까.”
“누구 마음대로? 난 그런 적 없는데.”
이건 또 무슨 얘기람. 르네는 눈을 가늘게 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분이시군요.”
“애초에 대화가 먹히면, 대화할 생각은 있고?”
이시르는 세딘이 부순 문 쪽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대화 좋아하는 놈이 저딴 식으로 문을 부수나?”
그 말에, 세딘의 얼굴 근육이 움찔, 했다. 그러나 세딘은 전혀 후회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럼 다른 대화로 하시든가.”
다른 대화…?
르네가 그 말의 뜻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순간,
스릉.
두 개의 검이 동시에 서로에게 겨누어졌다.
“잠깐!”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르네는 황당해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니 무슨, 갈등 해결의 방법이 칼부림밖에 없어요들?”
[<유혹의 군주>님이 너 사돈 남 말 되게 잘한다며 감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