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화.
해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새벽.
카리스 영지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클루드 영지에 파견 갔던 황태자와 용병왕이 완전히 기절한 채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용의 등에 업힌 채로!
멀리서 거대한 붉은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는 할란을 보며, 카리스 백작은 그냥 죽여 달라고 기도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드래곤의 등 위에는 드래곤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넷이나 있었다!
“공녀님?!”
그중 가장 무서운 존재가 먼저 내렸다.
카리스 백작은 이 드래곤이 바로 공녀를 수호한다는 그 드래곤이구나, 하며 황급히 머리를 숙였다.
사실 두 눈으로 보기 전에는 어디서 사기라도 치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보니 정신 나갈 정도였다.
“부상자가 셋 있어.”
“예?”
나가신 줄도 몰랐는데, 부상자까지 데려왔다고?
카리스 백작은 고개만 빼꼼, 들어 용이 내려 주는 세 명의 사람을 보았다.
그리고 더 빠르게 굳었다.
“공…녀님?”
“왜.”
“설마, 저, 저분은…?”
“이젠 본인 나라 황태자 얼굴도 잊었나 봐.”
르네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카리스 백작은 새하얗게 질려 버렸다.
설마 제가 그 대단스러운 얼굴을 잊었겠습니까? 그게 문제가 아니라-!
“하지만 클루드 영지에 계셔야 할 분이 대체…?”
“거기서 얻어맞고 있길래 내가 구해 왔어.”
?
카리스 백작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누가 얻어맞았다고요? 제국 제일검이요?
[<악랄한 피의 교주>님이 너는 그렇게 남한테 설명 잘 요구하면서 너는 설명 대충 하는 버릇 고치라고 충고합니다!]
[<유혹의 군주>님이 우리 애가 귀찮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응수합니다!]
[<파도와 치유의 왕>님이 팔불출을 보며 한숨을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