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8/218)

 Level 2. 메인 퀘스트 : 성장 (01)

바보 오빠의 난입으로 중간 과정이 길어졌지만, 나는 드디어 시스템 창을 영접할 수 있었다.

오빠랑 유모, 언니들이 전부 나가고 혼자 남은 뒤의 일이었다.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시스템이 반응하는 발음을 내뱉을 수 있었던 거다.

“시슈뗌!”

팟! 드디어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떴다.

그 사이에 성장해 버리다니.

역시 무서울 정도로 대단해, 나.

잠시 자화자찬 타임을 가지며 찬찬히 시스템 창을 읽어 내렸다.

[퀘스트 완료!]

[퀘스트 명 : ‘우리집 숙적 길들이기’]

[보상을 수령하시겠습니까?]

제일 위에 떠 있는 게 이거였다.

이건 또 뭐야? 처음 보는 퀘스트인데, 왜 완료되어 있는 거지? 오류인 건가?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퀘스트 명 : ‘우리집 숙적 길들이기’]

[설명 : 원래 형제란 일생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라이벌인 법. 일생의 첫 숙적을 발아래 꿇리세요. 수단과 방법은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매력으로, 강함으로, 혹은 귀여움으로 상대방을 굴복시켜 능력을 증명하세요!]

[완료 조건 : 루퍼스리안 루스템의 굴복(완료)]

[*최단 시간 완료! 추가 보상을 수령 가능합니다!]

황당했다.

퀘스트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도 아니고.

뭐, 이런 상황이…….

퀘스트를 받은 줄도 몰랐는데, 벌써 끝나 있었다니.

게다가 내용도 황당했다.

오빠 놈을 굴복시키라니?

아니, 이런 바람직하고 달달한 퀘스트를 주다니.

시스템이 에러 나더니 좀 정신을 차린 걸까?

‘안서운은 당연히 내 밥이니까!’

나는 희희낙락하며 보상을 확인했다.

[보상 : 경험치 #@%&%, 재화 *&^% (기본)]

“미찐!”

나도 모르게 욕이 터져 나왔다.

아니, 퀘스트 완료 보상이 저따위인 것도 화가 나는데, 그나마도 에러가 났어?

경험치도 못 받으면 레벨업도 못 하지 않나?

이번 생 왜 이래? 2회 차 시작 전부터 마왕 잡은 보상도 뭔지 못 알아보게 다 깨져 있더니!

시스템 메시지 자체가 에러 나고 나서 계속 시뻘겋게 변해 있더니. 아예 고장 나 버린 모양이다.

분노가 충천한 덕분인지 발음이 좀 더 또렷해졌다.

“보샹 슈령!”

[System Error! 잘못된 접근입니다.]

“녜나!”

[System Error! 불가능합니다.]

“비러머글 시슈뗌!”

나는 짤따란 팔다리를 마구 흔들며 외쳤다.

환생 대박 취소야! 이게 뭐야? 역시 시스템은 패야 말을 듣지! 내가 절대 가만 안 놔둔다!

그때였다. 나를 달래려는 것처럼 알림창이 뿅 하고 튀어나왔다.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령하시겠습니까?]

설마 이것까지 에러 나는 건 아니겠지?

나는 팔짱을 꼈다. ……아니, 끼려고 했다. 팔이 짧아서 애매하게 두 팔을 서로 걸치는 게 한계였다. 팔짱까지는 모양이 잘 안 나오네.

어디 이번에는 어쩌는지 보자.

“츄가 보샹 슈렁!”

발음 이상하다고 안 되기만 해 봐라. 내가 아주……!

벼르고 있는 걸 잘 알아서인지 이번에는 재깍 보상이 떴다.

[추가 보상 : 스킬석 (S급)]

“아쌰!”

S급 스킬석이라니?

스킬석은 이름대로 스킬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이다.

레벨업을 할 때가 아니면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스킬석이라, 등급이 낮아도 스킬석은 귀중했다.

안 그래도 레어템인데 높은 등급은 구경도 하기 힘들었다.

전생에서 온갖 S급 아이템을 섭렵하고 다녔던 나도, S급 스킬석은 몇 번 못 얻었을 정도로.

그런데 이번엔 거의 거저 S급을 주다니!

에러 났다고 구박해서 미안하다, 시스템!

에러 났으니까 이런 걸 턱턱 주지.

에러 잘 났다.

더 에러 나라!

완전히 고장 나게 더 패줄까?

나는 환호하며 어떤 스킬인지 확인했다. 그리고 경악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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