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2. 메인 퀘스트 : 성장 (01)
바보 오빠의 난입으로 중간 과정이 길어졌지만, 나는 드디어 시스템 창을 영접할 수 있었다.
오빠랑 유모, 언니들이 전부 나가고 혼자 남은 뒤의 일이었다.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시스템이 반응하는 발음을 내뱉을 수 있었던 거다.
“시슈뗌!”
팟! 드디어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떴다.
그 사이에 성장해 버리다니.
역시 무서울 정도로 대단해, 나.
잠시 자화자찬 타임을 가지며 찬찬히 시스템 창을 읽어 내렸다.
[퀘스트 완료!]
[퀘스트 명 : ‘우리집 숙적 길들이기’]
[보상을 수령하시겠습니까?]
제일 위에 떠 있는 게 이거였다.
이건 또 뭐야? 처음 보는 퀘스트인데, 왜 완료되어 있는 거지? 오류인 건가?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퀘스트 명 : ‘우리집 숙적 길들이기’]
[설명 : 원래 형제란 일생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라이벌인 법. 일생의 첫 숙적을 발아래 꿇리세요. 수단과 방법은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매력으로, 강함으로, 혹은 귀여움으로 상대방을 굴복시켜 능력을 증명하세요!]
[완료 조건 : 루퍼스리안 루스템의 굴복(완료)]
[*최단 시간 완료! 추가 보상을 수령 가능합니다!]
황당했다.
퀘스트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도 아니고.
뭐, 이런 상황이…….
퀘스트를 받은 줄도 몰랐는데, 벌써 끝나 있었다니.
게다가 내용도 황당했다.
오빠 놈을 굴복시키라니?
아니, 이런 바람직하고 달달한 퀘스트를 주다니.
시스템이 에러 나더니 좀 정신을 차린 걸까?
‘안서운은 당연히 내 밥이니까!’
나는 희희낙락하며 보상을 확인했다.
[보상 : 경험치 #@%&%, 재화 *&^% (기본)]
“미찐!”
나도 모르게 욕이 터져 나왔다.
아니, 퀘스트 완료 보상이 저따위인 것도 화가 나는데, 그나마도 에러가 났어?
경험치도 못 받으면 레벨업도 못 하지 않나?
이번 생 왜 이래? 2회 차 시작 전부터 마왕 잡은 보상도 뭔지 못 알아보게 다 깨져 있더니!
시스템 메시지 자체가 에러 나고 나서 계속 시뻘겋게 변해 있더니. 아예 고장 나 버린 모양이다.
분노가 충천한 덕분인지 발음이 좀 더 또렷해졌다.
“보샹 슈령!”
[System Error! 잘못된 접근입니다.]
“녜나!”
[System Error! 불가능합니다.]
“비러머글 시슈뗌!”
나는 짤따란 팔다리를 마구 흔들며 외쳤다.
환생 대박 취소야! 이게 뭐야? 역시 시스템은 패야 말을 듣지! 내가 절대 가만 안 놔둔다!
그때였다. 나를 달래려는 것처럼 알림창이 뿅 하고 튀어나왔다.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령하시겠습니까?]
설마 이것까지 에러 나는 건 아니겠지?
나는 팔짱을 꼈다. ……아니, 끼려고 했다. 팔이 짧아서 애매하게 두 팔을 서로 걸치는 게 한계였다. 팔짱까지는 모양이 잘 안 나오네.
어디 이번에는 어쩌는지 보자.
“츄가 보샹 슈렁!”
발음 이상하다고 안 되기만 해 봐라. 내가 아주……!
벼르고 있는 걸 잘 알아서인지 이번에는 재깍 보상이 떴다.
[추가 보상 : 스킬석 (S급)]
“아쌰!”
S급 스킬석이라니?
스킬석은 이름대로 스킬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이다.
레벨업을 할 때가 아니면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스킬석이라, 등급이 낮아도 스킬석은 귀중했다.
안 그래도 레어템인데 높은 등급은 구경도 하기 힘들었다.
전생에서 온갖 S급 아이템을 섭렵하고 다녔던 나도, S급 스킬석은 몇 번 못 얻었을 정도로.
그런데 이번엔 거의 거저 S급을 주다니!
에러 났다고 구박해서 미안하다, 시스템!
에러 났으니까 이런 걸 턱턱 주지.
에러 잘 났다.
더 에러 나라!
완전히 고장 나게 더 패줄까?
나는 환호하며 어떤 스킬인지 확인했다. 그리고 경악했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