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급 랭커가 회귀하는 방법-37화 (38/201)

제37화

“할 수 있겠어?”

내가 아포피스를 바라보며 윤도빈에게 물었다.

윤도빈도 분명 내가 푸른 상급 놀을 잡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일반 사람들과 높은 급의 게이트를 가보지 않은 가호자, 각성자라면 대부분 상급 놀 정도로도 겁을 먹었다.

‘그래봤자 겨우 B급 게이트였는데.’

A급, S급의 게이트에는 아포피스같은 덩치들의 몬스터가 수두룩했다.

난쟁이의 무기고 앞에 있던 그리폰이라든지, 모부를 만났던 종로의 S급 게이트 안의 데스웜, 거대한 산 같았던 가고일까지.

윤도빈을 다짜고짜 S급에 데려온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C급을 깨고 각성한 각성자들은 그보다 상위의 게이트를 닫을 때 두 가지의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해서 자신만만하게 도전하거나, 상위라는 것에 겁을 먹거나.

하지만 시작부터 S급이라면?

권재경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었다.

내 도움이 있었지만 어찌 됐든 권재경은 S급의 게이트를 겪었다.

그래서 게이트에 들어갈 때마다 어느 정도의 대비와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

그리고 S급을 겪어봤기에 하위 게이트들에 대한 자신감이 붙는 것은 당연했다.

‘도빈이도 그렇게 돼야 해.’

앞으로 계속 내가 윤도빈을 봐줄 수는 없다.

회귀 전 혼자서도 잘해나갔던 녀석이었고 충분히 강한 마음을 가졌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못을 박아둬야 했다.

‘회귀 전처럼 죽게 놔두지는 않아.’

윤도빈이 주변을 맴도는 아포피스의 노란 눈동자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하하….”

윤도빈은 생각보다 거대한 놈의 모습에 겁을 먹은 모양이었지만, 눈빛만은 살아있었다.

사사사삭!

주변을 맴돌며 우리를 정탐하던 아포피스가 드디어 공격을 개시했다.

놈은 순식간에 굉장한 속도를 내며 윤도빈에게 달려들었다.

“!”

윤도빈이 웃음을 거두고 낫을 꽉 움켜쥐었다.

쉬쉿!

사사사삭!

아포피스가 코앞에 달려들 때까지 윤도빈은 망설였다.

아포피스의 입이 크게 벌어지며 가느다란 혀 뒤의 두꺼운 살덩이가 드러났다.

터업!

사사사사삭.

아포피스가 허공을 물어뜯으며 내 앞을 스쳐 지나갔다.

털썩!

윤도빈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포피스에게 삼켜지기 직전, 뒷덜미를 훅 끌어당긴 덕에 윤도빈은 아포피스의 몸속 구경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아포피스는 자신의 속도에 밀려 먹이를 삼키지 못했음에도 멀리까지 밀려났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앞을 지나가는 검은 비늘 덩어리를 바라보는 윤도빈에게 말했다.

“윤도빈, 정신 차려.”

* * *

정이빈은 게이트 브레이크에 지원을 온 것을 후회했다.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자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이곳의 소식을 뉴스나 기사로 접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을 텐데.

아니, 차라리 각성자가 되지 않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단순히 각성자가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다른 각성자들처럼 유명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쉽게 도전할 것이 아니었다.

처음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각성을 했을 때는 굉장한 설렘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나도 이제 각성자다!’

발급받은 자신의 각성증이 매우 자랑스러워 가족과 친구들에게 잔뜩 자랑하고, 집에 있을 때도 항상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각성증을 내밀면 일단 자신을 무시하던 사람도 한발 물러섰다.

물론 각성자라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정이빈은 신경 쓰지 않았다.

‘본인이 못하니까 질투하는 거지.’

대전의 게이트 브레이크 영상을 보면서도 생각했다.

본인이 그곳에 있었다면 윤도아처럼은 하지 못했어도 특공대원들처럼 맥없이 죽지는 않았을 거라고.

이번 강릉의 C급 게이트로 브레이크 현상을 함께 지켜보며 통제하자는 요청이 왔을 때야말로, 기회라고 생각했다.

‘잘하면 나도 윤도아 각성자처럼 영웅이 될지도 몰라.’

정이빈은 망설임 없이 곧바로 지원했다.

하지만 정이빈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각성 후, 정이빈이 닫은 게이트는 모두 C급이며, 그 수는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라는 것.

그리고 게이트에 들어가서 그 안의 몬스터들을 잡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입장 전 안내문처럼, 게이트 안에서는 생체의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즉, 며칠, 몇 달을 그 안에 있더라도 늙지도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그래서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움직이면 충분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그 안의 몬스터를 파악하거나, 놈들을 기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

브레이크 된 게이트에서 나타난 몬스터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파악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저 무작정 달려들어 할퀴고 물어뜯고 집어삼켰다.

만약 이곳에 안세인과 권재경이 없었다면, 정이빈 역시 이곳에 함께 왔던 두 각성자와 같은 운명이 됐을 터였다.

두 각성자와 반인반조 세 마리를 삼킨 저수지의 물은 언제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켰냐는 듯 잔잔히 고여 있었다.

“고생 많았어요.”

권재경이 정이빈의 어깨를 토닥였다.

보스 몬스터인 큰 반인반조를 잡으며 생겼던 상처들이 그새 나아 있었다.

같이 온 치유 특성을 가진 이리나의 덕인 듯했다.

“…전….”

정이빈의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각성자가 되기 전 자신이 얼마나 헛된 생각을 품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일반 사람들이 보는 것은 각성자들의 단면일 뿐이었다.

그들은 각성자들이 게이트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안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각성자들은 계속해서 게이트로 들어갔다.

생사를 건 싸움을 하러.

아무리 각성자라고 해도 게이트에 들어가지 않는 한, 몬스터들에게 처참하게 죽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그들도 사람인 건 마찬가지.

대체 누가 죽음을 반기겠는가.

그런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정이빈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각성자들은 다른 일반 사람들을 위해 게이트를 닫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만약 그들이 게이트를 닫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대전에서나 이곳에서 같은 게이트 브레이크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결국, 이 세계에 인간이 더는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몰랐다.

‘내가 앞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제 목숨을 걸고 남들을 위해 게이트를 닫는다?

아니, 정이빈은 살고 싶었다.

남들을 위해 죽는 짓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

정이빈은 각성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기로 했다.

* * *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긴 윤도빈의 심장은 귓가를 울릴 정도로 세게 뛰었다.

눈앞에 있는 거대한 구렁이를 마주하고 있자니 대전의 브레이크 영상에서 보았던 푸른 몬스터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윤도빈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놈에게 자신은 그저 한입거리 간식조차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단 한번의 실수로 생사가 갈릴 터.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게이트를 여러 번 닫아 본 신교진조차 바닥에 주저앉아 벌벌 떨고 있었다.

그렇기에 윤도아가 더욱 대단해 보였다.

윤도아는 저 거대한 구렁이가 원래부터 이곳에 존재하던 풍경인 것 마냥 보고 있었다.

두려움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불과 몇 초 전, 자신이 구렁이에게 삼켜질 뻔한 일이 있었음에도 윤도아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누나는 저걸 잡을 수 있어.’

확신이 들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무기를 쥐여 주었다는 것은, 자신을 몬스터와의 싸움에 익숙해지게 만들려는 것이 분명했다.

조금 전처럼 위험에 빠지더라도 윤도아는 자신을 구할 것이다.

‘죽을 위험은 없다.’

윤도빈은 레부에게 받은 대형 낫을 꽉 움켜잡고 몸을 일으켰다.

“다시 와.”

윤도아가 경고한 후 뒤로 물러섰다.

왼쪽을 돌아보자 노란 눈을 번뜩이며 자신에게 돌진하고 있는 구렁이의 머리가 보였다.

저 멀리에서 머리의 방향을 틀어온 모양이었다.

남은 거리는 십여 미터 남짓.

‘지금 피하면 분명 구렁이도 따라서 몸을 틀 거다.’

확실히 피하려면 조금 전 윤도아가 자신을 끌어당겼던 것처럼 코앞에 왔을 때.

남은 거리 5미터.

‘조금만 더.’

3미터.

사사사삭!

2미터.

윤도빈이 낫을 고쳐 쥐며 꿀꺽 침을 삼켰다.

1미터.

쉬이익!

‘지금!’

윤도빈이 왼쪽으로 몸을 틀어 들고 있던 낫의 날을 땅에 내리찍은 후.

낫을 꽉 붙든 채 양발로 땅을 박찼다.

부웅!

사사사삭!

바닥에 박힌 낫을 축으로 한 바퀴 몸을 굴린 윤도빈이 땅에 무사히 착지했다.

윤도빈이 뒤를 돌아보았다.

검은 비늘들이 윤도빈을 지나쳐 돌진하고 있었다.

‘됐다!’

성공적으로 구렁이를 피해낸 윤도빈은 작은 쾌감을 느꼈다.

더불어 자신이 체대생이라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식이면 피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윤도빈이 앞을 스쳐가는 구렁이를 보며 손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그리고는 낫을 뽑아 번쩍 들어 올렸다.

‘이번엔 공격을!’

후웅!

티잉!

하지만 구렁이의 속도 때문에 낫이 튕겨 나왔다.

하마터면 낫을 놓칠뻔했다.

‘…일단 멈추게 하는 게 우선인데. 근데 어떻게?’

잠시 후 다시 구렁이의 머리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때 피범벅이인 중앙의 눈이 보였다. 그리고 양쪽의 눈 두 개.

윤도빈이 낫을 고쳐 쥐었다.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하나는 분명했다.

‘내가 죽지는 않지!’

쉬이이익!

아까와 같이 1미터쯤의 앞에서 윤도빈이 옆으로 몸을 뺐다.

그리고는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낫을 쥔 양손에 바짝 힘을 주며 허리를 힘껏 뒤틀었다.

그리고 코앞에 다가온 노란 눈을 향해 낫을 휘둘렀다.

“흡!”

부웅!

촤아악!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횡으로 크게 휘둘러진 낫이 구렁이의 오른쪽 눈을 찢었다.

쉬이이이익!

구렁이가 몸부림치며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윤도빈은 잽싸게 자세를 바로잡고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한 구렁이를 따라 달렸다.

‘기회다!’

윤도빈이 두 개의 눈을 잃고 꿈틀거리는 구렁이의 머리를 노리며 뛰어갔다.

마침내 구렁이가 멈춰 섰고, 윤도빈 역시 고통에 몸부림치는 구렁이의 머리 앞에 도달했다.

구렁이의 눈에서 핏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윤도빈은 구렁이의 옆에 선 채 낫을 힘껏 들어 올렸다가 내리쳤다.

훅!

푸욱!

이번에는 낫의 끝이 성공적으로 구렁이의 머리에 박혔다.

쉬시싯!

사각지대에서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구렁이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윤도빈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렁이의 머리를 발로 밀며 낫을 뽑아냈다.

‘더 세게!’

윤도빈이 다시 낫을 내리쳤다.

퍼억!

다시 한번 낫이 구렁이의 머리를 찍었다. 세 번, 네 번 그 동작을 반복하자 드디어.

뎅겅!

구렁이의 목이 잘렸다.

“…허억, 허억….”

쿵, 쿵, 쿵!

거세게 뛰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윤도빈이 숨을 헐떡였다.

구렁이의 머리가 잘린 단면에서 피와 알 수 없는 액체들이 흘러내렸다.

윤도빈은 멍하게 구렁이의 축 늘어진 얼굴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 자신을 죽이려 달려들던 놈이 이제 미동도 없이 늘어져 있었다.

“…….”

이상한 기분이었다.

“윤도빈!”

윤도아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윤도빈이 뒤를 돌아보았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윤도아가 가까이 오라는 듯 손을 까닥이고 있었다.

옆의 신교진은 여전히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윤도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심장 박동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바닥에 낫을 툭 늘어트린 윤도빈은 그것을 질질 끌며 둘에게 다가갔다.

이제서야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첫 게이트라더니 아주 그냥 날아다니네.”

신교진이 감탄섞인 투덜거림을 내뱉었다.

윤도빈은 별다른 대꾸 없이 신교진의 앞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긴장이 풀리며 온몸의 힘이 빠져나갔다.

“…후아아….”

윤도빈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잠깐 쉬고 있어.”

윤도아가 그런 윤도빈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어딘가로 걸어갔다.

커다란 불을 내뿜고 있던 레부도 윤도아의 뒤를 따랐다.

“어디 가세요?”

“마무리하러.”

그 말에 윤도빈이 고개를 번쩍 들고는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응? 죽은 거 아냐? 머리 잘랐는데?”

“클리어 메시지 안 떴잖아.”

윤도아의 대답이 들려왔다.

윤도빈이 의아한 표정으로 신교진에게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

“아…! 맞네. 원래 보스 몬스터 잡으면 게이트 클리어했다고 메시지 뜨거든. 근데 안 뜨는 거 보니까….”

“저게 죽은 게 아니라고요, 지금?”

윤도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그러게.”

신교진 역시 불안한 표정으로 윤도아와 레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레부가 멀어지자 주변이 금세 어두워졌다.

마른 풀들 위에 레부가 붙여놓은 자잘한 불들이 타오르고 있었지만 그닥 효과적인 불빛은 아니었다.

윤도빈은 낫을 지팡이 삼아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다리가 떨려오고 있었다.

‘확실히 머리를 잘랐는데.’

자신의 손에 남아있는 감각이 그것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윤도아는 둘과 한참 떨어진 곳까지 걸어가더니 곧 거대 구렁이의 몸뚱이가 놓여있는 반대편을 향해 몸을 돌렸다.

사사사사.

멀리서 바닥을 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윤도빈이 흠칫 놀라며 자신이 자른 머리를 바라보았지만, 그것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야, 저기.”

신교진이 윤도빈을 툭 치며 반대편을 가리켰다.

윤도빈이 그곳을 바라보자 먼 어둠 속에서 무언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둘을 크게 빙 둘러 감싸고 있던 구렁이의 몸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도빈은 천천히 그 움직임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사사사사.

그리고 그 몸체를 따라 윤도빈이 잘라낸 머리 부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머리를 잘랐는데 움직인다고?”

“야, 야.”

신교진이 다시 급하게 윤도빈을 불렀다.

신교진의 손끝에 거대한 구렁이의 반대편 끝이 보였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건 꼬리가 아니었다.

비죽비죽 솟은 뿔들과 세 개의 눈. 윤도빈이 잘라낸 것보다 더욱 커다란 또 다른 머리였다.

머리는 레부의 불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

윤도빈은 긴장감에 낫을 움켜쥐었다.

물론 윤도아가 쉽게 구렁이를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 건 상당히 불안했다.

윤도아는 팔짱을 낀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구렁이의 머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으, 아, 못 보겠어. 으, 누나가 잡긴 할 텐데 왜 이리 사람을 쫄리게 만드냐.”

신교진이 옆에 선 채 눈을 반쯤 가리며 중얼거렸다.

5미터 전.

윤도아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구렁이의 입이 위아래로 쫙 벌어졌다.

‘내가 했던 것처럼 더 가까이 오면 피하려나?’

하지만 윤도아는 코앞에 구렁이가 도달했을 때도 움직이지 않았다.

순식간에 구렁이가 윤도아를 삼키며 지나갔다.

(다음 편에서 계속)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