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급 랭커가 회귀하는 방법-113화 (114/201)

제113화

빠르게 날아간 날카로운 불꽃창이 마지막 웬디고의 가슴을 꿰뚫었다.

불꽃창을 맞은 웬디고의 살점들이 후두둑 떨어져내렸다.

그것들은 떨어지며 눈으로 변해 바닥에 소복히 쌓였고 그 위로 웬디고의 뼈들이 투둑 떨어졌다.

웬디고의 뼈가 모두 눈 위로 떨어졌다.

그곳에는 잔뜩 쌓인 눈과 하얀 뼈들, 그리고 활활 타오르며 주변의 눈을 녹이는 불꽃창만이 남아 있었다.

멍하게 그것을 보고 있던 설재민은 옆에서 휘청이는 주선오를 황급히 붙잡았다.

“우왓! 괜찮아요?”

웬디고가 죽었기에 설재민이 막아두었던 얼음은 더 이상 퍼지지 않고 사라진 반면.

주선오의 발을 붙잡고 있던 얼음은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주선오는 코를 감싼 채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었다.

“웁…!”

“행님? 어디 안 좋아요?”

주선오를 부축해 자리에 앉힌 설재민이 식은땀까지 흘리는 주선오를 보며 당황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뒤에서 들려왔다.

“후각이 예민해서 그래요. 조금 전까지 악취가 강했으니까.”

“예?”

설재민이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윤도아가 서 있었다.

설재민은 반쯤 넋이 나간 얼굴로 윤도아를 올려다보았다.

“…헐….”

윤도아는 앞을 향해 손을 까닥였다.

그러자 웬디고의 심장을 꿰뚫었던 불꽃창이 바닥에서 쑥 뽑히더니 허공을 가로질러 그녀에게 돌아왔다.

불꽃창을 등 뒤에 비스듬하게 세워둔 윤도아가 주선오의 다리를 가리켰다.

“그거 빨리 풀어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윤도아가 주선오의 얼어붙은 다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헉, 맞네!”

설재민은 후다닥 주선오의 다리에 있는 얼음을 쓸어내렸다.

그의 손길에 따라 얼음들이 스르륵 사라졌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도아 씨!”

조금전 설재민이 스쳐 지나왔던 안세인과 중년의 남자였다.

그때는 퍼지는 얼음을 막는 데 정신이 팔려 알아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와, 관장님!”

설재민이 반가운 목소리로 외쳤다.

셋이 있는 곳에 도착한 안세인이 설재민을 보며 물었다.

“다친데는 없어요? 혹시나 싶어서 바로 달려왔는데. 각성자인 거죠?”

설재민이 마구 고개를 끄덕이며 한층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예. 각성자 설재민이에요. 진짜 랭커들 대부분이 모여 있네. 근데 옆에 분은 누구에요? 랭커는 아닌 것 같은데, 읍!”

갑자기 옆에 있던 주선오가 손을 뻗더니 설재민의 해골 마스크를 덥썩 막았다.

입이 막힌 설재민이 또르르 눈을 굴려 주선오를 바라보았다.

코에서 손을 뗀 주선오가 창백해진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다.

“…조용히 좀….”

바로 옆에서 쫑알거리는 목소리가 듣기 힘든 모양이었다.

“읍, 으브븝.”

주선오의 손에 입이 눌렸음에도 설재민이 계속 입을 열었다.

몇 번 심호흡을 한 주선오가 설재민의 입을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푸하! 행님, 괜찮아요?”

설재민이 주선오를 따라 일어나며 물었다.

주선오는 다시 자신을 부축하려는 설재민에게 손을 내저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언제 봤다고 자꾸….”

주선오의 말에 설재민이 넉살좋게 웃으며 말했다.

“내보다 나이 많으면 다 행님이죠.”

“이제 좀 나아졌어?”

윤도아가 주선오에게 물었다.

주선오는 여전히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웬디고가 죽어서 그런지 악취도 좀 가셨네요. 아직 코 속에 남아있는 것 같아서 찝찝하긴 하지만….”

둘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설재민은 안세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관장님, 악수 한 번만 해줄 수 있어요?”

설재민의 요청에 안세인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하하, 문제는 없지만 내 손이 지금 이래서.”

안세인의 양손에는 주먹의 두 배만한 얼음 덩어리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설재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안세인의 얼음 주먹을 붙잡았다.

“걱정 마요!”

설재민이 안세인의 얼음 주먹을 덥썩 붙잡았다.

그러자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더니 안세인의 손과 너클이 드러났다.

설재민은 그대로 안세인의 드러난 손을 붙잡고 악수를 나누었다.

“오. 고마워요. 신세를 졌네.”

안세인이 감탄하며 말했다.

“아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안세인과 악수를 나눈 설재민은 문기훈에게도 다가갔지만, 그는 조용히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어….”

살짝 시선을 떨군 채 고개를 돌리는 문기훈을 보며 설재민은 내밀던 손을 멈추었다.

아무래도 자신과 인사를 나누기를 꺼려하는 것 같았다.

잠시 머리를 긁적인 설재민은 그의 얼어붙은 창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것도 없애드릴까요?”

그러자 창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던 문기훈이 곧 창을 내밀었다.

“…부탁드립니다.”

설재민은 문기훈의 창에 붙은 얼음들을 순식간에 없앴다.

멀쩡해진 창을 받아든 문기훈은 설재민에게 고개를 꾸벅이고는 뒤로 물러났다.

“고생들 많았어요. 덕분에 게이트 브레이크를 무사히 막아냈네.”

안세인이 윤도아와 주선오, 설재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닙니다.”

“이정도야 별 거 아이죠.”

주선오가 짧게 대답했고 설재민 역시 넉살좋게 말했다.

어느새 눈은 그쳤지만 아직 게이트는 닫히지 않은 상태였다.

제압만 해두고 숨통을 끊지 못한 웬디고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멀리 쓰러져 있는 웬디고들이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놈들을 살피던 살피던 윤도아가 물었다.

“웬디고들, 죽이지는 못한 거죠?”

“네.”

문기훈이 짧게 대답했다.

“맞아요. 아무리 부숴도 죽지는 않더라고.”

안세인의 말에 옆에서 설재민이 마구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셋의 반응을 확인한 윤도아가 설명했다.

“보셨다시피 웬디고는 불꽃으로 심장을 녹이면 뼈만 남기고 사라져요. 다른 제압된 웬디고들은 아직 살과 근육이 붙어 있긴 할 텐데 혹시 그 모습 그대로 필요하신건가요?”

안세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흠, 글세요. 정확한건 박 소장이 판단할 것 같긴 하지만….”

“어차피 연구소에서 사용할 건 뼈밖에 없을 것 같아요. 웬디고의 썩어문드러진 가죽으로는 아무것도 못 만들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만약 놈들이 다시 재생해서 일어나기라도 하면 성가실 것 같으니, 그냥 죽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윤도아의 설명에 안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부탁 좀 할게요, 도아 씨.”

윤도아가 등 뒤에 비스듬히 세워두었던 불꽃창을 옆으로 끌어당겼다.

자세를 살짝 낮춘 후 도약하려던 그녀는 동작을 멈추고는 설재민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런 윤도아의 시선에 설재민이 긴장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쌓인 눈 좀 없애줄 수 있어요? 아무래도 뼈를 수습하려면 눈이 방해일 것 같은데.”

“아, 예? 아, 예, 예! 그럼요, 맞습니다. 당연히 해야지요. 맡겨주세요.”

설재민의 대답을 들은 윤도아가 피식 웃고는 자리를 박찼다.

훅!

“우왁!”

윤도아가 일으킨 바람에 가까이 있던 설재민이 살짝 휘청였다.

그 사이 이미 윤도아는 저 멀리에서 불꽃창을 휘둘러 바닥에 쓰러진 웬디고를 찌르고 있었다.

윤도아의 모습을 살피던 설재민이 멍하게 중얼거렸다.

“…와, 진짜 까리하네…. 그럼 저도 눈 뭉치고 올게요.”

설재민이 안세인과 문기훈, 주선오를 향해 말했다.

“그래요.”

안세인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설재민은 눈 위를 미끄러지며 순식간에 멀어져버렸다.

* * *

내가 주변을 돌며 각성자들이 제압해둔 웬디고들을 죽이는 사이, 설재민은 바닥의 눈을 한데 모으기 시작했다.

‘설재민 덕분에 브레이크가 생각보다 빨리 잡혔어.’

나는 조금 전 살폈던 그의 가호 정보를 떠올렸다.

[설재민]

[설표 신의 가호]

[히말라야의 유령]

[전용 특성 : 설원의 지배자 lv.2]

[전용 스탯 : 냉기 운용 48/민첩 43]

[전용 스킬 : 균형감 lv.2/냉기 저항 lv.4/도약 lv.3/유연성 lv.2]

[특성 스킬 : 냉기 부여 lv.3/얼음 조형 lv.4]

설재민의 가호는 내 가호와 닮아있었다.

고양잇과의 동물이라 그런지 패시브나 다름없는 전용 스킬에서 꽤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특성 스킬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그는 냉기를 다루는 것이 주 능력이었다.

그것을 보면 니엘과 닮아 있기도 했다.

니엘은 샐러맨더의 특성 덕에 불꽃을 다룰 수 있었고, 설재민도 설원의 지배자 특성 덕에 냉기를 다룰 수 있는 것이었다.

반면 나는 설재민처럼 냉기를 조절할 수는 없었다.

조금 전처럼 주선오의 얼어붙은 다리나 안세인의 주먹에서 얼음을 없애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설재민은 그게 가능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주변을 통제하던 군인과 이곳에 모여 있던 각성자들의 피해가 더욱 컸으리라.

나는 보이지 않는 손을 이용해 들고 있던 불꽃창을 마지막 웬디고의 심장에 찔러 넣었다.

푹.

웬디고가 뼈만 남긴 채 눈으로 녹아내려 사라졌다.

동시에 멀리 확장된 채 남아있던 게이트가 점점 축소되더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게이트 브레이크가 끝난 것이었다.

“쿄, 주인.”

그때 레부가 내 옆에 나타났다.

“다 주웠어?”

“쿄쿄, 물론입니다.”

레부가 양손을 모아 내게 내밀었다.

그러자 그 안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비죽비죽 솟아났다.

조금 전 힘의 충돌에 의해 생겨났던 차원 균열의 파편들이었다.

나는 쓸모를 다한 불꽃창을 레부에게 흡수시킨 후 녀석의 손 위에 올려진 파편들을 살폈다.

‘아홉 개.’

꽤 만족스러운 양이었다.

나는 흡족한 표정으로 레부의 중절모를 쓰다듬었다.

“잘했어. 잘 보관해둬.”

“알겠습니다. 쿄쿄쿄.”

레부가 다시 손 안으로 파편들을 흡수시켰다.

“이모!”

나라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이리나의 품에 안겨 있는 나라가 보였다.

“언니, 고생하셨어요.”

이리나가 나라를 안은 채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통제선 근처에서 군인들과 함께 있던 둘이었다.

하지만 이곳에도 제압된 웬디고가 있었고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보니 브레이크가 일어나는 동안 조용하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다친 데는 없고?”

내 물음에 이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몬스터가 나타났었는데 어떤 분이 나타나서 처리해주고 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설재민이 통제선 안으로 들어온 루트였던 모양이었다.

다행이었다.

만약 이리나와 나라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큰 손실이 될 뻔 했다.

“우와, 저거 봐요!”

그때 나라가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나와 이리나는 나라의 조그만 손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밭의 중앙에 눈의 언덕이 만들어져 있었다.

설재민의 짓이었다.

눈을 없애 달랬더니 중앙으로 모두 끌어모아 놓은 것이었다.

잠시 할 말을 잃은 채 높은 눈 언덕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모, 저기 가보면 안 돼요?”

나라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그래. 가자.”

멀리서 박효진과 기관 사람들이 수송 차량에 웬디고의 뼈들을 옮기는 것이 보였다.

안세인과 문기훈, 주선오 역시 그것을 돕고 있었다.

이리나가 조금 불안한 표정으로 그들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권재경이 보이지 않는 것이 영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라는 눈 언덕에 정신이 팔려있어 아빠를 찾지 않고 있었다.

“아, 리나 씨!”

그때 우리 쪽으로 다가오던 김지석이 이리나를 불렀다.

그러다가 이리나의 품에 안긴 나라를 보고는 멈칫했다.

“도아 씨, 잠깐만 나라 좀 맡아주실 수 있으십니까?”

김지석이 살짝 나라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아무래도 권재경이 부상을 입은 모양이었다.

이리나가 있으니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터.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리나에게서 나라를 받아 안았다.

“나라야, 잠깐 이모랑 저거 구경하고 있어. 알겠지?”

이리나가 나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지석은 내게 눈짓으로 고마움을 표한 후 이리나를 데리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나는 나라를 안고 눈 언덕으로 다가갔다.

금세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 행님! 제 작품에 손대지 마요! 아무리 행님이라도 그건 용서 몬합니다!”

“뭐? 이게 무슨 작품이냐? 그냥 눈 잔뜩 쌓아 놓은 게 다잖아?”

“으억, 형! 무너져요!”

설재민과 신교진, 윤도빈의 목소리였다.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나는 인상을 찌푸린 채 언덕 위를 바라보았다.

언덕 꼭대기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셋은 곧 눈 위를 미끄러져 내려와 바닥에 착지했다.

나는 셋에게 걸어갔다.

“자, 이제 봐요. 제가 아주 굉장한 작품을 뽑아낼 테니까.”

자신만만하게 외친 설재민이 눈 언덕 앞에 쪼그려 앉더니 눈에 손을 대고 말했다.

“얼음 조형.”

쩌적, 쩌저적!

설재민의 손이 닿은 곳부터 눈 언덕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어, 야, 이거 무너지는 거 아냐?”

신교진이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났지만 설재민은 고개를 저었다.

“에헤이, 일단 보세요.”

눈 언덕 전체에 실금이 생겼다. 자리에서 일어난 설재민이 가볍게 발을 한 번 구르자.

투두두둑!

금이 간 눈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거대한 얼음 조형물이 나타났다.

위로 비죽 솟은 기다란 몸체, 그리고 가장 위에 두 개의 삼각형이 돋아나 있었다.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고양이…?’

사실 위로 비죽 솟은 두 개의 삼각형이 아니었다면 그냥 두꺼운 기둥이 하나 솟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게 무슨 작품이야?”

신교진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뭐…. 나름, 고양이 같네요….”

윤도빈 역시 말끝을 흐렸다.

반면 내 품에 안겨 있던 나라는 까르르 웃으며 외쳤다.

“와! 고양이!”

그 웃음에 설재민이 뿌듯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흠칫 놀랐다.

“…어, 와. 윤도아 누님…. 아, 안녕하세요.”

“…아까 본 것 같은데?”

내가 살짝 고개를 비틀며 묻자 설재민이 당황하며 말했다.

“아, 맞네요. 아까 봤죠. 근데 인사는 못 한 것 같아서요. 그, 설재민이라고 합니다.”

어색한 서울말이 쏟아져 나왔다.

옆에서 듣고 있던 신교진과 윤도빈이 질색한 표정으로 설재민을 바라보았다.

“뭐야? 갑자기 왜 이래?”

“그거 지금 서울말이라고 쓰는 거예요?”

윤도빈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그냥 아까처럼 사투리 쓰지, 갑자기 무슨.”

신교진이 혀를 내두르자 설재민이 무슨 소리냐는 듯 물었다.

“전 처음부터 서울말 썼는데요?”

하지만 숨길 수 없는 사투리 억양이 짙게 묻어나고 있었다.

“어?”

그때 나라가 다시 설재민의 작품인 고양이를 닮은 원기둥을 가리켰다.

“저거 움직여요!”

“엥?”

“뭐?”

우리는 동시에 뒤의 고양이 원기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라의 말대로 정말 움직이고 있는 눈더미를 발견했다.

“…어라…? 저게 왜 움직여? 얼음 조형이 생명까지 불어넣는 게 아닌데?”

당황한 설재민의 말에 신교진과 윤도빈이 빠르게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나는 나라를 안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 이유를 알 것 같았기 때문에.

곧 원기둥에서 다리 네 개와 기다란 꼬리가 솟아났고, 얼굴의 디테일까지 살아나더니.

곧 그 얼음 고양이가 외쳤다.

“우부, 커졌다아아!”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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