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4화 (64/846)

64화

최근 개인 방송 갤러리는 떠들썩하다.

반대로 그 외.

단풍잎스토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는 언급이 많이 줄었다.

─오정환 요즘 뭐함?

빅뱅 업데이트로 꿀 빨아야 하는 시기 아닌가?

갑자기 방송 시간 확 줄었네

아이템도 싹 갈고 할 거 많을 텐데

└펑이조만 개꿀 빠는 중ㅋㅋ

글쓴이― 펑이조 아직도 방송함?

└오정환은 요즘 보라 하잖아

글쓴이― 보라가 뭔데. purple?

그도 그럴 게 '보이는 라디오'란 파프리카TV 내에서만 알아주지. 일반인들한테는 굉장히 생소한 개념이다.

즉, 대외적인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오정환이 하는 일이라 관심이 가는 정도다. 애초에 주제 자체가 낯설어도 워낙 낯선데.

─오정환 방금 미쳤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슨 페스티벌때 나온 여고생들 길거리에서 만남!

└ㄹㅇ?

└뭐지 개꿀잼 몰카인가?

└링크링크링크링크링크

글쓴이― http://bj.pafreecatv.com/ojh6974 생방 중임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돈슨 페스티벌.

게이머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이는 시간이 지나서도 잊혀지지 않았다.

─여고생 짤로 달린다ㄱㄱㄱ

[저장한 짤1.jpg]

[저장한 짤2.jpg]

즐감

└ㅗㅜㅑ

└얘네 누구임?

글쓴이― 몰라

└오정환 방송에 나온 애들이네. 고소 당해도 난 모름ㅋ

잊혀질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쁜 여자 사진은, 특히 매력적인 사진은 커뮤니티를 돌고 돌게 돼있다.

그 결과.

인지도가 상당히 축적됐다. 근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 공교로운 타이밍에 근황이 올라온 것이다.

오정환의 방송은 오히려 끝난 이후에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온다.

* * *

─그저갓정환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정환님 방송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ㅎㅎ 혹시 여고생들과는 합방할 예정 없으신가요?

“100개 감사하긴 한데 예정 없습니다. 단풍잎 해야 돼요.”

―아니 왜

―사실 지금 오정환님 협박받고 계세요!

―돈슨이 매수했네 ㅡㅡ

―나도 단풍잎 콘크리트지만 여고생쨩은 보고 싶다;;

얼마 전, 야외 방송 이후.

일련의 질문을 유난히 많이 받고 있다.

한두 번 대답한 게 아니다 보니 투명스러운 대꾸가 나온다.

'그런 느낌이지.'

간혹 팀 게임을 하다 보면 생기는 일이다.

이거 내 설계임.

일부러 죽은 거임.

소위 말하는 '큰 그림'을 그렇게 역설한다.

대부분은 그냥 쪽팔려서, 혹은 합리화로 하는 말이지만 의도적인 플레이였던 경우도 존재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프로 경기에서 종종 나오는 드라마 같은 게임 말이다.

─오정환 돈페 환순이들 근황 떴다ㅋㅋㅋㅋ

[오정환 생방 캡처. jpg]

여전히 곱네

그때보다 더 예뻐짐

└올……

└얘네가 그때 그 여고생들?

글쓴이― ㅇㅇ

└대박이네. 내 학창 시절 ㅇㄷ?

최근 커뮤니티.

두 달 전의 화제에 다시 불이 붙었다. 돈슨 페스티벌 당시 출연했던 여고생팬들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사실은 여중생이긴 한데.'

원래 요즘 애들이 성장이 괜찮다.

특히 사복 입고, 화장 좀 하면 나이 한두 살 속이는 건 일도 아니다.

즉, 수준이 높다. 그런 애들이 또 방송에 출연했다. 화제가 되었고, 이를 이용할 계획을 세워두었다.

─오정환환환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떡볶이녀가 졸귀였는데ㅋㅋㅋ 중딩 같긴 했지만

“…….”

―친구들이 언니 같았음ㅋㅋ

―근데 존나 졸귀임

―한 3년만 지나면 진짜……

―자연 미인이 뭔지 알겠더라

물론 세상일이 으레 그렇듯 예외는 있다.

요즘 애들답지 않게 착하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고, 다 좋은데.

'성장까지 요즘 애들 같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예쁜 게 아니라 귀엽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화제가 되는 이유.

절대적인 기준에서 미인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갈리지 않아서다.

기본적으로 외모는 균형미다.

어디가 크고, 어디가 길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봤을 때 와~ 소리 나오면 이쁜 거다.

성형으로는 이룰 수 없는 그런 아름다움이 있다.

─내꿈은먹튀왕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떡볶이녀랑 합방 하면 만 개 미션 콜?

“만 개요? 아, 만 개……. 근데 제가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만 개는 고민하누ㅋㅋㅋㅋ

―꾸짖기에는 너무 많은 돈이었다!

―만 개는 ㅇㅈ이지

―친구들 만났을 때 연락처 땄어야지ㅠㅠ

그런 시대인 만큼 더더욱 조명받는다.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 내 방송에서 언급이 많아진 연유다.

'잘 무르익고 있어.'

다소 귀찮기는 하다.

관심 없는 척, 그러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일이 말이다.

『수많은 도전 끝에 카오스 라테일을 격파한 원정대여! 그대들이 진정한 라프레의 영웅이다!』

대충 이 정도 난이도.

카오스 라테일이 쓰러진다.

빅뱅 이후 맛집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최강의 보스 중 하나다.

“애들이 화력 믿고 개기다가 하도 죽어서 10분은 더 걸렸네요.”

―힘을 주체 못함ㅋㅋ

―너무 주체하는 것도 안 좋은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여고생들이랑 합방 가즈아~~~!

이를 쓰러뜨렸음에도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그보다 더 간이 센 방송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게임 시청자들이 보라의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전조다.

'지금부터가 중요해.'

죽 쒀서 개줄 수야 없는 노릇이다.

진짜 보라가 무엇인지. 어째서 내가 보라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다녔는지.

알려주기 위해서는 밑준비가 필요하다.

방송을 평소보다 일찍 종료한다.

그리고 손님을 맞이한다.

딩동―♪

드라마의 여주인공 말이다.

* * *

시간이 지나도 불길은 잦아들지 않는다.

오히려 옮겨 붙어 각지에서 아쉬운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떡볶이 묻힌 1번 여고생 근황 떴다ㄷㄷ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나루토 사스케 싸움 수준 ㄹㅇ 실화냐?

그 찐따 같던 나루토가 맞나?

진짜 나루토는 전설이다

└아니, ㅅㅂ

└떡볶이녀 내놓으라고!

└와 나루토 사스케 싸움 수준 ㅎㄷㄷ하긴 하네

글쓴이― 그렇지?

그 이유.

떡볶이에 떡이 빠진 느낌이다. 사실 당시 여고생들 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이는 따로 있다.

떡볶이를 입가에 묻힌 채 함박 웃음을 짓던 1번 녀. 다소 어려 보이긴 해도, 순수함과 가능성이 뭇 남성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일명 떡볶이녀로 불린다.

사건이 재조명되며 다시 관심을 받는다.

고작 그 정도의 이야기였다면 이렇게 성화일 리 없다.

─방금 떡볶이녀에 대해 소름 돋는 사실 알아냈다ㄷㄷ그때는 혹시 했는데

다시 보니까 와 ㄷㄷㄷ

BJ하와와랑 목소리 졸똑임

└졸똑?

글쓴이― 졸라 똑같다고

└그러게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끼어 맞추기 아님? 그리고 봄이는 얼굴 공개 안 함

당시에는 별 이야기가 없었다.

그녀가 데뷔하기 전이기도 하거니와, 돈슨 페스티벌에서 일어난 작은 해프닝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폭풍의 눈. BJ하와와에 대해 궁금해하는 여론이 많다. 좋아하는 쪽에서도, 까는 쪽에서도 전부 말이다.

─지금 하와와 알바들이 여론 몰이 하고 있는. EU

떡볶이녀가 하와와다? →우와 역시 봄이는 예뻤음ㄷㄷ떡볶이녀가 하와와가 아니다? →목소리 비슷한 것 보니 외모도 비슷할 듯ㄷㄷ씹덕 새끼들이 답정너짓 하는 거임

└이게 맏따

└오우 속을 뻔했네

└목소리 비슷한 건 참트루인데?

└응 알바는 너야

개인 방송 갤러리.

가장 격하게 언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생팬들이 가장 많은 커뮤니티인 만큼 당연하다.

실제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BJ하와와의 유일한 아킬레스 건.

그녀가 땅에 떨어지길 원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들켯네…….”

“어차피 쟤네도 알바야!”

“우리는 저게 개소리라는 인식만 심어주면 돼.”

철꾸러지의 입장이 그러하다. 듀라한 사태로 그의 입지가 축소됐다. 원한을 가지고 있고, 댓글 알바까지 동원했다.

'전면전으로만 가지 마라 전면전으로만…….'

하지만 애매하다.

판을 크게 벌리면 다른 듀라한BJ들에게도 불똥이 튄다.

친듀라한파인 철꾸라지가 할 수 있는 건 원한을 달래는 정도다.

“슬슬 저희도 움직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확 묻어버리죠!”

“그럴까?”

하지만 애매하지 않은 이도 있다.

철꾸라지와 김군을 제외해도 파프리카TV에는 여러 파벌이 있고, 그들 중 몇몇은 오정환과 하와와의 급성장을 아니꼬워 하고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

알아서 자멸할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어느새 보라판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컸다.

─환순이들 수준 엄청 높긴 하네ㄷㄷ

거의 모델급인데?

근데 저런 애들이 진짜 팬이 맞을까……

└짜고 치는 거 아님? ㅋㅋ

글쓴이― 그럴 수도?!

└ㄴㄴ 쟤네 돈페때 만났던 여고생들임

글쓴이― 그러면 더 수상하지 않아? 그게 말이 돼?

여론전.

그것은 특정 BJ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만이 아니다.

의혹을 드러내거나, 만들어내어 이미지를 깎아내기도 한다.

그렇게 예쁜 점원이 어디 있냐?

어떻게 길거리에서 우연히 자기 팬을 만나냐?

논란이 될 만한 글들을 커뮤니티에 올리는 것이다.

─오정환의 급성장이 수상한 이유를. Araboza

─삐슝빠슝! 지인이 전부 미인인 BJ가 있다?

─추천요청) 이 와중에 듀라한 실드 치는 오정환. avi

그동안 오정환은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예외가 될 수 없고,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리자 여론은 크게 휘청인다.

깨진 유리창 이론.

남들이 까자 별 생각 없이 한두 마디 던지는 사람들이 생긴다.

특히 빠른 성공에 대한 시기는 매서울 지경이다.

─이유有) 오정환 시청자는 거품이다. 실시간 1위 인정 못함요즘 환견들이 보라 1위 좀 찍었다고 거들먹거리는데 어차피 사황들 방송 안 할 때였고 방송 어그로 끌려서 안티 드글댈 때 운이 좋았던 것 뿐임 ㅅㄱ└니가 인정 안 하면 어쩔 건데ㅋㅋㅋㅋ

└김군은 사황이 아님? ㅋㅋ

└작성자 철빡이임. 내가 봄

└개추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보라를 주콘텐츠로 삼는 BJ라면 반드시 겪는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두 가지뿐이다.

보라판에서 손을 떼거나.

자신을 보호해줄 크루에 들어가거나.

게임BJ라는 까방권이 부숴진 이상 오정환도 선택을 해야 한다.

“형님. 만약 오정환이 크루 들어오고 싶다면 받아줄 거에요?”

“마아아―!!”

“아, 깜짝 놀랐네……”

“되겠냐 낄낄.”

“대가리 박기 전에는 절대로 안돼.”

“대가리 박으면 되는구나~.”

하지만 그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반대로 말하면 크루에 들어가는 순간 보라BJ로 안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소리다.

그런 꿀과 같은 자리를 간단히 내줄 리가 없다.

실제로 들어가고 싶어서 별별 짓을 하는 하꼬BJ들이 새고 샜다.

오정환에 대한 앙금이 하나씩은 있는 대형 크루들은 못마땅하다.

철꾸라지는 물론.

“오정환이랑은 이제 좀 풀린 거 아니에요?”

“이 기회에 저희가 받아버리죠! 걔 보라 감성 좀 있던데.”

“닥쳐.”

“……네?”

“닥치라고. 그딴 놈은 내 하위 호환일 뿐이니까.”

“…….”

은근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김군 또한.

헌팅이라는 비슷한 콘텐츠를 진행해 동시간 시청자 수가 밀렸었던 사실을 마음 깊이 담아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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