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단풍잎BJ 연합 수준 ㄹㅇ 실화냐?
진짜 단풍잎 최강자들의 싸움이다
글쓴이― 오정환 하꼬 시절부터 봤는데 왕 같은 존재인 대기업이 돼서 단풍잎BJ들을 이끄는 영웅이 된 지금을 보면 진짜 내가 다 감격스럽고 옛날 모습들이 뇌리에 스치면서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제 겨우 6개월밖에 안된데수
└―Wls―
└삼도수군통제사
단풍잎스토리는 1, 2위를 다투는 인기 게임이다.
빅뱅 패치가 초대박이 나며 현재는 확고한 원탑 자리에 올라섰다.
즉, 유저 수가 엄청나게 많다. 과장 조금 포함하면 작은 나라에 준한다. 스카니아 서버 하나로 한정해도 수십만 명이 접속할지언데.
─오정환 머리 오지게 잘 굴리네
BJ들끼리 서버 다르고
시청자들끼리도 다르니까
서버 맞는 사람들끼리 돕는 시스템 구축함ㄷㄷ
└아 그러네
└사실 지는 상관없을 텐데ㅋㅋ
글쓴이― 진짜 머기업이니까
└오정환이 은근히 대인배야
전 서버를 아우르며 스케일의 차원이 달라진다.
단풍잎스토리 관련 모든 커뮤니티에서 일련의 화제가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자유시장의 토벤컷 장사꾼들!
일반 유저들도 불만을 가지고 있긴 마찬가지다.
누군가 부를 독차지한다는 건, 나머지에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번 기회에 전문 장사꾼들 싹 사라졌으면 좋겠다
매크로 개새끼들!
얘네 때문에 명당 자리를 먹을 수가 없어
└ㅇㄱㄹㅇ
└어쩌다 먹어도 24시간 매크로 깔고 대기함
글쓴이― 내 친창도 그래서 뺏겼다더라
└패치 끝나고 서버 열릴 때 잠깐 기회 있음ㅋ
단풍잎스토리에 '옥션'이 생기기 이전에는 '자유시장'에서 유저들 간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옥션이 인터넷 쇼핑이라면, 자유시장은 골목 시장이다.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야 물건이 잘 팔린다.
1―1. 1―2, 2―1, 3―1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 기가 막힌 자리들을 전문 장사꾼들이 독점하여 절대 내주지 않는다.
그뿐일까?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매크로를 사용해 일반 유저들의 자리를 강탈하기도 했다. 몇 년째 이어져 오는 패악질의 종지부를 찍을 기회다.
─루나썹 유저분들 김원기 지원 좀요!
─전행 있는 사람 펑이조ㄱㄱㄱㄱㄱ
─살다 살다 BJ들을 다 도와주넼ㅋㅋㅋㅋㅋㅋㅋㅋ
.
.
We are the World!
커뮤니티에서는 붐이 일고 있다.
BJ연합을 응원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
굉장히 의외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오정환의 경우가 특수한 거지, 사실 커뮤니티에서 BJ의 취급은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
ㅈ도 아닌 새끼가 센 척한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부캐에 전행60% 5장 있더라ㅋㅋㅋㅋㅋㅋ
한창 와이번 잡을 때 먹어둔 건데
이거 펑이조한테 갖다 주면 얼마 쳐줌?
└시세의 1.5배는 쳐줌
글쓴이― ㄹㅇ?? 그 새끼가?
└바가지 주고 사는 것보단 낫잖앜ㅋㅋㅋㅋㅋ
└돈도 벌고, 조선족도 조지고 일석이조 77ㅓ억
그럼에도 오지랖을 펼치는 이유.
전문 장사꾼들이 아니꼬워서도 있지만, 애초에 초기 대응을 너무 잘했다. 협력하는 유저들이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가격을 아주 넉넉하게 쳐줬다.
서로간에 Win― Win이 성립한다. 사재기를 했던 장사꾼들만 닭 쫓던 개 꼴이 된다.
흘러가는 사태를 지켜보던 광석은 온몸에 분노가 끓어오른다.
'남조선 간나 새끼들! 조선족 일이라고 단합하고 있구나!'
평소 서로 싸우기 바빴던 한국인들이 이토록 단결하다니?
조선족 일이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는 것이다. 적어도 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고 있다.
BJ들을 뜯어먹으려는 계획이 실패했다. 여론의 영향인지 사재기도 평소보다 안된다. 밥줄인 수입에까지 영향이 가니 이성이 통제되지 않는다.
「큰일 났다;;」
「지금부터라도 그만두자」
「그만두는 정도로 돈이 돌아오나?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한다!」
「누가? 어떻게?」
.
.
.
하지만 화를 낼 상황이 아니다.
단톡방의 여론이 분열되고 있다.
돈도 안 벌리고, 오히려 손해만 보는데 이걸 왜 더 해야 돼?
'그러면 당하고만 있으라고?'
한국놈들한테 굴복하는 건 죽기보다 싫다. 노예 근성에 찌든 동포들이 너무 한심하다. 저들이 뭉치면, 자신들도 더욱 더 뭉치면 되는데.
「뒷감당이 되가써?」
「나는 찬성이오!」
「이참에 한국놈들한테 연변의 매운맛을 보여주드라고」
「꼬리를 마는 것보다 백 배는 낫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대국의 속국인 한국놈들은 자신들의 주제를 깨우쳐야 한다.
'우리한테 맨날 속던 놈들이 이제 와서 뭉쳐? 그런다고 당해낼 수 있을 것 같아?'
머리는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뇌세포는 정상 작동을 하고 있다.
무턱대고 화를 내는 게 아니다. 나름대로 해결책을 가졌다.
단풍잎스토리를 어디 1, 2년 했을까?
자유시장이 형성된 초창기부터 자리를 닦았다. 광석은 한국인 이상으로 게임 구조를 빠삭하게 꿰고 있다.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BJ들이 어떤 존재인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깊은 시선에서 접근한다.
―동포들 보시오
―BJ들은 별풍선을 삥 뜯어 살아가는 존재오
―연예인, 아니 격이 떨어지는 광대와 같다고 보면 되오―그러니까……
단톡방을 통해 암암리에 지령이 떨어진다.
* * *
작전은 잘 먹혀 들어간다.
아니, 생각 이상으로 너무 수월하게 풀리고 있다.
'일반 유저들까지 호응을 해주면 말 다했지.'
커뮤니티 이용 유저가 전체의 10%밖에 안된다고 쳐도 최소 수십만 명이다.
그중에 또 10%만 도움을 준다고 쳐도 수만 명에 달한다.
시장에 풀리는 주문서들?
당연히 그들 손에서 나온다.
소위 말하는 '득템'을 한 아이템을 파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액션포돌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사재기해서 되팔렘하는 놈들 있던데 주의하세요!
"괜찮습니다. 그것도 넓은 의미에서 봤을 때 저희를 도와주는 것이라서."
이를 웃돈을 주고 매입해준다.
돈을 노리고 중개 장사를 하는 유저들이 생기면 본말전도 아니냐?
그런 이야기도 나오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괜찮다.
'시장이라는 게 원래 그래.'
수요와 공급은 가장 기본적인 시장 원리다.
같잖은 정의감으로 재단할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자연스러운 현상을 부자연스럽게 막는 건 멍청한 행위다.
물론 전문 장사꾼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렇게 돈을 벌어서 캐릭터를 키우는데 쓰는 것과, 작정하고 돈만 벌려는 후안무치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기생충처럼 돈만 빨아먹는 놈들이 문제가 되는 거죠. 유통이나 별도의 판매 광고가 필요하지 않은 게임에서 왜 저 X랄을 하냐고."
―얼마나 버는지 알고 나니 소름 돋던데
―얼마 벌길래?
―조선족 새끼들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한국에서 다 추방해야 됨
단풍잎이 뭐 거상이야?
무슨 장사만 하려고 그래.
그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도 좋게 보기 힘든 까닭이다.
감정이 격화되다 보니 과격한 발언들도 나온다.
대부분 본토에 작업장이 차려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통제가 힘들다.
'이해는 해.'
중국보다 훨씬 돈이 잘 벌리니까.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닐 테니까.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마라. 그렇게 생각해주고 싶지만, 일부가 모여 전체가 되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본인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조선족 문제를 자정작용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정상적인 활동을 하며 한국 사회에 적응하면 좋겠는데.
[자시 상인 억압하는 오정환]
[벽에 똥칠할 새끼 오정환]
[별창남 오정환은 사람이 되어라!]
자유시장 1―1 구역.
사람의 왕래가 가장 잦은 명당 중의 명당이다.
그곳에 내 욕이 쓰여진 상점이 수십 개나 세워져 있다.
─3년째모쏠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진짜 농담 아니고 팔에 소름 돋음 조선족 새끼들;;
"100개 감사합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네요."
딱히 처음 보는 일도 아니다.
스카니아 3대 세력.
쟤네가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랭커는 더더욱 아닌데 대체 뭔 소리냐?
'그게 다 이유가 있다는 거지.'
이따금 힘을 행사할 때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바로 저 비방이다. 유치하고 추하지만 그만큼 효과적인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상황을 모르는 3자가 보기에는 오해하기 쉽다.
불특정 다수가 욕을 하는 대상?
일단 선입견이라는 게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친놈들이네
―저러다 고소 당하면 어쩌려고ㅋㅋㅋ
―실명인데 ㄹㅇ
―사시미 들고 찌를 자신은 없나 보지?
무서운 소리하지 말고.
나처럼 특정성이 성립되는 BJ를 실명까지 거론하며 욕하면 빼도 박도 못하게 빨간 줄이 그인다.
'그럴 민증이 없잖아?'
눈에 뵈는 것도 없다.
원래 진흙탕 싸움은 잃을 게 없는 쪽이 유리하다.
서버의 고레벨 랭커들조차 그들과 대척하는 걸 꺼리는 이유다.
과거에는 나도 피해 다녔다.
저들이 암세포 같은 존재라는 걸 알고도 방치했다.
똑같은 후회를 되풀이하는 인생은 더 이상 사양이다.
"디코 들어오셨나요?"
<네, 왔습니다.>
<후우……, 진짜 힘드네요.>
<펑이! 펑이!!>
다시 BJ들을 소집한다.
엊그제와 달리 목소리에 힘이 빠진 게 의기소침하다.
그들도 그들 서버에서 장사꾼들에게 견제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데 애초에 어떤 식으로든 ㅈ될 운명이었어.'
상대의 수법을 알고 있다.
더욱이 무너질 경우는 하나가 아니다.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가 어디 괜히 생겼을까?
하다 보면 귀찮아.
결국 안 지키게 돼있다.
BJ도 시청자도 인간인 이상 영원할 수는 없다.
"여러분들께 제안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때문에 일시적인 땜빵, 시간 벌이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즉, 내가 하려는 바는 따로 있다.
범죄는 112, 구조는 119, 민원은 110이라면 단풍잎스토리 내 문제는 누구에게 상담을 해야 할까?
<헐…….>
<대박이네 진짜.>
<할 수만 있으면 저희야 좋죠! 대찬성이죠!>
바로 운영자다.
일반 유저의 문의 메일은 캐시템이 복사된다고 보내지 않는 이상 답변에 최소 2주일은 소요되는 절벽 위의 꽃 같은 존재 말이다.
'답변을 받아도 대부분 매크로고.'
그쯤 시간이 지나면 힘이 빠져서, 귀찮아서라도 넘기게 된다.
정말 노리고 한 게 아닌지 의심되는 수준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제가 팬카페도 엊그제 생긴 부족한 BJ지만, 운이 좋게도 연락이 닿는 운영자분이 계셔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에 그?
―아ㅋㅋ 방송 출연한 분
―고정 호구 또 잡히겠누
상부상조 하는 거지.
단풍잎 내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운영자가 욕 먹게 돼있다.
이렇게 수면 위로 드러난 이상 책임론은 피할 수가 없다.
'그럴 때 대처를 잘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
물론 껄끄러울 수 있다.
원래 직장인들은 일하는 거 싫어해.
ㅈ빠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강제력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내가 단체를 형성한 진짜 이유다.
목소리가 크면 클수록 고막에 똑똑히 울리게 된다.
"말은 제가 책임지고 전할 테니……, 여러분들은 의견 통합만 해주시면 됩니다."
간단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