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113화 (113/846)

113화

이 바닥에서도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간간히 있고, 안타깝게도 有경험자다.

여자를 이용해 파벌이 없는 BJ를 꼬시는 행위. 삼국지에도 심심찮게 나오는 고전적인 수법이다.

고추로 생각하는 남자들에게는 그만큼 잘 먹힌다.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올 수 있을 뿐이지.

"해 지기 전에 들어가."

"네."

"이 행주년아."

"너무해요 진짜~."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한다면 실실 웃으면서 그런 말을 하진 않을 것이다.

가끔 있다, 이런 애들이 아주 가끔.

'막 대해지는 거에 환상 가지는 애들.'

예쁜 애들은 살면서 대우를 엄청 많이 받는다.

음식점 가면 덤 주는 건 기본이고, 별것도 아닌 일에 남들이 도와주려고 성화고, 외모가 연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말 다했다.

그렇기에 더욱 가지는 것이다.

마치 재벌 2세들이 뺨 맞았다고 반하는 것처럼 함부로 대해지는 것에 비슷한 맥락의 환상이 있다.

특히 관계를 가질 때 환장하는 애들을 좀 봤다.

"첫 주는 강의 빼도 되지?"

"네."

"목에 빨간 자국 잘 가리고 다니고."

"네 히히."

그 뒤처리가 조금 힘들기는 하다.

본인이 잘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제발.'

상해 및 기타 여러 가지 범법 행위로 잡혀 들어가기는 좀 그렇잖아.

내가 이래 봬도 많이 봐준 건데.

"입도 행주도 여기도 행주고."

"자꾸 그러면 저 삐져요?"

"여기 봐봐. 니가 물어 뜯어서 흉지게 생겼어."

"아……, 죄송해요. 그때 너무 경황이 없었어요."

"농담이야. 침 바르면 나아."

나도 많이 아팠다.

작은 몸에 받아들이는 게 힘들어 보여 어깨를 물게 했다.

피는 물론이고 피멍까지 들 만큼 이빨 자국이 깊이 파였다.

'이게 또 재밌어.'

서로의 몸에 상처를 주는 행위.

짧은 시간에 강한 인연을 만들 때 효과적이다.

살짝 맛이 간 년을 다루는 방법에 관해서는 이골이 나있다.

"보고하러 갈 때."

"네?"

"업체에 말이야."

"아. 네……."

서은과 얽히게 된 의미에 대해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죄인의 표정을 짓는다.

'설마 모르고 안았겠어?'

그것도 떡이 될 때까지.

딱히 동정심에 저지른 일이 아니다. 내가 그 정도로 사리분별이 안되진 않는다.

오히려 너무 돼서 문제지. 다 계산 하에 저지른 것이다.

어차피 늦든 빠르든 접촉해올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렇다 치고, 너는 앞으로 어쩔 거야?"

"저요?"

"거기서 몸이라도 굴리게? 빚이 있었던 때보다는 대우가 나을 텐데."

"……."

그렇다면 내 사람을 만들어두는 편이 옳다.

볼을 살살 긁고 있음에도 눈동자는 미동도 없이 불타오르고 있다.

'성깔 있다니까?'

갑자기 주륵 흘러내리는 눈물에 담긴 의미는 이전과 다르다.

전혀 오열하지도, 괴로움에 차있지도 않다.

느껴지는 것은 강한 분노 뿐이다.

"죽여버릴 거예요 그 X발 새끼."

"나를?"

"설마요! 오빠한테는 오히려 죽고 싶어요."

이상한 성적 취향이 싹튼 듯싶다.

내 손을 들어 자신의 목에 갖다 댄다.

그대로 당겨 입가가 침 범벅이 될 정도로 먹어준다.

"혹시라도 이상한 마음 먹지 말고."

"저 오빠 거예요?"

"그래. 가짜 치곤 괜찮더라."

"네??"

"너 이거 의젖이잖아."

한 사이즈 업.

본래 가슴이 있는 여성이 약간 키운 정도라면 그리 티가 나지 않는다.

외관은 물론 만져봐도 구분이 어렵다.

'나는 알지.'

의식을 하기도 했다.

이 나이대에 불법 대출을 받는 이유는 뻔하다.

유흥비도 있겠지만, 주된 목적은 성형 수술의 비용이다.

"몸에 칼이나 대고."

"실망했어요……?"

"딱히. 신경은 안 써."

그렇게 선입견은 없다.

까놓고 말해서 성형민국인데. 세계 제1위의 성형 기술을 자랑하는 나라다.

'여캠들은 다 기본적으로 해.'

리아 같은 경우가 특이한 거지.

여캠의 100%는 성형을 했다고 보면 된다.

안 했던 애들도 한 1년 후에 보면 여기저기 손을 대있다.

미리 하고 데뷔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내 개인적으로도 애매한 자연 미인보다 손을 약간 댄 편이 낫다고도 생각한다.

"앞으로는 그걸로 톡 받아."

"기존 건요?"

"오빠 폰이 두 개거든."

심적으로 안정감을 찾은 이후에 BJ쪽을 시키면 제법 잘 먹힐 외모다.

약간 맛이 가긴 했어도 막 나갈 줄 아는 년도 필요하다.

"오빠."

"응?"

"저 그 자식 일 도와주고 있어도 돼요?"

"왜 용돈이라도 벌게?"

"복수하고 싶어요. 죽여버릴 거예요 그 새끼."

이런 세계에서 살아갈 거면 미쳐있는 편이 차라리 낫다.

목표가 있다면 이룰 때까지는 눈빛이 살아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 후인데.'

내가 보살펴주면 엇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를 위해서라도 현실과 이쪽 세계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야."

"아앙……."

"헤픈년인 거 학교에 소문 내지 말고 잘 다니고 있어라?"

"저 그런 건 자신 있어요."

"자랑이다."

"히히."

샤워까지 뽀송뽀송하게 시켰음에도 스커트 안쪽이 흥건하게 젖어있다.

알아서 가랑이도 벌리는 게 벌써 교육이 잘되어있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여기도 여기지만, 허리랑 허벅지가 미친 듯이 아플 거야."

"근육통처럼요?"

"그래."

"그게 익숙해지면요?"

“뭐긴 뭐야. 인생 ㅈ된 거지.”

"빨리 ㅈ되고 싶다. 오빠가 나 안기 편하게 히히."

한동안 귀찮아질 예정이다.

이 녀석의 케어도, 그리고 나 자신의 일도 말이다.

'바라지 마지 않던 흐름이지만.'

우군이 있다면 일처리가 더욱 편해진다.

괴물을 죽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뱃속에 폭탄을 터트리는 것이다.

* * *

3일간의 짧은 휴방.

BJ도 당연히 사람이고, 정신 노동도 엄연히 노동인 만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지난 반년간 열심히 달려온 그이기에 탓하는 여론은 없지만.

─오정환 방송 언제 하냐고 ㅡㅡ

뭘 하길래 방송 안 하는데?

단풍잎도 접속 안 하고?

└놀게 냅둬

└쉬겠지

└진짜 궁금하긴 함ㅋㅋㅋ

└여자도 귀찮고, 게임도 안 하고, 봄이도 없으면 혼자 뭐하지?

아쉬움이 부족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오정환의 방송국은 물론, 커뮤니티에서도 여러가지 뜬 글들이 올라온다.

콘텐츠의 주체가 아닌, 한 명의 BJ로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결코 길지 않은 기간임에도 시청자들이 기다림에 목 매게 만든다.

─오정환 복귀하면 뭐 할까?

한동안 손 안 댔던 단풍잎?

아니면 여캠 합방?

길거리 야킹?

└하율이 안 본 지 좀 됐지

글쓴이― 오오

└오오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뭘 해도 재미는 있을 듯?

그간의 신뢰가 바탕됐다. 휴식을 한 만큼 재밌는 콘텐츠를 들고 와주지 않을까?

인터넷 방송의 가장 선두에 있는 그이기에 과한 기대는 아닐 것이다.

가끔씩 예상을 벗어난 특이한 짓을 하긴 하지만 늘 결과가 좋았다.

오정환이라면 믿고 볼 만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지다.

<오늘 콘텐츠 개판이네?>

<마아아아―!!>

<형님도 이제 퇴물 다 됐어요. 정환이 불러야겠습니다.>

―오정환?

―퇴꾸라지 지 크루한테도 까이눜ㅋㅋㅋㅋㅋㅋ

―근데 갑자기 왜

―이거 설마 떡밥 아님?

인터넷 방송.

특히 보라쪽의 시청자는 수천에서 많으면 수만 명대까지 간다.

스쳐가는 발언도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다. 해석의 여지가 있는 소리라면 말이다.

안 그래도 휴식을 가지는 와중이고,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오정환을 언급하다니?

공지― 『중대 발표) 철꾸라지 크루에 새 가족이 들어왔습니다^^』

행님들 요즘 소문이 있죠?

바로 그와 관련된 따끈따끈한 소식입니다~

오늘 저녁 6시!

철꾸라지 크루의 새 멤버를 발표하겠습니다!

크루라는 것은 딱히 BJ들 사이에만 알려진 비밀 조직 같은 게 아니다.

서로 친밀한 BJ들이 있다는 걸 시청자들도 알고 있고, 몇몇은 아예 대놓고 방송 협업을 공표하기도 한다.

철꾸라지 크루는 가장 대표적인 조직이다. 들어가고 싶어하는 BJ들이 줄을 섰기로도 유명하다. 철빡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 방송적 성장과 콘텐츠 짜기가 수월해지는데.

─철크루에 오정환이 들어간다고??

아니 씹ㅋㅋㅋㅋㅋ

상상이 안되는데 대체 왜?

└전에 한 번 합방 했잖아

글쓴이― 그건 그거고 솔직히 이득 볼 게 없잖아

└너무 타산적인 거 아님?

└지 팬도 많고, 지 콘텐츠도 있는데 딱히 갈 이유가 없긴 하지

이미 철꾸라지에 꿀릴 것이 없다.

그렇게 말을 해도 무방할 만큼 오정환의 존재감은 거대하다.

그를 대형 신인 정도로 부르던 시기는 이미 진작에 지난 것이다.

떡밥이 있음에도 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 않았다.

반대하는 여론도 많아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접을 만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엄청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오정환X철꾸라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빡이들 피아식별 불가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축들 현재 어리둥절한 이유. Real

─둘이 방송적 시너지가 나나?

.

.

.

개인 방송 갤러리.

보라 콘크리트의 주군락지가 터질 만큼 말이다.

기존의 생태계를 근본부터 엎어버리는 대형 사태가 일어나버렸다.

─보라 원탑 올타임 넘버원은 철꾸라지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정환을 휘하에 두는 인방 대통령의 그릇ㄷㄷㅇㅈ? 어 ㅇㅈ?

앙 기모띠!

└오늘 만큼은 기모띠!

└철빡이가 아니지만 ㅇㅈ합니다^^

└철빡이들 벌써 미쳤누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철꾸라지의 팬덤이 의기양양할 만도 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철꾸라지 + 오정환. 손에 꼽히는 대기업 둘이 동맹을 선언한 것이다.

고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보라판. 기존의 세력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진 몰라도, 방송적 영향력 확대는 분명한데.

─님들 철꾸라지가 누구임?

오정환이 무슨 BJ연합? 같은데 들어갔던데

철꾸라지라는 애가 수장이래

└철꾸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방계의 쓰레기임

└와 그거 찌라신 줄 알았는데

└대체 왜 그런 애랑 친하게 지내는 거?

기타 일반 커뮤니티.

오정환의 팬덤은 보라쪽으로 한정돼있지 않다.

단풍잎 콘크리트는 물론, 일반팬들도 그의 방송에 매료되었다.

그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파프리카TV를 오래본 시청자들은 무덤덤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 철꾸라지는 쓰레기보다 못한 취급이다.

철꾸라지와 어울린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달가울 수가 없다.

소꿉친구가 금발 양아치와 놀러 간다고 하면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정환 철꾸라지랑 노는 건 실망인데……

물론 BJ들끼리 친해질 수는 있다고 보지만

크루까지 들어갈 필요성이 있나?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데

└개학 시즌이라 보라쪽에 힘주려는 거 아님?

글쓴이― 아니, 많고 많은 BJ 중에 왜 하필 철꾸라지냐고 └ㅇㄱㄹㅇ

└오정환도 결국 그 밥에 그 나물인가

여론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당장이라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오정환의 진의를 알기 위해 수많은 시청자들이 6시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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