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돌아온 보라판
대기업BJ의 콘텐츠.
즉흥적인 것도 물론 있지만, 기본적으로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친다.
'오디션이라.'
최소 수천에서 수만 명의 시청자가 보게 되고, 그만큼 큰 파급력이 생긴다.
그 영향력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이를 테면 합동 방송.
하꼬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이득이다.
방송 홍보와 더불어, 방송 경험치까지 한 번에 쌓을 수 있다.
"에바입니다! 지금이라도 말려야 돼요."
"우리 콘텐츠인데 다른 크루 애들을 들이면……."
그런 남 좋은 걸 맨입으로 해줄까?
잘 해주지도 않거니와, 해주더라도 돈을 받는다.
오정환의 제안은 크루원들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그러니까 니들은 안되는 거야.'
심익태는 개안을 한 듯한 기분이었다.
확실히 시청자들도 염증을 느끼고 있다. 크루 단위로 갈라진 BJ들의 세력 다툼에 말이다.
철수와 영희는 왜 합방 안 함? 케미 잘 맞을 거 같은데!
철수는 A 소속이고, 영희는 B 소속이라…….
아 까비;;
크루가 다르다는 이유로 콘텐츠를 함께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파프리카TV의 국경을 허물어뜨리자는 계획이다.
"다른 크루를 들이면, 다른 시청자도 오고, 파이가 커지고, 우리가 먹을 것도 많아지겠지."
"쟤네한테 뺏기잖아요."
"콱 그냥! 아가리 안 닥쳐?"
"……."
심익태도 생각을 해봤다. 이 계획을 실행하면 어찌 될지.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판단을 내렸다.
'명색이 인방 대통령이잖아 인방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이 뭔가?
한 나라의 수장이다. 국민이라 할 수 있는 BJ들을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개인 방송 내지, 간단한 합방이 잘 먹혔다.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오정환의 의견은 확실히 맹점이었다.
─빠가형™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철꾸라지와 김군의 합방도 볼 수 있는 거임? ㄷㄷ
"빠가형님 100개 감사합니다. 김군님도 신청만 하시면 그렇게 될 수 있는 거죠."
―헐
―김군도??
―그건 완전 드림팀인데……
―진짜 세계관 최강자들의 방송이다ㄷㄷ
시청자들도 원하고 있다.
만화로 따지면 루피의 기어4와 원펀맨의 진심 펀치가 맞붙는 광경을 말이다.
'얼마나 재밌겠냐고.'
진심 펀치 맞아도 고무고무 열매라서 버틸 거 아니야.
파프리카TV에도 그만한 BJ들이 있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케미가 나올 수 있다.
성공은 보증 수표나 다름없다. 자리만 잡으면 엄청난 돈줄이 된다.
아니, 말로만이 아닌 진짜 인방 대통령으로 등극하는 것이다.
"씹새끼들이 날 팔아먹어?"
"형님 하실 겁니까?"
"미쳤냐!!"
그 꼬라지에 도움을 줄 생각이 있을 리가 없다.
철꾸라지는 물론 오정환과도 악연이 있는 김군은 소식을 듣고 노발대발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나가봤자 뭐하겠어?
둘이서 짜고 엿이나 먹이겠지.
벽을 치고 방송을 해온 적대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참여만 해봐. 내가 그 새끼 묫자리를 파줄 테니까."
"요즘 장의사 부르는 가격 비싸다던데."
"뒤질랜드?"
그 자신은 당연하고 소속 크루원들과 영향이 닿는 BJ들에게 전부 엄중한 경고를 내린다.
그들의 콘텐츠가 성공하지 못하도록 견제에 힘을 쏟는다.
그런 앙심 어린 노고가 무색하게도.
"어? 진짜로?"
"껴주기만 한다면……, 아 물론 공평해야 참가하긴 할 건데."
몇몇 크루들은 혹하여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프리카TV의 모든 크루가 삼대장급의 대형 크루는 아니기 때문이다.
철꾸라지는 엄청난 대기업.
오정환도 최근 기세가 만만치 않다.
두 사람의 연합에 숟가락을 꽂을 수 있다면?
'3명이나 뽑는다고?'
'나 정도면 킹능성 있지. 충분히 있지!'
'윾신형한테 허락 맡고 함 신청해봐야겠다 헤헤.'
낙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수많은 BJ들이 앞다투어 신청한다.
크루가 아닌, 개인 단위로 따지면 아쉬운 사람은 더 차고 넘친다.
* * *
철꾸라지와 오정환의 결합.
그 충격적인 소식은 인방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정환이 철크루 들어온 이유 요약. txt
철꾸라지는 인방 대통령
보좌하여 파프리카TV 통일을 이룩하겠다
꼽사리 끼고 싶은 놈들 오디션으로 평가해주겠음 ㄱㄱ└네 다음 가축
└이게 딱 철빡이 시선ㅇㅇ
└큰 틀에서는 맞네ㅋ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손에 꼽히는 대기업BJ들이다. 그 둘이 협업을 시작한 것만으로도 까무러칠 소식인데, 놀라지 아니할 수가 없는 대형 콘텐츠까지 들고 왔다.
바로 BJ 오디션.
끼가 있는 BJ들을 선발해 하나의 독립 크루를 만들겠다. 마치 1박 2일이나, 무한도전 하면 딱 떠오르는 고정 멤버들처럼 말이다.
─이번 BJ 오디션이 대박일 수밖에 없는. EU
대기업BJ들이 온다는 가정 하
철꾸라지, 오정환, 윾신, 탁형 같은 드림팀 씹거눙
잘만 하면 공중파 뺨치는 예능 프로그램 하나 나오는 거임ㄷㄷ└공중파 뺨치는 ㅇㅈㄹ
└아 그저 ^꿈^
└근데 ㄹㅇ 대박이긴 함
└씹ㅋㅋㅋㅋ 이만하면 속아볼 만하지
파프리카TV는 2012년에도 이미 엄청난 규모를 이루고 있다.
토이치TV나 유튜브 같은 경쟁 플랫폼이 없었던 만큼 오히려 +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인물이 으레 그렇듯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다.
BJ들간의 견제, 중상모략 기타 등등.
지금까지는 단합된 적이 없었으나.
공지― 『철&환의 대국민 BJ오디션 참가자 전격 모집!』
파프리카TV 최초! 모두에게 열린 BJ 오디션!
성별 불문!
나이 불문!
학력 불문!
스펙 불문!
BJ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모집 기간: 3/6(목)~3/8(토)
*지원 방법: 철꾸라지 쪽지함(연락처 포함)
앞으로는 생길지도 모른다.
철꾸라지와 오정환이 중심이 되어 먼저 손을 내밀었다. 파프리카TV는 시청자라는 실시간 정보원이 수천, 수만이나 널려있다.
"음……, 철꾸라지는 솔직히 좀 그런데 오정환님은 믿을 만하지!"
"한 번 검토를 해봐야겠다. 안 그래도 요즘 알잖아~. 할 게임도 없고."
"이건 해야지. 무조건 해야지! 파프리카TV 시청자들 전부 다 보겠구만."
.
.
.
수많은 BJ들의 오피셜.
당일을 기다릴 것도 없이 들려온다.
참여율이 곧 흥행이 되는 오디션의 관심을 증폭시킨다.
─오정환이 철꾸라지랑 손잡는 거 이해는 되네
철꾸라지가 병신 of 병신이지만
파프리카TV에서 입지가 큰 건 사실이고
BJ끼리 콘텐츠 하려면 혼자서는 힘들었나 봄
└이거였네
└이 정도 규모의 초대형 콘텐츠를 혼자 진행할 수는 없지 ㅇㅇ└근데 왜 하필 철꾸라지랑
└철꾸라지 말고 윾신이나 김군이랑 손 잡지
방송의 영향. 일반 커뮤니티에도 파급을 미치고 있다.
소식이 알려진 후 술렁였던 여론이 다소나마 진정된다.
남이사 뭘 하던?
신경을 안 쓰기에는 민감한 사안이다. 하나를 보고 열을 안다고, 친구를 보면 그 사람도 알 수가 있다.
─오정환에 철꾸라지 묻었네ㅋㅋ
─응 ㅇㅂ는 무적권 거름
─나는 오정환 입장도 이해되긴 하는데
.
.
.
물론 판단은 개인이 할 일이다.
약간의 논란과 함께 반짝 이슈로 떠오른다.
철꾸라지가 어떤 인간인지도 보다 자세하게 알려진다.
─철꾸라지 방송이 왜 인기가 많냐고?
[철꾸라지 푸파짤. jpg]
테이블에 짜장 소스 깔아 놓고 손으로 비벼 먹는데 파프리카 앰생 새끼들이 안 들어오고 배김?
└아ㅋㅋ 바로 이해되네
└우웩! 저런 짓하고 별풍 받는 거?
└'자낳괴' 그 자체
└어그로 하나로 먹고 사는 인터넷 세상의 괴물이구나……
대부분의 일반인은 구태여 똥의 자세한 성분과 함량을 찾아보지 않는다.
평소에는 더러워서 피해지던 정보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그 치부가 낱낱이 드러나는 꼴이지만.
'내가 뭐 어때서 씹새끼들아! 그래서 나보다 잘 버냐고~.'
적어도 본인으로서는 만족이다.
어그로가 일상인 철꾸라지는 인기만 많아지고, 돈만 많이 벌리면 장땡이다.
정확히는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졌다.
이미 엎질러진 물.
사고를 한두 개 친 것도 아니거니와, 이제 와서 사과를 한다고 받아들여질 리도 없다.
"아니, 형 뭘 이딴 걸 보고 있습니까?"
"웃기잖아~."
"다 개그지 쉬끼들이 부러워서 저러는 겁니다. 아등바등 월급 받아가며 사는 실패자들이죠."
할 생각 또한 없다. 세상은 결국 돈이고, 자신은 저들보다 많이 번다. 한두 푼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단위가 다른 수준대다.
철꾸라지의 크루원들. 그들 또한 마찬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매일 술을 마시고, 여자를 끼고 사는 삶이 잘났다고 굳게 믿는다.
"어차피 선출 권한은 형한테 있잖아요."
"마! 나 철꾸라지다아이가?"
"다 우리쪽 애들로 뽑죠? 민심 고려해서 한 명 정도만 껴주고."
그를 위해서는 방송, 그리고 인기.
이번 콘텐츠조차 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장인 철꾸라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내가 왜? 내가 니들 먹여 살리는 엄빠인 줄 알아?'
철꾸라지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처음 오정환을 영입하려고 했을 때.
당시의 목적은 이미지 세탁이었고, 그를 위한 투자는 지금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현재 오정환의 가치는 비교할 수 없게 커졌다.
자신과 콘텐츠를 진행한다고 난리가 날 정도다.
잘만 이용하면 욕도 덜 먹고, 돈은 더 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 *
철꾸라지와의 합동 콘텐츠.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지 않는 만큼 악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반발 여론이 안 생기기도 힘들지.'
그 BJ가 쌓아올린, 현재 진행형으로 쌓고 있는 업보 때문이다.
더불어 콘텐츠가 확실한 색깔을 가지게 됐다는 영향도 있다.
─펑이조가 단풍잎판 다 먹는다 ㅡㅡ
─단풍잎BJ가 단풍잎을 안 하네
─한동안 보라쪽 전념하나요?
.
.
.
단풍잎스토리 콘크리트층의 여론이 매섭다.
그들이 보라를 본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하는 방송의 연장선이다.
'다른 BJ와 하는 본격적인 보라는 어색할 수 있다는 거지.'
거부감이 일 만도 하다.
원래 안 먹던 음식인데, 싫어하는 재료까지 있다.
현재의 상황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아마 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다. 사람이 한 가지 음식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방송의 콘텐츠도 여러가지 음식이라 생각하면 선입견이 벗겨진다.
충분한 적응 기간은 갖춰두었다.
남은 것은 방송에서 보여줄 일이다.
결정적으로, 나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한 콘텐츠만 하는 BJ는 결국 한계가 있어.'
그 BJ가 아니라, 그 콘텐츠를 보러 오게 된다. 어느 순간 방송에 기대감이라는 게 사라진다. 딱히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BJ는 아니다.
방송 초기, 단풍잎스토리를 한 건 콘크리트층의 유입이 목적이었다.
나라는 인간이 유명하지 않았고, 시청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물론 앞으로도 필요하다. 나의 근본이자 지지 기반.
잠깐 외도를 하고 돌아와도 따듯하게 품어줄 수 있는 집이다.
'사실 저쪽도 집이긴 한데.'
이전 생에서는 그러했다.
보라BJ로 하루이틀 구른 것이 아니다.
앞서 걸었던 길을 다시 한번 되짚어 올라간다.
딩동―♪
현관의 초인종이 울린다.
최근 좀 자주 찾아오고 있는 손님이 도착한 모양이다.
'그전에.'
일전의 오해부터 풀 시간이다.
현관문이 조심스레 열린다. 두꺼운 철문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오빠."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리아의 얼굴이 보인다.
현관문의 손잡이를 꼭 잡은 채 안절부절못한다.
"왜 왔어?"
"그게……, 너무 죄송해서요."
"뭐가?"
"오빠한테 제 침 먹인 거……."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일전의 술자리. 갖은 앙탈과 함께 못된 짓을 저질렀다.
상황상 결국 마셔야 됐고, 그것을 리아도 두 눈 똑똑히 보았다.
그날 이후 답장을 끊자 음성 메세지를 남기고 집으로 찾아왔다.
"진짜 마실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죄송해요."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오빠 저! 뭐든지 할 테니까 제발……"
쭈뼛쭈뼛하던 행동을 그만두고, 현관문이 닫힐 세라 서둘러 들러와 안긴다.
그 필사적인 모습이 되려 실소를 자아낸다.
"입 대."
볼과 턱을 쓰다듬어주며 그대로 당겨 삼킨다.
채 침을 못 삼킨 듯 내부가 흥건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오빠는 신선한 거 아니면 안 먹어 알겠어?"
"치이……, 삐진 척한 거였어요?."
"당황했어?"
"저 정말 심각했단 말이에요. 너무해 너무해!"
"우쭈쭈."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주며 환영한다. 안심을 했는지 하이힐을 벗고 들어온다. 스타킹 신은 섹시한 다리가 자연스럽게 시야에 잡힌다.
내일 진행될 BJ오디션.
리아도 당연히 참가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지인이라고 특별 대우를 해줄 수는 없다.
"오늘 자고 가."
"저야 좋죠~ 밤새 사랑해주시게영? 헤헤."
"아니. 여캠으로서 몸가짐과 정신을 기초부터 알려줄 거야. 애교도 금지."
"……꼰대."
순수한 실력과 능력으로 인정 받아야 한다.
가산점은 줄 수 없어도, 교육은 충분히 시켜줄 수 있다.
* * *
3월 8일의 6시.
파프리카TV의 모든 BJ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대형 이벤트가 막을 올린다.
―ㅊㄲㅇ
―철빡이들 화력 보소
―됐고 빨리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대국민 BJ오디션!
철꾸라지와 오정환이 자신들과 방송할 끼 있는 BJ들을 섭외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으나, 수많은 BJ들이 참가 의사를 밝히며 규모는 터무니 없이 커졌다.
방송의 시작과 함께 3천 명의 시청자가 몰려온다.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평소 호응이 이 정도일 수는 없다.
파프리카TV 전체의 이목이 쏠려있다는 사실을 보란 듯이 입증한다.
─퇴꾸라지님, 별풍선 218개 감사합니다!
BJ새끼들 특) 바로 시작 안 하고 별풍 쏴야 달려옴
"아 퇴꾸라지 형님! ㅈ같다고 이시팔개를 쏴주시네요 앙 기모띠! 바로 달려왔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행님!"
"그렇게 바로 나오면 너무 속물 같잖아요."
"마아아아―!! 땅 파봐라. 100원이나 나오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철잘알ㄷㄷ
―역시 큰손들은 뭘 좀 아네 ㄹㅇ
―근데 웬 양복?
화면에 두 사람이 노출되며, 안 그래도 가팔랐던 시청자 유입 속도는 더더욱 가속도가 붙는다.
그만큼 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엄청나다는 방증이다.
크루가 달라?
그래서 합방을 못해?
38선과 같았던 분단의 아픔을 더 이상 느끼지 않아도 되니까.
"엄숙한 자리이기 때문에 평소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입고 온 점 양해드리면서 대국민 BJ오디션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오디션 방식부터 설명드릴게요."
제대로 된 멤버 규합만 된다면 말이다.
오정환이 금일 오디션이 얼마나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짤막한 설명을 한다.
'시청자 투표? 이 새끼 느낌 조온나 없네.'
철꾸라지는 솔직하게 마음에 안 든다.
왜냐?
자신들이 해먹을 구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휴식 시간때 사상 검증 좀 해보고, 성의도 한 번 받아봐야 그 사람의 됨됨이를 잘 알 수 있다.
융통성 없는 방식으로 인해 그것이 불가능해졌다.
―오 공평하네
―타팬) 이러면 ㅇㅈ이지
―그래서 오늘 누구 나옴?
―김군 나오냐고얔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는다.
눈에 보이는 공평한 방식이거니와, 자신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
타팀팬들로서도 안심이다.
불안을 잠재우며 민심은 더 크게 열광한다.
물론 아무리 방식이 좋아도 오디션 방송은 MC보다 참가자빨이다.
"자! 이제 곧 오디션을 시작할 건데 몇분 오셨나연?"
"지금 참가자만 40명!"
"마아아! 2박 3일 할끼가?
"근데 온 것은 20명."
"마! 개때끼야! 지금 장난 치나?"
―생존율 50% 귀차니즘의 시련!
―근데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는 게 가능?
―철와대니까 가능하짘ㅋㅋㅋㅋ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그 참가자가 차고 넘치게 많다.
스토리가 탄생할 가짓수도 그만큼 많아진다.
어떤 시작과 결말을 맞이할지 알 수 없다는 복선 또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