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128화 (128/846)

128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건

오정환의 막말로 인해 터져버린 분기점.

일련의 사태는 생각보다 시원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위기의 철크루를 구할 마지막 희망. jpg

그건 바로 명장 김×군

└오모시로이한 BJ가 있다ㄷㄷ

└합성 보소ㅋㅋㅋㅋㅋ

└역시 명장 김씨 가문!

└김군 섭외가 신의 한 수였지~

연예인 출신인 김군이 나서자 사태는 단숨에 정리된다.

연예인도 봤고, 여캠 합방도 하니 판단이 신뢰가 간다.

말실수에 대한 사과.

오정환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사소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는데.

"아니, 내 말은 왜 자꾸 뇌절 하냐 그거지. 성형 드립 하는 건 선 넘었잖아."

"내가 그거 하려고 나왔거든? 이럴 거면 부르지를 마 새끼야!"

제 2라운드가 시작되고 만다.

퀘이와 김군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크루 합방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대립 구도다.

─퀘이 빡친 거 찐텐 아님?

나만 느끼나

└나도 느낌

└응 과몰입

글쓴이― 저건 ㄹㅇ 같은데

└퀘이 정색하는 거 처음 봄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아주 간혹 있다.

컨셉이 아닌, 진심이 나오는 경우가.

약삭빠른 보라판 시청자들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분위기가 싸해지자 수습에 들어간다. 다른 멤버들이 뜯어 말리고, 화제를 돌린 끝에 방송은 유야무야 종료되었다.

그것이 사태의 종결을 의미하진 않았다.

―집에 잘 들어갔어?

「네ㅎㅎ」

―그 새끼 진짜 독사 같은 새끼라 무슨 짓을 할지 모르거든

「헐……」

「그럼 저 어떡해요」

―설마 스토킹까진 안 하겠지

―그래도 합방 하자고 X랄할 수 있으니까 연락 오면 무조건 거절해

찐텐.

진심으로 거슬렸다.

방송이 끝난 후, 퀘이는 리아와 카톡을 주고 받고 있다.

'나이 쳐먹고 꼴값이야 그 새끼는.'

대놓고 눈으로 핥는 걸 모르겠냐고?

어디 성형했니, 안 했니 조금만 더 두면 더듬기라도 할 기세다.

결정적으로 자신에게 SOS를 보내는 시선을 몇 번이나 던져왔다.

"형님. 잘돼가십니까?"

"내가 누군데 당연하지."

"크으~ 벌써 다다음 주가 기대되네요! 사진 개꼴리겠다."

그렇게 힘들 때 잘해주면 십중팔구 넘어오게 돼있다.

BJ끼리만 가지는 교감이라는 게 있고, 여캠과 사귀기 정말 수월한 이유 중 하나다.

'아 근데 리아는 좀 달라.'

그렇게 사귀어도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다.

남성 편력 복잡하지 않은 애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벗겨 놓고 보니 용문신이 떡하니 있으면 현자 타임이 씨게 찾아온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리아는 다르다.

성형을 하지 않았다면 문신은 논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사람의 격이라는 건 말을 섞다 보면 알게 된다.

"닥쳐 나 진지하니까."

"네?"

"사진 같은 거 안 찍는다고. 잘되면 한 번 진지하게 사귈 거야."

"……형님 말고 그냥 형으로 할게요."

그런 진실된 사람. 만날 수만 있다면 한 여자에게 정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디까지나 흥미가 떨어지기 전에는 말이다.

'저런 미친개한테 물린 년만 불쌍하지 쯔쯧."

퀘이의 방송을 도와주고 있는 직원.

명수도 그가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여자와의 관계 사진·영상을 반드시 남기고, 그걸 지인에게 자랑까지 한다.

과시를 하기 위함이다. 내가 이런 여자도 먹고 다닌다.

처음에는 뭐 이런 새끼가 있나? 명수도 아리송했지만 이제는 즐기고 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지. 찍을 때는 듣보였지만 이제는 제법 떠버린 여캠도 존재한다.

이 세계에서 사는 것이 생각보다 즐겁다.

"이게 한 D컵 E컵 되는 거 같은데 자연산이면 개쩔지~."

"자연산이면 뭐 달라요?"

"갖고 놀기 편하잖아! 그리고 일단 안고 놀 때 안 깨."

진자 운동을 관찰할 때 수술한 여자들은 물리적인 법칙에 위배된다.

만지는 것도 꺼려해서 오히려 작은 편이 날 정도다.

'쩔긴 하겠다.'

이런 식이다.

지인들에게 하도 자랑을 하다 보니, 몇년 후 외국 사이트에 파일이 돌아다녀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은 다르다고 하지만 명수는 믿지 않는다.

"그년 정말 괜찮다니까요?"

"나도 봐서 알지."

"더 뜰 수 있습니다. 저한테 맡겨주시기만 하면."

그런 시꺼먼 속셈.

김군도 꿍꿍이를 가지고 있다.

리아에게 접근한 건 단순한 사심 때문이 아니다.

'소재가 아무리 좋으면 뭐해. 시대는 마케팅인데.'

김군은 BJ이면서 동시에 여캠 브로커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합방을 하고 페이를 받는 것이 아닌, 사후 관리를 겸해 지속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너 근데 추파가 좀 심하긴 하더라."

"그게 다 계산이 있어서 하는 거예요."

"크크 계산은 무슨. 그냥 젖 주무르고 싶었던 거 아니야?"

"이미지 메이킹 몰라요? 이미지 메이킹?!"

성형대국 한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반반한 여자들 중 성형을 안 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평균적인 가슴 크기도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을 기록한다.

'수만 명이 보는 자리에서 자연산 인증하는 기회가 흔히 있는 줄 알아?'

할 거면 사석에서 하지.

아마추어처럼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철두철미함을 알고 있기에, 심익태도 그와의 연계를 허락했던 것이다.

'서로 서로 돕고 사는 세상이잖아?'

그는 여캠의 데뷔를 돕고, 자신은 큰손들과의 연결점을 맡는다.

업체가 하는 가장 대표적인 일 중 하나다.

큰손 명단이라는 게 있다.

그들과 사적인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소속 여캠과의 섹스 데이트를 매칭시켜준다.

텐프로나 쩜오의 인터넷 방식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리아가 근데 아직 우리 소속이 아니야."

"네?"

"광석이 형님 알지? 거기 소속."

"아니, 그럼…… 키워봤자 말짱 도루묵이잖아요."

그 모든 것은 목줄을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업소처럼 실장들이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미친 거야 이 양반?'

김군은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매우 희귀한 경우다.

아무런 뒷배도 없이 상위권 여캠으로 성장한다는 건.

"곧 계약이 끝나고, 우리가 그걸 채온다?"

"바로 그거지."

물론 그쪽도 계약을 갱신하기 위해 노력을 해올 것이다.

하지만 목줄이 없다면 신뢰하는 쪽을 선택하게 돼있다.

'뭣하면 우리가 보호해주면 되는 거고.'

때가 타지 않은 천연기념물.

얼핏 느꼈던 혹시는 정말이었다. 큰손들이 아주 환장할 만한 소재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목줄 잡힌 애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의 계약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맛도 한 번 보고.

"그게 자연산이었다고? 캬~ 피부도 때깔이 미쳤던데."

"제가 제대로 교육시키겠습니다."

"야, 교육은 나도 잘해."

"형님이 하다간 망가집니다. 저도 소문 들은 게 있어요~ 형님 손 거치면 허벌된다고."

"크흠! 내가 좀 크긴 하지."

철꾸라지와 달리 둘은 앙숙까진 아니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뭉친다면 판은 커지고, 수입은 더 막대해진다.

축하할 만한 자리다. 축하에 술이 빠져서야 섭하다.

벨을 누르자 발걸음 소리가 쿵쿵 울리며 들리며 헐레벌떡 달려온다.

"형님들 어떻게 이야기가 잘 풀리셨나요?"

"잘 풀렸으니까 불렀겠지. 가져와."

"30년으로 가십니까? 흐흐."

익태는 물론 김군도 단골 손님이다.

그들이 쓴 금액은 백만, 천만 단위가 아니다.

클럽의 VVIP이기 때문에 대우도 당연히 각별할 수밖에 없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매일 같이 출석 도장 찍어주는 호구들이라고 샤바샤바 잘 하랬어.'

웨이터인 김강열은 지시 사항을 기억한다.

깍듯하게 모시면 용돈도 챙겨주고, 친하게 지내면 여자도 먹게 해준다는 소문까지 말이다.

BJ를 하는 애들이라고 한다.

웬만한 오피 에이스급으로 이쁘다고 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인진 몰라도 줄은 서고 볼 일이다.

* * *

화제는 일단락이 되었다.

하지만 하나의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김군이 리아 엄청 고평가하네ㄷㄷ

자연으로 그 정도면 그냥 미친 거라고

└BJ들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글쓴이― 근데 다 그럼

└철크루쪽은 몰라도 김군이면 ㅇㅈ이지

└지가 뭐 좋다고 딴 크루 애를 띄워주겠냐ㅋㅋㅋ

돌고 돌아 다시 리아에게 이목이 쏠린다.

얼마 전 해명 방송은 그녀의 인지도를 탑급으로 상승시키는 자리가 되었다.

철꾸라지와 척을 진 김군.

그의 입에서 보증이 나왔기 때문이다.

BJ들이 워낙 입벌구라 믿지 않던 시청자들도 솔깃한다.

─준호가 즙 짜면 무즙임?

─철크루 분열 쓰리런ㅋㅋㅋㅋㅋㅋㅋㅋ

─리피셜) 내가 나갈까 선언ㄷㄷ

.

.

.

당사자인 BJ들은 더하다.

본래부터 사심을 의심 받던 준호는 물론, 전조가 있었던 퀘이, 새로 참전한 김군까지 난리도 아니다.

─ㄹㅇ 철크루 전원 다 리아한테 사심 있다니까?

실물이 얼마나 개쩔면 이러겠냐고

준호는 그냥 이미 짖으라면 짖을 수준이야

└걘 진짜 짖어도 안 이상함ㅋㅋㅋㅋ

└여왕님 하앜하앜

└오정환은 빼야지

글쓴이― 그 새끼는 걍 게이임

보라판 시청자는 기본적으로 꼬추밭이다.

남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게 여자고, 두 번째로 관심을 가지는 건 예쁜 여자다.

그 니즈에 정확히 부합한다. 각 팬덤별 경쟁 구도도 확립된다.

BJ들이 노를 저으니, 파프리카TV 최대 화젯거리가 되는 건 시간 문제였다.

─쿤☆열혈등반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님이 심판 봐야 돼요 ㄹㅇ

"아 상황은 알겠어요. 근데 제가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그 결과.

유일하게 호감을 보이지 않은 나에게 하소연이 몰리고 있다.

상대BJ를 폄하하거나, 자기BJ의 편을 해달라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리아가 잘해주었네.'

솔직하게 기대는 안 했다.

남자친구가 있었다고는 해도, 관계도 하지 않았을 만큼 연애에는 문외한이다.

남자를 가지고 논다?

그런 악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 예상이 시원하게 빗나가버렸다.

─[Q]퀘이충신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퀘피셜) 김군 그 새끼 리아한테 껄떡이는 거 역겨웠다

"뭐 중계 방송이에요? 다 알겠는데……, 철꾸형이나 김군형 같은 보라판 거물들을 놔두고 제가 한다고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걔네도 다 사심이라고!

―너 말고 없음ㅋㅋㅋㅋ

―덮견들 논점 흐리는 거봐

―김군 그 새끼는 군대나 가라 그래!

아무리 어느 정도 컨셉이 있다고 해도, 방송에서 이렇게 분란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리아가 수고해준 덕에 일이 수월하게 풀리고 있다.

김군― 「퀘이 제대로 빡쳤넼ㅋㅋㅋㅋ」

익태― 「이참에 조져」

익태― 「광석이 형님도 퀘이 하면 치를 떨더라」

―ㅋㅋㅋ

물론 본인들은 계획대로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지만 말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다.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화제가 터져 나오기도 힘들다.

―제가 맡는 쪽으로 가닥 잡을까요?

김군― 「어」

익태― 「고생 좀 해줘라」

익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알지?」

―믿어주시면 알아서 잘 하는 타입입니다

익태― 「ㅇㅋㅇㅋ 정환이 믿지」

짜고 치는 고스톱.

적어도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나는 당사자가 아니니 상관은 없다.

'일등석에서 관람 한번 해볼까?'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는 싸움 구경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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