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145화 (145/846)

145화

진짜 업소녀?

멍청하고 띨빵한 철꾸라지와 달리 경계될 수밖에 없다. 심익태는 업체의 힘은 물론 물리적 힘도 버겁기 때문이다.

'근데 칼은 펜을 이길 수가 없어.'

3킬 먹은 야스오도 사이드에서 피오라 선생님 만나는 순간 참교육 예정이다.

설사 정글러의 도움을 받아도 '폼 참 나쁘네' 하면서 W스턴 박히는 순간 4방향 약점 터지고 힐장판까지 깔려 2 대 1을 지는 기염을 토한다.

마찬가지로 머리가 나쁘다는 약점을 공략하면 된다.

어쭙잖은 야스오만큼 우스운 상대가 없듯, 머리 나쁜 포주는 전문성을 무기로 구워 삶을 수 있다.

"리아도 춤을 추네? 얘도 여캠이긴 하구나."

―그럼 여캠이지ㅋㅋㅋㅋㅋㅋ

―동네 친구인 줄 알았누

―현실 감각이……

―2D 세카이에서 사세요?

하지만 무한정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인내심이 바닥나면 무슨 짓을 저질러올지 모른다.

이성적 사고를 포기하고,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Defeat―Defeat의 대참사가 일어난다.

나는 신뢰를 잃고, 심익태는 안정적인 여캠 홍보처를 잃는다.

그에게는 아직 뜯어낼 게 많기에 그런 극단적인 결말은 피하고 싶다.

─오정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지간한 아이돌급 같아서 팬가입 합니다^^

<오정환님 팬클럽 가입 감사합…… 정환 오빠?>

―어그로 끌러 옴?

―어지간한 아이돌ㅋㅋㅋㅋㅋㅋ

―순화했누

―이 새끼 정신 못 차렸네 ㅉㅉ

지난 번처럼 말이다.

딱히 대가리 박을 일도 없으니 간접적인 선전포고를 선언한다.

'아는 BJ가 있으면 탐방 스토리 짜기도 편해지지.'

이렇듯 잠깐 들리기만 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웃음벨이다.

간만에 리아 얼굴도 확인하니 들린 보람이 있다.

「BJ에 의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물론 너무 알면 사소한 부작용도 생긴다.

표정 관리를 실패한 리아가 쑥스러움을 무마하기 위해 과도한 조치를 취한 듯 보인다.

"안 그래도 나가려고 했는데 클릭할 수고를 드르즈느으."

―2초컷 당하눜ㅋㅋㅋㅋㅋㅋㅋ

―어금니 깨지겠눜ㅋㅋㅋㅋㅋㅋㅋㅋ

―리아방 열혈들 좋아 죽음!

―ㅂㄷㅂㄷ 중이세연? ^^

최근 방송은 이런 느낌이다.

게임 등 기본적인 콘텐츠도 진행하고 있지만 메인은 역시 여캠 탐방이다.

'여하튼.'

언제까지 우려먹을 수는 없다. 심익태의 인내도 인내거니와, 철크루의 합방 날짜도 다가오고 있다.

보통 트렌드라는 것은 주기를 가진다.

다음 합방 이후 공백기?

다시 여캠 탐방을 해도 큰 이목을 모으진 못할 것이다.

즉, 지금이 가장 피크라고 할 수 있다.

「보라) 오정환. 급 떨어지는 아이돌을 찾아서」

? 본방 : 1, 527 (PC: 698/ MOBILE: 829)

? 중계방 : 18, 125

? 누적 시청자 수 : 86, 974

시청자 수라는 가장 확실한 지표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무언가 플랜이 있다면 실행하기 알맞은 적기라는 소리다.

─리아의엉벅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리아도 게이인 거 알고 손절했나 보네ㅋㅋ

"아 씨…… 억까 너무하잖아! 내가 요즘 해명하려고 이런 콘텐츠도 진행하는 건데."

―진행은 했는데……

―아니 그래서 깠냐고ㅋㅋㅋ

―억까들 문제긴 함

―네 다음 똥꼬충~

관심이라는 건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을 모두 포함한다.

가장 인기 있는 연예인이 가장 안티가 많은 기현상도 그래서 펼쳐진다.

'놀림 또한 피크라는 거지.'

비단 안 좋은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 나가게 되면 반드시 시기도 뒤따르게 돼있다.

어차피 까일 거라면, 숨통을 열어두는 것도 하나의 편법이다. 대인배로서 어지간한 루머에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이번 것은 사안이 사안이다.

도저히 괄시할 수 없는 데프트 3단계급 범국가적 위기다.

─TprEm123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거 솔직히 가불기다 ㅇㅈ?

"씹인정! 내가 뭐 그럼 여캠이랑 사귀기라도 해야 돼? 만에 하나 사귄다고 해도 문제야. 콘텐츠로 볼 거잖아 또~!"

리아만 해도 내가 뚫……, 아니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말을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해명이 정말 힘들다.

콜팝TV 마냥 떡방을 할 수도 없고.

이런 이미지가 정착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데프트가 레고 삼킨 급의 위기라니까?'

마치 그런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잘 짜여진 하나의 각본이다.

빌드업을 짠다고 한 건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변명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가 고민을 좀 해봤어요. 19금을 잘하실 것 같은 분이 보증을 해주시면 시청자들도 믿지 않을까? 어, 여기 있다."

―잘한다고? 뭘?

―아 Ce×~

―미친놈아

―아니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연스러운, 어쩔 수 없는 흐름으로 가져간다.

파프리카TV 검색어에 여캠을 치고, 마우스 스크롤을 쭉~ 내리며 둘러본다.

'혹시 또 모르기 때문에.'

퀘이나 김군 등 소문이 안 좋은 BJ들.

의심을 받게 된 과정은 사고 한 번 쳤기 때문이 아니다.

그 정도는 여론전으로 충분히 무마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한다.

심증이 쌓이고 쌓인 결과다.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다.

애초에 빌미 자체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스섹 ㅈㄴ 잘할 것 같은 여캠 누구 있음?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사람 ㄱㄱ

└Se×?

글쓴이― ㅇㅇ

└Se×! Se×! Se× on the beach!!

└쥬아라는 신인 있는데 딱 봐도 업소녀임ㅋㅋㅋ

어떻게?

방법은 간단하다.

이중·삼중으로 안전망을 구성하는 것이다.

'여차할 때 발을 쓱 뺄 수 있도록.'

댓글란은 난리가 나있다.

주제 자체가 워낙 선정적인 데다, VPN으로 IP를 변경해 댓글 주작을 살짝 해놨기 때문이다.

─X랄방갤수사대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갠방갤ㅋㅋㅋㅋㅋㅋㅋ 갠방갤은 ㅇㅈ이지

"방송국에 물어보려다가 난리 날 거 같아서 인방 커뮤니티 검색해서 그쪽에 한 번 올려봤어요."

―환이 갠방갤 하누?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올렸다고??????

―진짜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질문이다……

몰라도 할 수 있지만, 너무 잘 알아도 어색하지 않게 우연을 가장할 수 있다.

마치 시청자들의 추천인 것처럼 판을 꾸민다.

'이렇게 두 번 꼬아버리면 의심을 안 당하지.'

빌드업은 완벽하다.

이제는 수확만이 남았다.

쥬아는 나의 지시에 따라 방송을 하고 있을 텐데.

「여캠) 쥬아. 신입여캠★ 3일차 착한 사람만 드루와라」_ ?0명 시청

'뭐지, 버근가?'

시청자가 한 명도 없다.

파프리카TV 내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면 그럴 수가 없다.

심익태의 부하 직원들이 삐끼짓을 했을 테고, 못해도 20명은 있어야 한다.

설마 방금 방송을 켰나?

그러면 타이밍 너무 절묘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기껏 준비해둔 빌드업이 꼬였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하던 찰나.

─여캠마스터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저년 X발 성격 개또라이임 ㅡㅡ 시청자 다 강퇴함

"여캠마스터 아니랄까 봐 모르는 게 없네. 대체…… 뭔 일이 있었죠?"

―개또라잌ㅋㅋㅋㅋㅋㅋㅋㅋ

―스섹 잘하는 여캠ㅋㅋㅋㅋㅋㅋㅋ

―속보) 선 실종

―쟤가 무슨 년이길래?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들어가는 것 말고는 이제 선택지가 없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돼버렸는지 한 가지 짐작 가는 바가 존재한다.

방송 전에 한 가지 리퀘스트를 했었다.

'방송이 익숙하지 않잖아.'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다.

의식해서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될 수 있다는 생각에 넌지시 권유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솔직하게 해봐라!

그 스노우볼이 1렙 인베 펜타 킬만큼 굴러간다.

* * *

인터넷 방송은 지상파나 유튜브 등과는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

생방송이라는 특징 탓에 생기는 사고, '본방사수'를 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희열 말이다.

─스섹 잘하는 여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언 제조기 ON

─오정환 얘는 진짜 광기다

─오정환>>>>철꾸라지 ㅇㅈ?

.

.

.

안 그래도 다음·네이버 1, 2위 카페에 준하는 개인 방송 갤러리의 화력이 폭발한다.

방송에서 언급된 것만으로도 웃음벨인데, 그 이상의 폭탄 발언이 터졌기 때문이다.

시청자들도 바보가 아니다.

눈치가 있고, 소문을 들을 귀도 있다.

설마 하던 이야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화제가 안될 수가 없다.

─오정환도 아는 거면 말 다한 거 아님??

업소녀 출신 여캠들은 티가 남ㅋㅋㅋㅋ

└스섹 잘하게 생겼대잖아~

└아 전문가들 많이 계시지ㅋㅋㅋ

└크~ 입 근질근질하누

└오정환 말실수 씨게 한 거 같은데……

안 그래도 2만 명 가까이 시청하던 방송.

가을철 갈대밭에 불붙듯 삽시간에 번져 나간다.

그대로 방송을 종료했어도 며칠은 꺼지지 않았을 만한 화두다.

"아니, 이분…… 등에 용이 사는데?"

―문신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세상에

―이건 100%네

―위험해 보이는데 사리자;;

그런데 방송을 강행한다. 어쩌다 가끔 있는 심상치 않은 사태.

낌새를 맡고 몰려온 시청자들로 오정환의 방송은 북적인다.

그리고 그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0따리 여캠과 오정환이 대화를 시도한다.

그녀의 입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튀어 나온다.

"제 생각이 아니라, 시청자분들이 자꾸 물어봐서 그런데……."

<뭐?>

"우리나라가 보수적이다 보니까 문신에 대한 편견이 있잖아요. 혹시 화류계 일……, 하셨던 적은 없겠죠 당연히? 헤헤;"

<하면 안돼? 내 맘이지.>

―???

―0따리라 무서운 게 없누 X발

―아닠ㅋㅋㅋㅋㅋㅋ

―편견이 아니었어……?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정치인들 개썩었다, 선량한 척하며 뒷돈 받는다.

그런 사회 비판을 하면서도 내심 아니길 바라는 게 사람 마음이다.

불편한 진실.

차라리 편안한 거짓말이 심신을 안정시킨다.

하지만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나오면 더 이상 눈을 돌릴 수 없다.

"아니, 그냥 하는 소리죠?"

<했는데? 젊었을 때.>

"아…… 그, 그러셨구나. 저는 그런데 안 가봐서 잘 모르거든요."

<낄낄! 애기네. 누나가 유흥이 뭔지 알려줘?>

―게이라서 안 가봤누ㅋㅋㅋ

―ㄹㅇ이라고?

―당황해서 말 더듬네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지상파가 아니다.

모자이크도 없고, 편집도 없는 진짜 생방송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속시원하게 풀어준다.

그동안 설마 하던 이야기가 진짜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다.

"어, 어떡하죠?"

"일단 19금으로 돌려! 둘이 더 붙어있으면 강제 종료한다고 경고하고."

파프리카TV 본사측에선 발등이 불이 떨어진다.

사태를 보고 받은 운영자들이 긴급히 나서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기는 글렀다.

─텐프로 출신ㅋㅋㅋㅋㅋㅋ

─ㅁㅊ 진짜 업소라고??

─오정환 아다 떼겠눜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텐프로면 게이도 보낸다

.

.

.

운영자에 의해 방송이 중지됐을 때는 이미 볼 장 다 본 후였다.

Q&A 하나하나가 워낙 굵직했고, 이를 곱씹는 것만으로도 개인 방송 갤러리는 트래픽이 초과된다.

"이게 와……, 지금도 어이가 없네. 오늘은 일단 운영자님도 떴으니까 이쯤에서 방종각 잡을게요."

―어딜 런햌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궁금증 풀어주고 가라고

―이거 수습 가능?

―숏 10만 롱 20만 각이다 ㄱㄱㄱ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그 후일담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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