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214화 (214/846)

214화

단풍잎스토리.

하고 많은 RPG 게임 중 하나라고 하면 간단히 정리가 되겠지만 그렇게 분류하기에는 많은 차별점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오정환[스카니아―15]<< 야 빨리 와

봄이에요[스카니아―20]>> ㄴㄴㄴㄴㄴㄴ 안돼요

우리 봄이도 하고 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아주 신바람이 났다.

방송을 핑계로 게임에 몰입 중이다.

봄이에요[스카니아―20]>> 저 로미오와 줄리엣을 구하고 있어요!

오정환[스카니아―15]<< 나중에 구해

―로미오와 줄리엣ㅋㅋㅋㅋㅋㅋㅋㅋ

―저거 파퀘 아님?

―사냥이 더 빠른데

―봄이특) 파퀘 매니아임

콘텐츠가 굉장히 많다.

일반적인 RPG 게임들처럼 정해진 코스를 밟지 않아도 그럭저럭 성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여성 유저들이 많지.'

단풍잎스토리는 여성 유저의 비율이 높다.

남자들이 잘 안 하는 리듬 게임 종류를 제외한다면 가장 높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여자 1번이 곧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 1번이 고등학생이라는 소리가 있던데…….>

<민자는 쪼끔;;>

<펑이! 펑이!>

―펑이조 개빡쳤네

―부른다는 여자가 봄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그렇지

―그저 ^급^

우리 천진난만한 봄이를 제외해도 여럿 있다.

단풍잎스토리를 하고 있는 여성 BJ들 말이다.

'다른 게임들에는 별로 없잖아.'

물론 차후에는 스트리머 업계가 활성화되고, 게임을 하는 여자들도 많아진다.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단풍잎스토리를 제외하면 달리 없다.

그 장점을 내세우지 않을 이유도 없다.

단풍잎BJ들을 모아 기획한 콘텐츠.

그것은 다름 아닌 소개팅이다.

조금 더 엄밀히 표현하자면 유명 예능 프로그램인 '짝'의 포맷을 빌려왔다.

<아니, 정환님.>

"남자 4번이라고 불러주세요."

<솔직히 말해서 정환님이 보라BJ고, 지인 중에 여캠도 많으시니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모이긴 했어요.>

"네."

<근데 아무리 예쁘장해도 고등학생은 에바잖아요!>

그리고 이는 실제 단풍잎스토리 콘텐츠와도 맞아 떨어진다.

결혼 시스템이 있어서 남성 유저와 여성 유저가 깊은 유대 관계를 가질 수 있다.

'그런 닭살 돋는 이유로 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결혼을 하면 아이템을 하나 준다.

보통 이벤트성 아이템은 공기 취급을 당하는데 반해 고레벨들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괜찮기 때문이다.

『결혼 반지 3캐럿』

장비분류 : 반지

STR : +3

DEX : +3

INT : +3

LUK : +3

이동속도 : +5

반지류 아이템들은 원래 옵션이 변변찮다.

자기가 원하는 스탯이 총합 6만 붙어도 상급이다.

그에 반해 가격은 0을 한두 개 더 붙였나 싶을 만큼 터무니없다.

그냥 사면 현돈 10만원에 달하는 아이템이다.

그래서 계약 결혼하는 커플들이 많다.

캐시샵에 15000원을 내고 말이다.

'돈슨 Win.'

돈슨 게임인 만큼 딱히 놀랍지는 않다.

그 정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결혼이란 특별하고, 이번 콘텐츠의 최종 도달점으로 선택했다.

리아뀨 : 나 왔는데

오정환 : 오쪼라고요

리아뀨 : 댁이 불렀잖아요 ㅡㅡ

―누구임?

―헐 설마

―와 리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만큼은 킹정환……

시작점이기도 하다.

결혼식장에 하나둘 사람이 모인다.

여자 2호가 귀찮게 칭얼댄다.

<저분 누구에요? 단풍잎 하는 여자BJ?>

"그냥 가슴 개큰 애 있어요."

리아뀨 : 야!

―미친놈아

―듣고 있었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장 검거

―좀 크긴 하지 ㅎㅎ

리아도 단풍잎을 하고 있다.

여자들이 많이 하는 게임인 만큼 특별히 이상할 건 없다.

'사실 우연은 아닌데.'

내가 하는 걸 보고 시작했다고 한다.

본인이 하고 싶다는데 내가 찾아가서 "하지 마세요"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게임을 하나 시킬 생각이었다.

다른 게 아니라 방송 이미지 문제다.

언제까지 여캠만 할 수는 없으니까.

<와~~~>

<이거 실환가?>

<펑이! 펑이!>

"왜 쪼개요."

<아니, 진짜에요? BJ리아님 맞아요?>

다른 콘텐츠도 해봐야 한다.

이를 갑작스레 실행하기보다는 역치를 천천히 올려나가는 편이 옳다.

'아이돌이 갑자기 영화에 출연하면 의아하겠지만, 예능도 나오고 버라이어티도 하다 각을 잡으면 자연스럽잖아.'

이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지 못한 아이돌들이 괜히 욕을 먹는 게 아니다.

각 시장마다 이권의 걸려있고, 팬덤의 성향도 완전히 갈린다.

너 피 빨아 먹으려고 오는 거 아니냐?

의도가 불순하다고 의심 받을 수 있다.

방송 카테고리는 미리미리 확장해 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단풍잎스토리는 안성맞춤이다.

안 그래도 접근성이 낮은데, 보라 감성까지 더했으니 기존 시청자들도 보기 쉽다.

─롤안하면죽는병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여캠이면 열혈 반대 심할 거 같은데

"안되면 안된다고 말하라고 했는데 온 거 보니까 어련히 알아서 했겠죠."

물론 소개팅.

이런 류의 콘텐츠는 열혈들의 반대가 심하다.

사심으로 똘똘 뭉쳤으니 외간 남자랑 노는 걸 좋아할 리가 없다.

'근데 겜비들이잖아.'

남자로서 썩 견제가 가지 않는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 노는 거고, 적당한 콘텐츠는 즐길 거리다.

리아뀨 : 오빠.

"아 왜."

리아뀨 : 이거 짝처럼 하는 거지?

"어."

리아뀨 : 그럼 오빤 어떡해? 남자가 남자 선택 못 하는데ㅋㅋ

"……."

―딱 걸렸누

―아 오정환 어쩔

―짝은 남녀만 매칭하는데ㅋㅋ

―오정환식 짝은 모른다……

급 떨어지는 아이돌을 제외하더라도 당연히 있다.

남자쪽에서 4명을 뽑은 만큼 여자쪽에서도 숫자가 부족하면 아쉬울 노릇이다.

아기동피누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ㅎㅎ

네글자 : 동피누님은 아는데

네글자 : 안녕하세요!

펑이조: 펑이! 펑이!

민하도 참가하기로 했다. 리아와 달리 야심이 있다. 방송적 인지도를 올리고 싶어 한다.

'일단은 내 라인이니까.'

하고 싶다길래 신경을 써줬다.

외모도 어디 가서 꿀리는 편이 아니고, 이 무리에 꼈을 때는 황송한 수준이다.

<와, 수준 너무 높은데…….>

"그런 거 바란 거 아니었어요?"

<그렇긴 한데 그래도 좀 양심이.>

<오늘부터 형님으로 모셔도 되나요??>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다.

보라판과 게임판은 시청자층이 다르고, 기본적으로 고추밭이기 때문이다.

<근데 다 오정환님 지인 분들이신가요? ㅎㅎ>

"그건 아니죠. 저라고 주위에 여캠이 굴러다니는 건 아니니까."

―있지 않음?

―엊그제도 합방 해놓고ㅋㅋㅋ

―이렇게 보니까 오정환 개쩌네

―응 그래봤자 고자

하지만 무슨 일이든 선이 있다.

지나치면 콘텐츠로서의 본질적인 의미를 잃는다.

남자 참가자들이 내 눈치를 볼 테고, 여자 참가자들도 방향성이 뻔해진다.

'지원자도 한 명 받아봐야지.'

새 인재를 발굴할 시간이다.

* * *

오정환의 새로운 콘텐츠.

이는 커뮤니티에 큰 화제를 몰고 오고 있다.

─리아에 동피누 ㄷㄷ

─대한민국 인맥 사회 ㅇㅈ합니다

─아니 X발 여캠을 다 아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종교 생겼다 오정환 그리스도.

.

.

단풍잎스토리의 파이는 커졌다.

경쟁 게임의 출연으로 휘청이고 있다고 해도, 기본적인 몸집 자체가 1년 전과는 비교도 안된다.

특히 BJ가 친숙해졌다는 점이 크다.

커뮤니티에서 관련 화두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이슈로 번지는 과정에 시간 지연 자체가 되지 않는다.

─지금 단풍잎 갤러리 상황 한짤 요약. jpg

[졸렬잎 마을. jpg]

ㅈ정환에서 바로 킹정환 돼버림ㄷㄷ

└선생님이 니 친구냐?

└오정환 선생님이라고 불러라

└킹갓엠퍼러충무공 오정환니뮤……

└믿고 있었습니다 센세ㅠㅠ

아무래도 반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오정환은 단풍잎스토리로 유명한 BJ이지만, 그렇기에 가지는 책임감 같은 것도 있다.

아니, 단풍잎 안 하고 뭐함? 자꾸 보라판에 기웃거린다. 이유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밉보일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 문익점. jpg

그건 바로 오정환

보라판에서 여캠이라는 목화씨를 가지고 오기 위해 단풍잎 휴방했던 거임ㄷㄷ└선생님 안 붙이냐?

└버르장머리 없는 거 보소ㅉㅉ

─우린 그런 줄도 모르고 ㅠㅠ

└ㅈ목질 큰 그림ㅋㅋㅋㅋㅋㅋ

여론이 단박에 반전된다.

면죄부를 넘어 가히 신 같은 존재로 칭송 받고 있다.

평소였다면 다른 BJ들의 시기가 잇따랐을 테지만.

─거품팡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ㅈ정환 이 새끼 지가 뭔데 대장 노릇함? 꼬운데 빠지자ㄱㄱㄱ

"닥쳐 이 새끼야!!"

―충신 칼강퇴 ㄷㄷ

―이건 진짜 빡쳤네

―ㄹㅇ 눈치없는 새낔ㅋㅋㅋㅋㅋㅋㅋ

―펑이도 장가 좀 가야지……

이견 자체가 갈리지 않는다.

참여하지 못한 BJ들도 혹시나 하는 가능성, 혹은 다음 기회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공지― 『'짝'에 참가할 여성BJ님을 모십니다』

ㅇㄴㅎㅅㅇ

꼬추 : 나 외 세 명

여성BJ : 우리 귀여운 봄이, 리아, 동네피방누나

마지막 한 명이 되실 어여쁘신 여성BJ님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여자BJ들은 특히 말이다. 공지까지 올리며 대대적으로 모집 중이다.

콘텐츠의 흥행은 사실상 보증이 된 마당이다. 보라판에서 이미 능력을 입증했다.

오정환이 너무 튀어서 그렇지, 나머지 BJ들도 무시할 존재들이 아니다.

이목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오정환 겜판에서 미친 콘텐츠 하네ㅋㅋㅋ

[오정환 공지. jpg]

단풍잎BJ 소개팅 시키고 있음

└이왜진

└ㅈ밥들끼리 모여서 뭐 한다고?

└근데 리아좌 있네 ㄷㄷ

└오

예상된 기대를 더욱 웃돌 수밖에 없다.

참여 멤버 중 거물급BJ가 있거니와, 보라판 자체가 최근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철꾸라지의 실각이 방아쇠였다.

허구헌날 싸움만 하는 보라판에 싫증이 난다.

신선한 콘텐츠에 평소 이상으로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짝 일단 떡밥이라 볼 생각은 있는데

겜판에서 뭐 할 게 있나?

아무리 오정환이라도 뭐 별 거 없지 않음?

└걔가 그러겠냐ㅋㅋ

└이름값이 있지

└오정환 단순히 게임만 잘해서 뜬 거 아님

└일단 겜비들 순수해서 재밌더라

게임판에서만 보라가 신선한 게 아니다.

보라판 유저들 입장에서도 게임판과의 교류는 겪어보지 못한 것이다.

화력이 합해진다.

보라 시청자들이 게임판에 유입된다.

그에 따라 대세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일동은 선언합니다

[일본 무조건 항복 서명짤. jpg]

저희 롤갤 일동은 오늘의 패배에 승복하며

갠방갤&단풍잎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합니다

그동안의 대가는 패배자답게 다 받아들이겠습니다

―2012.10.12 롤갤 항복 선언서―

└오냐

└하루 지났다고 핵 처맞은 거 잊는 거 아니지?

└미운 정 들었다 그래도

└ㅇㅇㄲㅈ

파프리카TV의 중심.

되찾아오는데 성공한다.

개인 방송 갤러리에서도 메인 화제가 되며 관심은 더더욱 커져 간다.

"너도 빚 남은 건 빨리 변제하고 싶잖아."

"네……."

"오정환 잡아서 드라마 한 편만 찍으면 돼."

"지금 오정환보다 나은 동아줄이 없어."

"김군은요?"

"걔는 너무 사람이 덜 됐어."

"확실히 덜 되긴 했더라고요. 무슨 돼지 새끼처럼 생겨서."

업체들에게도 말이다.

철꾸라지라는 거대한 세력이 사라졌다.

오정환의 가치는 이전 이상이고, 여캠에 한해서는 따질 것도 없다.

업체에 소속되지 않는 BJ들도 마찬가지다.

방송을 띄우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사실을 바보가 아니고서야 눈치 챈다.

─여캠들 갑자기 단풍잎 하고 난리 났네

속 보이는 거 실화냐ㅋㅋㅋㅋㅋㅋㅋ

└철꾸 뒤져서

└오정환 라인 타야지

└근데 뭐 단풍잎은 다 한 번씩 해보지 않나?

└모르겠고 이쁜 년ㄱㄱ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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