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화
세간의 화제.
레전드리 등급 추가에 따른 논란.
당연히 돈슨이라고 이를 모를 리가 없다.
─망토 마스터 큐브 돌려서 대박 났닼ㅋㅋㅋㅋㅋㅋㅋ
『레전드리 아이템』 ― 망토
LUK : 12%
올스탯 : 9%
LUK : 9%
단생역전 ㅍㅌㅊ?
└ㅁㅊ 럭30%;;;
└심지어 한 줄은 올스탯으로 떴네
└지금 물량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일 듯 개부럽다
글쓴이― 니들도 단풍잎 착하게 하면 보상 받는다 ㅇㄱㄹㅇ
민심이라는 건 한 번 기울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번진다.
반대로 균형만 맞춰주면 흐지부지 넘어가는 일이 부지기수다.
"반응 좋은데요?"
"이거지 이거~ 괜히 해명하려고 하지 말고 좋은 쪽을 부각하란 말이야!"
"캬~ 역시 강팀장님!"
특별 대응팀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돈슨 게임은 항상 사고를 달고 다니고, 그 화제를 진압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아니, 세상에 돈 안 쓰는 게임이 어디 있어?'
비슷한 사건이 어디 한두 번 일어났을까.
메뉴얼이 아주 체계적으로 잡혀있다.
바로 사건의 논점을 흐리는 것이다.
─아니, 진짜 레전드리 옵션 미쳤는데?
『레전드리 아이템』 ― 귀고리
아이템 드롭률 : +20%
DEX : +9%
DEX : +9%
『레전드리 아이템』 ― 장갑
STR : +12%
<쓸만한 윈부> 스킬 사용 가능
<쓸만한 샤프> 스킬 사용 가능
갓패치네 갓패치
이거 하나 띄우면 유니크 2~3개 값어치 함
오히려 전보다 돈 덜 씀!
전사라 샤프는 효율 좀 떨어지는데 어칼까 고민 중
└모반으로 크확 올리자ㄱㄱㄱㄱ
글쓴이― 오 꿀팁 ㄳ
└와 이상한 옵션 엄청 생겼네
└? 만렙 전사가 모반을 왜 몰라
레전드리 패치 괜찮다!
일련의 뉘앙스를 가지는 글을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올려 화제를 분산시킨다.
대다수의 유저는 이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다.
기득권이라 할 수 있는 랭커들만 울상이다.
편 가르기까지 시행한다.
─지금 레전드리로 물타기 하는 현질충들 역겨운. EU
빅뱅 패치때랑 똑같음
기존 적폐들만 불만인 거지
나 같은 일반 유저들은 세질 기회 얻어서 좋은데
└그런가?
└딴 건 모르겠고 현질충들 쌤통이긴 함ㅋㅋ
└무자본으로 천천히 키워야겠다 앞으로는
글쓴이― 그러진 마
실제 기본적인 여론 조작 방식이다.
뭉쳐야 할 유저들을 대립시켜 단합하지 못하게 만든다.
가끔씩 나오는 뾰족한 의견?
무시와 비난을 통해 다수의 여론쪽으로 자연스럽게 사상을 유도한다.
─갓직히 BJ들 엿 먹어서 통쾌함
─나만 아니면 돼애애액~~~!!
─레전더리 좋은데 왜 X랄임?
─무슨 아이템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ㅋㅋ
.
.
.
어렵지도 않은 일이다.
극소수의 랭커와 절대 다수의 일반 유저.
적폐라는 프레임을 씌우는데 성공하자 여론은 도리어 넘어온다.
'랭커들이 접으면 뼈아프긴 하겠지만…….'
장연수로서도 당연히 이런 극단적인 수단까지 사용하고 싶진 않았다.
아무래도 게임 업계는 소수의 헤비 게이머가 먹여 살리는 구조다.
하지만 단풍잎스토리는 초―인기 게임.
유입되는 유저들이 어떻게든 메꿔준다.
그리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하게 돼있다.
"괘념치 않으셔도 개돼지 새끼들은 다~ 합니다."
"유저들한테 개돼지라니 말이 심하네!"
"죄, 죄송합니다;"
"강아지돼지라고 해 알겠어?"
"……."
대부분은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투자한 돈이 한두 푼이 아닌데 이제 와서 접겠어?
사태만 일단락시키면 된다.
이미 커뮤니티는 거의 정리가 되어간다.
혹시 모르는 변수가 있다면.
'펑이조는 문제가 안되지.'
바로 구심점이다.
유저들을 뭉치게 만들 만한 영향력이 있는 이가 움직인다면 골치가 아파진다.
현 시점에서 유일한 이는 펑이조.
그런 그의 약점을 잡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흑역사다.
???????????????????????????????
?신용을 꾸준히 달고 가겠습니다?
?딜러명: 펑이조 자유시장 10―10?
?악세: [반지/팔지/목걸]― 2.5배?
?귀검사: [소/대/둔/광/도]― 4배?
?최소 400, 1000부터 연배 가능!?
?항아리 모자 배팅 맞추면 15배!?
?배팅시 메모장에 적어 드립니다?
???????????????????????????????
게임을 활용한 불법 도박.
3~4년 전 펑이조가 직접 저지른 만행이다.
당시에는 파프리카TV 자체가 워낙 비주류였고, 신경 자체를 쓰지 않았다 보니 몰랐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방송을 봤다.
그가 유명세를 탄 이후 시기를 한 몇몇 시청자들이 신고를 했고, 장연수는 영상 및 사진 자료를 확보해두었다.
'오픈하는 순간 끝이야.'
물론 최후의 수단이다.
이런 사고가 터지면 게임사라고 달가운 게 아니다.
안 그래도 면제 게임이다 차세대 정공 게임이다 말이 많다.
본인도 얌전하다.
캐시도 엄청 많이 써준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게임만 하는 애라 딱히 신경 쓸 필요도 없다.
반드시 신경을 쓸 사람이 있다면 단 하나.
"아, 그리고 오정환이 복귀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
장연수도 이미 알고 있다.
언제 또 생각지도 못한타이밍에, 생각지도 못한 X랄을 해올지 모른다.
'이번에는 정말로 괜찮아.'
조금만 더 일렀다면 긴장을 삼켰을 것이다.
하지만 여론이 거의 정리가 된 마당이다.
이제 막 복귀해서 점화해봤자 늦었다.
글자 그대로 뒷북.
신나게 때려봤자 일으킬 수 있는 화제의 크기는 제한돼있다.
협력자도 펑이조를 포함한 몇몇은 목줄을 묶어두었다.
철두철미한 준비와 확실한 대응 방안.
제아무리 오정환이라도 별 수가 없다.
별일이 생길까 싶었는데.
─오정환이 템복사 하는 법 뿌렸다ㄱㄱㄱㄱㄱㄱ
[오정환 방송 캡처. jpg]
ㄹㅇ임
└이왜진?
└아니 왜 진짜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게 복사가 됨?
글쓴이― 오정환이 보장함
특별 대응팀이 빠듯하게 여론전을 펼친 보람이 증발한다. 커뮤니티가 갑작스레 대형 화제로 들끓고 있다.
"뭐, 뭐 템복사? 이 새끼 어그로 끄는 거 아니야?"
"그게 이미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
온갖 경우의 수를 대비하고 있던 장연수도 별 수가 없었다.
* * *
걸을 때마다 도박도박 소리가 난다거나.
여기저기서 수근수근 대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그런 분들도 방송을 하는데 펑이조 보고 뭐라 한다면 억울할 것이다.
'막말로 철꾸라지 같은 병신 새끼도 방송하는데.'
그 철꾸라지를 컷했고,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물론 이제 와서 펑이조를 탓할 마음은 없지만 나로서는 아쉬운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펑이조잼민이팬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 새끼 단풍잎계의 철꾸임? 사고 존나 치네
"……."
―보라에서도 사고 존나 치는뎈ㅋㅋㅋㅋ
―아 단풍잎충들 급 떨어지는 아이돌 모르죠?
―그냥 철꾸 상위 호환임
―미친놈아 템복사는 X발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니저러니 해도 단풍잎 랭커 출신이다.
게임에 대한 애착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런데 단풍잎스토리의 이미지가.
'무근본의 근본 새끼들이 개판을 쳐서 게임 이미지를 막장을 만들어 놨는데 신경이 안 쓰이겠냐고.
화까진 안 난다.
그래봤자 게임이고, 내가 이후로 하지도 않았는데 발언권을 주장하기도 뭣하다.
이전 생에서는 그랬다는 이야기다.
단풍잎BJ로 콘크리트층을 쌓았고, 팬들도 있는 만큼 총대 메지 못할 것도 없다.
'까놓고 말해서 단풍잎이 얼마나 근본 넘치는 게임인데 미꾸라지 같은 새끼들 때문에 왜 면제겜 소리를 들어야 돼!'
단풍잎 면제겜 아님?
네글자, 구해조 같은 유명BJ들도 면제던데ㅋㅋ
언제까지 이 무적 논리에 찍소리도 못해야 되냐고.
대한민국 인구 중 3%도 안되는 천룡인들이 정모를 하고 있다.
확률적으로 말이 안되는 기현상이 펼쳐지니 억지밈이라 하기도 뭣하다.
그 악순환을 여기서 끊겠다.
얼핏 오해할 수 있지만 사고를 친다는 건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특히 BJ는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야 한다.
─누네띠네맛있음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그래서 템복사 어케 함????
"보세요. 간단합니다. 제가 지금 창고에 아이템을 넣을 거예요. 그리고 부캐로 들어가서 뺄 거예요."
언제나 중요한 건 방향성.
나 자신이 아닌, 대의를 위함이다.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시범을 보인다.
딸칵!
타다닥―!
과정은 별 거 없다.
누구나 한 번은 해봤을 계정 내 아이템 옮기기.
이를 2~3회 반복하는 것으로 목적은 이루어진다.
'하고 많은 날 중에 괜히 오늘을 고른 게 아니야.'
나라고 산속에서 도 닦고 있었던 게 아니다.
세간의 소식을 당연히 체크하고 있었고, 돈슨의 행포를 고스란히 알고 있었다.
별일 아니라서?
그렇다기보다는 때를 기다렸다.
내가 무슨 예수 그리스도도 아니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첬첬 : 곧 백섭 삘임
미들마치 : 그러게 렉 개걸림
프로 : 나만 걸리는 게 아니었구나ㅋㅋ
q샤키노p : 창고 쓰지 마라 ㅄ들아
q샤키노p : 꼭 이래도 쓰는 새끼 있음
특정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
그건 바로 백섭(Back Service).
일정 서비스 시간 이전의 데이터로 되돌아가는 현상이다.
접속자가 많은 방학 시즌에는 심심찮게 터진다.
유저수가 많은 스카니아는 유달리 잦고, 이에 이골이 난 유저들은 전조 현상을 캐치한다.
─학식개꿀맛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아니 진짜 백섭 터지네;; 어케 앎?
"다 징조가 있어요. 제 친창 애들이 게임 하루이틀 한 애들이 아닌데 척하면 착이죠."
―그런 것도 있음?
―오오
―괜히 고인물이 아니넼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 친창 랭커 동물원이잖아;
굳이 나 정도까지 아니어도 단풍잎 특유의 친목을 돈독히 했다면 바로 알 수 있다.
서버가 터지면서 모든 아이디가 강제 종료된다.
1~2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서버가 복구된다.
『루돌프의 빨간코 (+6)』☆☆☆☆☆
장비분류 : 얼굴장식
STR : + 3
DEX : +5
공격력 : +23
마력 : +3
업그레이드 가능 횟수 : 0
『렉서의 레드 이어링 (+6)』☆☆☆☆☆
장비분류 : 귀고리
STR : + 8
DEX : +21
INT : 2
HP : 10%
마법방어력 : 47
업그레이드 가능 횟수 : 0
『연금술사의 금반지 (+2)』☆☆☆☆☆
장비분류 : 반지
STR : + 7
DEX : +11
LUK : 4
물리방어력 : 9
마법방어력 : 8
업그레이드 가능 횟수 : 0
.
.
.
착용하고 있던 아이템들.
그대로 가지고 있다.
백섭이 일어난다고 아이템 옵션 DEX가 LUK이 되거나, 공격력이 마력이 되는 등 꼬일 리가 없다.
―아니 미친
―???
―저 지작들이 2개가 된다고……?
―서버 지작인데 저게 두 개가 되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신 양산은 가능하다.
똑같은 아이템이 창고에도 있다.
부캐에 들어가 보니 하나 더.
'가끔 빽섭 날 때 창고로 아이템 옮기면 사라지는 현상이 있는데.'
친창에서 괜히 창고 쓰지 말라고 X랄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걸 역으로 2~3번 이상 반복하면?
아이템 복사가 되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실제 백섭이 일어날 때마다 생기는 사건·사고다.
그 이유와 과정을 알고 있으니 이렇듯 재현시키는 것도 불가능할 게 없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단풍잎스토리는 의도치 않게 득템을 할 때가 생깁니다. 여러분도 착하게 살면 보상 받아요."
―네?
―진짜 미친놈인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너무 꿀팁인데
―해석) 개똥겜이라 템복사됨
그 여파.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이다.
많은 유저들의 나와 비슷하게 의도치 않은 행운을 누린다 해도 말이다.
'적어도 의도적인 유저 엿 먹이기보다는 영향이 덜하겠지.'
맞불 작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