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231화 (231/846)

231화

어서와 롤은 처음이지?

돈슨은 대기업이다.

수많은 게임을 한꺼번에 운영하다.

그것은 당연히 장점이지만 간혹 시기가 나쁘면.

─던파 운영자 템복사 상황 정리. txt

궁둥맨이라는 닉네임이 증폭권을 수십 장 거래했다

궁둥맨의 예금주가 우연히 던파 서버팀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과 이름이 같다 던파 블로그에 올라온 직원 소개 글에 있는 닉네임이 궁둥맨이다.

결론 : 엄청난 우연이 3번이나 일어났다

└세상에 이 정도면 천생연분아니냐구~~(넝담ㅎㅎ)

└어떻게 본 아이디로 거래할 생각을 했지?

└기적데스네ㅋㅋㅋ

└와! 정말 신기한 우연이네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돈슨이 운영하는 대형 게임 중 하나인 던전 앤 파이팅에서도 사고가 터진 것이다.

한 장에 수십 만원에 달하는 희귀템을 특정 유저가 매점매석했다.

그 자체는 그럴 수 있지만 하필 운영자와 아이디, 이름이 같더라?

─오늘부로 거품 다 빠진 종교. Real

[예수 초상화. jpg]

누구는 허공에서 골드를 찍어내는데 빵과 물고기 가지고 생색냄└아ㅋㅋ 예수 믿으면 증폭권 나오냐고 └우리 궁둥맨은 마우스 하나와 키보드 하나만으로 연매출 조단위 게임 없애버리자너~└모든 캐릭에 증폭을 마치고도 12증폭권이 남았다 하시더라!

└그저 ―던―

사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운영자가 자신의 직권을 남용하는 사건은 게임계에서 심심찮게 일어난다.

특히 약소 게임에서는 빈도가 잦다.

작정하고 부수입 올리는 거 아니냐?

그런 비난까지 들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돈슨이다.

대한민국 대표 게임사 중 하나다.

안 그래도 이미지가 안 좋은데 대형 사건이 겹쳤다.

─지금 이 시점 가장 ㅈ된 사람. jpg

[성승헌 캐스터 윙크짤. jpg]

올해 던페 역대급 난이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승헌도 이건 안되지ㅋㅋㅋ

└성캐쇼 난이도 수직 상승하눜ㅋㅋㅋㅋㅋ

└손절해 형……

└이거 구하면 나라도 구할 수 있다

수습이 쉬울 리가 없다.

던파 커뮤니티에서는 난리가 난다.

돈슨에 대한 불신이 겉잡을 수 없이 번져간다.

─오정환 빌드업 X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섭 사태 일침ㄷㄷㄷ

─이건 돈슨도 할 말 없다

─할 말은 한다 환카콜라!

.

.

.

동시각 단풍잎 커뮤니티의 상황도 비슷하다.

오정환의 맞불 작전은 엄청난 파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풍잎스토리 유저들에게 백섭은 끝나지 않는 전쟁이다.

그리고 항상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원한이다.

백섭(Back Service).

접속 과부하 등의 이유로 게임 서버에 문제가 생겨 일정 시간 이전의 데이터로 되돌리는 현상은 분명 모든 게임들이 겪는 문제임이 맞다.

─정보글) 다른 게임사들은 백섭 사태를 어떻게 대처할까?

넷마블― 게임사에서 보관하는 15일간의 내역이 있고 꺼낸 내역이 없는데 사라진 물품이라면 복구가 가능엔씨소프트― 생존게임 ON

돈슨― 도움을 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아 그저

대단하다 개ㅈ슨!

└개ㅈ슨 또 너야?

└엔씨는 뭔 소리임?

└린저씨들이 칼 들고 찾아오잖아

└뒤지기 싫으면 알아서 복구해야지ㅋㅋㅋㅋㅋ

유독 돈슨만이 유저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ㅈ도 쓸모없는 선물 박스 줄 테니 먹고 떨어져!

그런 개수작이 먹히고 있는 현실이 더 어이가 없다. 유저들의 평균 연령이 어리기 때문이다.

게임사에게 어떻게 대항해야 하는지 모른다. 지금까지는 잘 통용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어차피 급식이나 학식 새끼들인데."

"겁주면 다 해결돼~."

"잼민이도 있어!"

특별 대응팀.

돈슨 게임의 백섭은 한두 번 겪어온 사태가 아니다.

오정환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그들은 평소처럼 대응했다.

─해외 게임들도 방관하긴 마찬가지 아님?

그렇게 물고 빠는 블라자드도

서버 렉 때문에 하드코어 유저 죽는 거 절대 복구 안 해주는데 └애초에 해외 게임은 수백수천씩 현질 강요 안 해 ㅄ아글쓴이― 아└개돼지들 당황해쬬?

└비교할 걸 비교해야짘ㅋㅋㅋㅋㅋㅋㅋㅋ

구심점이 있다. 자신들을 대변해주는 사람이 있다.

지도자의 유무는 집단의 결속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유저의 평균 연령층도 이전 같지 않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올랐거니와, 지난 시리우스 사태 이후 확실히 추이가 변했다.

"그게 그 오정환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건 실패한 것 같습니다;"

"……."

오정환의 영향력 또한.

특별 대응팀이 상정한 수준이 아니다.

쫄기는 커녕 불난 집에 석유통을 들이부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선방이야.'

하지만 장연수도 한두 번 당해온 게 아니다.

그래서 애초에 착안점을 이기는 게 아닌, 진압에 두었다.

복사템의 수거.

유저 민심 달래기.

전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오정환만 어떻게 하면.'

오정환을 중심으로 뭉쳤다는 건, 오정환만 설득하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와 협업을 한두 번 한 게 아닌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정환이 진짜 롤로 넘어가면 어떡하죠?"

"괜찮아."

"그럴까요?"

"콘텐츠 바꾸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겁나 어려운 게임이라 들었거든."

일개 유저가 아닌 BJ라면 더더욱이다.

단풍잎에서 쌓아온 것들을 하루아침에 버린다?

롤에서 그 이상의 행적을 만들어간다?

'가능할 리가 없지.'

돌아온 오정환과 합의하여 민심을 달래고 사태 종결.

그것이 바로 장연수가 세운 계획이다.

완벽한 계획이라 생각했는데.

* * *

BJ라는 직업은 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정치판에 끼어들지 않는 순수한 게임BJ라 할지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안녕하세요, 단풍잎스토리에서 왔습니다.

저희 단풍잎스토리 유저 일동은 던전앤파이팅 유저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합니다.

└메던합작ㅋㅋㅋ

└어이 "정공"……. 늦었잖아 "면제"

└든든하다 형제겜!

└미필더빜ㅋㅋㅋㅋㅋㅋ

그 게임이 터질 때도 있으니까.

단풍잎도, 던파도 제상태가 아니다.

돈슨을 깐다는 대의가 같으니 힘을 합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컹s하네~ 나는 정말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거든!"

"확실히 이번 사태가 심각하긴 하죠."

―와 전설이 만나네

―단풍잎×던파 씹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진짜 한다고??

―팩트) 둘 다 현역이다^^

물론 차후에 터지는 뒷광고 사태도 심각하다.

던전앤파이팅의 최고 인기BJ인 보황과 합방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한 번은 초심을 잃어.'

아무래도 같은 BJ다. 팔이 좀 안으로 굽는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이는 것만 생각할 수 있지만, 보이는 것을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진 빠진다.

번아웃 현상이 오기 쉽다.

소속사가 스케줄 관리해주는 연예인도 아니고.

조금이라도 쉬면 큰일 날 것 같은 기분에 쫓겨서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

당연히 합리화의 근거가 되진 못한다.

그냥 그렇다고.

미래에 터지는 사건을 벌써부터 상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던파만렙13개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이번 기회에 같이 돈슨겜 접자ㄱㄱㄱㄱ

"500개 감사합니다! 근데 500개로 접기는 좀 그렇지 템값만 얼만데."

"접는 거 고민 좀 해봐야 되긴 혀. 문제 있어."

―그 와중에 별풍ㅋㅋㅋㅋ

―몇 개 쏘면 접음?

―이번에도 안 접으면 개돼지 인증임

―오정환이랑 보황 둘 다 접으면 돈슨 진짜 타격 클 듯

현재 시점에서는 최고의 개념BJ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 보황과 합방을 하게 된 이유는.

'그냥.'

별 거 없다.

딱히 엄청난 대의를 가지고 만난 건 아니다.

적어도 시청자들의 시선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최근 돈슨의 이미지가 나락에 가있다.

거의 이누야샤 나락 수준이다.

돈슨 게임을 주력 콘텐츠로 삼는 BJ로서 고민이 깊어진다.

"우리가 지금까지 돈슨 게임을 해왔잖아."

"그렇죠."

"마음 같아서는 돈슨에 의리를 지키고 싶어! 그런데 그게 시청자와의 의리를 저버리는 일이면 안되잖아. 여러분들 이거 인정하시죠?"

"아 인정이죠."

그렇다고 진짜 접으면 후폭풍이 당연히 생긴다.

지금은 돈슨 X발X발 거려도 사람이라는 게 원래 익숙한 것에 끌리게 돼있다.

'개돼지……, 아니 돈슨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는 거지.'

그래서 스토리다.

내가 가장 잘하는 짓이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더한다.

"보황형이 진짜 좋은 말 해주셨는데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고 싶어요."

"어떤 걸?"

"우리가 BJ이기 전에 한 명의 게이머로서 작금의 사태를 묵인해주지 않는 것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돈슨을 위한 거라고 봐요."

"오~ 예리해 예리해. 베이겄어!"

└인정이지

└(기립 박수)

└근데 대체제가 있음?

└아ㅋㅋ 그래서 돈슨 게임 안 할 거냐고~

이전까지는 분명 그러했다.

단풍잎을 접고, 다른 거 하려고 해도 서든, 피파, 테일즈, 끽해야 아이온이나 테라인데 까놓고 말해서 그게 그거다.

돈슨 게임 안 하려고 3N 게임 하는 건 호랑이 피하려고 호랑이굴 들어간 셈이다.

그래서 국내 게임사들이 아무리 갑질을 해도 변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리오레아재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그게 맞다ㅎㅎ

"아 회장님!"

"정환이 방송 회장님이셔?! 이런 미르스띤! 회장님이 1만 개 쏘고 하라면 해야지!"

―회장님 또 닉변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장좌 개빡침ㅋㅋㅋㅋㅋ

―1만 개ㄷㄷ

―빡치면 쏘는 거야……?

새로운 게임이 줄줄이 출시되니까.

열혈팬들의 호응이 더해지며 그대로 분위기가 굳어진다.

'이런 건 분위기 한 번 타야 돼.'

방송 ㅈ대로 하는 방법.

흐름을 만드는 법은 이골이 나있다.

나 혼자라면 애매할 수 있었지만 보황과의 합방이 힘을 더해준다.

「보라) 오정환. 중대 발표) 단풍잎 드디어 접습니다 with 던파킹 보황」_ ?32, 892명 시청

그리고 시청자.

방송 어그로를 끌며 화제화시키는데 성공한다.

대의명분은 이미 있으니 단풍잎을 접는 것이 큰 반감을 사진 않을 것이다.

"요즘 주변에서 다 롤하지?"

"롤드컵 때문에 난리도 아니더라고요."

물론 그것이 사태의 해결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다른 게임으로 넘어간다는 건 리스크가 있고,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

"사실 나도 해봤어."

"저도 아이디 정도는 만들었죠."

"아니, 전부터 가끔씩 좀 하고 있었거든~ 나 실버야 실버!"

"실버 대단한 거예요?"

―빼박 브론즈일 줄 알았는데

―실버면 좀 치지

―오정환 얼타죠?

―보황 이 새끼 간 보고 있었눜ㅋㅋㅋㅋㅋㅋ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 또한 스토리.

이미 롤을 알고 있는 시청자, 혹은 배우려는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뭐, 그런 느낌.'

나로서도 상당히 뜻깊다.

사실 이전 생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

하지만 도리상, 그리고 BJ로서 사회적 규범을 위해 내려 놓았다.

그 이루지 못한 꿈이 드디어 가까워졌다.

그것도 매우 합법적으로 말이다.

이번 생에서 나는 롤을 처음부터 배우는 입장이고.

"막 시작했으면 정말 순수할 때지."

"아, 그래요?"

"시청자들 반응 보면 알겠지만 실버면 그래도 초보는 아니거든? 여러분들 이거 인정하는 부분이죠?"

자연스럽게 게임을 못할 수 있다.

막말로 브론즈 티어에 떨어져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는 이야기다.

'진짜 브론즈는 재능 없으면 못 가.'

이전 생의 나는 재능이 없었다.

나 같은 무재능은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일부러 못할 수도 없어서 꿈을 접어야만 했다.

─초보브레이커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롤 처음 시작하면 멘탈 개터질 텐뎈ㅋㅋㅋㅋㅋㅋㅋ

"뭐가 그렇게 웃겨요? 다들."

"그런 게 있어 새끼야~ 니가 롤의 쓴맛을 아직 못 봐서 그러는 거여."

―놀라지 마세요! 롤은 못하는 순간 부모님이 사라집니다 ―패드립 한 번 들어봐야짘ㅋㅋㅋㅋㅋ

―ㄹㅇ 컬쳐 쇼크

―그래도 정환이 단풍잎은 초고순데……

재미있는 여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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