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233화 (233/846)

233화

마이플스토리

단풍잎과 던파에서 터진 대형 화제.

그 여파는 한국 게임 업계에 대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PC방 점유율 종합게임순위」

1. 로드 오브 레전드 AOS △1

2. 단풍잎스토리 RPG ▼1

3. 블레이드 & 소울 RPG ―

4. 피파온라인3 Sports △5

5. 디아블로3 RPG ―

특히 엎치락뒤치락 하던 게임 순위에 말이다.

방학 시즌의 특수에 힘입어 1위 자리를 탈환했던 단풍잎스토리가 미끄러지고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현시각 롤BJ 개념 발언. txt

"돈슨 운영자가 만약 영화 "쏘우"에 나오는 폭탄 목걸이를 장착했다면 이 패치를 할 수 있었을까? 머리가 터진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런 캐시템을 내놓을 수 있었겠어?"

생방송 中

└롤도 면제겜임?

└몰라……, 뭐야 그거 무서워……

└롤충인데 저BJ 원래 4차원이야!

└팩트) 궁둥맨은 이미 터졌다

롤유저들도 물 들어올 때 노를 제대로 저었다.

옆동네에서 터지는 문제?

우리 LOL은 그런 일이 없다.

─요즘 누가 게임에 돈 꼴아 박는다고ㅋㅋㅋㅋ

난 LOL에 1원도 안 쓰고 잘만 하는데

└그럼 현질충들한테 너무 딸리잖아

글쓴이― 안 써도 스펙 차이 전혀 없고 아쉬울 거 없는데 └?? 그게 말이 됨?

└롤=무료겜 단풍잎=100만원 처박아도 부족한 겜

돈슨이나 3N 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Pay to Win이다.

먹을수록 강해진다!

헌터×헌터의 메르엠이 그렇다면, 돈슨 게임은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다.

컨트롤 요소는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그에 반해 LOL.

과금이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과금 경쟁에 염증을 느끼던 한국 게이머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와 요즘 롤BJ 부쩍 늘었네

롤 안 하던 BJ들도 다 한 번씩은 해보네ㄷㄷ

└대세겜인데 당연하지

└돈슨겜 ㅈ망했잖앜ㅋㅋㅋㅋㅋㅋㅋ

└롤 자체가 재밌지 않음?

글쓴이― ㅇㄱㄹㅇ

파프리카TV의 BJ들도 말이다.

대세 게임만큼 쉽게 우려먹을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애매했다. 취향이 나뉘기 때문이다.

RPG파, FPS파, 콘솔파 기타 등등.

진입 장벽도 무시할 수 없다.

장비를 맞추거나, 게임의 기본틀을 알아야 한다거나, 골치 아픈 일이 산더미다.

─챌린저정글클템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방금 프로게이머 방송 보고 왔는데 저 간나 새끼들 다 죽이면 된다네요!

"아, 그래? 프로게이머면 믿을 만하지."

―북한 프로게이머임?

―귀화하셨나 보네ㄷㄷ

―죽여 이 개새끼!

―일단 이즈한테 궁 쓰면 될 거 같은데요?

그런데 LOL은 간단하다.

눈에 거슬리는 놈들 다 족치면 된다.

물론 그 과정이 논문 한두 편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길고 난해하지만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게 사실이다.

유저 수도 많아서 실력대로 큐를 잡아준다.

무엇보다 게임 자체가 재밌다.

단군 이래, 아니 스타크래프트 이래 처음으로 국민 게임이라 할 만한 게임이 나타난 것이다.

─롯데리아노토마토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아니 진짜 처음 맞음?

"생각보다 쉬운데? 내가 왕년에 카오스를 해봐서 그러나?"

―쪼말이라 쉬운 거 아님?

―다 처음인데 쪼말이 뭔 상관이야ㅋㅋㅋ

―재능충이네

―진짜 게임 재능은 어디 안 가는 듯

그렇게 간단하기에 오히려 실력 차가 두드러진다.

난해한 과정을 직감으로 깨우치는 이와 아무리 해도 모르는 사람으로 나뉜다.

일반 유저는 물론 BJ들도 마찬가지다.

게임 실력은 시청자 수에 영향을 미친다.

그도 그럴게 당연히 잘하는 사람 방송 보고 싶다.

─카오스 좀만 해보면 롤 쉽지 [3]

─RPG충들 거품 다 뽀록 났죠? [5] +1

─틀니특) 새로운 게임 못함 [32] +17

─이 와중에 ㅈ전설 군대 간 거 실화냨ㅋㅋㅋㅋㅋㅋㅋㅋ [21] +33.

.

.

BJ로 유명해지고 싶다.

잘하는 건 게임밖에 없다?

그 게임 실력을 밑천으로 성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게임들과 달리 진입장벽이 낮다. 여러BJ들이 앞다투어 롤을 시작한다. 최근 파프리카TV의 트렌드다.

─카오스 하던 BJ들 롤로 전향해서 시청자 떡상했네

AOS는 다 그게 그거라고 존나 쉽게 배우는데?

└AOS 아시는구나!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Aeon of Strife에서 유래된 장르로 겁·나·재·밌·습·니·다 └난 파오캐 했는데 └퓨리온 유저인데 롤 자이라랑 개비슷함ㅋㅋㅋㅋㅋ

└ㄹㅇ 날먹이긴 하지

일부BJ들은 이미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날뛰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이란 무시할 수 없고, 가장 주목 받게 되는 건 아무래도 대기업BJ들이다.

그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건 오정환.

메이플스토리, 디아볼로3 등 여러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로드 오브 레전드에서도 역사를 쓸지 모른다는 기대가 진지하게 떠올랐는데.

─오정환 배치 10연패 실화냨ㅋㅋㅋㅋㅋ

브론즈에 알 박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이?

글쓴이― 보황이랑 듀오했다가 ㅈ됨

└왜 하필 보황을ㅋㅋㅋㅋㅋㅋㅋ

└RPG충은 역시 안되지ㅋ

믿기지 않는 소식이 커뮤니티를 강타한다.

* * *

딱히 드문 개념이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

가장 신경 써서 배우는 것은 다른 사람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다가 서로 부딪히면 짜증 나잖아.'

자칫 불판이라도 엎으면 큰일 나고 말이다.

누가 가르쳐주거나 지적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돼있다.

하지만 롤에서는?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심해왕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보황과의 뜻깊은 듀오를 끝낸 다음 날.

첫 번째 게임에서 서포터라는 진귀한 포지션을 하게 되었다.

─도구마스터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거 진짜 버스판이다!

"아 진짜요? 저도 버스라는 걸 타보는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연패 후유증……

―제발 이기자!

―지기만 해서 이기는 법을 모르누

그런데 아군이 이기고 있다.

이번 판을 이기면 실버로 가는 실크로드가 깔릴지도 모른다.

나의 작은 행복을 방해하게 둘 수 없는 노릇이다.

'서포터라는 포지션을 무시하기 쉬운데.'

버스 타는 포지션 아니냐?

도구 새끼 아니냐?

그렇게 무시 받고 있고, 실제로 무시를 받아도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만큼 쉽다.

잘하는 게 어려운 거지.

평타 치는 것은 개나 소나 우리집 강아지나 미드나 탑이나 정글이나 다 할 줄 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브론즈킹님이 심해왕님의 대량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 (추가 골드 : +432G)

그 이유가 바로 게임의 기본 개념을 알기 때문이다.

서포터는 '스노우볼'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다.

[20:05] 심해왕 (다리우트): 아 개빡치네

[20:19] 심해왕 (다리우트): 혼자 4대1 하는데 뭐함?

[20:21] 욕하지마세요 (모르피나): ?

[20:22] 엽기싸이코 (콩머스): 스캐너 올라가는 거 뻔히 보였는데

반대로 이걸 안 해준다?

아무리 유리한 게임이라도 안 굴러가고 비벼지며, 불리한 게임은 역전의 여지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드디어 버스 좀 타나 싶었는데 애들이 막 싸우네."

―지가 잘리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드 없는데 왜 감?

―정환인 할 거 다 했다

―ㅇㅇ 와드도 다 박아줌

모든 스노우볼은 시야가 기준이 된다.

아군이 실수를 해도 시야가 없으니까 하는 거고, 슈퍼 플레이를 해도 시야가 있으니까 가능한 것이다.

'일부러 지금 쓸데없는 곳에 와드 박고 있거든.'

다이아 이하는 와드 박는 위치를 모른다.

그래서 분명히 와드를 박았는데 안 박은 거랑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어설픈 시야가 방심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적 트리플 킬!

브론즈킹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이기고 있으니까 기세는 앞선다.

무작정 들어가다가 교전이 걸리고, 떼몰살 당하는 흐름이 나오기 십상이다.

제압킬을 다 내준 끝에 킬 스코어가 역전된다.

[25:10] 심해왕 (다리우트): 아 ㅈㄴ

[25:11] 심해왕 (다리우트): 하기 싫네

[25:13] 심해왕님이 항복 투표를 시작했습니다. /항복 또는 /항복반대를 입력하여 찬성/반대표를 던지십시오

[25:15] 엽기싸이코 (콩머스): 지가 던져 놓곸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듯 서포터는 별 거 안 해도 아군의 싸움을 유도할 수 있는 신묘한 권능을 가졌다.

서포터가 윤활유 역할을 안 해주면 아군이 합을 맞추는 게 힘들어진다.

[25:20] 욕하지마세요 (모르피나): 다리우트 ― 21초 후 재생성

[25:20] 욕하지마세요 (모르피나): 다리우트 ― 21초 후 재생성

[25:21] 욕하지마세요 (모르피나): 다리우트 ― 20초 후 재생성

[25:24] 심해왕 (다리우트): 하지 마 **련아

[25:15] 엽기싸이코 (콩머스): 응 안 해^^

[25:27] 아군이 찬성 4표 반대 0표로 항복에 찬성했습니다!

굳이 멘탈적인 부분이 아니어도 말이다.

게임이 불리해지자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온다.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치즈●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진짜 팀운 레전드넼ㅋㅋㅋㅋㅋㅋㅋㅋ

"지고 있는데 500개 감사합니다. 이게 다 제가 초보라서 그런 거죠."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보는 내가 빡친다

―하 강제 서렌;;

―이건 진짜 팀운 ㅇㅈ

다행히 아군의 캐리를 막고 브론즈 여행을 지속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걸 언제까지 해먹을 수는 또 없는 노릇이다.

'답답혀.'

내가 간신히 따라하고 있는 브실골의 재능.

현지인들은 비웃기라도 하듯 패시브처럼 써먹는다.

열심히 지려고 안 해도 아군이 더 신명나게 던지는 판이 많다.

잠깐 정도면 즐길 만하다.

한사코 계속하기에는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렇지.

서로 작정하고 지려는 탓에 나는 낮은 티어에서 게임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심지어 힘들어.'

상위권에서 게임할 때도 이렇게 머리를 굴려가면서 한다. 근데 그걸 역산까지 해야 하니까 상당히 힘들다.

브실골을 하다 보면 재능의 벽을 느낀다.

─롱스틱파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배치 ㅈ망해서 팀원 다 병신만 걸리는 듯

"어쩔 수 없죠. 열심히 해서 올라가야지."

―진짜 심각한 건데ㅋㅋㅋㅋ

―배치 티어가 평생 티어임 ㄹㅇ

―보황 스노우볼 레전드

―나 진짜 배치 ㅈ망해서 브론즈에서 허덕이다가 부캐 실버 받고 플래까지 수직 상승함!

재능충들 사이에서 게임을 하다가는 현자 타임이 씨게 올 것 같다.

슬슬 탈출각을 잡고 싶은데 그게 또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무슨 유희왕도 아니고.'

내 안의 또 다른 인격이 조종해주고 있다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갑자기 잘해지면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소리다.

물론 지금까지 운이 없었다.

해보니까 할 만하네.

그렇게 둘러대는 것도 안될 것은 없지만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재미가 없잖아.'

프로게이머 지망생마냥 죽치고 롤만 하는 건 BJ가 지향할 바가 아니다.

실제 이전 생에서도 실력으로 어그로를 끌긴 했어도 결국 인기 있어진 비결은 방송이다.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내 방송의 절대 전제.

딱히 고민할 것도 없는 부분이었다.

─마이원챔장인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마이 하는 거 어떰? 메이플 유저는 무조건 마이인데

"마이요? 아~ 그 검든 챔피언?"

―마이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그거 지지

―롤린이한테 마이를 추천한다고?

―마이플스토리는 ㅇㅈ이지!

그런 스토리 중에서도 가장 익숙하다.

마침 생각하고 있던 차에 시청자들도 적극 추천을 해준다.

'메이플 유저가 롤에서 할 거는 하나밖에 없지.'

마이플스토리의 하지마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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