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화
롤판 개노답 삼형제
대기업BJ간의 격돌.
화제가 되는 건 당연 보라판에서의 일만은 아니다.
─실버한테 무시 당하눜ㅋㅋㅋㅋㅋ
─뽀록 거르고 오정환 개잘하는데 ㄷㄷ
─오정환 마이 제외 첫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러이갓이 다1 아닌 거 아님?
.
.
.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최근 롤판은 확실히 부상했다.
그 관심을 방증하듯 화력은 개인 방송 갤러리 이상이다.
─아 ㅈ방충 새끼들이 갤 점령했네 ㅡㅡ
러이갓의 러자만 들어도 혐오스럽다
좀 꺼져 씹새끼들아
└그래서 떠드는 건데ㅋㅋㅋㅋㅋㅋㅋ
└러이갓 현지인BJ한테 개털림
글쓴이― 그럼 ㅇㅈ이지
└갓정환! 갓정환! 갓정환! 갓정환! 갓정환!
다른 점이 있다면 BJ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되기기 이전이라 그렇다기보다는 롤BJ들이 초래한 자업자득이다.
러이갓을 포함해 세 명.
초기 롤판에서 BJ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데 혁혁한 공훈을 세웠다.
소위 개노답 삼형제로 불리며 악명을 떨치고 있다.
─러이갓 양학충 새끼 지가 양학 당하네ㅋㅋㅋ
이 새끼 만나서 연패하고 손발 부들부들 떨렸는데
존나 꼬시다 X발ㅋㅋㅋㅋㅋㅋㅋㅋ
└네다실
글쓴이― 응 골드야
└골드 성님이셨누 ㄷㄷ
└볼 땐 재밌었는데 대리충 만나본 이후로 안 보게 됨
그럴 수밖에 없는 콘텐츠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대리와 양학은 롤유저들이 분노해 마지않는 공공의 적이다.
재밌어하는 시청자도 있지만, 싫어하는 유저도 많다.
특유의 호불호 갈리는 말투도 한몫하며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롤붕이들이 아무리 까봤자 러이갓이 대단한. EU
――――――――――――――――――――――――+
아이디― 오정환
전적― 20승 13패
티어― SILVER V 0LP
? 마이― 100%
? 구리가스― 20%
? 말화이트― 0%
? 쏘나― 0%
? 치비르― 0%
+――――――――――――――――――――――――
오정환 마이 제외 첫 승 챙겨줌 ㅅㄱ
└전적 실화냨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갓버한테 졌다고?
└러이갓 이 새끼 현지화 다 됨
└심지어 오정환 마이한테도 졌음ㅋㅋㅋㅋㅋㅋ
그렇기에 역으로 화제가 된다.
러이갓이 당한 수모. 추천글에 박제가 되며 조리돌림을 당한다.
그와 반비례한다.
이제 막 롤판에 데뷔한 오정환이 알려진다. '마이충'이라는 하나의 컨셉으로 말이다.
입장이 역전된다.
* * *
원래 그런 챔피언이 있다.
내가 할 때는 약한데 적이 하면 존나 센 거.
사샤샤샥―!
AP마이가 딱 그에 해당한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꼴뚜기먹는다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오 바로 적응하네 역시 마이플스토리ㄷㄷ
"AP로 쓰니까 진짜 좋네요. Q짤 넣고, 피 달면 명상으로 회복하고."
―AP마이 사기임
―정글 마이하다 라인 서면 환상이지ㅋㅋ
―이 꿀을 이제야 아네
―지금부터라도 하자!
대처법을 모른다면 말이다.
대처법을 알고 있는 입장이라도 딱히 상관은 없다.
'장인이라는 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니야.'
특정 챔피언은 마스터 이상에서 못 쓴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쓰는 새끼가 한두 놈은 있다.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쏟아부은 결과다.
파앙!
미니언 발치에서 터지는 술통.
알파를 긁음과 동시에 구리가스가 던졌다.
이전 판에 내가 했던 행위로, 본래라면 무조건 맞을 수밖에 없다.
'피하는 잡기술이 있지.'
미니언이 미니언에 의해 죽는다.
그 타이밍에 알파를 긁으면 타겟팅한 미니언이 사라져서 최초 시전한 자리로 되돌아온다.
사샤샤샥―!
이렇듯 술통은 피하고 짤짤이만 넣을 수 있다.
알파를 맞은 구리가스의 체력바가 쭈욱― 깎인다.
'필연적으로 CS를 한 개 놓치게 되긴 하는데.'
딜교환에서는 이득을 본다.
상대의 견제는 무한이 아니다.
리메이크 전 구리가스가 W쓰면 피마나 다 차니까 개사기 같아 보여도.
―――――――――――――――――――――――――――――――+구리가스
체력 : ????????????
마나 : ????????????
+―――――――――――――――――――――――――――――――
기본 마나량이 형편없이 낮다.
마나 소모량도 많아서 스킬쿨 몇 번 돌리면 마나통이 금방 바닥을 보인다.
술통을 못 맞혔을 때.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는 소리다.
연속해서 피하자 상대의 견제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위이이잉……!
어쩌다 체력이 깎여도 명상으로 풀피.
AP마이가 자랑하는 라인전 메커니즘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 좋은 챔피언으로 왜 지신 거지? 봐주시는 건가?"
―씹못하니까
―아무리 그래도 다이아1인데 신기하네
―봐주긴 씹ㅋㅋㅋㅋㅋㅋㅋㅋ
―학생 글 내려^^
물론 이는 실력 차가 있기에 가능하다.
특별히 엄피컨을 선보이지 않아도 기본기로 찍어 누를 수 있다.
'데프트가 코물쥐를 만나면 숟가락으로 때리고 싶을 거 아니야.'
나와 러이갓의 상황도 비슷하다.
세 번째 게임.
우연이 겹치는 것이 자신에게 좋은 일인지 곱씹게 될 것이다.
사샤샤샥―!
미드 마이가 선푸쉬 주도권을 잡는다.
마나가 바닥난 구리가스는 CS를 받아먹는 수밖에 없다.
미니맵을 쭉 한 번 살펴보니.
'브실골은 꽁킬이 굴러다니지.'
다이브를 하면 죽는 바이러스가 코로나급으로 퍼져 있어서 스노우볼이 안 굴러갈 뿐이다.
아군의 협조가 없어서 로밍각이 제한된다.
[07:30] 한라봉 (잭트)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07:30] 한라봉 (잭트)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탑라인 상황.
블러디체리의 체력 관리가 빈약하다.
지원핑을 찍자 아군의 반응이 무심한 듯 시크하다.
'먼저 들어가면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나도 죽이고 지도 죽겠지.'
그거 왜 들어감?
아 마이 때문에 죽었네 ㅡㅡ
다른 챔피언이었다면 이런 애매한 각은 포기했겠지만.
「생각의 속도!」
궁극기를 켜고 들어가서 썬다.
블러디는 격하게 반항하며 웅덩이로 숨는다.
아니나 다를까 잭트는 저 멀리서 발만 동동 구른다.
위이이잉……!
상관이 없다.
포탑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낸다.
명상을 켠 마이는 좀비 같은 회복력을 자랑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리고 막타.
잭트가 뒤늦게 들어올 걸 알고 있었다.
아끼고 아낀 알파로 포탑 공격을 씹으며 킬까지 챙긴다.
"내려놔 씹새끼야!"
―잭트ㅋㅋㅋㅋㅋㅋ
―이걸 킬딸 치려고 하네
―양심 ㅇㄷ?
―브실골특) 호응은 절대 안 하면서 킬딸은 점멸까지 쓰면서 먹음
어시스트가 아닌 킬.
명상으로 다시 풀피를 채운다.
만약 잭트가 스틸을 했다면 포탑에 맞아 죽었을지 모른다.
'이래서 잘하는 사람들도 양학 처음 하면 힘들어 해.'
게임을 지는 방법을 선천적으로 타고났다.
미천한 프로게이머들과 아마추어 고수들은 브실골 유저들의 재능에 먹힌다.
다행히 알고 있다.
지난 생에서의 연구가 보람이 있었다.
AP마이의 캐리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18:33] 도구입니다 (힐라카): 잭트 또 잘리네
[18:35] 한라봉 (잭트): 응 니애미
[18:38] 백정입니다 (콩머스): 아 싸우지 좀 마 ㅅㅂ
[18:40] 숟가락입니다 (크레이브즈)님이 지원 요청을 보냄!
[18:42] 숟가락입니다 (크레이브즈): 미드 모여!
타의에 의해 말이다.
내가 라인전 이기고, 로밍으로 풀어줘도 4명의 재능충을 통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지.'
AP마이는 다이브랑 한타 빼면 시체다.
암살도 힘들고, 사이드도 약하고, 포킹도 안돼서 근본적인 한계가 명확하다.
브실골에서는 문제가 없다.
일정 시간이 흐르면 미드에 모이는 국룰이 있다.
킹드 모여가 시전되며 판이 깔린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캐리를 할.
게임을 지는 법을 아는 건 적들도 마찬가지다.
마이에게 킬을 헌납하기 위해 알아서 줄을 선다.
「생각의 속도!」
사샤샤샥―!
궁극기를 켜고 후진입해서 썬다.
딸피가 된 쏘나를 알파로 긋고 점화와 평타로 쓱싹― 썰어 마무리한다.
킬을 딴 시점에서 게임 끝.
정말로 끝이다.
300(+1.0AP)의 광역딜이 계속 돌아간다.
브실골 게임이었다면 그렇다는 소리지만.
투웅!
화르륵……!
다이아인 러이갓은 알고 있다.
마이의 치명적인 약점. 알파가 끝나는 타이밍에 포커싱을 하면 무력해진다.
명상은 정신 집중 스킬이다. 혼전인 한타 와중에 쓸만한 스킬이 아니다.
점화가 걸리고 온갖 스킬이 쏟아져 들어온다.
파아앙―!
역으로 이용하여 빠져 나간다.
술통 폭탄 타이밍에 적절한 점멸로 방생을 노린다.
위이이잉……!
그리고 풀피.
4.0AP 계수의 괴랄한 힐량이 치유 감소의 의미조차 상실시킨다.
앞선 킬로 궁극기의 쿨타임은 초기화돼있고.
─더블 킬!
트리플 킬!
쿼드라 킬!
전장의 지배자!
마무리……!
다시 들어가 쓸어담는 일만 남았다.
판이 깔렸을 때의 캐리력은 AD마이는 물론이고 LOL 내 모든 챔피언의 포텐셜을 가볍게 초월한다.
'그래서 뽕이 짙게 남아있긴 하지.'
당하는 입장에서는 답도 없다.
한 명 죽는 순간 도미노처럼 쓸린다.
타겟팅 불가의 알파가 계속 돌아가는데 무력감마저 느껴진다.
하는 입장에서는 그 각이 잘 안 나온다.
한 번 터졌을 때의 임팩트가 큰 거지, 실상은 킬딸 원툴의 민폐 챔피언인데.
―미드마이 ㅈ사기 ㄷㄷ
―펜타 까비
―진짜 한타 혼자 함ㅋㅋㅋㅋㅋㅋ
―러이갓은 이 사기 들고 지네
보는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다.
러이갓이 괜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니듯 방송 콘텐츠로서는 제격인 게 사실이다.
'대신 꿀을 좀 빨아볼까.'
참된 보은이라 생각한다.
* * *
러이갓은 이후에도 몇 번 더 우연을 가장했지만 패착만을 맛본다.
마이 장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오정환에게 내주게 되었고, 그로 인해 방송의 성장세가 크게 꺾인다.
시즌3에 들어 대리 게임이 금지되고 결정타를 맞는다.
방송 어그로와 별풍선을 위해 시청자의 아이디를 빌려 쓴 사건이 도마 위에 올라 짧은 BJ생활을 접게 된다.
─마이 원탑 오정환 맞는 거 같은데
――――――――――――――――――――――――+
아이디― 오정환
전적― 50승 21패
티어― GOLD Ⅲ 17LP
? 마이― 100%
? 구리가스― 17%
? 쏘나― 12%
? 치비르― 16%
? 또도박사― 0%
+――――――――――――――――――――――――
러이갓과 달리 정글이랑 미드 다 잘함ㄷㄷㄷ
└마이만 원탑인 게 함정
└딴 거 하면 귀신 같이 짐ㅋㅋㅋㅋㅋ
글쓴이― 진짜 근데 마이는 프로보다 잘하지 않냐?
└프로는 마이 안 하지 ㅄ아
그와 전혀 상관없이 롤판은 멈추지 않고 굴러간다.
마이의 장인.
그 포지션을 고스란히 이어 받았을 뿐이다.
돈슨이 망조에 접어들고 돈슨 게임을 하는 BJ들이 힘들어하는 것과 달리 오정환은 롤판에서도 성장해간다.
티어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더욱 말이다.
"오정환님? 정환님 잘하지……. 딴 건 몰라도 마이는 진짜 수준급이던데?"
"정환님 같은 분은 그냥 예비 다이아야. 만류귀종이라고 괜히 메이플에서 날아다녔겠어~?"
그에 따라 롤BJ들도 더 이상 좌시하지 못한다.
잠깐의 콘텐츠라 보기에는 너무 잘 해먹고 있다.
롤판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던 러이갓의 위치를 그대로 흡수했으니 당연하다.
이미 인기BJ.
파프리카TV에서 손 꼽히는 인지도를 가진 그이기에 의미는 더욱 크다.
실력파 BJ가 된다면 롤판에서도 메이플 못지 않게 명성을 이어나갈지 모른다.
─오정환 롤 콘텐츠 진짜 시작 잘한 게
마이플스토리
자기랑 딱 맞는 챔피언 찾아냄ㅋㅋㅋㅋㅋㅋㅋㅋ
└예능 같은데 예능이 아니야……
글쓴이― 그러니까ㅋㅋ
└RPG에도 재능 같은 게 있나 봄
└레벨링만 잘해도 ㅅㅌㅊ인 챔은 맞지
거의 확신시 되고 있다.
마이플스토리와 마이 본좌의 이미지가 맞물리며 상승 효과가 엄청나다.
시청자들은 물론 롤BJ들도 괜히 그의 행보를 주목하는 게 아닌데.
"오정환은 지금 메소드 연기 중이야. 자기가 브실골이라고 빙의해서 연기하는 중임."
오직 한 명만이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개노답 삼형제의 첫째, 차후 유명 감독이 되는 cgvMax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