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화
LOL 시즌2에서 시즌3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가장 많은 역사적 사건이 터졌던 시기이기도 하다.
─러너리그 시즌2 입갤ㅋㅋㅋㅋㅋㅋㅋ
─LCK 멸망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ㅈ밤 그냥 러너리그나 참가하라고!
─무조건 고전파 우승각 아니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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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파프리카TV의 중심이 롤로 확실하게 굳어졌다. 일명 롤프리카로 불리며 향후 몇년간 최상위권 BJ는 전부 LOL이 싹쓸이하게 된다.
─피씨에디션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러너리그 화이팅^^
"아이고~ 광고주님 별풍선 천 개 감사합니다! 형들~ 피씨에디션 컴퓨터 많이 애용 좀 해주세요. 이번에도 엄청 힘써주셨거든요~!"
―ㅇㅈㅇㅈ
―진짜 덕분에 대회 퀄리티가 달라짐ㅋㅋㅋㅋㅋㅋㅋ
―롤퓨터 하나 살까?
―응 컴퓨터는 조립이야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그 시발점이 되었던 사건.
BJ러너맨이 개최한 러너리그였다는데 이견이 갈리지 않는다.
BJ들은 물론 프로팀들까지 참가하며 거의 LCK에 준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그랬던 러너리그를 다시 한 번 개최하겠다.
당연히 난리가 날 수밖에 없다.
거물급 네임드들이 속속들이 참가를 표명하자 커뮤니티는 폭발 직전으로 달아오른다.
─이번 러너리그 시즌2 진짜 개대박인 게
라인업이 미친 것도 미친 거지만
면제겜도 정공겜도 ㅈ망함ㅋㅋ
보라판도 철꾸 영정이라 볼 거 없음
잘하면 LCK보다 더 흥행 가능하다 ㅇㄱㄹㅇ
└오정환 있지 않음?
글쓴이― 오정환도 롤로 넘어옴
└오 그러네
└이러면 진짜 롤이 파프리카TV 먹겠는뎈ㅋㅋㅋㅋㅋㅋㅋ
하물며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보라판도, 다른 게임들도 파이를 나눠 가지던 시기이지만 최근 파프리카TV는 명백하다.
『애청자 증가수』
1. 러너맨 ―
2. 오정환 ↑5
3. cgvMax ↓1
4. 고전파 ↑2
5. 롤티처 ↓2
애청자 증가수.
파프리카TV의 동향을 보여주는 여러가지 지표 중 하나지만, 최근 시청자들의 관심을 가장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이것이다.
보라가 흥행일 땐 보라BJ가, 먹방이 흥행일 땐 먹방BJ가 순위를 차지한다.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롤BJ가 점령했다는 건 자세한 설명을 생략시킨다.
─오정환팬임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도 참가하나요??
"……."
그렇기에 더욱 머리가 아파진다.
러너맨은 명실상부한 1위 롤BJ다.
대세 게임이 된 롤판의 상승 기류를 정면으로 받으며 성장했다.
그런데 오정환이 롤판에 발을 디딘다?
그의 거대한 팬덤과 BJ로서의 역량을 생각하면 위협적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절대 안되짘ㅋㅋㅋㅋㅋ
―ㄹㅇ 오정환한테 먹힌다
―아 면제는 면제겜 하러 꺼지라고~
―팩트) 면제 아니다
그러한 러너맨의 팬들.
다른 BJ들의 팬들과 마찬가지로 자부심이 있고, 자신이 응원하는 BJ가 잘되기를 바란다.
오정환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도 그럴게 포지션이 겹친다. 한 게임판의 대부 말이다.
"형들 나는 솔직히 별 생각 없어."
파프리카TV 특유의 정치 싸움으로 번져도 이상하지 않다.
몇몇 극성팬들이 부추기며 그러한 기류가 조성된다.
당사자가 선을 긋는다.
"사람 가려가면서 대회 운영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지. 근데 선수로 참가하려면 다이아는 돼야 하는데. 뭐? 다이아라고요? 아니……, 나랑 같은 브실골 아니었어?"
―코봉아……
―보황이 쏘아올린 작은 공
―지금 씨지맥도 털고 난리 났는데 업데이트가 늦네ㅋㅋ―눈 깔아^^
자칫 경쟁BJ에게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
그런 대립 구도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러너맨이 먼저 손을 내밀려고 했다.
공동 진행.
LCK로 따지면 캐스터나 해설자 말이다.
게임 지식은 부족하더라도 방송 짬을 살려서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
벌써 다이아를 찍었다고 하니 할 말이 없어진다.
러너맨은 롤을 시작한지 이제 거의 1년이 돼가지만 최고 티어 골드를 간신히 달성했다.
─철드모트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 마이 원챔에 다이아 턱걸이라 힘들 거 같은데
"아무래도 전직 프로분들도 참여하고 진짜 천상계 중에서도 천상계분들만 오시니까……. 그래서 사실 같이 대회 진행을 맡아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오~ 진행을?
―롤린이가 해설이 가능하나
―러너도 골딱이인데 오정환이라고 못할 게 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단 오면 라인업은 대박!
물론 이는 순수한 호의만은 아니다.
스폰서가 원한다.
오정환의 방송적 영향력은 이미 증명이 돼있고, 컴퓨터 판매 업체인 피씨에디션은 보다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싶다.
'내가 오정환을 품는 모양새가 되면 민심도 잡고, 롤판에서의 입지도 공고히 할 수 있지 않겠어?'
이를 받아들인 러너맨도 말이다.
선을 긋고, 정치화시키고 싶지는 않아도 멍청하게 눈 뜨고 파이를 내주고 싶지도 않다.
가만히만 있어도 롤BJ 1위는 명실상부 자신이니까.
오정환을 끼는 것.
당연히 계산 하에 내린 판단이다.
같이 대회 해설을 진행한다면 게임 지식이 부족한 오정환보다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게 된다.
'아무리 게임 재능이 있어도 해설은 짬밥인데.'
그는 파프리카TV 최고의 대세BJ였다.
그와 합방을 한다면 롤판의 인기에 힘입어 차기 대세BJ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별다른 분쟁이 일어날 것도 없이.
─오피셜) 오정환 관련 러너맨 입장 정리. txt
1. 러너리그 같이 진행하고 싶다
2. 선수로? 팀 동의가 있으면 가능
어지간하면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인 듯
└개추!
└이걸 민심을 다 잡네
└참가팀들 평균 티어 다1 넘을 텐데 선수는 힘들지ㅋㅋㅋㅋㅋ└러너가 진짜 착하긴 하다
보라판과는 다르다.
롤판은 화젯거리를 좋아해도, 분쟁은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다.
러너맨의 대인배적인 포용을 롤팬들이 적극 지지한다.
그의 고정팬층도 마찬가지다.
최근 오정환의 행보는 신기하고, 기대를 자아내지만 반대로 말하면 아직이다.
이미 완성이 된 이들에게 상대가 될 리 없다.
─오정환도 생각 잘해야 하는 게
BJ가 여는 대회라고?
무시할 수 있는데 규모도, 참가팀도 LCK 수준임 그냥
고전파, 씨지맥, 롤티처, 개맥주 등 네임드들 줄줄이 참가하고 상금도 1천 만원 규모인 사실상 어둠의 롤챔스임 ㄷㄷ└어둠의 롤챔슼ㅋㅋㅋㅋㅋㅋㅋ
└응 오정환은 보라 하면 별풍 만 단위로 땡겨~
글쓴이― 응 대세는 롤
└판이 너무 커서 여기 못 끼면 나가리 되긴 할 듯
오정환의 선택에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 * *
티어 상승.
강도가 목에 칼을 대고 협박하는 것도 아닌데 빠르게 달려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그것도 빌드업을 짜면서.'
어떤 아무무라면 효자라서 그렇겠지만 나 같은 BJ에게는 방송이 최우선이다.
2012년의 말은 굉장히 중요하기 짝이 없는 시기다.
─러너광팬임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혹시 러너리그 관련해서 보셨나요! 러너님 말로는 쪽지도 보냈다던데
"100개 팬클럽 감사합니다. 봤어요. 봤습니다. 아직 생각을 좀 해보고 있어요."
―정환이 커뮤 잘 봄ㅋㅋㅋㅋ
―러너리그가 뭥미?
―러너리그 아시는구나! BJ러너맨이 개최하는데 대규모 리그로 겁.나.재.밌.습.니. 다 ―아 모양 안 사는데
러너리그.
롤판뿐만 아니라 파프리카TV의 전체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결승 시청자가 무려 10만 명을 넘기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파프리카TV의 잠재적 시청자 수를 전부 따져도 10만 명은 못 미쳐.'
이 당시 스트리밍 업계의 규모를 생각하면 말이다.
내가 SNS 등지에서 일반팬들을 끌어왔듯, 대회를 보는 롤팬들을 끌어왔기에 가능했다.
롤판 팬이 이렇게 많아?
아예 자릿수가 다른 위용에 집어 삼켜진다.
파프리카TV가 롤프리카로 넘어가게 되는 시발점이다.
그러한 변화의 파도는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타야 한다. BJ의 능력은 대세 콘텐츠에 적응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근데 솔직히 해설은……, 에바고 가능하면 선수로 참가하고 싶어요."
―선수가 더 에바 아님?
―LCK는 챙겨봐야 해설을 하지ㅋㅋㅋㅋ
―ㄹㅇ
―말하는 건 피지컬로 안되지
사실 해설을 하라면 그럭저럭 잘해낼 자신은 있다.
존나 막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 괴물! 나라는 괴물!, 동의합니다 이러지 않아도 대회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익는다.
'답답해서라도.'
콘텐츠 겸해서 진행한 적이 있기도 하다.
익숙하다는 걸 티내는 게 우려돼서.
그렇다기보다는 애초에.
─여캠방물소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 클라스가 있는데 롤충 콘텐츠 안 도와주지ㅋㅋㅋㅋ
"에이, 그런 게 어딨어요. BJ들끼리 이간질하지 마세요."
글자 그대로다.
딱히 부심이 있다기보다는, 대기업급 BJ가 되면 내 생각이라는 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역설적으로 말이야.'
보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아닌, 나라는 캐릭터다.
시청자들은 나를 덮고 있는 겉껍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오가 상한다.
들러리로 있을 네가 아니지 않냐?
정작 내가 별 생각 없어도 그런 비난이 싹틀 수 있다.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롤판에 와버린 입장이라 하더라도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가야 한다.
그것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고, 나로서도 그 편이 직성이 풀린다.
기왕 참여할 거면 주연이 돼야지. 남이 만들어 놓은 판에서 스태프 노릇하는 건 내 적성에 안 맞는다.
지금껏 쌓아올린 캐릭터와도 미스 매칭이다.
이쿠, 이쿠!
플레이스타일 또한.
다이아부터는 변화를 줘야 한다.
한사코 RPG만 돈다고 진짜 메이플처럼 만렙을 찍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티어마다 점수 올리기 쉬운 챔피언이 달라.'
브실골은 아군이 없기 때문에 1 대 5 하는 챔피언이 좋다.
플래티넘은 아군이 못하기 때문에 캐리력 있는 픽이 요구된다.
그에 부합한 것이 마이.
그러한 특색이 다이아에서는 역효과다.
딱히 마이로 캐리할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01:00] 탑의코물쥐 (람블): 탑 역갱 봐주면 이김
[01:02] 미드의코물쥐 (르풀랑): 미드 오면 무조건 땀
[01:05] 원딜의코물쥐 (토이치): 바텀 안 봐주면 게임 안 함^^
아기새들의 요구에 맞춰주는 게 힘들어져서 그렇다
다이아 티어가 실력적으로 그리 대단하지 않음에도, 아마추어 고수들과 전프로 스트리머들이 고생하는 이유가 있다.
'코물쥐 같은 새끼들이 득실거린다니까?'
실력은 바닥을 기는 놈들이 자기 플레이에 맞춰 달라고 성화다.
브실골플은 안 맞춰주면 적당히 던지는데 얘네들은 게임이 터질 때까지 던진다.
한 마디로 이기심.
자기만 아는 인간들 천지다.
다이아 게임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다이아임엣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다이아부터는 진짜 게임 존나 힘들 텐데 그냥 해설 연습이나 하지
"그러게요. 고생길이 훤히 열렸네."
―다 지 라인 갱 오래ㅋㅋㅋㅋㅋ
―다이아는 원래 저럼?
―ㅈㄱㅊㅇ
―정환이 욕 먹겠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근본적인 속사정까지 전부.
모르면 모를까, 안다면 대처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도 없다.
'겸사겸사.'
챔피언폭을 늘린다.
마이충 원챔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RPG만 하느라 굳었던 손을 풀어볼 시간이다.
―와
―?? 뭐야 방금?
―저게 X발 왜 킬각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
―겉멋 오지네
아군이 원하는 템포에 맞춰서 말이다.
그렇게 한 라인을 풀어도 끝이 아니다.
단순히 잘하는 것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다이아 티어의 오묘함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언럭키 코물쥐들이 죽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