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252화 (252/846)

252화

러너리그.

참가팀의 신청은 빠른 속도로 마무리 지어진다.

지난 시즌1의 미흡을 교훈삼아 참가자들이 다이렉트로 연락 가능하게 룰을 짰기 때문이다.

"총 32팀이 신청을 완료해주셨습니다! 무리를 하면 좀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 이상은 뇌절 같아요. 안 그래요 형들?"

―ㄹㅇ

―대진 관리하기 빡세짐ㅋㅋㅋㅋㅋ

―깔끔하다!

―러너가 LCK보다 운영 잘하는 거 아니냐? ㅋㅋ

워낙 성화다.

러너리그가 가진 영향력을 사람들이 알아버렸다.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성황 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킬싸개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저희팀 원딜러가 탈주했는데 어쩌죠? 갑자기 사정 있다고;;

"아 100개로 통 큰 팬가입 감사합니다! 스킬싸개님~ 괜찮습니다. 그래서 제가 혹시 몰라서 후보란을 만들어뒀거든요."

―오오

―역시 큰일은 숟가락이……

―철저하네 러너형

―평타싸개 새끼들 참을성 ㅅㅂ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생길 수밖에 없다.

다년간의 노하우를 가진 공식 리그에서도 심심찮은데, BJ가 진행하는 리그가 아무 일 없이 잘 돌아간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대화로 풀어가면 어떻게든 되는 거지.'

러너맨의 인망.

한 번의 대회 운영 경험도 토대가 되었다.

공식 대회가 아니라는 이점을 살리며, 자신이 조금만 노력하면 어지간한 일은 풀린다.

원칙적으로 팀은 참가 신청한 선수들 중에서 꾸리도록 한다.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마음대로 안 풀릴 때가 있고, 아무리 참가자가 많아도 특정 포지션이 부족한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와드싸개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혹시 저희팀도 후보 하나 둬도 되나요? ㅎㅎ

"예, 최대 한 명! 그 이상으로 결격자가 생기면 실격 처리되니 주의해주세요."

―캬 팀장들 팬가입하고 가네

―후보 가장해서 선수 교체면 어카지

―꾸웩

―이거 악용하는 애들 생길 거 같은데ㅋㅋ

물론 예외를 두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조차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부작용을 감안해도 유도리를 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그래봤자 한 명인데 뭐 어떻게 되겠어?'

큰 변수가 되진 않는다.

오히려 재밌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미처 신청하지 못한 챌린저가 뒤늦게 소식을 듣고 참가한다면?

대회 수준은 더욱 올라간다.

각 팀들은 더 잘하는 팀원을 원할 테니 당연하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며 흥행에 이바지할 거라 생각했는데.

2. 팀 이름: 팀 구성(아이디/티어/연락처/디스코드 닉네임#0001)

팀장: 오정환 다1/ 010―××××―××××/ ojh6974#487473

팀원: 자이스키/ 다1/ 090―××××―××××/ Japan№1#636342

팀원: 의진맨/ 다1/ 010―××××―××××/ unrestaurant#297061

팀원: 코물쥐/ 다1/ 010―××××―××××/ gimoring#365346

팀원:

후보: 여름다/ 골1/ 010―××××―××××/ summerda#235253

오직 한 팀만이 역주행 풀엑셀을 밟고 있었다.

* * *

속속들이 발표되는 참가팀은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비교하는 걸 워낙 좋아할뿐더러, 유명BJ 혹은 천상계 네임드가 즐비하다.

─서포터가 골딱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그 인맥 전형인가 뭐시기냐?

─속보) 러너 찐당황

─롤충들 오정환식 보라 모르누 ㅉㅉ

.

.

.

일말의 과장 없이 라인업만 보면 LCK에 준한다.

그렇게 치열한 경쟁의 장에서 차별화를 지향하니 역으로 주목 받는다.

─중대장은실망이크다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뭐지? 개꿀잼 몰카인가?

"몰카 아닙니다. 실황이에요."

―이건 쫌 아니지 않나요……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는 거임 ㄷㄷ

―사실 몰카의 몰카였던 거 아님?

―진짜 서포터가 PPAP 추면서 나타나고ㅋㅋㅋㅋㅋ

여름의 커밍아웃과 참가팀의 예외 사항.

그 두 가지 우연을 이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예감이 머릿속에 번뜩였다.

'그걸 그대로 이행했을 뿐이고.'

사고는 치고 볼 일이다.

평소 이상으로 시청자가 북적거리다.

고정 시청자층은 물론, 롤팬들의 관심도 제대로 모았다.

<아 진짜 명품 도구 기대했는데 이게 뭐예요!>

팀원들의 관심도 말이다.

코물쥐가 서포터의 인선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디스코드로 불만을 전해온다.

"제가 말했잖아요 미드 개쩐다고."

<확실히 개쩔…… 아니 그게 그 미드가 아니잖아요;; 저 진짜 게임 들어가면 개빡겜이라 존나 진지한데.>

―미드씹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좌 미드 ㅗㅜㅑ

―이 팀은 미드가 두 명인가요?

―코물쥐 저 새끼는 존나 못하면서 서폿탓만

현실성이 없다면 일발 어그로로 끝날 수 있다.

그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애시당초 생각 못할 내가 아니다.

'나는 롤 못하는 거 존나 싫어해.'

코물쥐를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명의 방송인으로서는 존중하지만, 한 명의 롤유저로서는 그냥 죽여 패버리고 싶다.

그렇기에 기획한 콘텐츠다.

몇 년 지나면 이미 늦어버린다.

전신의 세포가 숟가락화 돼서 조금만 무거워도 안 들려고 한다.

<아니, 근데 진짜…….>

"불평, 불만, 남탓이 좀 많은 타입인가 보네요?"

<저 살면서 남탓해본 적이 없어요!>

"아~ 서폿탓 많이 한다는 건 그냥 소문인가?"

<도구는 인간이 아니고 물건이잖아요.>

―오우 쉣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인드 샤발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게 정신병인가?

―공익 갈 만하네……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남탓은 나쁜 것이 아니다.

팀 게임이잖아?

팀 게임에 어떻게 남탓이 없을 수가 있어.

'하지만 그 잣대를 자기 콧구멍데도 한 번 찔러봐야지.'

콧구멍이 넓어가지고 쑥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남한테는 한없이 엄격하면서 자기 자신한테만 관대하면 안 된다.

「모든 국가는 그에 걸맞은 정부를 가진다」― 낯선 누군가

어디선가 들어본 명언처럼 모든 숟가락은 자신의 수준에 걸맞은 도구를 가진다.

여름이 정도면 차고 넘친다는 이야기다.

<미드도 먹방 하시는 분 아니에요? 저 그분 국밥 조지는 거 본 적 있는데 게임도 조지는 거 아닌가?>

"님은 아예 한국말도 못하는 분 데려왔잖아요."

<그래도 그 형은 일체탑 소리 듣는데;;>

―다국적팀 결성ㅋㅋㅋ

―나까무라 자이스키는 ㅇㅈ이지

―미쳤습니까 휴먼?

―탑에 일본 바텀에 서양 ㅓㅜㅑ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물론 그 외에는 제대로 된 팀원이다.

티어부터가 다이아1이고, 원래 롤을 안 하는 사람도 아니다.

<저 먹방BJ라고 무시하시는데……, 롤도 진짜 잘합니다. 프로게이머 할 생각도 있어요. 다 같이 화이팅 해봅시다!>

<竹島は日本の領土.>

"진짜 진지하게 팀워크로 우승 노려봐요. 물론 독도는 우리땅."

BJ의진맨.

김군의 쿤식당 때문에 피해를 봤던 먹방BJ다.

김군과의 분쟁 당시 내가 운식당을 언급한 것을 기점으로 시청자 수가 반등했다.

이후 롤 콘텐츠가 주목 받으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취미삼아 하던 롤이 수준급이다.

실제로 차후 프로게이머로 데뷔한다는 사실도 안다.

'좀 변변찮긴 한데.'

그래도 LCK에 운식당을 개업해서 잘 나가게 된다.

적어도 아마추어 대회 기준으로는 든든한 팀원인 것도 사실이다.

─돈슨의노예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다른 팀들은 챌린저랑 전프로가 날아다니는데;;

"한미일 연합 전선으로 어떻게든 극복해봐야죠."

―바로 그거였누

―아니 의진맨은 그렇다 치고 여름은……

―대단하다 한미동맹!

―이미 예능으로 가닥 잡은 거 같은데? ㅋㅋ

나머지 팀들은 그 이상이라 문제지.

그 정도 난이도는 있어야 대회를 진행하는 것에 흥미가 생긴다.

'물론 강팀충도 있지.'

매 시즌 우승팀에 따라 최애팀이 바뀌는 이들 말이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인상이 흐릿하다.

최강 전력으로 우승한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잊혀진다.

언더독의 반란 정도는 일으켜줘야 드라마틱하다.

<다 좋아요. 다 좋은데…….>

"네."

<골드 데리고 라인전을 제가 어떻게 해요!>

"머리카락이 골드빛이라 예쁘지 않아요?"

<아니, 예쁘시긴 한데…… 그래서 제가 뭐라 할 수도 없고 나만 너무 힘들잖아…….>

로맨스 드라마 말고.

확실히 팀 게임에서 구멍이 있다는 건 큰 문제다.

당장 메이플 레이드에서도 내가 얼마나 노발대발했는지 모른다.

'물론 그 구멍 말고.'

여름이가 나쁜 구멍이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팬이기도 하고, GMS에서 레이드를 할 때도 잘하는 것을 봤다.

팀 게임의 기본을 굉장히 강조한다.

그 점에 있어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어떤 구멍인지 확인해보는 것은 차후의 일이다.

<쩡환! 쩡환!>

"왔어? 원딜분이 너 뒷담 엄청 까더라."

<아니, 제가 언제 뒷담을 까요;; 살면서 뒷담 까본 적이 없는데.>

―태세 전환 우두루급ㅋㅋㅋㅋㅋㅋ

―입벌구 캐릭터ㅋㅋㅋ

―아 미드라이너형 서포터는 참아야지

―근데 진짜 골드 에바참치긴 한데……

한 명의 서포터로서 제 역할을 해내는 것.

아무래도 티어가 티어다 보니 역할 수행 능력이 의심 받을 수 있다.

'괜찮아.'

내가 무슨 레전설도 아니고.

미친 짓을 하고 다닌다는 어떤 프로게이머처럼 말도 안되는 기행을 펼칠 리 없다.

현실적인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일단 오해부터 고쳐야 한다.

여자라고 무조건 게임을 못하는 게 아니다.

─야채만두킹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여름좌 롤 하는 거 봤는데 잘함!

"잘하죠. 그러니까 뽑은 거고."

<…….>

―골1이면 잘하는 거 맞지

―나보다 잘해 ㅠㅠ

―방금 한숨 들렸는데?

―혜지가 잘해봤자지ㅋ

여자가 게임 못하는 이유?

여자는 섬세함이 발달된 데 반해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부족해서 집중이 흐트러진다는 등의 연구 결과.

'씹소리야.'

그냥 안 해봐서 그렇다.

남자는 또래 집단에 어울리기 위해 게임을 반드시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바람, 스타, 디아, 메이플, 아이온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은 성별을 떠나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한국인이 게임을 잘하는 이유?

그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2020년 이후로는 전세계의 게임 실력 밸런스가 맞춰지는데 그게 어렸을 때 게임을 해온 세대가 외국에도 생겨서 그렇다.

"여보."

<낭군! 낭군!>

"사랑해."

<?? It's just acting…….>

―갑자기?

―민속촌 시즌2야?

―보라 아니라고 이 새끼얔ㅋㅋㅋㅋㅋ

―인맥 전형 맞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즉, 해왔다면 문제가 안된다.

여름은 기본적으로 겜순이 성향을 가지고 있다.

메이플을 오랫동안 해왔고, LOL도 미국에 있을 때부터 간간히 즐겼다.

'당연히 프로쯤 되면 연구 결과가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아마추어 수준에서는 하등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성별을 떠나서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썩 잘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나머지 부족한 실력은 키우면 된다.

<알겠어요. 저도 딱히 여혐 같은 건 없고 편견이 있는 건 아닌데 그래도 골드시잖아요.>

<그렇다! 그렇다!>

<저희가 다 다이아에서도 가장 높은 다이아1이거든요. 같이 게임을 해보시면 느끼실 거예요. 제가 다른 말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티어 자체가…….>

그보다 문제가 되는 건 그냥 존재 자체가 문제인 새끼.

숟가락들 버릇만 버려 놓는 새끼.

그런 미래의 악의 축을 어떻게 교육을 시키냐다.

'그 점에 있어서도 준비가 완벽하지.'

지나친 여성 유저 옹호는 게이머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일련의 부작용을 모르고 임했을 리 없다.

어젯밤에 오붓하게 데이트를 가졌다.

"좋아요는?"

<아니다! 아니다!>

"좋아해 정도는 되잖아……."

―아

―like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좀 명치딜인데

―여름좌가 환이 담당 일찐이라니까?

그 성과.

보여주면 될 일이다.

숟가락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근본부터 때려 박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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