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257화 (257/846)

257화

파프리카TV.

각각의 콘텐츠는 시청자층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다.

─로쿠 또 솔킬ㅋㅋㅋㅋㅋㅋㅋ

─눈나 나 죽어ㅠㅠㅠㅠ

─여름좌 그랩은 맞아야지 ㄹㅇ

─LCK 첫 여성 프로각 떴냐? ㄷㄷㄷ

.

.

.

물소가 많이 서식한다.

물소떼의 대이동은 실제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일동은 선언합니다

[8.15 광복절 독립 만세짤. jpg]

얼밤 레전드?

서포터 제조기?

거품 잔뜩 붙은 그 방출 원딜러의 강점기에서 해방을 선언합니다 풀리츠를 뽀록이라 부르는 롤알못에게서 해방되었음을 선언합니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일동―

└개추

└로쿠도쿠 나가고 귀신 같이 우승했지ㅋㅋㅋㅋㅋ

└매라신 억제기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듯 숟가락이 징징대면 게임이 망한다!

로쿠도쿠와의 게임이 기점이 된다.

버스다. 여왕벌이다.

실력 논란을 보란 듯이 잠재운다.

오히려 인증해준 꼴이 됐다.

일반 유저도 아니고 프로게이머가 털리는 모습이 생방송 되었으니 말이다.

─저 얼굴에 저 실력은 너무 밸붕 아님??

혼자 모든 것을 다 가졌네

킹갓엠퍼러 여름좌 ㄷㄷ

└넌 롤붕이고

글쓴이― X발아

└심지어 갓양녀시다……

└방구석 롤붕이들 의문의 스플래쉬행

커뮤니티 여론이 완전히 격변한다.

이견의 여지가 없어지자 긍정적인 반응만이 올라온다.

고작 그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성 게이머. 대리다 뭐다 논란이 뜨거웠던 이유가 있다.

실제 안 좋은 선례가 많아서.

그것도 있지만 가장 큰 건 적기 때문이다.

게임을 잘하는 여자는 통계적으로도 드물다.

─더플라잉사미라님, 별풍선 1004개 감사합니다!

여신이 롤을 허눼 ㄷㄷ

"아니다! 아니다! 나 여신 아니다. 평범하다."

―아니다! 아니다!

―미국 평균 수듄ㄷㄷ

―우린 원숭인가?

―우끼끼!

그런데 이국적인 외모로 시선까지 잡아 끈다.

엄청난 인기가 따라붙게 되는 건 어찌 보면 필연이다.

하지만 지속성.

여캠이 많은 파프리카TV에서는 종종 있다.

시간이 지나면 거진 다 시들시들해진다.

─롤붕이들 여름좌 좀 그만 괴롭혀라

―――――――――――――――――――――――――――――+공지― 『예쁘다고만 부르지 말아요』

나는 신경 쓰지 않아요.

나를 능력 있다고 말해주거나, 내 웃음에 미소 짓는다고 말해주세요.

단지 예쁘다는 건 아무 의미도 없어요, 얼마나 마음이 아름다운지가 중요해요.

+―――――――――――――――――――――――――――――얼마나 어그로 끌었으면 방송국에 공지까지 올리냐

└헐 ㄷㄷ

└글로 보니까 느낌이 다르네

└메이플 할 때도 이 X랄 한 번 났었지ㅋㅋㅋ

└씹덕겜 아니랄까 봐 면제겜 따라가는 거 보소

언덕 위의 꽃.

그 거리감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일부 물소들만 남고 일반 시청자들은 적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름에 한해서는 예외가 된다.

게임 실력이라는 메인 콘텐츠가 있으며, 외모에 대한 주관도 한국인들의 시선에는 신선하다.

─여름은 진짜 자기가 이쁘다는 걸 모름?

예쁜 애들 다 자기가 이쁜 거 알지 않나?

살면서 이득 많이 볼 텐데

└모르겠냐 질리는 거겠지

└그건 우리나라고

글쓴이― 외국은 뭐 다르나?

└외국은 여자들이 자기 주관이 세서 여자라고 이득 보는 거 싫어함

미적인 기준도 다르다.

섹시하고 관능적인 타입을 좋아하는 서양에서는 그냥 예쁜 일반인 정도.

여름으로서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한국인들에게는 겸손하고 털털한 것으로 비춰지며 호감을 산다.

─오정환팀 슬슬 무시 못하겠네

처음엔 좀 우습게 봤는데 성장 속도가 장난이 아님

진짜 사고 한 번 칠 거 같다 ㅇㅇ

└오정환이 다른 게임 하다 와서 그런지 플레이가 특이함└ㄹㅇ

└다크호스로 봐도 될 듯

└얘 방송도 재밌음ㅋㅋ

오정환팀의 주가 또한.

여름의 성장은 당초 팀을 위한 것이었다. 화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관심을 키운다.

이는 단기적인 이슈가 아니다.

러너리그에서의 활약에 기대치가 생겼음은 물론, 롤판에서도 더 이상 낯설지 않아졌다.

─원할머니보쌈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여름좌 다이아2 찍었대요 ㄷㄷㄷ

"원할머니형 10개 감사합니다. 아……, 나도 플래티넘 가고 싶다."

―골드 복귀부터 하자 러너형

―코실딱

―이참에 서포터로 포변해서 버스 ㄱㄱ

―버스는 아무나 타냐?

오정환팀은 굴러온 돌이다.

코어 롤팬들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점수를 올리고, 스토리가 생기며 존재감을 확장해간다.

예능이 아닌 제대로 된 팀으로.

최소한의 수준이 갖춰진 건 사실이다.

우승 후보로 꼽기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어서 문제다.

'괜…찮겠지 뭐.'

그렇기에 별 말이 없는 것이기도 하다.

아니, 쟤네는 뭔 골드를 받아?

다른 팀에서 불만을 제기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경쟁 상대가 하나 준다.

다이아2가 됐다고 쳐도, 여전히 평균보다 낮고 위협적이라 보기 힘든 팀이다.

무언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보라) 오정환. 롤 잘해지는 비법? 비밀 특훈 공개합니다」_ ?41, 892명 시청

오정환의 방송에 이목이 쏠린다.

* * *

롤을 잘해지는 방법.

아니, 롤로 한정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순위가 나눠져 있는 게임은 올라가는 것이 당연히 힘들고, 경쟁 사회인 한국에서는 특히 더 민감하다.

─라면물조절장인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X발련아!

"아니, 왜요? 제가 이거 큰 맘 먹고 공개하는 건데."

―아니씹

―어쩐지 롤 존나 열심히 하나 했다 ㅉㅉ

―보라각 잡네

―그럼 그렇지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유다.

이는 정말 아이러니하고 웃프게도 고작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롤에서도 열기를 띈다.

'물론 프로씬이 있어서 그런 거긴 한데.'

프로와는 거리가 먼 일반 유저들도 돈을 주고 대리를 받는다.

특이하다고 해도 될 만한 기현상이다.

롤티어를 올리고 싶어!

결론부터 말하면 쓰잘데기없는 고민이다.

"여보."

"아니다!"

"우리 여기 커플 할인받았잖아. 커플처럼 행동해야 의심을 안 받지."

"Hm……."

그런 것보다는 대자연을 보고 심신의 피로함을 달래는 게 훨씬 건전하다.

스키장.

겨울에 한 번 오지 않는다면 섭한 장소다.

'작년에는 일이 바빠서 못 왔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여유가 없어도 짬 정도는 내서 여가 생활을 즐길 생각이다.

"여보~."

"낭군."

"목소리에 영혼이 없어. 좀 더 사랑스럽게 해줘."

"Phew~~ 조금 귀찮다."

"……."

―까였누

―주접

―난 여친 사귀면 저러지 말아야지

―여름좌가 면전에 귀찮다고 말하면 상처 입을 듯ㅋㅋㅋ

그 겸사겸사.

리프트를 타고 몸풀이 코스에 올라간다.

사람이 없는 평일이라 데이트를 즐기기에 최적이다.

'…….'

물론 방송의 목적은 다르다.

수박 겉핥기라도 진행하는 편이 재미를 위해서라도 나을 것이다.

실제 의미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뽀득뽀득 밟히는 경사진 눈길을 중력에 몸을 맡기고 내려가는 건.

─커피물조절장인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게 롤이랑 뭔 상관인데 ㅡㅡ

"반사 신경을 늘릴 수 있잖아요. 반사 신경! 님들 반사 신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굉장히 기분이 좋다.

머릿속 고민을 새하얗게 날려버린다.

즐길 거리가 있다는 것만큼 의미가 있는 게 없다.

'정말로.'

조금 진지한 모드로 들어가서.

롤을 잘해지는 커리큘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내가 뭐 방송을 원투 타임 했겠어?

가르치는 콘텐츠도 해본 적이 있다.

십중팔구는 귀 틀어막고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퍽!

그것도 듣겠다고 말한 사람 중에서 말이다.

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주먹만 한 눈덩이가 날아온다.

"반사 신경!"

"……."

"반사 신경!"

"아, 아파! 아! 아!"

여름의 경우 Easy하다.

공격적으로 할 줄 안다?

그럼 와드에 대해 이해시키고, 응용 과정만 밟아가면 끝이다.

'근데 말 안 듣는 사람은 와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가 박고 싶은 곳에 박는다니까?'

아무리 말을 해도 안 고치는 사람들은 안 고친다.

차이가 있다면 단 하나. 여름은 고쳤을 뿐이다.

굉장히 어리석게 보일 수 있지만 안 듣는 사람들도 이유가 있다.

편하니까.

어려운 플레이를 하고자 마음 먹은 것에서 이미 절반이다.

─소주메이커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눈싸움은 또 무슨 의미가 있죠?

"이건 딜교환."

"이겼다!"

"청출어람이네요."

―개처맞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갖다 붙이기 천재

―진짜 뭔가 있는 거 아닐까?

―아무튼 커여워!

게임을 잘해지는 것.

본인이 노력을 진지하게 하는 것에 달렸다.

그리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즐기는 것도 자기 만족 선에서 끝나면 안된다는 거지.'

마음 같아서는 말해주고 싶다.

근데 그러면 게임 가지고 왜 그렇게까지 하냐는 애들 꼭 있고, BJ 입장에서는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가벼운 진행이 편하다.

여름이 또한.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것은 심신을 소모시킨다.

헌재의 판결과 무관한 외국 처자라 하더라도 예외일 수 없다.

─잼구나이트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건 또 뭔 X랄이더냐?

"바텀 듀오 연습입니다."

―아 네……

―포변하셔쎄요?

―스키장에서 썰매ㄷㄷ

―그냥 놀러 온 거 맞네

흡사 워터 슬라이드가 생각 나는 래프팅 썰매장.

아찔한 급경사는 스트레스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연스럽게 백허그도 가능하고.'

두꺼운 보드복을 입고 있지만 안쪽의 부드러운 살갗이 느껴진다. 아무리 불가피하다 해도 이전이었으면 거부했을지 모른다. 내가 앞에 앉게 하거나.

하지만 자연스럽다.

전과는 달리 스킨십에 대한 거부감이 부쩍 줄었다.

노력해온 보람이 차곡차곡 결실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여름."

"낭군!"

"힘들지? 가서 쉬자."

"아니다! 아니다! 스키 타자 스키!"

"나도 다이스키……."

존나 힘들긴 하지만.

어째서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지 않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여하튼.'

갑작스레 스키장에 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어차피 안되니까.

다이아1이라는 게 뉘집 개 이름일 리 없다.

특히 현재는 마스터&그랜드 마스터가 없어 다이아1에 갈수록 MMR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다이아2와 다이아1의 격차는 보이는 것 이상이다.

─오정환 이 새끼 빈말은 안 하네ㄷㄷ

이 단기간에 다이아2 찍은 거면

사실상 판수 채우면 다이아1 가고도 남는다는 건데

└ㄹㅇ

└요즘 오정환 폼 미쳤음

└심지어 챌린저인 로쿠도쿠 처발랐지ㅋㅋㅋ

글쓴이― 그거 쩔었지

세간에서 이렇게 사실상도르를 찍은 것과 현실은 다르다는 이야기다.

다이아2도 쥐어 짜듯이 도착했다.

그 이상의 행보를 걸을 힘이 없다.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억지로 점수를 올릴 바에야 긴장과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 유익하다.

물론 다1을 못 찍으면 코물쥐의 큰 코를 찍어 누르는데 다소의 불편은 생기겠지만.

'근데 안 되는 새끼는 안 된다니까?'

아무리 본인이 본인 입으로 한다고 해도 안 고치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그 아홉 중에 못 들어갈 만한 위인은 아니다.

말을 안 듣는 강아지를 훈육시키는 법은 따로 있다.

특히 숟가락은, 밥상머리 교육은 맨투맨의 차분한 면담이 필수불가결이다.

"재밌었어?"

"그렇다! 그렇다!"

"내일부터 팀 연습 다시 시작하는데 괜찮겠어? 게임도 체력이 어지간히 드는 것이 아닌데 슬슬 숙소 가서 쉴까?"

"괜찮다! 괜찮다! 밤 스키 기대된다."

"……."

―에휴

―킹림도 없죠?

―지가 힘들어 죽겠나 보넼ㅋㅋㅋㅋㅋㅋ

―와~ 재밌겠다! ㅎㅎㅎ

지금은 맨투걸로 조금 더 고생을 해야 할 듯싶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