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01화 (301/846)

301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메이플 ㅈ망ㅋㅋㅋㅋㅋㅋ

─메비들 왜 갑자기 X랄 난 거냐? [7]

─메이플 방송 별풍 안 터짐? [2]

─아니씹 면제겜 하고 노시라고요 ㅡㅡ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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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한 번은 들어본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BJ들이 대거 탈주를 선언했다.

기존에 하던 메이플을 접고 LOL로 넘어왔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LOL이 득세하게 된 이후로 빈번하다.

하지만 그 수가, 타이밍이 워낙 절묘하다.

─메이플BJ들 의리로 남은 거 아니었음?

왜 갑자기 단체로 X랄 난지 아는 사람

└의리는ㅋ 걔네도 돈 벌려고 BJ하는 놈들인데 오정환 떠나면 1인자 공석되니 신난 거지 글쓴이― 그런 거였누

└댓글 일침 센 것 봐

└명치딜 보소

메이플 유저들로서는 뒤통수가 얼얼하다.

아니, 이 씹새끼들이?

한두 명이라면 욕을 하겠지만 너무 많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근본적인 관심이 생기게 된다.

메이플 커뮤니티에서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메이플BJ들 별풍이 안 터져서 접는 거냐?

요즘 시청자 줄긴 했던데

└그것도 있고

└애초에 그냥 적자 방송임 메이플은

글쓴이― 대체 왜?

└왜긴 받는 족족 갈아 넣으니까 없지ㅋㅋㅋㅋㅋ

BJ가 직업으로 성립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일정 이상의 수익과 안정적인 인기가 보장돼야 한다.

그 맛을 봤다.

한창 메이플스토리가 잘 나갈 때 말이다.

달콤한 과실의 맛을 알게 되자 금단 현상이 인다.

─메이플보러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메붕이들 통수 치는 거 에반데

"아니, 내가 단풍잎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요즘 롤도 재밌다고 하니까 한번 해보겠다는 거지."

―다들 그렇게 시작하지

―이잉

―스타포스에 100만원 가는 거 보고 싶어요

―메이플 안 해?

낙수 효과.

잘 나가는 사람이 한 명이 있으면, 같은 업계의 사람들도 혜택을 받는다.

단순히 전체 파이가 커진 정도의 효과가 아니다.

콘텐츠 짜기도 편하다.

비슷하게 따라만 해도 최소 평타는 친다.

오정환이 사라진 빈자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100만 원이 땅 파서 나오는 줄 알아?'

'오정환은 이딴 면제겜으로 콘텐츠를 어떻게 짠 거냐……. 나도 면제긴 하지만.'

'나도 어디서 봄이 같은 소꿉친구 안 떨어지나?'

획기적인 콘텐츠가 없다면 지극히 '메이플'스러운 것뿐.

제 살 깎아 먹기가 돼버리자 어중간한 방송 규모로는 버틸 수가 없다.

LOL로 넘어오게 된 이유다.

적어도 거지 같은 현질 유도는 없는 게임이다.

그 말이 젖과 꿀이 흐르는 블루 오션을 뜻하지 않아서 그렇지.

─근데 메비들 롤 가면 누가 방송 봐줌?

지금 롤판도 포화 상태인데

뒤늦게 시작한 메비들 재롱잔치를 볼 이유가 있나

└오정환 보면 또 모르지

└팩트) 마이로 메이플스토리만 돌아도 다이아는 찍는다 └최소한 강화에 돈은 안 쓰잖아

└지들도 계산을 해봤겠지

당연하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 게임BJ가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

기존 팬층의 반발도 클 뿐더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펑잘알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 다1인데 펑이조도 Hoxy?

"내가 메이플 만렙만 10개인데 롤 같은 거 하면 그냥 올라가지!"

―오~

―패기 보소

―펑이조형이 브실골이다? 오우쉣ㅋㅋㅋ 그럴 리가 없지 ―메이플 만렙 10개 vs 던파 만렙 10개 누가 더 ㅄ임?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실례가 있다.

메이플스토리 최고의 인기BJ인 오정환이 LOL로 넘어가자마자 엄청나게 잘 나간다.

'그 새끼도 하는데 나는 못 해?'

말로 표현은 안 해도 RPG 랭커 특유의 자부심이라는 게 존재한다.

레벨도 비슷하고, 스탯 공격력도 이제는 오히려 앞선다.

콘텐츠는 몰라도 게임이라면.

가슴 한편에 있는 생각이 도전욕을 부추긴다.

메이플BJ들의 롤판 이전 열풍이 불어닥친 이유다.

* * *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이 있다.

'대항해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남들이 보기에는 바보 같아도 계란 입장에서는 할 말이 있을 수 있다.

겉껍질만 보면 같은 탄산 칼슘인데?

해보면 승산 있는 거 아님?

거북이&소라게의 단단한 등딱지는 물론, 석회암&대리석 등 건축 자재도 같은 성분이다.

비슷한 급이라고 착각을 해도 이상하진 않다.

─메이플왜안함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펑이조 배치 브론즈 받음ㅋㅋㅋㅋㅋ

"아 그래요? 한참 고생하실 시기네."

―정환이도 브론즈였지 않나?

―펑브딱

―혹시 또 모르긴 하지

―어차피 배치 티어는 별 의미 없음

메이플BJ들이 단체로 롤판에 넘어왔다.

아무래도 인연이 있다 보니 시청자들이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딱히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무슨 메이플도 아니고.

사냥터에서 쩔해주고, 아이템 맞춰주고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물론 듀오는 있지만 해준다고 실력이 올라가진 않는다. 잠깐 올라가는 티어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그저면제겜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근데 ㄹㅇ 메이플BJ들 다 다이아 달면 웃기겠다

"그러면 좋겠네요. 저도 경험해봐서 알지만 롤에서 티어는 낮아서 좋을 건 없거든요."

본인들도 나름 자부심이 있다.

방송적 도움을 요청해왔을 뿐, 대놓고 빌붙겠다는 심보는 아니었다.

기본적인 롤방송 팁과 방송 컨셉에 관해서만 듣고 돌아갔다.

이것만 해도 상당히 큰 것은 사실이다.

'까놓고 말하면 숟가락 올리는 거지.'

방송적 홍보.

주력 게임 변경의 대의명분 확보.

친숙하지 않은 롤판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장시킨다.

그런 보라BJ들이나 생각할 법한 계산적인 의도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인 의미에서는 마찬가지다.

「LOL) 펑이조. 메이플 본좌 LOL 상륙했다」_ ?2, 372명 시청「LOL) 네글자. 배치고사 中…… 3승 3패 제발」_ ?1, 311명 시청

「LOL) 구해조. 롤 시작했습니다! 훈수 환영!」

_ ?892명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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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어그로를 끌 수 있으니까.

첫 롤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뭐, 그럴 수도 있어.'

피를 빤다거나.

그렇게 박하게 굴고 싶진 않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고, 방송 초기에 얼마나 힘든데.

"아무튼 메이플BJ분들 롤 한다고 하니 관심 가져주시고, 먼저 시작한 시청자분들 가셔서 조언 좀 해주세요."

―대인배네

―여유 보소

―아ㅋㅋ 러너리그도 우승했는데 우습지

―이러다 추월 당하면?

알아서 잘했으면 좋겠다.

괜히 귀찮게만 안 한다면 나로서는 환영이다.

'내가 남한테 신경을 왜 쏟아야 돼.'

마음 같아서는 무시하고 싶지만 시청자들의 민심을 고려해야 한다.

너무 무정하게 대하는 것도 악수가 될 수 있다.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준다. 이 정도 했으면 나머지는 하기 나름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는 바를 좇는다.

─봄이팬클럽2호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봄이 이제 방송하는 거 아니었어요?

"안 그래도 고민이 많습니다."

우리 봄이.

메이플BJ들이 벽에 똥칠을 하든 롤을 하든 알 바 아니지만 우리 봄이에 한해서는 예외다.

돌아갔다.

자신의 보금자리로 말이다.

부모님이 여행에서 돌아왔으니 예정된 일이다.

"우리 봄이 사춘기에요 사춘기. 내가 롤 하지 말라니까 입 댓 발 나와 가지고 증말."

―그러니까 왜 하지 말라고 함ㅋㅋ

―이건 정환이가 맞지

―롤은 안돼……

―이게 부모님들의 고민인가?

아무래도 이쪽이 우선 순위다.

* * *

게이머들의 자존심.

이는 장르를 불문하고 존재한다.

─스우펑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은 배치 0승 10패 나왔었음ㅋㅋㅋㅋㅋ

"아~ 짜증 나네 진짜. 정글 차이? 그것만 아니었어도 최소 5승은 가져온 건데."

―ㄹㅇㅋㅋ

―롤 처음인데 3승 7패면 나쁘지 않지

―아모모가 너무 못하더라!

―똥을 우장창창 싸

RPG게임의 랭커들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다른 게임들보다 심한 측면이 있다.

'내가 이래 봬도 메이플 랭커인데 무슨 브실골부터 시작하고 있냐~'

게임 시스템상 말이다.

낮은 레벨의 유저들이 후빨을 해준다.

LOL에도 당연히 있지만, RPG는 보다 가시적이다.

랭커라는 사실이 대놓고 보인다.

사냥, 레이드, 길드 등에서 영향을 떨친다.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특별한 사람인 자신이 설마.

주위에 흔하게 굴러다니는 브실골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별 감흥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정글 차이, 정글 차이 하는 이유가 있었네! 우리 정글은 대체 언제 오는 거냐?"

―롤 4대 미스터리임 ㄹㅇ

―우리 정글특) 정글링만 함

―그냥 빼지

―방금 Q 피했으면 살 만하지 않았나?

배치고사 3승 7패.

살짝 저조한 성적이긴 하다.

하지만 오정환은 내리 10패를 꼴아박았다고 들었다.

'내가 감만 잡으면 금방 올라가지.'

훨씬 양호한 시작이다.

아직 플레이 타임이 적어서 그럴 뿐.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게 어울리는 티어로 올라갈 것이다.

─적에게 또 당했습니다!

그 날이 생각보다 요원하다.

티어가 올라가기는커녕 현지인 유저들조차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

[15:01] [전체] 미드의코물쥐 (르풀랑): 펑이조님 상심하지 마요ㅋ 상대가 나잖아~ 비가 오면 옷이 젖듯이 당연한 거라구

"아니, 저 씹새끼 미쳤어? 정글빨로 킬 처먹고 입 터는 거 봐!"

―형 진정해

―저거 그냥 유행어에요

―팩트) 원판도 그런다

―멘탈이 펑~ 터져버렸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깨닫게 된다.

자신은 사실 그리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

아예 롤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다시 메이플로 돌아가는 것도 해답이 아니다.

오직 현질.

콘텐츠에 다달이 수천만 원씩 쏟아붓는다.

그렇기에 자신은 특별해질 수 있었던 게 아닌지.

―펑이 못하네

일반시청자님이 블랙리스트에 추가되었습니다!

―솔킬ㅋㅋㅋㅋㅋㅋ

유쾌한시청자님이 블랙리스트에 추가되었습니다!

―아니 그걸 왜 못 피하지

엄근진시청자님이 블랙리스트에 추가되었습니다!

―펑이조님 상심하지 마요ㅋ

악질시청자님이 블랙리스트에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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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이 부쩍 많아진 연유다.

우쭐했던 초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언급하는 채팅은 모조리 철퇴를 때린다.

"아니 씨……, 왜 이렇게 티어 올리기가 힘들지? 브실골은 원래 좀 못하는 거 아니었어?"

―네

―2등급이 ㅈ으로 보이누

―브실골이 90%인데요

―오정환이 ㅈㄴ 잘하는 거임!

다른 BJ들도 겪는 현상이다.

숲 바깥에서는 숲이 잘 보인다.

분명 브실골은 하잘 것 없고, 웬만한 BJ들은 다이아를 기본으로 단다.

'…….'

그 웬만한 기준에도 들지 못한다.

시간이 지난다고 올라갈 수 있을까?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건 BJ들만이 아니다.

―아 또 지네

―답답하다 진짜ㅋㅋㅋㅋ

―정글 뻔하게 오는 게 왜 당해줌?

―존야 왜 안 씀?

파프리카TV의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맛을 원한다.

스피드한 진행과 성장. 그것에 부합하지 못하면 방송 어그로도 빠르게 잃는다.

위풍당당하게 롤판에 상륙한 메이플BJ들.

그들 중 십중팔구도 아니고 전부 지지부진하다.

배치 티어에서 도저히 티어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개인/2인전 랭크 게임에서 브론즈 II단계로 강등되었습니다.』

"……이거 강등도 있어?"

―ㅎㅎ

―드디어 올 게 와버렸누ㅋㅋㅋ

―바닥에도 더 바닥이 있다는 것을!

―펑브딱 펑브딱 신나는 노래~♪

브실골이라고 얕잡아 보던 티어가 자신의 티어가 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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