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화
홍보 효과는 탁월하다.
─롤판큰손님, 별풍선 2000개 감사합니다!
저 탑인데 솔루션 될까요? ㅎㅎ
"큰손님 감사합니다! 해드려야죠. 당연히 해드려야죠~!"
―와 2천 개 ㄷㄷ
―큰손들 미쳤네
―장사 보소
―거절하기에는 너무 많은 돈이었다 ㅎㅎ
롤방송 풍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게임을 잘하고 싶은 돈 많은 아재들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 말이다.
'사실 아재들한테 액수는 별로 상관없지.'
아재들 입장에서는 부끄럽다.
게임 방송에서 수천 개씩 쏘면 눈에 띄잖아.
별풍 쏘면 호구라고 하는 이상한 애들 꼭 있고.
방송을 후원한다고 콘텐츠가 특별히 바뀌지 않는 탓도 있다. 보라 방송과 달리 시청자 입장에서 별풍을 쏘는 보람이 덜하다.
――――――――――――――――――――――――――――+아이디― 지옥참마도
전적― 189승 196패
티어― SILVER Ⅲ 51LP
? 말화이트― 52%
? 또도박사― 46%
? 다리우트― 39%
? 워웍― 50%
? 콩머스― 40%
+――――――――――――――――――――――――――――
적당한 계기다.
돈을 헛 쓴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아재팬들은 그 정도만 해드려도 충분히 만족한다.
"대충 보니까 탱커 위주로 하시네요?"
―챔피언폭 줄일까요?
―환노스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아재틱하네
―울어라 지옥참마도!
그 말이 떼어먹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다른 BJ들한테는 몇십만 개를 쏴도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원래 산 정상에서는 아래가 잘 안 보여.'
기껏해야 여기서 왜 못 봤냐고 하고, 왜 반응 못 했냐고 하고, 아이템 이거 왜 갔냐고 하는 우실줄 정도다.
아 그래야 했나?
납득은 되겠지만 피와 살이 되진 않는다.
"어차피 탱커는 숙련도가 크게 필요 없어서 하시던 거 하시면 되고요. 탱커의 기본 개념만 숙지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네~~!!
―해석) 날먹챔
―2천 개 받았다고 말 예쁘게 하는 거봐ㅋㅋㅋㅋㅋ
―말파 콤보= REQ끝
단단해서 뒤지지도 않고, 딜도 은근히 나오고, 손도 크게 안 탄다.
점수 올리기 너무 좋은 거 아니야?
'실제로 그런 스트리머들 몇 명 있잖아.'
라인전 존나 못한다. 피지컬도 별로고, CS는 항상 밀린다.
그런데 티어는 다이아1 ~ 그랜드 마스터.
시청자들 입장에서 어? 날먹챔이네.
그런 생각을 가지기 쉽다.
실제로 이는 맞는 말이다.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옥참마도 아재의 리플레이.
굳이 관전까지 안 해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성의라는 게 있으니 대충 본다.
[25:30] 지옥참마도 (말화이트): 방어력 301
[25:30] 지옥참마도 (말화이트): 방어력 301
"방어력 300 찍은 게 굉장히 뿌듯하셨나 보네요."
―별 의미 없이 찍은 거긴 한데 ㅎ;
―이건 못 참지
―탱커특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남자의 라인이다
아니나 다를까 있다.
처맞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자기 방어력 앞자리 달라지면 자랑하는 행위.
'근데 방어력이 300이든 500이든 탱커는 탱커잖아.'
상대 입장에서 안 때리면 그만이다.
반대로 말하면, 안 때릴 수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탱커는 라인전이 쉽다.
심지어 한타도 쉽다.
잘릴 일도 적고, 숙련도 요구치도 낮다.
어려운 부분은 포지셔닝과 한타각 만들기.
움직임이 느릿느릿한 탱커의 특성상 주도적인 플레이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보시면 아군이 다 합류를 했으니까 과감하게 이니시 거셨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물론 지켜야 하는 상황도 있는데 그건 따로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알겠습니다!
―3인궁 마렵누
―저걸 안 박네
―ㄹㅇ 남자는 박아야지
낮은 티어에서는 무조건 싸워준다.
일부러 한타 안 해주고, 사이드 주도권으로 운영하는 게이 같은 짓 안 한다.
'그런 절도 있는 플레이는 최소 그마부터 가능한 거라서 탱커는 날먹챔 맞아.'
물론 팀빨을 탄다는 단점은 있다.
그건 판수로 극복하면서 안정적인 승률로 차곡차곡 올라가면 될 일이다.
─훈수마려움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잡기술도 가르쳐주면 좋은데ㅋㅋ
"그런 것도 있죠. 근데 최소 플래는 찍고."
이 또한 기본기다.
누구나 알 만한데 실천은 못 하는 것.
이후에 잡기술까지 배우면 어느 순간 말도 안 되게 잘해진다.
'잡기술이 +의 개념이면 기본기는 ×의 개념이라서 둘이 상승 효과가 있어.'
소위 깨달음이라 부르는 그것 말이다.
약간씩만 갖춰도 어디 가서 게임 답답하게 한다는 소리는 안 들을 수 있다.
아재들이 딱 원하는 수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적당하다.
Give&Take가 이루어지며 롤판 큰손들을 유입시키고 있는데.
―다희 롤 접음?
―정환님 소식 들으셨나요……
―뭔 일임?
―대단하다 개청자!
상정했던 사고가 역시나 터진다.
* * *
최근 롤 커뮤니티의 대형 이슈.
─솔직히 오정환 강의가 별 대단한 것 같진 않은데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듯
딜교환 메커니즘 과감히 생략하고
해야 할 것만 딱 알려주니까 적어도 사고는 안 침
└브실골이니까 먹히는 거지
글쓴이― ㄹㅇ 브실골이니까 먹힘ㅋㅋ
└나도 딱 그렇게 봄
└플래만 와도 개박살 날 텐데 갈 일이 없긴 하구나?
오정환의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서다.
한 번이면 모를까.
수혜를 본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니 우연으로 치부하기도 힘들다.
고작 그 정도의 이야기였다면 잘해지고 싶은 일부 큰손들의 별풍 잔치로 끝났을 것이다.
회의적이던 사람들까지 혹하게 만드는 소식.
─다희라는 여캠 결국 실버 갔네
[롤여캠 다희 사진. jpg]
펑이조 골드 갔고
펑이조는 나름 메이플에서 먹어줘서 그럴 만하다고 보는데 여캠까지 티어 올린 건 신기하네
└메이플에서 먹어주던 놈ㅋㅋㅋ
└그 여캠 진짜 실버 담?
└눈나 나 죽어……
└버스 태워주고 싶다
기존의 화제와 합쳐졌다.
남자라면 싫어할 수가 없는 여자 이야기가 나오며 불을 붙인다.
그것도 예쁜 여자.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여자.
여성 롤BJ는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롤방훈수충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그래용?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방금 합류했으면 킬각임!
―산드라 왜 E선마 안 함?
―그냥 존야 가지
―훈수충들 더럽게 시끄럽네;
그와 동시에 한계가 명확하다.
다른 게임이면 모를까.
LOL은 하필 불편한 시청자들이 많다.
천상계BJ들의 방송에서도 종종 문제가 된다.
그보다 한참 아래며, 만만하기까지 한 여성BJ의 방송은 필연적으로 난장판이다.
─다희님 제발 챔피언폭 좀 늘리세요
탑정글이 AP인데 님까지 메이지를 고르면 어떡해요!
오정환이 그러라고 해서 그런 건 아는데
저도 같은 다이아니 소신 발언합니다
『BJ답변』― 불편을 느끼게 해서 죄송합니다…… 부족한 점 있지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재밌게 봐주세요글쓴이― 사과는 됐고 챔피언폭 늘리라고요!
└ㄹㅇ 왜 자드 같은 사기 챔프 안 하는지 답답함
└Wls새끼들 존나 많네
방송국에서도 행패를 부린다.
한사코 무시를 하기에는 일부 여론은 다수의 추천을 받을 만큼 팽창한다.
롤방에서는 그리 드물지도 않다.
남자BJ들은 허구헌 날 욕먹는 게 일이다.
여성BJ인 다희는 면역이 없었고,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희 결국 휴방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
[다희 방송국 휴방 공지. jpg]
낌새 좀 보이긴 했는데
개청자들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는 거 같더라 ㅇㅇ
└헐 안 돼
└대체 얼마나 X랄을 해댄 거냐?
글쓴이― 방송국 가보셈ㅋ 염병함
└아니 X발 얼굴 때문에 보는 방송에서 왜 겜으로 X랄이냐고 ㅡㅡ
이쁘다고 오구오구 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여자고 나발이고 장난스럽게 게임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LOL에서는 오히려 후자가 다수다.
승부욕이 핵심인 게임의 특성 때문이다.
단순히 재밌자고, 즐기자고 게임을 하는 여성 유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정환의 방송국』
─형 다희 방송 접었어요! [2]
─다희 방송국에 개청자들이 행패 부림ㅋㅋㅋㅋㅋ [5]
─이거 정환이가 좀 수습해줘야 한다 [12] +1
─다음 좌표는 여기야? [3] +7
.
.
.
바톤은 씨앗을 심은 장본인에게 넘어간다.
* * *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 게임이다.
특히 여성 스트리머는 안 했으면 좋겠다.
'짓궂은 시청자들이 좀 많아.'
까놓고 말해서 X랄병 걸린 새끼들 말이다. 지들이 얼마나 병신인지 모르기 때문에 더 악질이다.
그냥 하고 싶은 말 한 건데?
방송을 방해한다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다.
휘둘리기 시작하면 멘탈 터지기 딱 좋다.
─맘마통매니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님 다희 사건 보셨나요?
"네, 확인했습니다. 저도 일단 카톡 해봤는데 한동안 푹 쉬고 온다고 하네요."
―여캠 카톡!
―왜 힘든 거임 근데?
―보나 마나 Wls 새끼들이 X랄했겠지 ㅋ
―멘탈 쿠크다스네
특히 여자 롤BJ의 방송에는 찐들이 득실거린다.
어, 나보다 티어 낮네?
자신이 한마디 해도 되는 줄 알고 훈장 빙의한다.
'뭐, 훈수를 두는 것까진 좋아.'
근데 환자의 상태를 보고 말해야지.
미음도 소화하기 힘든 중환자한테 무거운 보양음식을 주면 위가 받겠냐고.
시청자들 하란 대로 했는데 안 되고.
그렇다고 하던 대로 하다 못하면 욕먹고.
멘탈이 안 깨진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게 시청자들만의 문제냐?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은 현대 사회에서 두고두고 되새겨볼 만하다.
'여자들은 대부분 게임 가치관이 물러.'
LOL뿐만이 아니다. 메이플도 랭커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많았다.
여성 유저들이 레이드를 너무 가볍게 여긴다는 것.
게임은 게임 아님? 깔깔!
그런 경솔한 태도가 하드코어 롤 시청자들의 역린을 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늘 합방이 예정돼있는데 다희 사건 때문에 걱정이 되네."
―오 합방
―여자임?
―제발 여자
―여자에 미친놈들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 방송의 특성상 물소가 많다.
여캠은 항상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예쁜 게 아닌, 취미를 공유하는 BJ.
'근데 그게 보기보다 쉬운 일이 아니야.'
이렇듯 여러가지 이유로 멘탈이 상한다.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여캠이 제대로 정착하기 시작한 건 2016년 이후다.
"안녕하세요~ 히히."
―오
―와ㅋㅋㅋㅋㅋㅋ
―졸옌데? 누구야?
―BJ 이름 아는 사람!
―헐 설마
―코망이 같은데?
이를 알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대처가 가능하다.
적절한 인선을 하는 것은 딱히 일도 아니다.
'물론 내 사람 중에서.'
서은이도 슬슬 데뷔할 때가 되었다.
시기는 빨라도 안 좋지만, 늦다고 좋을 것도 없다.
예뻐졌다.
일전에 처음 방송에 출연했을 때보다 훨씬.
외모를 갈고 닦은 보람이 빛을 발한다.
─물소임미다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헐 코망이 아님?
"100개 감사합니다."
"히히 오랜만이에요 시청자 오빠들~."
―진짜?
―와 코망이었네ㅋㅋㅋㅋㅋㅋ
―연예인 지망생임?
―팬카페 잘 보고 있어요!
여전히 팬카페에서 교류를 하고 있다.
몇몇 시청자들이 반갑게 알아본다.
스토리텔링과 개연성은 충분하다.
'차고 넘치지.'
문제가 되는 건 그 이후.
다희가 버티지 못한 건 결코 멘탈이 약해서가 아니다.
그것이 보통이고, 다른 누가 하더라도 개청자들에게 시달린다.
"그런 일이 있었어요?"
"매니저들이 관리를 할 테지만 짓궂은 시청자들이 많다는 걸 인지해둬."
"저 괜찮아요! 오빠들도 악의가 있어서 하는 말은 아닐 테니까."
―착한 거봐
―코망이는 진짜야……
―눈나 다섯 살 어린 동생이 두는 훈수는 어때?
―이름이 서은임??
하루이틀이면 모를까.
소나기보다 가랑비에 옷 젖는 것이 훨씬 깊이 스며든다. 개인적으로 롤방송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이지만.
'세상에는 그런 것이 취향인 사람도 있더라고.'
태생이 마조히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