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14화 (314/846)

314화

쏟아졌던 관심.

─파맛 체스 시즌2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립습니다 차카좌 ㅠㅠ

─이걸 대놓고 우긴다고?

─누가 봐도 2번좌가 잘 만들었는뎈ㅋㅋㅋㅋㅋ

.

.

.

그만큼 반발 여론 또한 거세다.

대한민국 20대 청년들에게 취업만큼 민감한 화제가 없다.

─언냐들 이거 나만 불편해!!

어떻게 시청자들을 우롱할 수가 있어

나 완전 머리 띵했긔 ㅡㅡ

└헐 언냐도?

└완전 띵하다……

└나 지금 손이 벌벌 떨려

└띵하단 사람들은 왜 띵한 거야?

오정환의 선택.

분명 일리는 있다.

하지만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의 투표 결과와 달랐으니까.

납득을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고, 그에 따라 화제는 끊이지 않는다.

「보라) 오정환. 봄식당 편집자 최종 면접…… 지금 만나러 갑니다」_ ?21, 892명 시청

그조차 하나의 콘텐츠.

그렇게 말하기라도 하듯 방송으로 살린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장본인을 직접 만나러 간다.

<봄이사냥개는 어쩌다 지은 닉네임이야?>

<그게…… 나쁜 의도는 없었고 관심 받고 싶어서; 아, 예 저 좀 관종이었나 봐요.>

압박 면접이 진행된다. 시청자들이 궁금함을 다 물어본다.

근 1년간 꾸준히 어그로를 끌어온 것과, 유튜브 편집자로 지원한 이유.

<시청자분들에게 오해를 풀어야 돼.>

<어, 어떤……?>

<너 봄이를 괴롭히려고 입사하는 거 아니잖아? 그런 거야 설마?>

<다, 당연히 아니죠! 저 진짜 팬이고, 진짜 악의적으로 그런 적 없고…….>

<그래! 우리는 악의를 담은 적이 없다니까?>

방송 초보다.

수많은 이목이 쏠려있기도 하다.

말을 더듬는 것도, 횡설수설하는 것도 어찌 보면 필연이다.

―네?

―지도 묻어가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봄이 입장도 들어봐야지 ㅋ

―봄이 오열!

윤활유를 바른다.

프로BJ다운 자연스러운 대처와 진행.

그렇게 방송이 스무스하게 풀리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전달된다.

─봄이사냥개 그냥 메붕이인데?

이 새끼 존나 순수하네ㅋㅋㅋ

도저히 악질로는 안 보이네

└악질 컨셉이지 은근히 봄이 챙겨줌

└방송 본 애들은 알지 ㅇㅇ

└붕이가 뭐야?

글쓴이― 접미사로 쓰이며 커뮤니티 유저를 뜻한다

대체 어떤 새끼길래?

사실 시청자들도 알고 있다. 어떤 직원을 뽑는 것이 타당한지.

그 과정이 탐탁지 않다 보니 화가 나있었을 뿐이다.

유쾌한 콘텐츠로 살리며 민심을 회복하는데 성공한다.

Channel 봄식당―「봄식당 편집자 공개 채용 들어갔습니다! 【면접 part1】」

Channel 봄식당―「봄이사냥개…… 이 남자 현실에서는 어떨까? 【면접 part2】」

물론 유튜브는 다르다.

주된 시청자층부터 말이다.

파프리카TV는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

생방송은 생방송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단점 또한 따른다.

호흡이 길고 채팅창 반응이 익숙하지 않다.

차부움 3일 전

1:05 정말 악의 없으셨던 거 맞죠……?

────────────

김미선 3일 전

인상이 선하네요 믿을 만한 분인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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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TV 3일 전

봄이사냥개와 오정환…… 이거 못 막습니다

자극적인 부분만 짤막하게 추린다.

자칫 못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은 자막으로 넣어준다.

오해의 여지를 원천 차단시킨다.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호평받으며 콘텐츠로서도 흥행한다.

─난 오정환 유튜브가 더 괜찮더라

딱딱 핵심만 추린 게 ㅇㅇ

빨리빨리 스킵되는 스피드감이 좋음

└생방송 감성을 모르네

글쓴이― 몰라 ㅅㅂ

└녹방은 편집하는 편이 더 낫지

└유튜브 잘 만든 듯?

'유튜브' 자체의 기능 또한.

유튜브 편집자를 뽑다가 벌어진 해프닝이다.

화제가 퍼지면 퍼질수록 홍보 또한 물 흐르듯 이어진다.

『한국 일일 구독자 증가 수』

1st 봄식당 1.05만 ↑61%

2nd officialpsy 89만 ↑0.5%

3rd 빅도서관 5.50만 ↑5.1%

4th 병신TV 2.74만 ↑3.8%

5th 양땅TV 3.89만 ↑3.2%

구독자 수가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 * *

사실 애초부터 그럴 작정이었다.

'너무 프로페셔널 해버리면 고집 같은 것이 있어서.'

유튜브는 유튜브만의 색깔이 있다.

공중파 편집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썸네일 어그로.

자극적인 콘텐츠.

스피드한 진행과 트렌드의 신속한 반영까지.

─유튜브보고옴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유튜브 잘 보고 있습니다^^ 공짜로 봐서 미안해서

"100개 팬가입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봐주세요."

―팬가입은 하고 봐야지ㅋㅋㅋㅋㅋ

―구독자 1만 넘었던데

―구독자가 뭐야?

―유입놈들……, 닥눈삼 하여라……, 예끼……

현재 시점에서 아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작정하고 가르칠 생각이었고, 그러려면 백지에 가까운 편이 낫다.

'말도 잘 듣고.'

간혹 있다. 편집자가 눈에 띄려는 애들.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고, 실제로 실례가 매우 많다.

내 경험에 의거하면 반드시 언젠가 사고를 친다.

성격 자체가 애초에 편집자를 할 사람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괜찮다. 관종끼가 있으면서도 자기 절제가 된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편집하고 있다.

"봄이는 어땠어?"

"괜찮았어요."

"그래?"

"제가 조금만 더 크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짱 선언!

―승산을 느꼈어?

우리 봄이와도 말이다.

물론 세상일에는 선이 있고, BJ는 그 선을 매우 중요시 여겨야 한다.

'사생팬과 열성팬은 한 끗 차이라.'

멀쩡한 사람도 사고를 칠 수 있다. 그럴 계기 자체를 안 주는 편이 낫다.

우리 봄이와는 만남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늘은 특수 부위 먹방을 해보겠습니다."

"순대로 따지면 간이나 허파 같은 곳인가요?"

"아니, 직설적으로 말하면 비싼 부위."

"헉!"

우리 봄이는 나의 관리하에 있다.

편집자 소동 때문에 잠시 멈췄지만, 봄식당은 여전히 영업 중이다.

'맛있는 거 뒤룩뒤룩 먹고 있지.'

흥행이 보증된 콘텐츠다.

편집까지 혼자 하는 게 귀찮았는데 직원이 생겨서 나도 방송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치지직……!

우리 봄이의 눈알 또한.

고기가 불판 위에 올려짐과 동시에 눈을 떼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게 마블링부터가 예술이다.

"살치살입니다. 윗등심살 앞부분에 붙어있는 부위인데 마블링도 좋고, 육즙도 풍부해서 입에 넣으면 살살 녹죠."

"살살 녹아요!"

―봄이의 마음도 살살 녹네요 ㅎㅎ

―봄이 행복해

―맛있겠다……

―저거 얼마임?

구워주기가 무섭게 쏙쏙 삼킨다.

청소기처럼 살치살을 흡입하고 있다.

물론 자타공인 살살 녹는 부위는 따로 있다.

치지직……!

동물 보호 단체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던 부위.

등급이 낮은 소의 경우 국거리로나 쓰이지만.

"너무 맛있어요!"

"살살 녹아?"

"이게 조금 더 살살 녹는 것 같아요!"

"그렇지. 업진살은 살살 녹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싼 부위를 알아보네

―업진살~~ 살살 녹는다!

―원래 살치살이 더 녹는데 ㅋ

등급이 높은 소는 구이용이 되는 우삼겹이다.

눈속임이나 잔재주를 부린 게 아닌 정말 순수하게 비싼 한우다.

'등골이 휘지.'

사실 그냥 적당한 고기 숙성시키고, 베이킹 소다 좀 발라서 부드럽게 만들면 맛있게 먹을 텐데 말이다.

유튜브를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다.

그럴 만한 보람이 차고 넘친다. 선점 효과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다.

본격적인 먹방 콘텐츠도, 유튜브도 아무도 하고 있지 않으니까.

─우리집강아지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정환님 요즘 먹방BJ들이 따라하던데 보셨어요?

하지만 언제나 날파리는 날아다니는 법이다.

* * *

오정환의 보라 복귀.

사막과도 같던 보라판에 한 줄기 오아시스가 된 것은 누구나가 인정한다.

"이런 먹방을 한다고?"

"와……. 개맛있긴 하겠다."

보라판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자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하지 못하던 보라판의 부흥을 보란 듯이 일구어낸다.

'아니, 저런 비싼 고기를 삼겹살처럼 처먹어대면 어그로가 안 끌릴 수가 없지;'

하지만 그 말이 떠받들 듯 모시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은연중에 생각한다.

자신들도 저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자~~! 오늘은 꽃등심을 먹어보겠습니다 꽃등심! 한 마리에 10kg밖에 안 나오는 부위 아시죠? 제일 비싼 거!"

―와

―미쳤다 마블링

―저거 100g당 얼마임?

―마블링 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다른 BJ의 콘텐츠를 따라한다.

먹방BJ들이 너도 나도 고급 고기 먹방을 시작하고 있다.

─먹방팬임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꽃등심 비쌀 텐데 ㄷㄷ 보태 써

"와 500개! 먹방팬님 500개 감사합니다! 꽃등심이 좀 비싸긴 합니다. 한우라서요~!"

어그로가 끌린다.

1인분이 아니라 kg단위로 사기 때문에 시선이 안 쏠릴 수가 없다.

치지직……!

허겁지겁 굽는다.

지지부진한 진행에 시청자들이 실망하기 전에 말이다.

육즙이 증발하는 소리가 작다는 것도 모른 채.

―뭐지? 나만 맛없게 보임?

―소고기 버렸네;

―구운 거야 삶은 거야?

―아 고기 그렇게 굽는 거 아닌데

급한 마음이 일을 그르친다.

비싼 고기.

먹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당연하게도 직접 굽는 것은 다르다.

─훈수맨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저 비싼 고기를 왜케 대충 구움? 마이야르 반응도 모르나 보네

"아니, 그냥 뭐 대충 먹으면 되지; 내가 뭐 언제는 하나하나 따지면서 구웠나."

―꽃등심이 삽겹살이랑 동급인 줄 앎?

―아 불편해 ㅡㅡ

―내다버린 꽃등심

―저렇게 맛없게 굽는 것도 재능이다 재능

마이야르 반응.

130~200도의 온도에서 고기를 구워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는 이론이다.

그 외에도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조리법이 필수 불가결하다.

이를 제대로 모르는 BJ들은 실패를 맛본다.

하지만 모든 BJ들이 고기에 문외한이 아니고, 몇몇은 실패를 거울삼아 배우기까지 한다.

'따라할 거면 수박 겉 핥기가 아니라 제대로 해야지!'

먹방BJ 고기맨.

윾신으로 비롯됐던 먹방 파동때 데뷔한 신인BJ다.

후발 주자답게 업계의 상황을 아주 면밀하게 분석했다.

어떻게 해야 인기BJ가 될 수 있는지.

그것은 의외로 간단한 일이었다.

어느 한 BJ가 하는 콘텐츠를 최대한 비슷하게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치지직……!

아름다운 소리와 함께 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어간다.

흠잡을 데 없는 솜씨에 시청자들도 침을 꼴깍꼴깍 삼킨다.

─먹방팬임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오~ 고기 제대로 구울 줄 아네 ㅎㅎ

"먹방팬 형님 500개 감사합니다! 제가 괜히 고기맨이겠습니까? 제 방 많이 와주십시오!"

―와 500개 ㄷㄷ

―저분 먹방 큰손임

―ㅇㅈ 고기는 이렇게 구워야지

―오정환보단 못 굽네ㅋ

오정환의 방송을 보고 연구를 한 보람이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카피캣, 하위 호환에 불과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

'열혈은 결국 20명이 끝이야.'

그 이상이 생길 수가 없는 구조다.

오정환 정도 대기업BJ면 컷도 높을 테고, 열혈을 달아도 크게 재미를 못 볼 것이다.

"먹방팬 형님 보세요~! 먹음직스럽지 않습니까?"

―ㅎㅎ

―맛있겠당……

―고기맨이 팬 서비스가 좋아

―나도 팬가입 할까?

BJ는 시청자랑 놀아주는 직업이다.

몸이 하나인 이상 놀아줄 수 있는 시청자의 수도 당연히 한정돼있다.

'낙수 효과만 받아도 최소 먹고 살 걱정은 없어.'

오정환이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보라판을 떠나 롤을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건 따라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돌아와 줘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

빨대를 꼽기만 해도 최소 중박.

아니, 이번 콘텐츠는 자신의 입지를 한 단계 끌어 올려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내가 괜히 고기맨이겠냐고.'

오정환이 또 보라판을 떠난다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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