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화
시즌 3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분석) 봄식당 Mk2들 사라진 이유 계산해봤다
고기 가격 ― 20~30만(추정)
기타 재료 ― 5만 이하(추정)
한 끼만 이 정도고
이외에 조리 도구나 방값 인건비 생각하면 본전치기도 힘듬 ㅅㄱ└그렇게 비싼 고기였음?
└한우 저 정도면 싸게 잡은 거지ㅋㅋㅋㅋㅋㅋ
└별풍이 별로 안 터졌나 보네
└진짜 오정환급 아니면 본전치기도 힘들겠구나……
보라판이 쇠퇴했다?
가십거리가 없어졌다의 동의어다.
BJ를 물어 뜯는 게 일상인 개인 방송 갤러리는 무료했다.
간만의 썩은 고기는 하이에나들의 입맛을 만족시킨다.
그렇게 까이면 까일수록 자연스럽게 조명 받고 있다.
─오정환은 진짜 대단하긴 하네
인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네
이만한 사태를 입 꾹 닫고 방관한 게
따라하는 놈들 오히려 실드 쳐주더라
└오정환까들도 이건 인정하지ㅋ
└따라하는 애들도 실패하는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게 콘텐츠 짰겠냐 └고자라서 그렇지
└응 고자~
오정환의 위상.
재확인 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보라판의 중심이 누구인지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된다.
과몰입 시청자들의 민심까지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BJ까지 악질인 케이스가 많다 보니, 대인배적인 면모는 더욱 주목받는다.
─오정환은 무료 봉사하는 수준 아니냐?
[김화백 만화 대인배 짤. jpg]
순수하게 한 끼에 수십 만원씩 먹였다는 건데
대기업이라 회수가 된다고 쳐도 아깝지
솔직히 말해서
봄이만 갈궈도 별풍선 나오잖아
└미친놈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풍선 나오는 기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요리도 지가 함
└우린 그런 줄도 모르고 ㅠㅠ
보라판에서는 극히 희귀하다. 이미지가 좋은 BJ.
대기업BJ 중에서는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대 팬덤에서 물어뜯기 때문이다.
옥의 티라는 것은 장본인이 잘못을 해야만 생기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별종.
오정환이 쌓아 올린 공든 탑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
─먹방은의진맨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요즘 운식당 흥행 제대로네ㅋㅋ
"500개 감사합니다 먹방은의진맨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와 큰손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아
―줏대 없는 따라쟁이들보다 100배 낫지ㅋㅋㅋㅋㅋ
―LCK 최고 맛집!
의진맨의 방송 또한.
먹방판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콘텐츠를 밀고 나갔다.
그 신념을 지킨 보람을 얻는다.
고기 먹방에 질린 시청자들이 운식당에 몰린다.
차별화된 콘텐츠는 언젠가 인정을 받기 마련이다.
─운식당은 대체 얼마나 맛집인 거야?
+―――――――――――――――――――――――――――――――――――――프로게이머 클모씨: 똥이 우장창창 잘 나와요!
프로게이머 캡모씨: 독수리 부리는 왜 노랄까?
프로게이머 앰모씨: 찬밥이 맛있는 줄 몰랐다
―――――――――――――――――――――――――――――――――――――+프로게이머들이 심심하면 들리네 └프로게이머? 롤판?
글쓴이― ㅇㅇ
└LCK에서도 소문난 맛집인 이유가 있지
└요즘 그래서 롤충들 운식당 즐찾 많이 하더라
다수의 프로게이머들을 감동시켰다. 그 의미는 단순히 유명인을 게스트로 초청한 정도가 아니다.
롤판에서도 홍보가 된다.
꾸준함이 결국 열매를 맺으며 운식당이 다시 한번 날아오른다.
─운식당은 초심 안 잃은 게 컸지
남들 다 고기 먹방 한다고 고기 구웠으면
프로게이머들이 부담스러워서 왔겠음?
└ㄹㅇㅋㅋ
└본인도 챌린저라 프로게이머들이랑 말 통하는 것도 크고 └소박하지만 당기는 맛이라는 게 있지 └그냥 롤을 하라고;
그러한 커뮤니티의 반응.
당장의 흥행에 목을 매던 BJ들로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초심은 개뿔 운 좋게 뜬 새끼들이.'
'아오 X발 나도 인맥만 있었어도 하꼬 생활 당장 벗어나는데.'
'나도 어디서 봄이 한 마리 안 굴러 들어오나?'
열심히 하면, 꾸준히 하면, 언젠가 인정받는다!
교과서에 나올 법한 그럴 듯한 말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납득이 안 간다.
누군들 노력을 안 해봤을까?
세상일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BJ 생활을 하다 보면 깨닫게 돼있다.
─어그로끌러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집 아직 장사 하네ㅋ
"10개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먹방 꾸준히 하고 있으니 자주 보러 와주세요."
―왜 이렇게 착함?
―별풍 마르는데 착해져야지ㅋ
―따라할 게 없나 봄
―이이잉~ 기모링~!
얼마 전까지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고기맨.
방송 시청자 수는 이전으로 돌아왔다.
민심 회복은 아직 요원하지만.
'열심히 해야지.'
엄청난 실수였다. 성공에 집착한 나머지 실패 리스크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오정환의 인성.
일을 크게 벌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포함한 카피BJ들을 두둔해줬다고 들었다.
덕분에 여론은 서서히 진정되는 추세다.
─먹방팬임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오랜만
"아……, 먹방팬 형님! 100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떠났던 열혈팬들도 일부지만 돌아오고 있다.
다시 열심히 한다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으리란 희망을 얻는다.
'다행이지.'
잃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시계를 되돌리고 싶을 만큼 후회의 나날을 보내면서 얻은 것도 있었다.
성공한 BJ들.
그들이 방송에 담은 신념을 알게 됐다.
콘텐츠라는 건 눈으로 보이는 외부적인 성과에 지나지 않다.
어떤 이들은 단순히 운빨이라고 매도하지만 결코 우연뿐인 성공은 없다.
그들과 같은 성공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겉을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오늘 콘텐츠 뭐냐고요? 운식당을 해보려고 합니다. 아니, 아니 베끼는 게 아니고요;; 의진맨님께 허락 받고 진행하는 겁니다!"
―찐텐으로 당황했네ㅋㅋㅋㅋㅋ
―양심이 있었구나?
―허락 받으면 ㅇㅈ이지
―좋아 지켜보게쓰~
하지만 아직은 배울 시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오정환의 방송 틀을 따라하며 얻은 것이 있었다.
'겉만 흉내 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왜 그런 방송을 했는지 속을 알아봐야지.'
자신만의 방송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이를 깨달았다는 사실이 가장 큰 수확이다.
느리지만 확실한 정도(正道).
고기맨은 프로게이머도 찾는 제2의 맛집을 목표로 한다.
* * *
방송이라는 건 결국 유행이 있다.
인기BJ면 어느 정도 선도할 수는 있어도, 흐름을 역행하는 건 좋은 판단이 아니다.
─코물쥐충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이잉~ 기모링~!
"ㅈ같네. 블랙 마렵네."
―오정환 빡치는 거 첨 봄ㄷㄷ
―이건 못 참지ㅋ
―요즘 저거 유행임ㅋㅋㅋㅋㅋ
―충신지빡이보다 악질인 새끼 ㅉㅉ
롤에서 손을 놓은 지 좀 오래 됐다.
고작 그 정도의 일이라면 딱히 손가락이 근질근질하거나 하진 않는데.
'숟가락이 구질구질해서 문제지.'
아무래도 전해져 들려온다.
야속하게도 인연이 있다.
시청자들이 전서구가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원딜로 티어 올리기 어렵다고?"
―ㅇㅇ
―원딜 개빡셈 진짜
―원딜 상향 왜 안 함?
―숟가락 새끼들 언론 플레이임 ㅋ
시즌3이 시작되었다.
랭크가 초기화되며, 배치고사부터 다시 올라가야 한다.
올드 롤유저로서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지금 유저들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니까.'
원래 초등학교때는 소풍 전날에 잠 못 이루는 법이다.
처음 겪어보는 일에는 흥분이 찰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이다.
─숟가락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원딜은 진짜 답이 없는 게 서포터가 못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음!
"아 그렇군요. 아쉽게 됐네요."
원딜러들의 징징 또한.
다른 라인 사정에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어지간하면 딱하다고 동정심이라고 내비치고 싶다.
그 패악질을 알아서 그렇지.
시즌1은 경험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시즌2부터 시즌15까지 지속돼왔다.
단 한 시즌도 빠짐 없이.
'심지어 시즌7에도 있었어.'
원딜러가 향로 달면 혼자 1 대 5 하던 역대급 OP 메타.
롤드컵 우승을 선수가 한 게 아니라 향로가 한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말이 안됐다.
"아니, 근데 제 생각에는 원딜은 잘하면 무조건 올라가게 돼있거든요? 원딜러만큼 티어가 정직하게 실력인 포지션이 없는데."
―님이 원딜 안 해서 그럼
―백정 새끼 뭘 아냐ㅋ
―응 개솔 ㅅㄱ 서폿만 사람 만나면 올라감
―ㅈㄱㅊㅇ
그냥 한 마디로 미친놈들이다. 내 생각에는 페미니스트도 저 새끼들보다는 말 통한다.
'이게 결국은 아는 게 없어서 그래.'
모르면 공부해!
어떤 사상에 심취한 이들처럼 말이다.
정말로 지적 차이가 있다면 즉각 던져줄 텍스트 몇 가지 정도는 떠올라야 정상이다.
원딜러들도 마찬가지다.
힘들다고는 하는데, 힘들다고 하는 이유가 너무 단편적이다. 그 소리를 15년 동안 하고 있으니 정상인이면 공감을 해주기도 힘들다.
─정상인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그렇게 힘들면 원딜을 안 하면 되지 않음?
"그러게나 말입니다."
내가 뭐 어떻게 설득을 한다고 통할 대상이 아니다.
원미니스트들의 불만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게 최선이다.
'여하튼.'
새 시즌이 시작되었다. 안 건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 봄이를 잠깐 방류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봄이도 내일부터 생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니 많이 봐주시고, 저는 한동안 솔랭을 해봐야 될 것 같네요."
―오~
―봄이 오면 ㅇㅈ이지
―유튜브는?
―지금 랭크 미쳤음ㅋㅋㅋㅋㅋㅋ
유튜브는 편집자가 있으니 딱힐 걱정할 요소는 없다.
안 그래도 봄이에 미친놈이니 알아서 잘 편집 방향을 정할 것이다.
문제는 나.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지.'
롤판의 중심에 있다.
기껏 세워둔 위업도 있다.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 죽 쒀서 개주는 꼴이 생긴다.
롤판은 세대 교체가 빠르게 이루어진다.
정말 몇 달만 쉬어도 퇴물 소리, 빈집털이 소리 듣기 십상이다.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새 시즌으로 관심이 쏠린 솔랭이라면 그럭저럭 적절한 증명이 될 것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아군이 또 당했습니다
─아군만 당했습니다!
그 과정이 여의치가 않을 뿐.
정글러가 아무리 잘해도 3라인 동시 갱킹은 못 한다는 게 우리 학계의 정설이다.
"……."
―망했네
―ㅈ됐네
―코물쥐 비웃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
―또 10연패각?
아무리 잘해도 운이 나쁘면 패배할 수가 있다.
솔랭에서 정글러를 하는 이상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이 억울함은 숟가락과는 비교가 안 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야 한다. 내가 잡은 목표치를 생각하면 말이다.
당연하게도 노리는 건 1위.
지난 러너리그 때는 빡빡한 스케줄상 불가능했다.
결정적으로 지나치게 부자연스러울 수가 있다.
막 롤을 시작한 유저가?
다이아1을 찍는 것도 커뮤니티가 뒤집힐 지경인데, 1위를 찍는다면 그건 뭐 고전파2의 탄생이다.
─리오레아재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챌린저 미션각? ㄱㄱ
"회장님 당연히 받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고작 챌린저 정도에 만족할 수 있는 그릇이 아닌데 그걸 몰라주시네."
―?
―브론즈 회귀각?
―설마 1위라도 찍게? 형
―???: No! No! No!
지금이라면 충분히 해봄직하다.
세간의 평가가 정말로 그에 준하니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 정도가 아니면 화제가 될 수 없다는 소리지.'
어차피 선택지는 정해져 있다.
해야만 한다면 질러주는 것이 인지상정.
그 방법을 누구보다 빠삭하게 알고 있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