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19화 (319/846)

319화

솔로랭크 1위.

그 자리가 가지는 의미는 어느 게임이나 무겁지만 LOL은 특히 더 그러한 측면이 있다.

─닭대가리 빡종ㅋㅋㅋㅋㅋㅋㅋㅋ [1] +2

─한동안 1위 변동 크겠지? [6]

─챌린저 구간에도 트롤이 있네 [10] +1

─챌린저 달면 프로 제의 오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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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유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나 찍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현질을 하면 강해지는 RPG와 달리 롤은 순수한 실력 게임이다.

최고의 자리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 자리가 현재 공석.

새로운 시즌이 시작하기 무섭게 솔로랭크가 화제의 중심이 된 이유였다.

─코물쥐는 진짜 존나게 징징 대네

챌린저에 항상 원딜러가 득실득실한데

얘는 왜 원딜로 점수 못 올린다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다니는 거임?

└남탓이랑 망상이 좀 심함

└방송 컨셉이겠지

└프로하려고 각 잡고 챌린저 찍는다던데?

글쓴이― 부모님 만수무강?

실질적인 의미가 있기도 하다.

LOL과 다른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름 아닌 프로씬의 유무.

솔로랭크는 넓은 의미에서 봤을 때 그 텃밭이다.

스포츠로 따지면 유스 시스템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솔로랭크 순위가 높다면?

프로게이머가 될 확률도 높다.

일반 유저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다.

─코물쥐 프로게이머 킹능성 있지 ㄹㅇ

[러너리그 우승짤. jpg]

끠글렛도 상심하게 만든 새끼인데

솔로랭크 폼 올라오면 안 쓸 이유 있음?

└좀 많지

└일단 너무 빡치게 생김

글쓴이― 솔랭에서 그 짓 하니까 밉상이지 대회에서 하면 퍼포먼스임└나도 전부터 코물쥐 잘한다고 생각했음!

미래의 스타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니까.

아이돌 팬덤이 1기 멤버인 것에 자부심을 가지듯, 비슷한 현상이 프로게이머 팬덤에게도 존재한다.

더욱이 처음 맞이하는 랭크 초기화.

모두가 출발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극적인 사태가 마치 경마장에 온 듯한 기분을 연출하고 있다.

* * *

솔로랭크.

대부분의 유저들에게는 자랑 정도의 가치다.

'우리집에 금송아지 있다~ 그런 느낌이지.'

부럽고 신기하긴 한데 뭐 어쩌라고?

하지만 금송아지가 아니라 금강석 송아지라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롤청자A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지금 배치 구간 개막장이에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좀 늦게 시작한 바람에."

―ㄹㅇ임

―현지인들이랑 배치 시작한 다챌들 섞여서 지옥헬혼돈카오스ㅋㅋㅋㅋㅋ―바로 하던가, 아싸리 늦게 하던가 둘 중 하나 전략 취해야 함―이이잉~ 기모링~!

챌린저쯤 되면 단순히 티어가 높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막말로 프로게이머가 돼도 이상하지 않으니 말이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물론 현실은 다르다.

솔랭은 어디까지나 솔랭.

정말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납득시키기 힘든 개념이다.

─빠른별은 수학자로 따지면 피타고라스임

피타고라스의 정리 = 동네 중딩도 다 아는 거 ㅇㅇ

수학 실력 낮던 시절에 빈집털이한 거임

순수 수학 실력은 동네 고등학생만도 못함

고전파는 서울대 수학과 교수쯤 된다고 보면 됨

└피타고라스쉨ㅋㅋ 미적분도 모름ㅋㅋㅋㅋㅋ

└옛날 위인들 다 빈집털이범으로 만들어버리누 ㄷㄷ

└ㅈ같은 논리 보소

└역시 빠른별님이 체고시다!

워낙 가시적인 지표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나 폰 노이만의 대단함은 와 닿지 않지만, 수능 만점이라고 하면 입부터 벌어지는 것처럼.

'그리고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거든.'

솔랭 전사 중 몇몇은 정말로 대단한 프로게이머가 된다. 롤을 잘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착각하기 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롤방에돈쏟음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배치 남은 거 전승 하면 1천 개 ㄱ?

"1천 개는 너무 적소. 4천 개로 합시다."

―어떻게 1천 개 미션을 4배나 올린단 말이오? 1500개 합시다.

―4천 개

―4천 개

―4달라!

그렇기에 의미가 있다.

롤판에서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

그것이 바로 솔로랭크 점수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점수 만능주의라는 부작용이 생기게 되는데.'

마치 야인시대처럼 말이다.

당시 흥행은 1부가 책임졌다. 자극적인 액션활극과 시원시원한 스토리가 대중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2부로 넘어오며 평가가 급하락한다.

시청률이 반토막.

김두한이 뒤돌아보며 배역이 바뀌는 장면은 '야인시대 시청률 반토막 나는 순간. jpg'이라는 제목으로 커뮤니티에 돌아다녔다.

『시청률 반토막이 아니라 야인시대의 수명이 20년 이상 늘어난 명장면』

하지만 혹자는 말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평가는 결국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마찬가지로 솔로랭크도 그러한 측면이 있다.

─롤방에돈쏟음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미치겠구만…… 좋다. 4천 개!

"오케이, 땡큐! 오케이, 4천 개!"

―이건 이길 수가 없지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넘어간다고?

―자, 갑시다!

―(오정환이 미소를 짓는다.)

물론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될 뿐이지.

대중적인 흥행과 평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 힘들 듯이 말이다.

'내가 뭐 프로게이머가 아니잖아.'

BJ에게 필요한 건 대중적인 흥행이다.

커리어로 증명하는 프로게이머가 아니기 때문에 후자에 목멜 이유가 없다.

쿠웅!

포지션 또한.

프로게이머가 포지션을 변경하는 건 강타의 신이나 찬밥매니아를 제외하면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솔로랭크에서는 딱히 별일도 아니다.

2픽: ㅈㄱ

1픽: 2픽이라고 해서 방심하고 있지 않나?

2픽: 나니?!

1픽: 넌 단지 '2픽', 난 '2픽'마저 살라버리는 '1픽'이다!! 나와 네놈의 픽순은 완전히 상하관계에 있지!!!

시즌3에서는 특히 말이다.

픽창에 들어가자마자 채팅창이 분주하다.

포지션을 고르고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정환환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3픽 버스기사인데 바보들 ㅡㅡ

"어쩔 수 없지. 랭겜은 픽순인데."

―이걸 오정환 정글을 안 주네

―와 진짜 ㅄ들

―3픽은 그나마 낫지……

―5픽은 인권도 없음ㅋㅋㅋㅋㅋ

일반 게임처럼 우기는 새끼가 장땡이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무법지대였던 것도 사실이다.

'포지션을 유저들이 임의로 정하다 보니 싸움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

굽네치킨이 빼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오명을 썼듯이 말이다.

원하지 않아도 다른 포지션에 갈 일이 빈번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다.

포지션 변경.

보다 엄밀히 말하면 부포지션을 할 줄 아는 것이 미덕이었다.

2픽: 1픽 원라인충이라 양보 안 할 거 같은데

1픽: 죽어도 안 하지ㅋ

2픽: 나는 서폿 가고

2픽: 3픽은 ㅈㄱ 말고 못함?

라인을 하나만 할 줄 아는 유저는 원라인충, 원포지션충이라는 멸칭으로 불렸다.

챔피언폭이 1개든 5개든간에 말이다.

'굉장히 이기적이라는 시선이 있었지.'

시스템이 무분별하다 보니 킹론상 5정글이나 5서폿까지도 잡힐 수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매판 포지션이 꼬인다. 양보를 안 하는 원라인 유저는 골치였다.

원챔충?

부모님을 어디 모셔두고 게임 하는 것이 타당했다.

욕을 먹어도 나는 원챔충이니까 어쩔 수 없구나! 그렇게 납득하는 것이 사람 된 도리였다.

'진짜 세상 좋아진 거긴 해.'

원챔충이 티어가 높다고 나댄다?

오체분시 당해도 정의가 구현됐구나! 라는 느낌이었다. 차후에는 장인이다 뭐다 하며 포장되는 것 보면 정말 LOL은 복지 게임이다.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원챔충도 점수를 올리는 전략 중 하나.

자신의 실력 대비 높은 티어에 갈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를 실현할 생각이다.

롤BJ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인 솔로랭크 1위에 도전장을 내민다.

―미드네

―오정환 미드 할 줄 앎?

―0% 신화 오졌지ㅋㅋㅋㅋㅋㅋ

―PTSD ON

그를 위한 첫 번째는 포지션 변경.

코물쥐가 징징거렸듯 포지션마다 점수 올리는 난이도가 다르다.

'원딜러가 올리기 어렵다는 15년째 이어져 내려오는 가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쉬운 포지션은 분명히 있다.

메타별로 따진다면 더욱 세세히 구분된다.

미래의 시선에서 시즌3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미드ㅈ망겜.

이견의 여지가 없는 수준이다.

아군 정글이 적 미드의 합류로 인해 죽고 말았다.

"아~ 빽핑 찍었는데."

―ㅁㄷㅊㅇ

―못하는 미드특) 빽핑 찍음

―그러니까 오정환한테 왜 미드를 줘ㅋㅋㅋㅋㅋㅋ

―설마 다시 고향으로……?

빽핑을 찍었음에도 말이다.

매우 아쉽게도 아군 정글이 멍청하게 카정을 가다가 죽고 말았다.

'어떤 이유에서든 미드 차이가 나기 시작하면 답이 없긴 하지.'

닭대가리가 괜히 챌린저 2위를 찍을 수 있었던 게 아니다.

미드에 핑크 와드 박히는 순간 게임이 일방적으로 굳어버린다.

내 움직임이 적에게 훤히 보인다. 아군 정글은 갱을 갈 수 있는 루트가 제한된다. 탑과 바텀도 자연스럽게 숨이 꽉꽉 막힌다.

「파괴하세요.」

그 시발점.

아주 X발 같은 상황이다.

쌍버프를 먹은 코리아나가 공을 매섭게 굴린다.

"아 정글 차이 나네."

―네?

―니가 백업 가던가!

―아무튼 정글 차이임ㅋㅋ

―ㄹㅇ 내가 정글 안 할 때는 무적권 정글 차이지

안 그래도 라인전이 강력한 챔피언이다.

퍼블에 쌍버프까지 바르니 맞라인전을 서는 것이 지옥이다.

본실력을 내지 않아서?

무슨 프리저도 아니고 일부러 풀파워를 안 낼 리 없다. 더 이상 롤뉴비를 자처하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다.

─삐슝빠슝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파사딘을 왜 함? ㅋㅋ

"이거 못 막습니다."

챔피언이 그렇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파사딘은 초반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김정균 감독형 챔피언이지.'

뭐 하려고 하지 마 제발! 그냥 하지 마! 너 오늘 보여줄 거 없어. 만약 보여줄 거면 결승에서 보여줘.

이를 실천하는 것이 미덕이다.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 해도 예외가 아니다.

스킬 구조상 주도적인 플레이가 심각하게 제한된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구웅!

부왁―!

파사딘 REQ.

6레벨을 찍자마자 달라진다.

보여줄 거면 굳이 결승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보호하세요;」

코리아나가 굼뜨게 반격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침묵의 구체와 공허의 파동을 처맞았으니 말이다.

'파사딘QE에 침묵과 둔화가 3초씩 달려있던 시절이라.'

앞궁으로 거리 좁히고 EQ박는 순간 바보가 된다.

LOL 게임사가 광적으로 싫어한다는 일방적인 딜교환의 시초격 챔피언이다.

구웅!

부왁―!

이를 반복한다.

코리아나의 체력바가 깎여나간다.

코리아나로서는 답답해 뒤질 노릇이다.

내가 분명 이기고 있었는데?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나머지 격하게 반격하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 반격 권한이 없다. 일방적인 딜교환이다.

EQ점화로 깔끔하게 킬각을 잡는다.

'미드 주도권 압수.'

미드ㅈ망겜.

미드만 이기면 게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점수를 쉽게 올리는 첫 번째 전략을 수립한다.

―무야

―이걸 솔킬을 딴다고?

―점화 생각 안 했나ㅋㅋㅋㅋㅋㅋㅋ

―파사딘 생각보다 쓸 만하네

그리고 마스터키.

어느 시즌 어느 메타나 마찬가지다. LOL은 수많은 챔피언이 있고, 유난히 좋은 챔피언이 몇 개씩은 반드시 존재한다.

'꿀챔 말이야.'

솔로랭크 1위의 지름길로 액셀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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