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20화 (320/846)

320화

운수 좋은 날

구웅!

부왁―!

미드 라인.

코리아나는 처박혀있다.

포탑을 한 걸음만 벗어나도 걸레짝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하지만 그 말이 게임을 이겼다의 동의어는 아니다.

정글 차이에 의해 바텀이 박살이 나고 있다.

'딱히 그게 아니더라도 국룰이지.'

아군 바텀은 원래 진다.

이기는 꼬라지를 본 적이 없는 것이 솔로랭크 유저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08:10] 코물쥐팬 (이즈레알): 도구 새끼 하는 거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8:12] 코물쥐팬 (이즈레알): 팀운 ㅈ같네^^

이를 심화시킨다.

한 명의 스트리머가 끼친 악영향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생에서는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말았다.

─비타민D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닉에 '코물쥐' 들어간 새끼들 중 정상인 단 1도 없음

"안타깝네요."

―저거 씹공감ㅋㅋㅋㅋㅋㅋ

―와 나만 느낀 게 아니었구나

―어떻게 방송하길래 이리 악영향을 주는 거지?

―이이잉~ 기모링~!

물론 코물쥐가 아니더라도 숟가락들은 멘탈이 작살 나있다. 마시멜로 실험이 아이의 장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건 LOL 포지션 선택을 제외한 연구 결과일 것이다.

'게임 이해도가 덜떨어지다 보니 생기는 문제지.'

원딜러의 특성상 말이다.

자기들이 초반에 게임 터지는 게 억울한 것과 마찬가지로, 상체 유저들도 게임이 타임 어택이 돼버린다는 측면이 있다.

후반은 원딜 게임이기 때문이다.

초중반에 못 끝내면 승패가 손에서 벗어난다.

반대로 원딜러들은 이 점을 인지하고 플레이하면 되는데.

─아군이 당했습니다!

그걸 이해할 지능이 되지 못한다.

페미니스트도 그렇고, 원미니스트도 그렇고 조금의 차이가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시킨다.

'IQ 자릿수 차이.'

세상 모든 게 어떻게 자기중심으로 굴러갈까?

초반 캐리 못하는 게 영 띠껍고 꼬우면 다른 라인을 하면 된다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어느 라인이든 장·단점이 있는 법이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이는 법이다.

정말로 큰 떡도 있어서 문제지.

구웅!

화면 1/4에 달하는 거리를 한순간에 도약한다.

그렇게 엄청난 거리는 아니지만 7초마다, 아무런 제약도 없다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 파사딘

R ― 공허 이동

파사딘이 근처로 도약하여 주변 적들에게 마법 피해를 입힙니다. 또한 다음 8초 안에 연속으로 사용할 경우 100의 마나를 추가로 소모하여 추가 피해를 입힙니다.

허경영이나 쓸 법한 축지법이 LOL의 세계에서 재현된다.

탑이든 바텀이든 마음만 먹으면 금방이다. 상대 입장에선 어안이 벙벙할 만한 속도.

구웅!

부왁―!

침묵과 함께 둔화.

도착하자마자 인사 대신 먹여준다.

적 서포터 레오네가 바보가 되어 빌빌 기어다닐 때.

─적을 처치했습니다!

앞점멸로 원딜부터 끊어준다.

꼬그모를 평타로 쓱쓱 베며 점화를 발라주자 우리 봄이가 밥 대신 먹는 고급 스테이크처럼 녹아난다.

─더블 킬!

오정환님이 학살 중입니다!

레오네도 곧 뒤따라간다.

파사딘을 상대로 도망갈 수 있는 챔피언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하지 않는다.

"달다 달아~ 이 썩겠다."

―더블 킬 너무 달고

―와 ㅁㅊ

―파사딘 ㅈ사기네

―잘 풀리면 당연히 사기지ㅋㅋㅋㅋㅋ

기본적인 스킬 메커니즘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피언 성능은 정말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팔다리를 정말 세밀하게 잘 잘라서 그래.'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승리 공식.

챔피언마다 게임을 이기는 방식이라는 게 있고, 꿀챔의 유무는 그 난이도를 기준으로 한다.

찰칵!

킬을 잘 먹은 덕분에 아이템이 완성된다.

억겁의 지팡이.

파사딘의 첫 번째 코어템은 보통 분기점이 된다.

드디어 사람 노릇 하는구나!

그 전까지는 팀원 고혈 빨아먹는 기생충 취급을 받는다. 너프가 되는 미래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구웅!

부왁―!

현재 시점의 파사딘은 1코어부터 전성기다.

미드 라인에 복귀하자마자 박아버린다.

상대의 스킬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던지세요.」

맞아봤자 안 죽으니까.

코리아나의 점화를 포함한 풀콤보를 맞아도 반피가 안 깎인다.

'챔피언이 은근히 단단해.'

억겁까지 나왔다면 그냥 딜탱이다.

부족한 건 딜.

그것이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일 수밖에 없다.

빠지는 척하며 앞궁으로 거리를 좁힌다. 코리아나가 점멸로 내빼봤자 다음 궁극기 타이밍에.

─오정환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포탑 안쪽까지 따라가 잡고 빠져 나온다.

QWER이 전부 병신이 돼버리는 차후의 파사딘과 격이 다르다.

'기본 데미지가 높으니까 전성기가 빨리 오지.'

반대로 말하면 그 점을 너프시켰다.

파사딘은 몇년에 걸쳐 게임사에 의해 팔다리가 해체된 챔피언이다.

─스테이크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왜 여눈 안 가냐고 1259번째 물음

―응 첫트야

―왜 안 감?

―파사딘 여눈 필수인데

―백정이라 몰랐나 보지ㅋㅋㅋㅋㅋㅋ

템트리 또한.

마나 계수가 없고, 마나 소모도 적어서 여눈을 안 가도 된다.

굽네치킨이 빼먹을 수 없는 구조가 되도록 보강했듯, 파사딘도 후반에 힘을 쓰도록 게임사가 강제시킨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되기 이전이고.'

심지어 Q에 침묵까지 달렸다. 초반을 아주 약간만 참으면 후반 캐리까지 보장된 꿀챔.

미드 라인 특유의 영향력과 합해지자 혼자서 게임을 지배하고도 남는다.

[11:55] 오정환 (파사딘)님이 테자이의 영혼약탈자 아이템을 구입했습니다!

단순한 비유가 아닌 글자 그대로의 일이다.

두 번째 코어템.

물약까지 팔고 구입한 아이템 하나가 채팅창에서 갈고리를 무수히 수집한다.

―테자이요????????

―라노벨 ON

―너무 신냈는데?

―아니 여눈을 사라고 ㅡㅡ

당연하게도 코어템이 아니다.

흥했을 때 조건부로 가는 도박성 아이템이다.

일반적으로는 그러한 해석이 맞지만.

구웅!

부왁―!

파사딘에 한해서는 예외다.

적 신짜장.

강가에서 마주치자마자 냅다 REQ를 갈겨준다.

'데미지가 세니까 굳이 안 들어가도 유효타를 먹일 수 있지.'

그리고 상대의 반격을 불허하는 침묵과 둔화.

일방적으로 공격을 쏟아붓는다. 그러다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오정환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언제든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궁극기.

신짜장을 즈려밟고 퇴로를 모색한다.

탑&미드가 미아지만 파사딘의 도주는 따라올 수가 없다.

'이게 챔피언이냐고.'

정말 누가 써도 좋으니까 꿀챔이다.

하지만 음식이, 스테이크가, 맞는 조리법이 있듯이 꿀챔도 빠는 법이라는 게 존재한다.

아이템트리.

그에 맞는 플레이 방식.

두 가지가 어울려졌을 때 비로소 챔피언이 가진 기대치를 100% 이끌어낼 수 있다.

크롸라라라―!

독서의 시간이다.

독서의 계절은 아니지만, 우리 봄이가 겨울에도 찾아오듯 책장을 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용 한타.

약속이나 한 듯이 처발린다.

아군이 지는데 납득할 만한 이유나 근거를 찾는 건 헛수고다.

'그걸 생각하면서 게임할 줄 알면 챌린저에 가있겠지.'

유리하면 방심하다가 지고, 불리하면 불리하니까 지는 곳이 솔랭이다.

그러니까 팀운ㅈ망겜이라는 소리가 있는 건데.

구웅!

부왁―!

아무래도 상관없다.

홀로 고독의 시간을 즐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스킬쿨을 돌리다가.

─오정환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한 명씩 수거한다. 그리고 동시에 강해진다.

책장을 넘기는 보람이 있는 챔피언이다.

부왁―!

멀리서 흩뿌리기만 해도 피부가 찢긴다.

충분한 기본 데미지와 높은 계수가 이를 가능케 만든다.

적들은 스킬과 체력이 빠져있다.

아군의 죽음도 아예 헛되진 않았다.

도망가지만 못하게 만들면 시간 문제.

─더블 킬!

트리플 킬!

REQ를 할 때마다 킬이 올라간다.

파사딘의 기동성은 조바심 걱정을 덜어준다.

포식자의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쓸어담기만 해도 말도 안되는 캐리력을 자랑한다.

―지려따

―이걸 이기네

―오정환! 오정환! 오정환! 오정환! 오정환!

―자서전 완독 ㅎㄷㄷ

그냥 하면 노 리스크 하이 리턴.

테자이를 올리면 로우 리스크 초―하이 리턴.

약간의 실력이 더해지는 것으로 멱살 캐리가 되는 게 현재의 파사딘이다.

'그래서 근접해서 싸울 수밖에 없게 리스크를 높이는 방향으로 너프가 되는 거고.'

팔다리가 잘렸다는 건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승리 공식을 매우 복잡하고 어렵게 만든다.

반대로 말하면 그것이 간단한 게 꿀챔.

LOL이라는 게임 시스템상 매 패치마다 새로이 등장한다. 이를 발견하는 것도, 잘 빠는 것도, 엄연한 실력의 한 갈래다.

─펜타 킬!

마지막 적 처치……!

특히 솔랭 유저에게는 말이다.

프로게이머와 달리 마음만 먹으면 편식이 가능하다.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게 아닌 이상 그것이 현실적이기도 하다.

'아무리 내가 열심히 해도 테디의 사미라처럼 날아다닐 수는 없잖아.'

그건 정말로 악몽이었다.

고전파를 이기려고 괜히 피똥 싼 게 아니듯, 고작해야 챌린저 유지하는 재능으로 1등을 찍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한다.

[18:05] [전체] 정상숟가락 (케이클린): 파사딘이 날아다녀……

[18:08] [전체] 정상백정 (신짜장): 더 플라잉 파사딘 ㄷㄷ

[18:10] 적 팀이 찬성 5표 반대 0표로 항복에 동의했습니다!

[18:15] [전체] 코물쥐팬 (이즈레알): 상심하지 마요ㅋ 상대가 나잖아

사미라로는 날아다닐 수 없어도, 파사딘으로는 비슷한 흉내를 낼 수 있다.

불리한 스타트와 최악의 팀운을 보란 듯이 극복해낸다.

―왜 잘하는데

―파사딘이 진짜 좋나?

―아직 배치 구간이라 그렇지ㅋㅋㅋㅋㅋ

―응 다이아큐야

그 결과.

1승 2패라는 애매한 스타트를 끊었던 배치고사가 정상 궤도에 오른다. 연승 흐름을 이어나가며 나머지 전승의 목표에 가까워진다.

'솔직히 고전할 구간은 아니라서.'

전 시즌 MMR이 있기 때문에 다이아큐가 잡히긴 하지만 한참은 밋밋하다.

팀운ㅈ망겜 수준이 아니면 어지간하면 이긴다.

배치+낮은 티어의 특성상 그런 상황이 생기기 쉬울 뿐. 운이 나쁘면 질 수도 있다.

미드 파사딘의 선택은 그 가능성을 원천 차단시킨다.

탑을 하면 하체가 터져서 질 수 있다.

정글을 하면 3라인 동시 갱킹을 갈 수 없다.

원딜을 하면 초반이 터졌을 때 게임을 끌고 나가기 힘들다.

각 라인마다 장·단점이 존재한다. 미드는 장점만 섞어 놓은 라인이다.

미드 + 꿀챔이라는 치트키로 수월하게 점수를 올려나간다.

─와사비완두콩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지금 미션 건 애들 통한의 저주 중ㅋㅋㅋㅋㅋㅋ

"원래 확실하지 않은데 승부를 걸면 손모가지가 날아가는 법이죠."

―오정환 배치운을 믿었는데……

―해머 갖고 와!

―러너리그도 우승한 오정환이 ㅈ으로 보이냐고~

―ㄹㅇ 엔화급 안전자산

미션도 말이다.

딱히 연출한 건 아니지만 배치고사 초반이 불안불안했다.

덕분에 많은 물주들이 몰렸고, 마지막 판으로 그 보람만 수확하면 된다.

1픽: mid

3픽: 1픽 미드임? 전 시즌 보니 정글인데

4픽: 헐 오정환

2픽: 오히려 좋음

2픽: 나 정글밖에 못함ㅋ

운수가 좋다.

현재 솔랭에서는 굉장히 드문 포지션이 꼬이지 않은 판.

픽순도 높아 미드를 잡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코물쥐: 아 4픽 저 새끼 사람 아닌데

코물쥐: 오정환?

코물쥐: 오정환님이 왜 있어?

코물쥐: 아 너무 반갑고~

"……."

―?

―찐인데?

―아니 코물쥐가 왜 나와

―이이잉~ 기모링~!

진짜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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