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화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굉장히 흔히 있는 이야기다.
한 번 싼 놈이 괄약근 조절을 못 하는 것.
―피해자 코스프레 ON
―코물쥐 그새를 못 참곸ㅋㅋㅋㅋㅋㅋㅋ
―피해자의 콧물이 증거라구욧!!
―이이잉~ 기모링~!
클끼리도 감탄할 만한 신진대사량이다.
우장창창 싸재끼는 모습은 정말 수제자라 해도 손색이 없다.
구웅!
부왁―!
이를 치워주고 있다.
일반적인 챔피언,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오정환님은 전설적입니다……!
파사딘이다.
그것도 성장을 매우 잘한.
EQ를 쓱― 흩뿌리는 것만으로도 애씨가 터진다.
슈욱―!
날아오는 그랩은 무빙으로 흘려 넘긴다. 숨을 고르고 다시 한번 들어가 풀리츠까지 잡아낸다.
─더블 킬!
코물쥐의 똥을 치우는 데 성공한다.
못 큰 아군 바텀을 미끼로 적 바텀을 잡았으니 개이득.
<이게 원딜의 위상이야.>
"?"
<미드, 정글 흥하면 이겨 어차피 이 게임은!>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건! 지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좀 때려봐;
구경하는 사람의 눈에는 쉬워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아주 틀린 말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현 시점에서 파사딘은 확실한 꿀챔.
쿠! 챠앙!
「버거킹!」
차르반 4세가 깃창과 함께 궁극기를 박는다.
어느새 합류한 미드와 탑도 노골적으로 나를 노려온다.
구웅!
구웅!
궁극기 두 번으로 따돌린다.
점멸을 쓸 필요도 없이 아주 간단하게 적팀의 올인을 무위로 돌린다.
「어둠이여……!」
그리고 불이 꺼진다. 날이 밝았을 때 시민들은 모두 죽어있다.
마치 그렇게 생각될 만한 광경.
파사딘의 궁극기는 이동기임과 동시에 공격기다.
'조건부이긴 한데.'
적을 밟아야 한다.
스택이 쌓여있어야 아프다.
두 가지 난점을 한 방에 해결하는 잡기술.
구웅!
점멸궁으로 한순간에 공간을 격한다.
녹텀만을 의식하던 적들은 사정없이 즈려밟힌다.
─코물쥐는코가손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코물쥐 지금 의자에서 일어나서 박수 치고 있음ㅋㅋㅋㅋㅋ
"계속 흑백 화면이다 보니 심심하셨나 보네요."
―기립 박수ㅋㅋㅋㅋㅋ
―네이스형 원딜러 진화!
―기립 박수형 원딜러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쳐야지ㅋ
싸그리 섬멸한다.
적들 입장에서는 불합리함을 느낄 만한 하드 캐리.
[25:20] [전체] 잘하는숟가락 (애씨): 어떻게 파사딘이 날아다니지?
[25:23] [전체] 잘하는도구 (풀리츠크랭커): 이건 악몽이야
[25:25] [전체] HuyaTvJincanyi (차르반 4세): This is a nightmare……
전의를 상실할 만도 하다.
파사딘이 앞점멸을 휘날리며 궁극기를 사용한 순간, 상대팀은 그 자태를 넋 나간 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승리』
소중한 한 표가 만장일치로 성사된다.
정말 누구 때문에 초반부터 터지고 시작한 게임을 멱살 잡고 캐리한다.
<사실상 이거는 내 캐리지.>
"?"
<애들이 멍청해. 요새 상체 게임인 거 몰라? 누가 서폿원딜 잡으려고 다 퍼부어~ 메타를 너무 몰라.>
"……."
―?
―양심 실화냐
―ㅇㄷㅊ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물쥐 닉단 새끼들은 천사였누;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나도 내 생각이 무조건 맞다고 한사코 우기고 싶지는 않다.
<내가 진짜 도구 새끼 때문에 초반에 너무 말려 가지고.>
"아, 예."
<도구 새끼 PC방에서 만나면 바로 본체 버튼 끄고 도망갈 거야!>
하지만 세상에는 다른 것과 틀린 것이 있다.
파사딘의 캐리력이 개쩌는 건 맞지만, 캐리력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게 또 원딜러다.
'성장하는 과정까지가 다 실력이야.'
후반 캐릭 가지고 초반에 꼬라박고 시작하면 당연히 안 좋지. 인간이라면, 뇌세포가 있다면, 머리를 쓰면서 게임을 하는 편이 낫다.
영 띠겁고 꼬우면 승리 공식을 간소화할 연구라도 하면 된다.
원딜 메타 언제 오냐고 먹이 기다리는 아기새 마냥 입 벌리고 있으면 떠먹여줘?
─롤방에돈쏟음님, 별풍선 4000개 감사합니다!
ㅁㅊ 이걸 성공을 하네;;
"4천 개 감사합니다! 하아……, 진짜 솔직히 말해서 이거 더 받아야 돼."
―ㄹㅇ
―아군 코물쥐는 선 넘었지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혜자 미션이 된다고?
―더 줘!
딱히 알 바는 아니다.
배치고사의 마지막 판.
상상치도 못한 복병을 만났지만 내 항로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롤방큰손님, 별풍선 2000개 감사합니다!
이건 ㅇㅈ이지!
─코가대단함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감동해서 더블로 쏨
─zts1515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내 돈 가져가……
.
.
.
미션을 성공시킨다.
이동준 배우님이 환상의 똥꼬쇼를 어떤 마음으로 하셨는지 1/10 정도는 알게 된다.
쿠웅!
그 이상은 알고 싶지 않다.
클레멘타인 같은 명작을 탄생시키는 건 사양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다행인 상황.
─자가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적팀 코물쥐임ㅋㅋㅋㅋㅋ
"그래요? 어떡하지 아 게임 너무 힘들겠네~."
―표정 관리나 좀 하고
―표정ㅋㅋㅋㅋㅋㅋ
―코물쥐, 넌 확실히 강해졌다
―너무 기대되는데? ㅋㅋ루삥뽕
코물쥐는 적으로 만나야 제맛이다.
* * *
새로이 막을 올린 시즌3.
─시즌2 챌린저는 다 빈집털이 아니냐?
유저 수 적을 때 꿀 빤 거지 ㄹㅇ
지금 다시 못 찍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음
그때 챌린저였다고 거들먹거리는 놈들 난 인정 못함
└얼마나 지났다고ㅋㅋㅋㅋㅋㅋ
└시즌10쯤 되면 시즌3 챌린저도 인정 안 하겠네
└김롤붕이 인정한 자 ㄷㄷ
└이이잉~ 기모링~!
그래봤자 큰 의미는 없다. 기존 점수가 초기화되었을 뿐이다. 다시 랭커들이 솔랭을 돌리면 제자리를 찾아간다.
얼핏 그렇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LOL의 인기.
현재 진행형으로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롤 제일 잘하는 놈이 누구냐?
형 던파 만렙 10개에
결장 랭킹 1위도 밥 먹듯이 찍는다
롤 제일 잘하는 놈 데려와 봐ㄱㄱㄱ
└―던―
└글쎄 시즌2에는 고전파가 갑 아니었나
글쓴이― 전시즌 퇴물들 말고 지금 1위 누구냐곸ㅋㅋㅋㅋㅋㅋ└제발 닥눈삼 하세요;;
시즌3은 유저들의 유입과 성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다.
요즘 롤 안 하면 찐따야?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만든다.
가볍게 게임을 하던 유저들도 점점 알게 된다.
e스포츠와 랭커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
─롤처음함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이 구역의 일짱이 너야?
"100개 감사합니다! 제가 솔랭 1위에요~ 롤 제일 잘하는 사람이죠!"
―?
―ㄹㅇㅋㅋ만 치라고
―뉴비들은 진짜 그런 줄 알잖아!
―왜 프로 안 함?
역사는 기록과 함께 시작한다.
그 이전의 과거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후의 사람들에게 관심사가 되지 못한다.
'크큭 고생해서 찍은 보람이 있네.'
BJ클레브.
그는 다이아1의 평범한 유저였다. 그럼에도 챌린저 1위라는 분에 맞지 않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 비결?
딱히 거창한 것은 없다.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24시간 쉬지 않고 게임을 했을 뿐이다.
"요즘 프로 중에 누가 잘하냐고요? 저번에 보니까 고전파 느낌 좀 있더라고~ 앰비션이요? 요즘 찬밥 신세지."
―정말요?
―미드 세대 교체 시대임ㅋㅋㅋ
―미드 절대자 앰비션이 찬밥 취급을 받네
―시즌2는 그냥 빈집털이지~
남들 10판 할 때 50판을 해버린다.
질 것 같은 판은 닷지.
시간 빌게이츠라는 점과 약간의 운이 합쳐지자 솔로랭크 1위를 달성하고 말았다.
'프로들 솔랭 시작하기 전에 꿀 다 빨아둬야지.'
물론 클레브도 알고 있다. 자신이야말로 빈집털이에 불과하다.
진짜 실력자들이 치고 올라오면 순식간에 뺏길 것이다.
─롤2달차린이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솔랭 1위 미래의 롤드컵 우승자의 방송 보러 왔습니다!
"500개 팬가입 감사합니다! 아 진짜 프로 한 번 도전 해봐? 안 그래도 제의가 좀 오더라고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알고 있는 사람의 생각이다.
유입된 유저들은 진짜의 대단함을 모르고, 솔로랭크 순위라는 알아보기 편한 지표를 신뢰한다.
'저걸 믿어?'
'진짜 별 같잖은 새끼가 나대네.'
'세상 많이 좋아졌어~ 근본도 없는 놈이.'
그것이 먹힌다.
BJ들과 랭커들로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동시에 지금 이 소란이 기회라는 것도 자각한다.
지난 러너리그 이후 파프리카TV의 롤판은 급성장했다.
새로이 정립되는 질서를 활용한다면 방송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다.
─씨지맥도 폐관 수련 들어갔네
[씨지맥 방송국 공지. jpg]
솔랭 1위 찍을 때까지 방송 안 켠대
└방송 끈 씨지맥 지리누 ㄷㄷ
└방송 안 하면 실력이 뭐 달라지나?
└팩트) 씨지맥은 방송 끄면 손가락이 달라짐
└오우
몇몇 BJ들을 시작으로 과열된다.
하나의 콘텐츠화가 되며 커뮤니티에도 주요 이슈로 자리 잡는다.
올드 유저들은 기존 랭커의 재부상을, 신생 유저들은 새로운 네임드를!
그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인데.
─챌린저 1위 오정환이 찍을 거 같다
솔랭에서 만나고 벽 느꼈다
나는 오정환의 파사딘이 날아다니는 걸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파사딘이 왜 날아다녀ㅋㅋㅋㅋㅋㅋㅋ
└파사딘 스킬이 뭔지는 앎?
└헐 이분 챌린저잖아;;
조금 다른 소란이 인다.
둘째 가라면 섭할 유명BJ.
하지만 롤판에서의 입지는 그에 완전히 부합하진 않는다.
그도 그럴 게 당연하다.
게임을 시작한 지 오래된 유저가 아니다.
더불어 솔로랭크 티어로 주목받은 적은 분명 없다.
─지금 오정환 떡밥 뭐임?
무슨 신박한 어그로냐?
아니면 신빙성 있는 거냐?
러너리그 우승한 거 보면 확실히 재능은 있는데
└어떤 전챌 유저가 오정환 지금 폼 미쳤다고 글 올림└파사딘이 날아다닌다던데?
글쓴이― 뭔 개소리야 파사딘이 왜 날아다녀?
└나도 몰라;;
물론 증명했다.
러너리그라는 파프리카TV의 역사를 다시 쓸 수준의 대흥행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꺾은 상대팀들이 워낙 쟁쟁하다.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그의 실력을 무시하는 여론은 없다.
하지만 솔로랭크 1위는 분명 다른 이야기다.
─지금 오정환은 너희가 알던 그 오정환이 아니다
지금의 오정환은 전 시즌 다이아1을 찍던 그때와는 다른 사람이다 누가 오정환을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가 챌린저 1위를 못 찍을 거라는 생각이 지금으로선 들지 않는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임?
└어그로 취급 하고 싶은데 전시즌 챌이네
└그냥 장난 치는 거겠지ㅋ
└퇴물 새끼라서 눈도 삐었누ㅋㅋㅋㅋㅋ
커뮤니티에 슬금슬금 이야기가 올라온다.
하지만 너무 현실성이 없다.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게 된 것도 당연하다.
유명BJ.
팬심을 가진 이들이 과장된 포장을 하는 일은 롤판에서도 빈번하다.
실력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오정환 빠는 애들은 컨셉으로 빠는 거겠지?
――――――――――――――――――――――――――――+아이디― 오정환
전적― 9승 2패
티어― PLATINUM Ⅰ
? 파사딘― 100%
? 리심― 0%
? 차르반 4세― 0%
+――――――――――――――――――――――――――――이제 막 배치 끝냈고 심지어 전승도 아닌데 백보 양보해서 챌린저는 찍을 수 있다고 쳐도 1위는 X발ㅋㅋ└플딱이가 무슨 챌린저ㅋㅋㅋㅋㅋㅋ└플1은 배치 최대 티어고 MMR은 다이아 상위큐 잡힐 걸?
└파사딘이 정말 날아다니면 또 모르지
글쓴이― 파사딘이 어떻게 날아다녀 ㅄ아
그렇기에 큰 신뢰를 얻지 못한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까이는 소재가 된다. 팬이 많이 만큼 안티도 많은 것이 인기BJ의 숙명.
빠가 까를 만든다는 측면도 있다. 지나친 팬심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러너리그로 높아졌던 위상이 일부 하락한다.
고작 그런 정도로 받아들여진 화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