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화
커뮤니티에서는 화제가 된다.
─다대기 순댓국행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 파사딘 미쳤는데? [3]
─엄마 파사딘이 날아다녀…… +1
─삐슝빠슝! BJ한테 털리는 프로가 있다?!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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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아니었던 내용.
너무 터무니없던 탓에 묻혀있었다.
그도 그럴 게 팬덤이 봐도 이건 좀 아니올시다.
─아니 어떻게 파사딘이 날아다니냐곸ㅋㅋㅋㅋㅋ
[오정환 vs 다대기 캡처1.gif]
[오정환 vs 다대기 캡처2.gif]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ㅋㅋ
└이왜진?
└와 첫짤 뭐냐
└BJ가 프로게이머를 솔킬 따버리네 ㅎㄷㄷ
└찐 다대기임?
분명 그래야만 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파사딘은 날아다니지 않는 챔피언.
그 누가 하더라도 당연하다.
이성이 아닌 감성의 영역에서 수긍할 수밖에 없는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다.
─오정환의 파사딘은 날아다닐 만도 한 게
[러너리그 영상. avi]
리심으로도 날아다니면서 챌린저 패던 놈임
└아
└바로 이해되누
└챌린저는 맞말했는데 브실골플들이 억까했던 거임ㅋㅋㅋ└오정환 플레이는 신기하긴 하더라
여론이 순식간에 반전된다.
'프로게이머'가 가진 이름값은 그 자체만으로도 설득력을 가진다. 본래라면 이러쿵저러쿵 설전이 오갈 긴긴 과정이 생략된다.
아니, 그 이전에 재밌다는 점이 한몫한다.
─파사딘이 대체 어떻게 날아다니나 했더니ㅋㅋ
[오정환 vs 다대기 캡처2.gif]
술통 맞고 튕기면서 날아다니자너ㅋㅋㅋㅋㅋㅋㅋ
└원딜 입장에서는 날아온 거 맞지 ㄹㅇ
└개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
└저거 말고 라인전에서 솔킬 딴 게 진짜 날아다니는 거 같던데 글쓴이― 관전 버그 아님?
롤판에서는 딱히 드물지도 않다.
오른손에 흑염룡이 살고, 혼자서 100인분을 하고, 현실갱을 찾아온다는 등의 별명.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건 당연히 인지한다.
선수의 특징을 잘 잡아낸 밈으로서 화젯거리가 되고 있을 뿐이다.
오정환의 파사딘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기존에 보여준 실력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평가가 상승 곡선을 탄다.
─어떻게 BJ가 프로게이머를 이기지?
러너리그때도 그렇지만
오정환이 진짜 대단하긴 하네……
└괜히 우승한 게 아님
└응 그래봤자 듣보잡 프로
글쓴이― 전시즌 솔랭 1위 찍던 놈인데?
└억까 새끼들이 문제임 ㅉㅉ
아주 평범한 방향으로 말이다.
일개BJ가 프로게이머를 이긴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놀랄 만한 화제다.
파사딘이 날아다닌다는 건 비유의 관점으로 받아들여진다.
프로게이머를 상대로 캐리를 했으니 납득이 간다.
─오정환 챌린저 1위 가능할 거라고 봄?
나는 일단 반대ㅋㅋ
└1위? 1위는 에바지
└기준이 너무 높은 거 아니냐
글쓴이― 전챌 양반이 무적권 챌린저 1위 찍는다고 어그로 끌었잖아ㅋㅋ└아무리 챌린저라도 맞는 소리만 하진 않을 텐데 엄근진 하누
그것이 모든 논란이 해소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의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에게는 특히.
「오정환 ㅈ거품인데 왜케 빰?」
「ㄹㅇㅋㅋ」
「까까오 왔으면 서열 5위 안에도 못 듦」
「개나대」
까까오팟TV.
한국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 중 하나다.
점유율로 따지면 무려 2위에 해당한다.
1위인 파프리카TV와의 격차가 워낙 넘사벽일 뿐.
3위 이하는 콜팝TV, 윙크TV 등의 성인 방송 플랫폼이다 보니 빛 좋은 개살구다.
「우가우가 같은 곳이니까 빨아주지 팟이었으면 절대 못 뜸」
「실력파 스트리머 아니면 절대 못 살아남지 ㅋ」
「그래서 너네들 인생은 뜸?」
─채팅방 관리자가 충신지빡이님을 내보냈습니다.
「여기 다 팟수인데 뭘 바라누ㅋㅋ」
「응 노데미지^^」
본인들로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명색이 2위 플랫폼. 파프리카TV와 경쟁 의식을 가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차별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용자 수는 조금 딸릴지언정 질적인 면에서 앞선다는 선민 의식을 가지고 있다.
─우가우가충들은 절대 모르는 사실. RealFact
BJ가 프로게이머 좀 이겼다고 놀라 자빠지고 있는데
까까오TV에서는 그게 당연한 일상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가우가가 뭐임?
글쓴이― 파프리카TV가 아프리카 원주민들 같아서 우가우가라고 부름!
└그렇구나
└삼도수군통제사
까까오팟TV의 시청자들은 플랫폼에 대한 애착으로 똘똘 뭉쳤다.
그를 위해서라면 더러운 짓도 서슴지 않을 만큼.
주류 플랫폼을 향한 적대심이 깊다.
마치 커뮤니티에 소속감을 가진 유저들처럼 같은 목적 의식을 공유한다.
「여기 화력 지원 좀 ㄱㄱ」
「개답답함」
「왜?」
「요즘 다대기 ㅈ퇴물인 걸 모르잖아」
「ㄹㅇ 다크는 고전파도 솔킬 따는데ㅋㅋㅋ」
게임의 결과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역으로 이기며 오정환의 입지가 올라가자 비방 전략을 일삼는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자신들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한다.
한동안 분풀이가 계속될 예정이었는데.
「오정환 방송국 공지 떴다!」
「뭐?」
「또 프로랑 큐 잡힘?」
「여캠이랑 합방 한대」
「[BJ리아 사진. jpg]」
「ㅓㅜㅑ」
「아 이건 못 참지ㅋ」
「전원 진격하라!」
다른 콘텐츠가 예정된다.
* * *
롤판에서의 정착.
당연하게도 겜돌이로서의 호기만은 아니다.
'그것도 없진 않지.'
게임은 당연히 잘하는 편이 좋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한국인이라면 두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하물며 LOL.
우리 부모님은 내가 지켜야 한다.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던 것도 사실이지만.
─악질팟수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이건 못 참지ㅋ
"헤헤 100개 팬가입 감사합니다! 팟수 오빠~♡"
―ㅗㅜㅑ
―고맙긴 우리가 고맙지……
―슴골 퍄퍄
―아니 진짜 존나 예쁘네;;
실력에 대한 집착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롤BJ로서 유지하면 좋은 기본적인 수준이다.
'정말 욕심이 있었으면 프로게이머를 했겠지.'
그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테디의 더 플라잉 사미라를 겪으며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렇기에 내가 목표하는 건.
"귀여운 척 오지게 하네."
"아 모!"
오랜만에 만나는 리아.
실상은 심심하면 연락하고 찾아오지만 굳이 알려져서 좋을 것은 없다.
내 입장에서는 괜찮다. 가까이 살다 보니 더 의식하는 측면도 있다.
안 그래도 관리가 허술하지 않았는데 정말 예뻐졌다.
─12번팟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여캠은 다 캠빨인 줄 알았는데 좋구만유……
"얘 캠빨 별로 없어요. 보이는 거랑 똑같아. 애새끼지."
"뭐 애새끼?"
"그럼 뭐 으른 새끼라고 할까?"
"하 기가 막혀서;"
―선 넘네
―저 슴가가 어른이 아니면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버린 것인가?
―둘이 친함?
그건 그거고.
성격은 여전히 순둥이다.
방송을 도와주지 않으면 치고 올라오는 다른 여캠들에게 밀릴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의 명언처럼.'
만만할 수가 없는 업계다.
본인이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온갖 중상모략과 음해에 시달리면 정신부터 피폐해진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업체들은 많다.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밑 작업을 지금 이 순간에도 일삼고 있을 것이다.
"그냥 아는 동생인데."
"그냥 아는 오빠인데."
"가까이 살다 보니까 가끔 같이 밥 먹거나 합니다."
―여캠을 그냥 안다고?
―롤충들 리아좌를 모르눜ㅋㅋㅋㅋㅋ
―응 비즈니스~
―오정환 고자임!
고생하지 않도록 챙겨준다.
가끔씩 합방을 하면 홍보도 되고, 내 시청자들에게 우호적인 이미지도 쌓을 수 있다.
'특히 롤판 팬덤에게는 신선하지.'
보라와 게임은 시청자층이 겹치지 않는다.
새롭게 부상한 LOL은 더욱 그러한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나이대가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
"야. 조신하게 좀 걸어."
"아 모!"
"일부러 가슴을 드리블 하는 것도 아니고 자꾸 튕겨. 거슬리게."
"하 진짜 어이 없어 이 오빠."
―드리블ㅋㅋㅋㅋㅋㅋㅋㅋ
―섹드립 미쳤냐곸ㅋㅋㅋㅋㅋㅋ
―이 케미 맵다……!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조금 매력이 과하다. 애새끼라고 하긴 했어도 어디까지나 성격에 관한 이야기다.
'신체는 차고 넘치게 성장해있지.'
침대에서도 아주 잡아먹을 기세다.
색기가 한참 물올라서 시청자들의 허리가 절로 수그러질 만하다.
인상도 도도하다.
접근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준다.
쾌활한 서은과 달리 롤청자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
따랑―♬
하지만 가끔이라면?
그래서 더 먹힐 수도 있다.
점심 나가서 먹으러 온 장소도 같은 맥락이다.
─오정환팬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 새끼 틱틱대면서 비싼 소고기 사주러 왔네 ㄷㄷ
"미쳤어요? 내가 왜 사줘. 쟤 존나 버는데."
―?
―네?
―??
―양심 터졋네
―여자한테 얻어먹으러 온 거였누……
―더치페이도 엄근진할 놈들이 이걸 까넼ㅋㅋㅋㅋㅋ
비싼 외식을 주식으로 삼기는 좀 그렇다.
돈을 많이 벌고 안 벌고를 떠나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이다.
'그런데 가끔 가면 감성 차잖아.'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딴 세상으로 느껴지는 방송도 어쩌다 한 번씩은 볼 만하다.
세상에 예쁜 여자 마다하는 남자는 없다.
커뮤니티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면 효과는 배가 된다.
방송 어그로로 활용해 여러 층의 팬덤을 유입시키는 전략을 수립한다.
"왜."
"그냥~."
"그냥?"
"배고프잖아요~ 밥."
그런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배시시 웃는다.
얼핏 시청자들을 향한 팬서비스이지만 본심이 새어 나오고 있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는 사이다.
간만의 데이트.
그렇게 느껴도 이상하진 않다.
숨을 필요 없이 공개된 자리라는 점은 묘한 흥분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성벽도 있더라고.'
물론 나는 아니다.
소거법에 의해 나머지 한 명이 결정된다.
그런 리아의 앞에서 구워지는 고기.
"맛있겠다."
"그렇네. 고기가 참 맛있겠네."
"?"
―캬
―카메라 구도 ㅅㅂㅋㅋㅋㅋㅋㅋ
―이건 존맛탱 ㅇㅈ이지 ㅋ
―갓정환! 갓정환! 갓정환! 갓정환! 갓정환!
별거 아닌 소갈비다.
소갈비를 별거 아니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눈앞의 광경을 생각한다면 소홀해질 만도 하다.
'감성이지.'
여사친 감성.
나 좋으라고 하는 방송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눈에 들어야 홍보도 된다.
┌───────┐
│───────│
│ 몸 │
│───────│
│ 음 │
│ 식 │
└───────┘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얼핏 사람의 몸과 고기가 구워지는 식탁이 나오는 별거 아닌 구도지만, 그 사람의 누구냐에 따라 초점이 위로 이동하기도 한다.
'딱 앞자리 시선이잖아.'
커뮤니티에 '고깃집 민폐녀. jpg'로 돌아다닐 만한 짤이 순식간에 탄생된다.
심지어 사진이 아니고 영상이라는 점은 보는 이의 흥미와 흥분을 동시에 고양시킨다.
─일반팟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팬이 되었습니다……
─롤붕이2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눈나 롤붕이는 아무고토 몰라요
─아재유저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소주도 달겠닼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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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가입 또한.
방송 홍보라는 소기의 목적을 매우 간단하게 달성한다. 워낙 배우가 좋으니 실패하기도 힘든 일이다.
'그 대단한 걸 해내는 사람도 많지만.'
방송이라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과 BJ가 있어도 어떻게 엮으냐에 따라 천지 차이.
크루를 운영하는 건 그래서 어렵다.
이권 다툼 등의 쓰잘데기없는 문제가 생기는 이유다.
자신이 못 만들면 빼앗아야 한다.
그런 멍청한 짓을 굳이 안 해도 나에게 있어서는 일상과도 같은 일이다.
소중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