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화
「그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식당의 BGM.
선곡이 방송 속 상황과 의도치 않게 맞아 떨어진다.
─처자 우유통이 마음에 드오 +5
─가슴 조올라 크네;; [1] +2
─여캠이름! 여캠이름! 여캠이름! 여캠이름! 여캠이름! [2]
─지금 떡밥이 뭐임?
.
.
.
수많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일구어낸다.
마침 오정환 관련 떡밥이 진행 중이던 커뮤니티를 폭발시킬 만도 하다.
─오정환 뭐 인싸야? 아는 여자가 뭐 저렇게 많아?
[BJ리아 슴골샷. jpg]
원래부터 아는 애임??
└ㅇㅇ
└유명한데
└보라BJ라 여캠 인맥 많을 걸? 찾아보면 한 박스임
글쓴이― 미쳤네 인생 개부럽네;;
여자.
그것도 예쁜 여자.
남초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안될 수가 없는 내용이다.
떡밥이 자연스럽게 꼬리 물듯 연결된다.
오정환이 가진 캐릭터성은 기존BJ들과는 아무래도 차원을 달리한다.
'…….'
놀라지 아니할 수가 없다.
이런 방송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으니까.
스트리머 배준식도 말을 잊은 채 관전하고 있다.
―침 떨어지겠누
―ㅅㅂ련아 화질 좀 키워
―잠깐만 보겠다몈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 여캠이야? 별창?
탐방.
타BJ의 방송을 보는 행위.
파프리카TV 내에서라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까까오팟TV는 반쯤 무법지대다.
'개쩐다.'
별다른 상의 없이 멋대로 본다.
방송 속 오정환은 여캠이라 불리는 여성BJ와 식사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상급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우리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쓰읍……, 아니 그냥 심심하니까 본 거지. 여자 못 봐서 환장한 것도 아니고 뭐.>
―침이나 닦고
―뭐요? ㅋㅋ
―응 이미 다 들킴
―그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시청자~♪
물론 근본적인 반감이 사그라들진 않았다.
까까오팟TV는 파프리카TV를 적대하며, 특히 앉아서 별풍선만 받는 '별창'에 대해서는 혐오감까지 가지고 있다.
'근데 X발 뭐 예쁜 걸 어떡해.'
돈 훔쳐가는 김태희 vs 용돈 주는 오나미.
이런 절망적인 밸런스도 무조건 전자를 택하는 게 남자라는 생물이다.
코미디빅리그의 사망토론을 통해 익히 증명이 되었다.
그렇기에 한발 뺄 수밖에 없다.
일부 시청자들이 채팅이 뜸해진 이유다.
하지만 그 말이 적개심을 완전히 거두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속보) '오정환' 역대 최악의 BJ로 확정
[봄이랑 놀기. jpg]
[여름이랑 데이트. jpg]
[코코망이와 합방. jpg]
[리아와 식사 데이트. jpg]
이게 나라냐?
└실망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군 ㅈ정환
└역대 최악의 BJ!!!!!!!!!!
└아무튼 최악의 BJ임 빼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에 받친 안티들이 일부 양산된다.
게임BJ가 외도를 한다는 것이 그 이유.
까까오팟TV에 높은 충성심을 가진 팟수들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렸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여캠들을 조사해보면 왕건이가 하나씩 나오기도 하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젖 큰 년이 흔함?
[BJ리아 사진. jpg]
빼박 의젖이겠지?
└너 고소
글쓴이― 젖이 뭐 어때서ㅋㅋㅋㅋㅋ
└참젖으로 판명난 걸로 아는데
└크면 됐지 왜 ㅈㄹ?
실제로 드물지도 않다.
성인 방송을 해봤거나, 단물 빠진 여캠이 방송 닉네임을 바꿔서 재데뷔하는 등.
그 외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 보라판이다.
흑역사가 하나쯤 없다면 오히려 더 이상하다.
─보라 2년차로서 기억하는 리아좌 흑역사는
그 사건밖에 없지ㅋ
└아 그 사건?
└그건 좀 심했지
└진짜 악질이네 어떻게 그 사건을 걸고 넘어지냐 ㅉㅉ└그래서 그게 뭔데!
찾아보면 나온다.
그것이 부정적인 방향이 아닐 뿐.
알면 알수록 여캠계에서 보기 드문 케이스라는 것만 알게 된다.
「방송하면서 질질 짤 정도로 성격도 착한 데다 처녀라는데?」
「ㅗㅜㅑ」
「하자 있는 년도 아니고 그 나이에 처녀는 ㅅㅂㅋㅋㅋㅋㅋ」
「종교 때문이면 또 모르지」
「ㅈㄹㄴ」
「혼전 순결 드립 치는 년들도 다 하고 다니는 거 모름?」
아니라고 귀를 막아도 시간 문제다.
아무리 파도 나오지 않으니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일부 팟수는 그녀의 진정성에 반해 팬이 되는 결과만 낳는다.
하지만 오정환에 대해서는 전혀 별개다.
자신들이 보기에는 별 이유도 없이 시청자가 많고, 여캠들이 들러붙어 있으며, 별풍선을 받는 등 많은 죄를 지었다.
「오정환 얘 고자라네」
「오정환 탈모라는데?」
「오정환 깔창이래」
「오정환 병신 맞구나!」
오정환이 밉다.
기껏해야 경쟁 플랫폼BJ에 대한 적개심 정도였던 데프콘 4단계가 3단계로 격상되었다.
팟수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다.
건수 하나 걸리길.
적이 많아서 좋을 게 없는 인방 업계의 특성상 흉흉한 일이지만.
「오정환 방송ㄱㄱㄱㄱㄱ」
「왜」
「뭔데」
「드디어 사고 쳤냐?」
「리아좌랑 합방함!」
「그건 못 참지 ㅋ」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 * *
개인 방송은 즉흥적이다.
아니, 공중파를 봐도 잘 나가는 프로그램은 시즌2, 시즌3이 예약이다.
─악질팟수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와 리아님 보고 싶었어요! 뭐하고 지내셨나요?"
"뭐 하고 지내긴 밥 먹고 똥 싸고 잠자고 그랬겠죠."
"야."
―ㅋㅋㅋㅋㅋㅋㅋ
―'야'
―못하는 말이 없네
―대체 언제쯤 한 대 맞을까?
세간의 반응은 예상할 수 없는 것이다.
일류PD라 할지라도 플랜A, B를 각각 따로 세워둔다고 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 찍어보는 경우도 있고.'
다행히 리아도 제법 성장을 했다.
가슴을 말하는 게 아니라 방송적으로도 시청자들과 어울리는 법을 알게 됐다.
"오빠들~ 진짜 혼내주세요. 맨날 나쁜 말만 하고 못됐어."
"……."
아니, 다루는 법.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눈꼬리를 가늘게 떨자 채팅창 올라가는 속도가 배가 된다.
곰플레이어가 필요 없을 지경이다.
'그런 재미가 있지.'
틈새시장.
아무리 롤프리카 겜프리카 그런 시기여도 게임만 보면 질린다.
가끔은 서프라이즈를 원하는 것이 시청자들의 심리다. 이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다행히 상정한 바 이상으로 잘 먹힌다. 리아 같은 캐릭터도 하나쯤은 겜청자들이 받아들인다.
─리아사랑해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돌아버린 것인가?
"그럼 내가 어쩔 줄 몰라하면서 와 엄청 예쁘다! 여신님이다! 여자 처음 만나보는 찐따 마냥 그러고 있어야 돼?"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야지
―여신님 심기 불편하시다고 ㅡㅡ
고귀한 느낌의 캐릭터.
특별 대우해주는 일은 내 사전에 없다.
그런다고 나한테 떡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물론 떡은 칠 수도 있는데.'
자극적인 맛이 필요하다.
티키타카가 없으면 예쁜 그림을 감상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혹은 야짤.
야동을 괜히 →→→ 누르면서 보는 게 아니듯 단순히 예쁘기만 하면 물리기 마련이다.
"이거 봐봐."
"모."
"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
"?"
카페 안.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감성을 자아낸다.
'예쁜 애랑 있으면 그렇지.'
주위의 시선이 쏠린다는 게 느껴진다.
남정네들의 초점을 자연스럽게 이동시킨다.
탁!
테이블 위의 컵을 슥― 미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본인은 이해가 안되는지 큰 눈을 꿈뻑꿈뻑 감았다 뜬다.
―ㅓㅜㅑ
―퍄퍄……
―톨 사이즈가 작아보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해 완료!
굉장히 크다.
하지만 얼마나 큰 건지 입감이 안 가는 시청자도 있을 수 있다.
장본인도 이런 걸로 얼굴이 벌게질 신인은 아니다.
오히려 대담하게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청자 오빠들~ 저 맨날 이렇게 무거운 거 들고 다녀요. 허리 아파."
"떼던가."
"바보세요? 탈부착도 아니고."
―탈부착ㅋㅋㅋㅋㅋㅋㅋ
―쓰읍……, 대신 들고 다녀주고 싶네ㅎㅎ
―아 무거운 거 들어주는 건 기본이지 ㅋ
―엑스트라 사이즈 2컵 실화냐……
그 무게감.
앞자리의 나에게도 전달된다.
원형 테이블이 살짝 기울어진 듯한 느낌이다.
'대단하긴 해.'
진짜 드럽게 무거울 텐데.
실제로 허리 통증은 기본이고, 디스크를 달고 다니는 애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치트키에 가까운 효능을 보인다.
─여캠들 보면 다 슴가 크던데
한국 A컵 이하가 80%잖아
여캠들은 어떻게 하나 같이 다 클 수가 있지?
└A컵이 80%라고? ㅁㅊ;;
└외국이랑 사이즈가 달라 ㅄ아
└여친 B인데 일본 가서 선물로 샀다가 언년 꺼냐며 뺨따구 맞았어 시벌년아 ㅈ도 모르면 닥쳐 글쓴이― 아……
그렇기에 생기는 부작용도 있어서 문제지.
아무래도 가슴이 큰 사람은 드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캠은 정말 웬만하면 크다. 작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로 말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
입이 근질근질하다.
리아와는 상관이 없지만, 오해의 소지를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다.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논란이 되고 있다. 멋대로 떠들기 좋아하는 악질들은 어디든 존재한다.
그들에게 진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해당 화제가 재미있고, 흥미가 끌리면 그만이다.
"야 일어나봐."
"내가 모 강아지야?"
"까라면 까!"
―강아짘ㅋㅋㅋㅋㅋㅋ
―ㅈ정환 싸가지 보소 ㅉㅉ
―와
―이건 ㅇㅈ이지ㅋ
일전 보라판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부분.
하꼬 시절이고, 해코지하던 세력도 많았기에 철저한 검증의 과정을 거쳤다.
'그럴 필요는 이제 없지.'
그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간단하다.
모든 시청자들이 믿기만 하면 된다.
즉, 요지는 분위기 조성에 있다.
출렁!
평소에는 말만 잘 들으면서 앙탈이다.
한참을 못마땅한 표정을 짓더니 잠시 일어났다가 털썩 앉는다.
─성공한팟수님, 별풍선 1004개 감사합니다!
여캠 보는 이유가 있었누……
"팟수 오빠 1004개개 감사합니다♡ 리액션 큰 거 하고 싶은데 여기 카페라."
―감사합니다 뉴턴 센세
―딱 봐도 진짜지 ㅋ
―대기업 여캠은 이유가 있네
―개쩐당;;
그것만으로도 증명이 완료된다.
아이작 뉴턴이 사과를 보고 중력의 깨달음을 얻었듯, 내 방송의 시청자들도 각자의 깨달음을 얻는다.
'아는 사람들은 알지.'
진짜는 과학적인 법칙을 잘 따른다. 실핏줄도 비쳐서 훨씬 생동감이 있다.
굳이 세세한 잡지식까지 말하지 않아도 임팩트부터가 남다르다.
"근데 나 왜 불렀어?"
"시청자들이 자꾸 니 언급하잖아."
"그런 이유로?"
롤판 시청자의 유입.
리아의 방송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잘 나가기 때문에 딱히 불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방송 중이라 할많하않.
눈동자가 정말 1mm도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다.
평소에는 잘 연락도 안 하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언제까지 여캠만 할 수는 없잖아.'
그렇다고 게임BJ를 시킬 수도 없다.
사람마다 어울리는 자리라는 게 있고, 주력 콘텐츠로 삼기에는 리아와 맞지 않는다.
같은 크루 내에 게임 여캠이 많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내분이 생길 수 있다.
크루장으로서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그냥 좀 놀자고."
"헤에~."
"방구석에서 게임만 하다 보니 숨 막혀서."
"뭐, 좋아!"
―오
―와
―이게 왜 돼?
―여자 꼬시는 게 제일 쉬웠어요……
―둘이 진짜 친한가 보네ㄷㄷ
―그냥 여사친이네 ㅋ
리아도 리아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여캠이라는 불안정한 직업은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만저만 힘든 것이 아니다.
'까놓고 말해서 여캠 안 하면 그냥 예쁜 여자일 뿐인데.'
현재 시점에서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예쁘기만 해도 할 수 있는 직업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