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화
여캠은 결코 좋은 직업이 아니다.
'앉아서 편하게 별풍선 받는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닌데…….'
엄마가 괜히 모르는 아저씨한테 사탕 받지 말라는 게 아니다.
무슨 의도로 주는 건지, 후회하고 나서는 늦기 때문이다.
물론 나쁜 아저씨가 아닌 이상 괜찮다. 사탕 정도 받아서 큰일이 생길 일은 웬만하면 없다.
하지만 그 이상의 큰 금액은?
"이 오빠 진짜 웃긴 게 뭔지 알아?"
"얼굴?"
―얼굴ㅋㅋㅋㅋㅋㅋㅋ
―자폭을 한다고?
―아 이러면 못 때리지 ㅋ
―슬프다……
감사합니다.
혹은 그 이상의 리액션.
한다고 해도 충분치 않다는 사실은 말해서야 입만 아프다.
'좌불안석이지.'
소수의 열혈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캠을 특히 더 그러하다.
여러가지 뒷세계의 일이 생기는 이유다.
그런 꼴 보기 싫으면 은퇴.
여캠은 수명이 매우 짧다.
아무리 인기 절정의 탑급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
"방송 안 할 때는 별 말 안 하면서 방송만 키면 일부러 신경 긁는다?"
"……."
―그런 거였음?
―역시 방송 천재
―커버해주지 마요 요즘 밉상이야
―에혀 리아는 착한데
굉장히 무서운 업계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대개 늦어버린 후다.
'원래 그래.'
한참 인기 있을 때는 연예인 부럽지 않다.
돈도 많이 벌고, 주위 사람들도 예쁘고 잘생겼고.
그런 만큼 잃어버렸을 때의 상실감도 크다. 말로가 좋지 않은 BJ를 나는 몇이나 알고 있다.
찰칵!
잘 나갈 때 미리미리 준비를 해둬야 한다.
심적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후웅……."
"대충 찍어."
"아! 아직 먹으면 안돼요."
사진.
누구나 찍는 것이다.
특히 여자들은 안 찍으면 죽는 병에 걸렸다.
'이 병 고치는 사람 생기면 노벨 의학상 줘야 돼.'
디저트가 도착했다.
먹음직스러운 케이크.
이렇듯 음식 먹을 때마다 말썽이다.
─오정환광팬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리아님 찍는 사진 페북에 올리시는 거예요?
"100개 감사합니다~♡ 페북이요……?"
―올
―인싸북 ㄷㄷ
―와 리아님 페북함?
―눈나 사진 보고 싶어요
SNS에 올리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는 그러한 목적을 가진 게 맞다.
'얘는 안 하지.'
리아의 외모를 생각한다면 어 진짜?
보통 인싸들은 대부분은 하게 되니 말이다. 주위 사람들 때문에라도 시작한다.
그렇기에 안 하게 되는 케이스도 있을 뿐이다.
"저 SNS는 딱히 하고 있는 게 없어요."
"해."
"오빠가 뭔데 하라 마라야!"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지
―퍼거슨 1승ㅋㅋ
―응 페북은 해도 돼
―이번 만큼은 정환이 말 듣자……
여캠이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꺼려진다.
'제발 했으면 좋겠다.'
예쁘다.
사진을 잘 찍기까지 한다?
팔로워 느는 맛에라도 빠져든다.
그걸 못 하게 됐으니 금단현상.
내 카톡을 무슨 SNS 대용으로 쓰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시험삼아 방금 찍은 사진이라도 올려봐."
"갑자기?"
리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지금은 어색한 개념이지만, 차후에는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게 된다.
'페북스타 말이야.'
혹은 인스타.
아직은 인스타쪽은 활성화가 안 됐다.
페북부터 시작하면 되니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이쪽 시장을 충분히 노려봄 직하다. 일단 외모가 되면 반은 먹고 들어가는 플랫폼이라 리아에게 지극히 유리하다.
─우리집강아지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하면 팔로워 할게요ㅋㅋ
─리아의면봉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진짜 리아님 페북 했으면 좋겠다……
─물소킹님, 별풍선 200개 감사합니다!
오네가이시마스!
.
.
.
채팅창과 후원 메세지.
불똥을 튀기며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눈썹을 찡그리며 영 싫은 듯한 기색을 내비치지만.
─그건바로나하람님, 별풍선 10002개 감사합니다!
오빠도 보고 싶다ㅋ
"회장 오빠~♡ 만두 개 고마워요. 그럼 해볼까?"
―와
―이게 여캠인가?;
―여캠방 회장 클라스 ㄷㄷㄷ
―만두 개 쏘면 ㅇㅈ이지!
애초부터 하라고 시켰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하도록 만들 것이다.
'그 과정이 자연스러우면 더 좋지.'
약간씩 튕겨주는 편이 몸값을 올린다.
원래라면 별 관심이 없었을 시청자들도 혹하게 된다.
『kim_yu_bin』
게시물 1 팔로워 705 팔로우 1
순식간에 늘어난다.
생방송을 지켜보는 만 명이 넘는 시청자 중 1/10만 팔로우해도 대박이다.
'그게 최소한의 밑천이 되는 거고.'
아무리 본판이 좋아도 0부터 시작하는 것은 힘들다.
쌓는 과정도 구질구질하고, 여러가지 관리도 필요하다.
이렇듯 급성장을 한다?
유명해서 유명하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듯 입소문을 탈 여지가 충분히 생긴다.
―리아좌가 페북을 시작하네ㄷㄷ
―팔로우는 못 참지 ㅋ
―물소들 난리 나겠누
―팔로워 쭉쭉 느넼ㅋㅋㅋㅋㅋㅋ
이미 그 징조가 보이고 있다.
청개구리 본능이 있어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게 인방 시청자다.
'관심이라는 게 언제나 양날의 검이지만.'
BJ를 하는 사람이라면 소화할 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장족의 성장을 해온 그녀인 만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오빠 또 웃긴 게 뭔지 알아?"
"얼굴."
"깔창 겁나 올려 신는다? 막 외모 안 꾸미는 척하면서."
"……."
―깔창까짘ㅋㅋㅋㅋㅋㅋㅋㅋ
―파도파도 괴담만
―정환이 깔창이었누……
―리아) 할 말이 있음
아닐 수도 있고.
* * *
오정환의 방송.
─리아좌 소신 발언ㅋㅋㅋㅋㅋㅋㅋ
─리피셜) 오정환 깔창 [5] +21
─깔창은 남자의 자존심이지
─오정환이랑 여캠이랑 무슨 관계임? 사귀나? [7] ―1.
.
.
롤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보기 드문 미모와 화끈한 서비스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리아좌 존나 호감인데? ㅋㅋ
오정환한테 이렇게 막말 때리는 여캠은 ㄹㅇ루 첨 보네 └대기업이니까 함부로 못 건들지 └봄이는 그냥 착해서 못해……
└리아가 여캠계의 대기업일 걸? 아까 보니 만개도 터지더만 글쓴이― 오……
그리고 스토리텔링.
롤판 시청자들에게 여캠은 어색하다.
조금 지나칠 정도로 딴 세상 이야기다.
반감을 가진 시청자도 많다.
여캠? 그거 별창 아니야?
오정환의 지인이라고 하니 마음을 연다.
─리아라는 분 그냥 여캠임?
어디 방송하거나
연예인 출신 그런 거 아니고?
└ㅇㅇ
글쓴이― 그 외모로 대체 왜?
└별풍을 존나 버니까 ㅄ아
└파프리카TV 4대 여캠을 모르누
무엇보다 외모.
그냥 예쁘다.
적당히 예쁜 게 아니라 연예인 중에서도 보기 드문 클라스다.
파프리카TV 4대 여캠 중에서도 첫손으로 꼽힌다.
그만한 위상을 가졌다는 사실이 롤판 시청자들에게도 입소문을 탄다.
─리아도 롤 했으면 좋겠다
ㄹㅇ 하면 무적권 볼 텐데
└하겠냐
└하면 무적권 미들 듯
└미드차이 외쳐도 ㅇㅈ이짘ㅋㅋㅋㅋㅋㅋㅋ
└여캠이 뭐가 아쉬워서?
하지만 그 말이 롤판에서 입지를 다졌다는 소리는 아니다. 화제는 단발성으로 그치게 될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게 당연하다.
애초에 주요 관심사와 거리가 멀다.
물소 본능도 현자 타임을 거치면 시들게 돼있다.
「kim_yu_bin」
30분 전。
#페북#시작했어요#운동
[헬스 하고 난 후의 사진. jpg]
힘들어 ㅠㅠ
―우왕 ㅎㅎ
―눈나 보는 나도 힘들어……ㅠㅠ
―어떤 운동하세요?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바톤 터치.
관심이 있는 이들은 페북에 몰려든다.
팬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조짐을 보인다.
꾸준한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자 타임은 결국 풀리게 돼있고, 인간의 본성은 언제나 고개를 들이민다.
─리아좌 페북 시작했네 ㄷㄷ
[리아 페북 사진. jpg]
www.pacebook.com/kim_yu_bin
개추 안 하고 뭐함?
└이왜진?
└리아좌 페북 스타되겠눜ㅋㅋㅋㅋㅋㅋㅋ
└실명이 유빈이구나 이름 예쁘다
└여캠인데 이런 거 해도 됨?
개인 방송 갤러리.
본진이라 할 수 있는 보라판에서도 큰 지지를 받는다.
탑급의 인지도를 구가하는 여캠의 일상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하지만 일반 커뮤니티.
여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화제만큼은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종격투기 ― 「여캠의 은밀한 사생활. ㅗㅜㅑ」
樂 SOCCER ― 「최근 페북 시작한 여캠 근황. jpg」
도탁스(DOTAX) ― 「요즘은 여캠도 페북을 하네 ㄷㄷ」
신기하다.
여캠은 분명 어디서 한 번쯤 들어봤고, 마음만 먹으면 들어갈 수도 있는 방송이다.
그렇기에 더 모르겠다.
어째서 그렇게 많은 별풍선을 받는지.
그리고 평소에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Best Comment]― 페북을 보고 암이 나았습니다 乃216
[Best Comment]― 혈액 순환이 좋아졌어요! 乃174
[Best Comment]― 남자들한테 참 좋은데 뭐라고 설명을 못하겠네;; 乃129
일반인들도 궁금하다.
그 의문을 간접적으로 해소한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수준의 참한 처자다 보니 반응은 뜨겁다.
─여캠 그거 별창 아니냐?
별창 빨아주는 건 도무지 역한데
└단무지 ㄷㄷ
└오정환 지인이잖아 친함
글쓴이 ―ㄹㅇ?
└둘이 티키타카 겁나 재밌음ㅋㅋㅋㅋㅋ
외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양지는 인성과 근본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몸에 간장을 부어서 쌓은 인지도로는 평생 이룰 수 없는 영역이다.
친숙한 BJ가 된 오정환.
그런 그의 지인이라는 것만으로도 보증 수표가 붙는다. 여캠이 가지는 선입견을 일부 벗겨내는 효과를 가져온다.
─리아좌 페북 감상하는데 급이 다르긴 하다
너무 예쁜데?
진짜 연예인 데뷔해도 되는 거 아닌가
└이 눈나는 ㅇㅈ
└연예인들은 자기 사진 잘 안 올려주잖아ㅋㅋㅋ
└가끔 보면 눈호강임
└여기 롤갤이야 씹새끼들아!
물론 한계는 있다.
지나친 임팩트 탓에 잠시 샜을 뿐.
롤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다른 화제를 반기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자 돌아온다.
최근 주요 쟁점은 솔로랭크 챌린저 구간에 있다. 과연 빈집의 주인은 누가 될지.
랭커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경쟁 중이다. 이전과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일동은 선언합니다
[8.15 광복절 독립 만세짤. jpg]
여캠 강점기에서 해방됐음을 선언합니다
보라충들은 갠방갤로 꺼져주시기 바랍니다
오정환 씹새끼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일동―
└막줄 행심
└죽창! 죽창!
└롤붕이들의 친구가 아니었어……
└이건 실망할 수밖에 없자넠ㅋㅋㅋㅋㅋㅋ
오정환에게 반감을 가진 여론이 생긴다.
롤 커뮤니티.
당연하게도 게임 이야기를 하고 싶은 유저들이 많다.
그런데 메인 떡밥이 다른 화제.
게임 이야기를 꺼냈는데 씹힌다.
이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정환 이 새끼 전부터 낌새는 보였음
봄이까지는 인정하는데
여름에 코코망이에 주위에 여자가 한둘이냐?
롤BJ가 조신하지 못하고 ㅉㅉ
└팩트) 롤BJ가 아니다
└보라BJ였다니까ㅋㅋㅋㅋㅋㅋ
└정체성이 없는 거지
└ㄹㅇ 면제겜이나 하던 놈을 왜 빨아주냐?
너무 딴 세상 이야기다.
기만으로 와 닿을 수 있다.
그 부러움이 시기로 발전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
이를 부추기는 집단이 존재한다.
사태를 악화시키고, 오정환을 깎아내리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오정환이 진짜 죽일 놈이네」
「ㄹㅇㅋㅋ」
「모쏠 팟수 광광 울어욧」
「콩 한쪽도 나눠 먹어야지 지만 행복하면 단가?」
「깔창 신는 놈이래!」
팟수들의 단합력은 이전보다 올라갔다.
파프리카TV에 대한 반감.
롤쪽만 해도 이만저만이 아닌데, 보라쪽은 아예 멸시할 지경이다.
자신들 문화의 순수성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