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30화 (330/846)

330화

흔히 있는 이야기다.

―말차하?

―다이아에서 말차하를 하네 ㄷㄷ

―저거 스킬 뭐임?

―이이잉~ 기모링~!

장인.

너무 흔해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귀찮을 정도다.

'브론즈에도 있고, 실버에도 있지.'

물론 천상계 장인은 다르다.

그런 이야기도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08:55] 억울한미드 (자드)님이 지원 요청을 보냄!

[08:55] 억울한미드 (자드)님이 지원 요청을 보냄!

생각 이상으로 별 거 없다.

솔킬을 따인 아군 자드가 지원핑을 격하게 찍는다.

'조금 심각하게 별거 없어.'

어렸을 적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봤던 EBS의 마술 교실을 다 커서 보면 허무하다.

진짜로 신기한 것도 비결을 알고 나면 별거 없다.

쿠! 챠앙!

「버거킹!」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갱킹을 간다.

차르반 4세는 딱히 숙련도나 콤보랄 게 필요 없는 챔피언이다.

'그냥 적절한 때 적절히 박으면 되지.'

마치 야스처럼 말이다.

하지만 야스가 그러하듯 대상이나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인생 ㅈ될 수가 있다.

쿠랑!

쪼오옥─!

QR.

침묵을 긋고 빨대를 꽂는다.

말차하는 분명 비주류 챔피언이지만 맞딜 능력 하나는 손가락에 꼽힌다.

'그 정도는 자드도 알 거야.'

그래서 주술포식자를 선템으로 올렸다.

말차하의 원콤만 씹으면 잡고 빠져나갈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그럼에도 솔킬을 따였다.

그 이유에 대해 여전히 모를 수 있다.

반대로 이를 안다면 간단하기 그지없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말차하를 케이크처럼 쉽게 먹는 방법!

베트남 유튜버가 올릴 것 같은 영상의 상황이 재현된다.

[09:29] 억울한미드 (자드): ?

[09:30] 억울한미드 (자드): 뭐지

[09:33] 억울한미드 (자드): 내가 맞을 땐 존나 셌는데

내 머리 위에 빽핑을 두 번 찍은 자드가 뻘쭘함을 삼킬 만하다.

자신은 AP카운터 아이템인 주술포식자까지 올렸는데.

'그게 실수였던 거지.'

말차하라는 챔피언.

순수 AP라는 이미지가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오히려 AD에 가깝다는 것이 맹점이었다.

? 차르반 4세

E ― 데미소다의 깃발

공격 속도와 방어력이 영구히 증가하며, 사용시 동일한 분만큼 주위 아군의 공격 속도와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차르반 4세를 택한 이유는 아니지만 쏠쏠하게 도움이 된다. 방어력 20을 꽁으로 얻을 수 있어서 데미지가 덜 박힌다.

─눈깔좋음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방금 강타로 벌레 죽인 거임?

"오~ 그걸 캐치하시네. 티어 좀 있으시나 보다."

―엣헴!

―강타로 혼돈충도 죽일 수 있음?

―그걸 굳이……

―벌레 컷!

그리고 잡기술.

아니, 정확히는 파훼법이다.

말차하의 주력딜은 스킬보다 소환수에 있다.

툭툭! 때리는 딜이 엄청나게 세다.

AD계수까지 있어서 공격력을 올리면 웬만한 원딜러의 딜량을 뺨친다.

'그걸 극대화한 게 AD말차하고.'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설마 말차하가 AD룬에 AD아이템까지?

아예 상상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장인들의 비결이다.

마술이라는 건 완벽하게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가장 큰 것은 상대가 비결을 몰라야 한다는 점이다.

찰칵!

그 비결을 안다.

강타로 벌레부터 지우고 시작하면 실질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서 아주 가볍게 해치울 수 있다.

마치 케이크처럼 말이다.

적당히 정글링을 돌면서 심심할 때 미드에 궁극기 한 번씩 박아주고 간다.

* * *

진행되는 게임.

솔킬을 따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던 것과 다르게.

「버거킹!」

롯데리아가 절실하게 마려워진다.

뚜벅이 챔피언의 하드 카운터인 차르반 4세가 밑장 빼기도 없이 들어온다.

쿠랑!

쪼오옥─!

풀콤보를 때려박는다.

본래라면 이랏샤이마세.

1 대 1 상황에서 누구보다 강력한 게 말차하다.

자신감이 자충수가 돼버린다.

풀콤보를 박았음에도 차르반 4세의 반피도 깎지 못한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부랴부랴 점멸을 사용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

궁극기가 빠져있다.

자드가 다이브를 칠 환경이 조성된다.

─착한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혐식이를 케이크처럼 쉽게 먹는 방법ㅋㅋㅋㅋㅋ

"너 내 편 안 들어? 내 편 안 들어줘? 나가 이 새끼야아―!!"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만 치라고요 님들아!!

―감수성 부족한 거봐 어이 없어 ㅠㅠ

또다시 미드갱을 당해 죽는다.

역관광을 벼르고 있던 킹혐식으로서는 벙찌는 상황.

'X발련이 무슨 세스코도 아니고 혼돈충에 왜 강타를 박는 건데!!'

말차하의 주력딜은 사실 스킬이 아니다.

변형된 트리를 쓰고 있는 AD말차하는 특히 더 그러하다.

일부러 각을 준다.

궁극기를 박게 만들고, 그 안을 차르반 4세의 묫자리로 만들어줄 계획이었다.

[12:10] 이기고싶은정글 (리심): 핑 안 봄?

[12:13] 이기고싶은정글 (리심): 미드 맛집이네 ㅅㅂ

만약 상대가 혼돈충에 강타를 박지 않았다면 말이다.

계획은 성공했을 것이고, 게임을 캐리하는 건 자신이 되었을 것이다.

[12:20] 킹혐식 (말차하): 맛집은 니 M이고

[12:22] 이기고싶은정글 (리심): ?

[12:25] 킹혐식 (말차하): 미아리 사창가에 맛집이라 소문 났어 나도 단골이야 이 $^^%#@#@

[12:27] 이기고싶은정글 (리심): ㅁㅊ놈이네;;

[12:30] 정상인탑솔러 (잭트): 쟤 건들지 마셈 유명한 또라이임

그렇게 하지 못한 여파.

게임 내 채팅창이 소란스러워진다.

패기가 짙어지자 격한 언쟁이 오간다.

─나쁜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저런 새끼는 혐식이한테 현실 패드립 들어야 정신 차리지 ㅋㅋ루삥뽕!

"M이 죽은 놈들은 꼭 티를 낸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혐식이를 빡치게 하다니 간이 배밖으로 나온 듯?

―ㄹㅇ 상대를 보고 깝쳐야지

―와 정말 티가 나네요 스트리머님!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킹혐식의 방송에서는 흔하게 생기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그의 방송이 인기를 끄는 비결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강자를 좋아한다.

그래야 고구마 먹을 일이 없다.

비록 솔로랭크 1위는 아니지만 말빨로 찍어 누르면 매한가지.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오정환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게임은 지극히 불리하다.

적 정글이 돌아다니는 곳마다 들려오는 패전보가 신경을 박박 긁는다.

"우리 정글은 M이도 없고 실력도 없고 말빨도 없어? 이래도 정글 차이가 아니야아―!!!"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ㅋㅋㅋ

―세 가지나 차이나눜ㅋㅋㅋㅋㅋㅋㅋ

그 원인이 누구인지.

적어도 시청자들은 자신의 스트리머가 하는 말이 맞다고 굳게 믿는다.

대회가 아닌 솔랭.

승패는 주요 쟁점이 아닐 수 있다. 짭짤한 MSG처럼 자극적인 맛만 느껴지면 된다.

약간의 도덕적 가치만 벗어던지면 재미있다. 건강 걱정 없이 맛만 추구한다면 MSG도 숟가락으로 퍼먹을 만하다.

'갱이라도 오던가 시간이라도 끌던가 할 줄 아는 게 없어 우리팀 백정 새끼들은.'

물론 킹혐식의 심정은 다르다. 당연히 게임을 이기고 싶다.

그것이 안 되니 악에 받쳐서 소리라도 지르는 것이다.

이 또한 방송 콘텐츠.

한 명의 스트리머로서 맛깔난 욕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욕쟁이 할머니집도 맛이 없으면 안 팔린다.

화락!

챠라락―!

라인전에서 솔킬을 따이던 자드.

정글빨로 숨통이 트였는지 슬슬 개기기 시작한다.

그림자 견제가 날카롭게 들어오며.

구오오……!

궁극기가 연계된다. 킬각을 잡겠다는 명확한 의지.

킹혐식은 바로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쿠랑!

쪼오옥─!

말차하의 콤보는 간단하다. 그냥 QWER.

어떻게 기교를 부릴 만한 건덕지가 없을 정도다.

일반적인 말차하는 말이다.

자신이 하는 AD말차하는 다르다.

스택 관리만 잘하면 혼돈충이 두 마리.

깔짝! 깔짝!

자드를 갉아먹는다.

그 속도가 AP와는 비교가 안 된다.

풀피에 주술포식자까지 두른 자드라 할지라도.

"야발년이 팀운으로 게임하지 말고 니 M이에게나 가버렸!!"

―캬

―이걸 잡아?

―자드 게임 접겠눜ㅋㅋㅋㅋㅋ

―역시 실력파 악질 스트리머 킹혐식!

1 대 1에서는 자신의 상대가 안 된다.

말차하가 가진 진정한 풀콤보의 위력이다.

여기에 마나소드까지 완성된다?

AD말차하의 전성기가 시작되며 캐리할 수 있었다.

'오정환 저 X발련도 들어오는 순간 보내주는 건데.'

한 마리를 강타로 밟아 죽인다 하더라도 말이다.

아쉽게도 이번 게임에서는 그러지 못할 전망이다.

─오정환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적 더블 킬!

사이드가 완전히 터졌다.

정글은 알파벳이 한 글자 부족하다.

Lee Sim이 아니라 Lee Si에 해당하는 쓰레기.

─돈많은팟수님, 쿠키 100개 감사합니다!

그래도 혐식이는 잘했지

"어머, 100개 고맙긴 한데 위로 할 거면 500개를 다 줘야지. 나 완전 기분 다운됐어~."

―져놓고 욕심 오지게 많누

―혐식이는 잘했지 ㅇㅈㅇㅈ

―진짜 정글 차이만 아니었어도……

―리벤지 매치 각?

시청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다.

게임은 졌어도 킹혐식을 응원하는 팟수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그래, 이건 내가 진 게 아니야.'

솔로랭크는 변명이 통용된다. 패배한 이유만 그럴듯하면 시청자들도 받아들인다. 그리고 다음 판에 이기면 그만.

쿠웅!

그것이 높은 확률로 가능하다.

일반 유저면 큐가 갈릴 때도 있지만, 상대가 BJ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실망한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동업자 정신이 좀 부족한 거 아닐까……

"어머, 그렇게 말하면 섭하지. 걔는 어차피 돈도 많고 여자도 많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되는 게 아닐까?"

―논리 좀 역겹다 쓰니야

―그냥 공감해!

―혐식이가 맞다면 맞는 거지 ㅋㅋ뤀ㅋㅋ

―ㄹㅇ 걔는 좀 당해도 돼

방송을 보고 같이 돌리면 된다.

파프리카TV면 모를까. 까까오팟TV까지 신경을 쓰거나 해코지를 할 가능성은 낮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 해봤자 여기 여론은 너한테 등 돌렸어.'

오정환이 싫어한다면, 오히려 더 좋아할 것이다.

그러한 팟수들의 심리를 빠삭하게 꿰고 있다.

─사악한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나도 이번 판 100개 걸게!

─쓰레기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 ㅈ망했으면 ㅈ겠다 제발

─강아지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팟수들의 힘을 보여주자!

.

.

.

약간 부추기자 우르르 넘어온다.

미션이 마구마구 걸리고, 채팅창의 분위기는 더욱 불타오른다.

─꼰지르는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 저 새끼 미드할 때 무조건 파사딘함!

"파사딘이 꿀이야? 닼선생님도 그렇고 살짝~ 그런 냄새가 나긴 했는데 아무튼 밀고 고맙다 팟수야."

―밀곸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쪽 밀고자는 ㅇㅈ이지

―팔다리 자르고 시작하자!

―오정환 당황잼ㅋㅋ

필요한 것은 승리.

오정환에 대한 반감 여론은 최고조에 달했다.

자신이 승리한다면 후원과 인기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썅년이 어딜 강타를 박고 앉았어? 이번 판은 내가 박을 거니까 죽었다고 복창이나 해.'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 진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한다.

상대의 팔다리를 잘랐고, 미드에서 겨룬다면 반드시 이긴다.

전판처럼 강타로 장난질을 칠 수 없으니 말이다.

라인전 실력이라면 챌린저를 상대로도 꿀린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운 나쁘게 게임을 져도 라인전만 탈탈 털면 된다.

팟수들이 원하는 욕구를 확실하게 충족시켜줄 자신감이 넘친다.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승리를 확신하고 시작한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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