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32화 (332/846)

332화

─적에게 당했습니다!

흑색 화면.

부와 명예, 아니 후원과 인기를 위해 라인전에 목숨을 걸었던 킹혐식으로서는 심각히 당황스럽다.

"아니! 저, 저 X발 맞은 것도 없는데 죽는 게 말이 돼? 고전파가 하는 이유가 있다니까…… 산드라 저거 완전 사기챔이야."

―이것도 기울어진 운동장이야?

―어쩐지 ㅠㅠ

―오정환 사기챔 꿀빨러였네!!

―이건 좀 추한 거 같은디……

이겨야 한다.

게임을 지더라도 라인전만큼은 초전박살 내주지 않으면 안됐다.

'말이 돼? 말차하는 혼돈충 빼면 시체인데 혼돈충을 집어서 버리는 게 말이 되냐고!!'

버근가?

정말 신고를 하고 싶은 수준이다.

게임사는 일을 하지 않는 건지 진지하게 궁금하다.

[13:25] 착한정글러 (콩머스): 미드 더 죽으면 안되는데

[13:27] 킹혐식 (말차하): 니 M이도 죽었는데

[13:30] 킹혐식 (말차하): 나는 왜 죽으면 안되는 거니?????

[13:35] 착한정글러 (콩머스): 바텀이랑 오브젝트 위주로 굴릴게요 양해 좀

그 최대 수혜자이기도 하다.

게임사가 일을 안 하기 때문에 굴러갈 수 있는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패드리퍼.

천상계 유저 중에서 매우 유명하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이해받는 측면도 있다.

마치 학교에서 원래 자는 학생이라서 안 건드리는 것처럼 말이다.

원래 패드립하는 놈이라서 넘어가 준다.

─머리좋은팟수님, 쿠키 10개 감사합니다!

바텀 잘하는데 버티고 쿠키 받으면 개이득 아님?

"나도 쪽팔려서 그러는 거니까 아가리 닥치고 있어."

―분노조절 ON

―그냥 공감해!

―공감 능력 떨어지는 거봐 그걸 꼬치꼬치 묻고 앉았네 ―ㄹㅇㅋㅋ

본인도 진지하다.

X발야발하듯 습관적으로 튀어나왔을 뿐.

딱히 게임을 던지겠다는 의사 표현이 아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그만이다.

비록 라인전은 졌지만, 게임을 이기면 쿠키 수급을 달달하게 받을 수 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바텀 라인.

아주 든든하게 성장 중이다.

킹혐식의 두뇌가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이건 빨대만 잘 꽂아도 버스각이야.'

AD템트리는 일대다를 할 수 있다.

AP템트리는 유통기한이 있지만, 망했을 때 최소한의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현재 해야 할 건 후자.

비록 라인전은 망했어도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킹혐식과 다르게.

─롱스틱파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멘탈 잡아요! 정환이가 캐리해줌

"아니, 스트레스 너무 받아. 서폿 때문에 3데스 주고 시작하니까 뭘 할 수가 없잖아!"

―버리던가

―ㄹㅇㅋㅋ만 치라고요 님들아!!!!!

―도구 새끼가 못하면 원딜은 어쩔 수 없지 ㅋㅋ루삥뽕―원딜 감수성 부족한 놈들 뭥미?

코물쥐는 멘탈이 쿠크다스가 됐다.

크라운제과에서 1986년에 출시된 쿠크다스는 입안에서 녹을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오랜 시간 한국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만 포장지를 조금만 잘못 벗겨도 부서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일침충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 새끼 생긴 건 성인 남자인데 하는 짓은 왜 초등학생 계집애 같냐?

"10개 감사합니다."

―갭모에

―코물쥐 모에캐였누 ㄷㄷ

―그렇게 생각하니 귀여운데?

―쥐환이는 겜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중이잖아 ㅇㅇ;

일부 BJ는 이를 컨셉으로 밀기도 한다. 시청자들 입장에서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아니, X발 진짜 왜 나는 ㅈ같은 새끼들만 골라서 잡아주는 거야? 매칭 시스템 고장 난 거 아니야?'

컨셉이 아닌 BJ도 있을 뿐.

자신의 팀운을 탓하며 투덜대고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 * *

게임의 상황.

대내외적으로 개판이라는 사실은 일일이 채팅창 반응을 볼 것도 없다.

'여기 원래 탁아소야.'

다이아1 구간에 탁아소 프랜차이즈 하나 만들면 대박 날 것이다.

그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징징대는 애새끼들이 한둘이 아니다.

─도로아미타불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코물쥐 쟤는 정신 좀 차린 줄 알았는데 왜 또 폐급 돼있음?

"초반에 많이 말렸나 보네요."

―이걸 실드 쳐줌?

―실드로 쳐버려야지……

―이걸 참네

―정환이가 그렇게 열심히 가르쳐줬는뎈ㅋㅋㅋㅋㅋㅋ

코물쥐가 특별히 X랄 맞은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러너리그 당시 한 번의 교정을 거치긴 했지만.

'사람은 익숙한 것에 끌리게 돼있어.'

익숙한 맛에 끌리는 것처럼 말이다.

K―초콜릿이 유사 초콜릿이라고 욕은 먹어도 여전히 잘 팔리는 것은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코물쥐.

요요 현상이 와버린 모양이다.

그런 폐급을 데리고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파아앙!

멱살 캐리를 해야 한다.

그 정도가 아니면 불리한 전황을 뒤집는 것이 요원하다.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고.'

내 실력에 자신이 있어서?

그것도 없지는 않지만 가장 큰 건 바로 상성이다.

꽈득!

터엉―!

EQW.

스턴을 맞히고 스킬을 얹는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 짝이 없는 딜교환이다.

'그것이 잘 통하지,'

리메이크 전의 말차하.

AD템트리도 가능하고, 스킬 깡뎀도 높은 편이다.

대신 패시브 실드가 없으며, 쿨감을 땡길 아이템도 없다.

무조건 쿨감신을 올려야 한다. 에르메스를 안 올리기 때문에 강인함이 부족해서 매우 잘 당해준다.

파바바바밧―!

치지직……!

뚜벅뚜벅 걸어가 궁극기를 박을 시간이 나온다.

혹시 몰라 걸어둔 점화가 확실하게 말차하의 숨통을 끊는다.

―와

―이게 원콤이 나네

―너무 쉽게 죽는데?

―쟤도 멘탈 나간 듯ㅋㅋㅋㅋㅋ

말차하 장인으로서도 처음 겪어봤을 상성.

초반 라인전부터 대치 구도까지 철저하게 찍어 누를 수 있다.

'챔피언 상성이라는 게 알면 알수록 끝이 없어.'

나야 뭐 미래에서 와서, 롤 썩은물이라서 알고 있지만 작정하고 배우려면 1, 2년으로는 턱도 없다.

산드라를 이용해 라인전 재미를 톡톡히 본다.

크롸라라라―!

문제는 한타.

하체가 워낙 폭삭 망했다.

시청자들의 우려대로 게임의 향방이 영 밝지만은 않다.

―원딜 1코어 차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한타됨?

―대단하다 코물쥐!

―산드라가 한 명 끊고 시작해도 힘들 거 같은데

유통기한 챔피언.

현재의 산드라가 가진 이미지다.

차후의 시점에서 생각한다면 어처구니없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유도 약간 특이했어.'

궁극기가 1인 타겟이라 잘 커도 한 명밖에 죽이지 못한다.

그래서 잘 커도 하드 캐리가 안된다는 게 세간의 정설.

퀴이이이잉―!!

잘 큰 콩머스가 철갑 부딪히는 소리를 내며 굴러온다.

단단한 몸과 빠른 기동성은 닌텐도의 소닉이 떠오르게 만든다.

파아앙!

살짝 불매 운동 해버린다.

딱히 일본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미안한 상황이 되고 만다.

―딜 뭔데

―탱커가 터져?

―ㅁㅊ;;

―산드라 궁이 1인칭이라 그렇지 세긴 졸라 세네……

어렸을 때 BB탄총에 콩벌레 넣어서 발사하듯 허무한 최후를 맞이한다.

'나도 대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BB탄 총알을 잘 안 사주다 보니 주워서 써야 했다.

사이즈가 딱 맞는 꺼먼 총알에 눈이 가버린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얼핏 특별해 보여도 사실 별 차이 없다.

굴러올 때 스턴 걸고, AP딜 위주로 박으면 녹아내린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상대 챔피언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는 건 확실한 이점이다.

그렇게 한 명을 죽여도 불리해서 문제지.

다른 AP메이지처럼 대박궁이 불가능하다.

한 명밖에 죽일 수 없는 산드라의 단점이 드러나는 듯한 상황이지만.

파아앙!

결코 그렇지 않다.

산드라의 메인은 순간 누킹이 아니라 쿨타임 짧은 E스킬의 광역 스턴에 있다.

「형씨마씨아!!」

그리고 무빙.

적 울라프가 대놓고 달려온다.

날아오는 도끼를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피하며.

꽈득!

동시에 찍는다.

이동 중에 캐스팅이 가능해서 메이지 치고는 드물게 카이팅이 된다.

'엄청난 이점이지.'

당황해서 쭉 빼는 것과 때리면서 빼는 것은 천지 차이다. 마치 잘하는 원딜러처럼 말이다.

「씹고! 뜯고! 맛보고! 꿰뚫고! 끄하하하하!」

그럴 능력이 없다.

대신 나에게 쏠린 어그로를 활용한다.

코물쥐의 토이치가 프리딜각을 잡는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산드라가 유통기한 챔피언은 아니어도, 하드 캐리형 챔피언은 또 아니다.

메인 딜러가 있어야 했고 그 역할을 코물쥐가 해준다.

[19:30] 코물쥐아님 (토이치): 네이스~!

[19:32] 코물쥐아님 (토이치): 이게 팀이지

[19:36] 코물쥐아님 (토이치): 이 구간 새끼들 만나다 오정환님이랑 팀되니까 진짜 힐링된다

─항상이성적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쟤는 쟤도 이 구간이면서 왜 이 구간 타령임?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 모르는 사람이라고ㅋㅋㅋ

―쪽팔리게 자꾸 아는 척하네……

―눈치 없니?

―이이잉~ 기모링~!

물론 본인이 잘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팀원을 이용하는 것도, 한타 구도를 보는 것도 실력의 한 갈래다.

'이 구도에서는 말차하가 할 게 없고.'

기껏해야 탱커궁.

한타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일부러 꼬리를 흔들어서 상대가 들어오게 만들었다.

찰칵!

그렇게 한 번 게임을 푼다.

하지만 여전히 불리하고, 승리와는 거리가 먼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미 충분하다.

믿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원챔충들은 티어 대비 실력이 낮다.

쪼오옥─!

미드 대치 상황.

말차하가 갑자기 점멸궁을 박아버린다.

맞파밍을 하고 있던 코물쥐의 체력이 급속도로 빠진다.

'어슬렁거리면 안 됐지.'

혼돈충이 두 마리고, 심지어 한 마리는 광란 상태다.

말차하가 슈퍼 풀딜을 박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성립되어있던 것이다.

터엉―!

파아앙!

이를 떼준다.

그리고 최대거리 스턴.

코물쥐의 코를 꽉 잡고 있던 제압 상태가 풀린다.

―?

―쟤 뭐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그콘서트 찍네 ㅋ

얼핏 웃겨 보일 수도 있다.

딜메커니즘을 바로 끊어줬기 때문에 별 탈 없이 생존이 가능했다.

'반대로 저걸 모르는 사람한테는 무조건 통한다니까?'

순수실력도르.

괜히 따지는 것이 아니다.

비주류 어드밴티지 없이 싸우면 밑천이 드러나게 돼있다.

그래서 장인들은 자기 실력+@의 일정 구간을 오간다.

잡기술이 통하는데까지는 쉽게 올리지만 정점은 감히 쳐다보지 못한다.

이~ 쿠우!

이 구간에서 발에 채일 운명이다.

아군 리심이 왠지 원한이 담긴 듯한 째트킥으로 말차하를 배달한다.

파아앙!

꽈득!

그대로 스턴.

아니, 쇼타임의 시작이다.

어차피 말차하의 궁극기는 빠져있고.

─적을 처치했습니다!

오정환님이 버스기사원딜님의 대량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 (추가 골드 : +500G)

이전 한타에서 점멸이 빠졌던 원딜을 노려준다.

타겟팅 궁극기, 한 명밖에 죽일 수 없다는 산드라의 위력을 온몸으로 받아낸다.

띠이잉……!

그리고 조냐.

상어 떼처럼 몰려든 적 앞라인은 닭 쫓던 개꼴이 된다.

코물쥐도 슬슬 정신을 차리고 딜각을 잡는다.

─코물쥐님이 학살 중입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마지막 적 처치!

대치 도중 갑작스레 열린 한타.

확실한 포커싱과 한타 이해도를 기반으로 깔끔하게 승리한다.

'나는 딱히 장인은 아니니까.'

완벽한 플레이까지는 하지 못했다.

비주류 파훼법과 비주류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었을 뿐이다.

─패드립싫어함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진짜 속시원하게 패주시네 ㅎ……

"1000개 추가로 감사합니다! 꽤 타격감이 있는 친구네요."

―이건 받을 만하짘ㅋㅋㅋㅋㅋ

―타격감ㅋㅋㅋㅋㅋㅋ

―코물쥐 이겨주면 안되는데 ㅇㅇ;

―코물쥐 뽀록으로 점수 올리고 프로하면 개웃길 듯ㅋ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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