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34화 (334/846)

334화

스트리머는 결코 축복 받은 직업이 아니다.

'BJ고 PD고 스트리머고 유튜버고 나발이고 간에.'

결국은 맥을 같이 한다.

1인 방송인.

만만한 것 같으면서도 따지고 들어가면 정말 밑도 끝도 없다.

단순히 유명해진다?

미친 짓 하나 저지르면 아주 간단하다.

몸에 간장을 뿌리거나 유명인한테 쌍욕을 박는 등.

─롤보러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킹혐식 군대 간대요 코물쥐 신남ㅋㅋ

"그래요? 전자는 좋은 정보인데 후자는 썩 달갑지가 않네요."

―코물쥐는 왜ㅋㅋ

―정환이가 보냈지

―정말 고소함?

―쟤는 고소 먹어도 싸 ㅉㅉ

BJ업계에서는 드물지도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딱 한 줌의 팬만 얻을 수 있다면 남는 장사.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 중 한 명인 모양이다.

워낙 쌔고 쌨다 보니 별 감흥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말리고 싶다.

'아임뚜렛 같은 케이스가 있잖아.'

딱히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건 아니다.

미친 짓이 알고 보면 행위 예술, 혹은 사회적 비판일지도 모르니까.

경에 하나의 가능성.

아무래도 동종업자로서 접근이 신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정환팬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어떤 병신인가 싶어서 잠깐 봤는데 충격 받고 5초 만에 껐음

"그래도 제 주변인 중에 있는 몸에 간장을 뿌리는 기인보다는 낫더라고요."

―철읍읍

―철드모틐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새끼 살아있음?

―기인은 아프리카와 인연이 많지 ㅎㅎ

병신짓을 해서 돈을 버는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그나마 돈이 있을 때는 다행이지.

1인 방송인이 평생 해먹을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사고 쳐서 돈줄까지 막혀버리면 지옥 ON이야.'

그렇게 자극적인 짓을 일삼다 보면 한 번쯤 선을 넘을 때가 생긴다. 따끔한 교훈으로 끝나면 몰라도 아예 나가리가 될 수 있다.

너무 비참하다.

먹고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길을 가다가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면 높은 확률로 멸시당한다.

'다 느껴지거든.'

설사 말을 안 해도 말이다.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후자의 확률이 높다는 것은 보통 괴로운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피해 망상에 빠져든다.

연예인들 중에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일 것이다.

BJ로서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그런 꼴을 보느니 빨리 스트리머를 관두는 게 정답 수 있다.

2020년쯤 되면 잊혀질 권리조차 사라져서 후회해도 늦는다.

─치즈●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나도 잠깐 보니까 정신병 걸리겠던데 어떻게 꾹 참고 고소 자료 모았네

"시청자분들이 제보해줘서 알았죠. 자료는 직원이 정리했는데. 안 할까 하다가 너무 심해서 불가피하게 했습니다."

―대체 얼마나 심하길래?

―그냥 미친놈이야

―그걸 왜 봐줘

―아 그때 그 직원ㅋㅋㅋㅋㅋ

이를 알고 있다.

업계 선배로서의 충고 같은 것이다.

인터넷 방송의 괴물이 되기 전에 말려준다.

'진짜 화났으면 민사 쪽도 들어가서 확실히 조졌겠지.'

인생 자체가 조져진다.

변호사를 선임해서 진행하면 지갑이 가벼워지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철꾸라지처럼 정말 쓰레기도 아니고.

철없어서 저지른 실수치고는 너무 무거운 죗값이다.

빨간 줄 한 번이면 족하다.

딱 2년이면 기록이 말소된다. 대충 군대에서 사회로 나오는 시간 말이다.

─유튜브잘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직원분 영상 편집하는 거 되게 웃기던데ㅋㅋ

"월급 주는 보람이 있죠."

―아 ㅋㅋㅋㅋㅋㅋㅋ

―봄튜브 꿀잼!

―봄이의 식욕은 마르지가 않아

―혹시 봄? ㅋ

물론 봄이사냥개가 아니다.

설명하는 게 길어져서 시청자들에게는 말하긴 뭣한 부분인데.

'슬슬 나도 기업화를 해야 하니까.'

대기업BJ쯤 되면 좋든 싫든 사건에 휘말릴 때가 있다.

이번처럼 불미스러운 사건은 처리하는 것이 곤란하다.

내가 먹은 욕?

쭉 훑어보면 멘탈 나가기 딱 좋다.

진실된 방송을 하는 착한BJ라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차후에는 업체들이 생긴다. MCN이나 법률팀 등이 궂은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없다. BJ업계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다 보니 자체적으로 직원을 고용해 해결하고 있다.

실제로 일반적이다. 가장 유명한 샌드박스만 해도 크루부터 시작해서 기업으로 발전한 케이스다.

나의 크루원들도 관리를 해야 하는 만큼 상당히 진지하게 접근 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집을 키우는 게 먼저.

Channel 봄식당―「오빠 몰래 떡볶이 시켜 먹기ㅋㅋㅋㅋㅋㅋㅋㅋ」

겸사겸사 힐링도 할 시간이다.

* * *

파프리카TV.

LOL 강점기를 맞이하며 다양화에 제동이 걸렸던 것도 사실이지만.

─운식당꿀잼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와 진짜 프로게이머도 들리네 ㄷㄷ

"면발이 억수로 부드럽네."

"클끼리 형님이 와주셨는데 신경 써서 끓였죠."

"국물도 얼큰하네!"

―오

―음식도 음식인데 진짜 맛있게 먹네ㅋㅋㅋ

―믿고 보는 운식당!

―진짜 약 빤 듯한 반응이네 ㄷㄷ

의진맨과 오정환 등.

일부BJ들이 대박 콘텐츠를 터트리며 그 기조가 바뀌게 되었다.

먹방 콘텐츠는 인기를 끌고 있다.

─운식당×클끼리 합방 대박이넼ㅋㅋㅋㅋㅋㅋㅋ

[운식당 합방 짤. jpg]

전부터 소문을 들었는데

운식당은 진짜 프로게이머도 들리는구나?

└ㄹㅇㅋㅋ

└대단하긴 하네

└안 들린 프로는 있어도 한 번 들린 프로는 없다고 유명하지 ㅇㅇ;

└운식당 소문이 아주 자자해~

롤청자들에게도 익숙하다.

프로게이머는 선망의 대상. 대화의 주제로 오르내리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그런 유명인들을 매개체로 알려진다.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선수들도 참지 못할까?

궁금해서라도 관심이 간다.

『먹방 카테고리』

1. BJ하와와 ―

2. 의진맨 ↑5

3. 맛부장 ↓1

4. cgvMax ↓1

5. 고기맨 ↑7

그 여파.

롤청자들이 먹방에 유입된다.

누구나 삼시세끼 할 수밖에 없는 음식에 대한 화제는 허들이 낮다.

진입 장벽을 훨씬 낮추는 역할을 했다.

파프리카TV에 새바람이 불어닥친 것도 어떻게 보면 필연이지만.

─먹방은 진짜 하와와가 꽉 잡고 있네

[BJ하와와 볼 한가득 짤. jpg]

먹방 여신 ㄷㄷ

└봄이는 ㅇㅈ이지

└볼따구에 꾸역꾸역

└찐텐이라 재밌고 귀여움ㅋㅋㅋㅋㅋㅋ

└먹방 원탑 아님?

한 번의 강풍에 지나지 않는다.

차근차근 쌓아올린 공든 탑이 흔들리기에는 턱도 없다.

오히려 유입된다.

롤판 시청자는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

친숙한 연령층의 BJ는 당연히 끌리게 돼있다.

─봄이의볼따구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러다 걸리면 대박ㅋㅋㅋ

"후후후! 숨겨두었다가 오빠가 잘 때 몰래 버릴 거라 괜찮아요!"

―봄이야……

―봄이 영악햌ㅋㅋㅋㅋㅋㅋ

―봄이도 다 컸구나?

―유튜브에 올라가면 ㄹㅈㄷ

방송적 능력이 탁월하다면 더더욱.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묻어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자연스럽게 방송을 캐리한다.

기존 팬층도 탄탄하다.

그녀의 방송이 흥행하는 건 필연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의문 어린 시선이 쏟아진다.

─그래서 언제쯤 봄이 참교육각 잡힐 거 같냐?

슬슬 쿨타임 돌았는데ㅋㅋ

└?

└억까 ㄴㄴ

글쓴이― 이걸 몰라?

└늒네들 오정환의 사악함을 모르네ㅋㅋㅋ

이따금 있는 일이다.

방송을 오래 본 시청자들은 알고 있지만, 새로 유입된 팬덤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오정환의 패악질.

미에 대한 광적인 집착.

BJ하와와의 팬덤 사이에서 진지한 토론이 오가고 있는 이유였다.

─봄이 볼따구 터지려고 하는 게

[봄이 방송 전. jpg]

[봄이 방송 후. jpg]

이건 빼박 다이어트각인데

└이렇게 보니 확실히 차이가 나네

└저 정도면 ㅈㄴ 마른 건데?

└오정환은 참고 있다……

└오정환 요즘 왜 이렇게 착한지 모르겠음

본래라면 진작에 터졌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야 할 그가 굉장히 너그럽다.

오히려 솔선수범해서 꾸역꾸역 퍼먹인다.

우리 봄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세상!

진정한 의미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지만 슬슬 뒷감당이 걱정된다.

"저 오늘 족발을 시켰어요! 여기는 세트 메뉴로 막국수가 딸려와요. 오빠가 탄수화물을 먹지 말라고 했지만 음식을 남기는 것도 나쁜 일이기 때문에~"

―때문에~

―음식 남기면 안되긴 하지ㅋㅋㅋ

―슬슬 결말이 예상되는데

―봄이 살 판났누

먹방을 핑계로 먹고 싶은 음식을 전부 먹고 있다.

어느 순간 약속까지 저버리며 탄수화물에 대한 욕심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이성의 끈.

자극적인 듯 자극적이지 않은 방송은 인기를 끈다.

스토리텔링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로서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 * *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나로서는 딱히 생각이 없는데 시청자들이 원하는 경우.

'그에 부응하는 것도 BJ의 일이니까.'

최근 살판 났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동거를 하고 있다 보니 모를 수가 없는 입장이지만.

"꾸웨엑……."

"탄수화물은 먹지 말라니까 말은 드럽게 안 들어."

―ㅋㅋㅋㅋㅋ

―들켰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튜브에 올라왔는데 모를 수가 없지 ㅋ

그래도 봐줄 수 있는 기준이라는 게 있다.

족발과 막국수를 맛있게 해치우는 봄이의 방송에 쳐들어간다.

'우리 봄이가 먹을 거에 환장하긴 하지.'

조금 미련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 만큼 오히려 예상하고 있었다.

슬슬 참지 못하고 저지르지 않을까?

"그치만, 그치만……. 혈중 떡볶이 농도가 부족했단 말이에요."

"그럼 어떻게 되는데?"

"행복도가 낮아져요. 완전 시무룩해져요."

ㅋㅋㅋ

실제 OECD 국가(37개) 중 한국 여성의 떡볶이 의존도는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녹서스 의과대학 유전공학과의 미드 탈론 교수가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여하튼.'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스스로 죄를 알렸으니 억울할 것도 없다.

완전 시무룩해진 봄이의 볼따구를 쭈욱― 당긴다.

"꾸웩."

"어우 진짜 볼따구 탱탱해진 거 봐."

―고무고무 열매 먹음?

―와ㅋㅋㅋㅋㅋㅋ

―탄력 보소

―봄이가 좀 찌긴 했네 ㅎㅎ

물론 별 상관은 없다.

아무리 저탄고지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탄수화물 조금 먹은 정도로 티가 나겠어?

'애초에 꾸역꾸역 많이 먹어서 그렇지.'

봄이네 참한 어머님께서 식단 관리를 빠듯이 하는 이유가 있다.

얘가 자기 조절이 안 돼.

헌터×헌터에 나오는 메르엠처럼 먹고 싶으면 먹어버린다.

처먹어도 좀 적당히 처먹어야지.

마시멜로 실험을 하면 단 한 번도 못 참을 거라는데 우리 봄이 볼따구를 걸 수 있다.

"봄이야."

"봄이에요……."

"너에게 험난한 미래가 닥쳐올지라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히잉."

굉장히 아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해탈한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게 먹고 싶은 걸 다 먹었다.

여한이 없다는 그런 느낌.

─봄이의삼촌팬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봄이 잘 먹어서 좋긴 한데 식단 조절도 필요한 듯 ㅋ

"1000개 감사합니다. 우리 봄이가 좀 너무 먹긴 하죠."

"배신당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회장의 배신

―이게 인생의 쓴맛인가?

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걱정될 수 있다.

복스럽게 먹는 게 귀엽긴 해도 그게 달 단위로 지속되면 건강 문제가 야기된다.

'먹방에 고정 시청자층이 생기면 반드시 대두되는 화두지.'

저렇게 많이 먹는데 살이나 당뇨는 괜찮나?

먹방BJ들의 식사량은 혀를 내두른다. 팬이라면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우리 봄이도 그 시기가 온 것이다.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

이는 충분히 방송 콘텐츠로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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