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화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배달의 악마 김종우 까까오팟TV로 이적했네
[피닉스김 방송국 정지. jpg]
파프리카TV에서 영정 먹고 플랫폼 옮겼나 봄
└걔가 피닉스김이었음?
└등잔 밑이 어두웠네
└세상에 ㄷㄷ
└롤이 이래도 정신병 게임이 아니야??
특히 LOL 커뮤니티.
롤유저들은 충격의 도가니다.
자신들과 같은 게임을 하는 유저, 그것도 랭커가 대형 사고를 쳤다.
세간에서도 엄청나게 떠들썩하다.
자영업자의 피를 말린 '배달의 악마'로 불린다.
자세한 일면을 알면 알수록 그 사악함에 혀를 내두른다.
─피닉스김이 어째서 까이는지 실제 발언들을. Araboza 「학원가에서 맨날 배달할 때 어? 밥을 안 먹고 간 다음 하나씩 빼먹었엉. 그래서 굽네가 양이 적은 거양!. jpg」
―굽네치킨 딥빡
「배달 끝내고 딱 돌아가면 사장님이 닭 한 마리 해줘 어? 그러면 이제 친구 불러 가지고 같이 먹는 거지 낄낄낄!. jpg]
―자영업자 딥빡
「내가 배달을 해봐서 아는데 배달하는 새끼들 분명히 다 빼먹어. 어? 안 빼먹을 수가 없어. 이거는 빼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야!. jpg」
―배달노조 딥빡
└삐빅! 삼진 딥빡으로 기각되었습니다
└진짜 악마네
└2번째는 심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
죄질이 극히 나쁘다.
어째서 고소까지 진행됐는지 이해된다.
강 건너 불구경으로 볼 수 없는 일이다 보니 더더욱이다.
뉴데일리― 「치킨값 기습 인상 BBC, 정말로 배달의 악마 때문?」
전자신문― 「BBC, 치킨값 기습 인상…… 네티즌 "안 사 먹겠다" 반발」
마이뉴스― 「BBC 회장은 '치킨값 인상' 논란에 갑자기 삼겹살 이야기를 꺼냈다」
당장의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한 달에 한 번씩은 사먹는 국민 간식 치킨 가격을 인상시킨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BBC의 횡포냐?
배달의 악마가 만든 사회 현상이냐?
지금 이 순간에도 찬반 여론이 뜨겁게 불타오른다.
─지금 치킨 가게들이 그렇게 힘든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안될 만큼?
혹시 BBC가 약삭빠르게 대의명분 확보한 건 아닌지 의심되네 └글쎄 모르지 └한 가지 확실한 건 배달의 악마가 악질이라는 거지
└나 BBC 알바 아닌데 배달의 악마 잘못 맞음!
글쓴이― 그런가?
전 국민적인 이슈거리다.
시민들의 오갈 데 없는 분노가 배달의 악마에게 쏟아지고 있다.
롤유저들은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커뮤니티에서 24시간 언급되며 조리돌림을 당한다.
그렇게 관심이 집중된 화제.
그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와 어우러진다.
두 사람이 솔로랭크에서 만나고 말았다.
─오정환 상대 피닉스김 만났음!
지금 솔랭 ㄱㄱㄱ
└어디서 보라고
└강호의 도리 ㅅㅂ련아
글쓴이― http://bj.pafreecatv.com/ojh6974
└이왜진?
딱히 드물지도 않다.
비좁은 천상계의 특성, 하루에 열댓 번은 돌릴 수 있는 솔랭, 어쩌다 한두 번 마주칠 수도 있다.
하필 그 대상이 피닉스김.
그리고 상대는 오정환이다.
러너리그 당시 깊은 인연이 있었던 사이다.
─오정환이 국민들을 대신해 배달의 악마에게 심판을 내릴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되네 ㄹㅇㅋㅋ
└오정환이 피닉스김 담당일찐임ㅋ
└준결승서 개턴 거 모름?
글쓴이― 그러니까 ㅋㅋ
└이번에도 속시원히 털어주겠지?
피닉스김은 공공의 적.
자영업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소비자들은 치킨값이 오를까 노심초사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멀쩡히 살아 롤방송을 하고 있으니 복장이 터질 만도 하다.
그 만행을, 악마의 삶을 멈춰주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
─피닉스김님이 학살 중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철저한 실력주의.
게임은 잘하는 사람이 장땡이라 할 수 있다.
전 시즌 챌린저 2위에 빛난다.
솔로랭크에 한해서는 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손가락에 꼽힌다.
─오정환 왜 미드갱 안 감?
왜 악마의 삶을 멈춰주지 않냐고 ㅡㅡ
└모쿠자 정글 10계명 모름?
└팩트) 망한 라인에는 갱을 가지 않는다
└미드가 그냥 개못함
└애초에 오정환은 피닉스김인지도 몰랐대
피닉스김이 게임을 승리한다.
커뮤니티에서는 깊은 탄식이 나온다.
정녕 배달의 악마를 막을 수 없는 것인지.
안 그래도 분위기가 축 처져있던 참에 분탕들까지 몰려온다.
까까오팟TV의 팟수들은 응원하는 대상이 다르다.
─피닉스김이 오정환 개발랐넼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 정도로는 안되지 ㅋ
고전파 정도는 데려오던가~
앞으로도 배달의 악마가 치킨 업계 꽉 잡는다
낄낄^^
└배달의 악마팬도 있음?
└말세네……
글쓴이― 원래 현실에서는 나쁜놈이 더 잘 먹고 잘 사는 거 모름? 낄낄^^└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치킨 못 먹어도 돼?
그토록 눈엣가시였던 오정환.
그를 해치워준 피닉스김은 구세주다.
다른 이들에게는 악마라 불릴지라도 말이다.
아니, 오히려 좋다.
유명한 악당은 환영이야!
까까오팟TV의 성향이 그렇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건 뭐 스톡홀름 증후군도 아니고
배달의 악마를 빠는 애들은 뭐지?
악성 분탕인 줄 알았는데 한두 명이 아니네
└낄낄거리면서 글 쓰는데 개빡침;;
└악마의 사도들이야
└反치킨 협회 소속이라는 썰이 있음!
└낄낄좌는 그냥 천재인 듯 낄낄^^
일반 유저들 입장에서는 그냥 분탕이다.
분노에 기름을 붓는 계기가 된다.
피닉스김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된다.
오정환에 대한 기대는 더욱 무르익는다.
이 답답한 마음을 해소시켜 줄 유일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이종격투기 ― 「배달의 악마 롤방송 중이라고 합니다」
樂 SOCCER ― 「지금 솔랭에서 오정환이 배달의 악마 만났다네요!」
도탁스(DOTAX) ― 「속보) BJ오정환 배달의 악마 퇴치하겠다 선포!」
일반 커뮤니티에도 속보가 전해진다.
답답한 건 그들도 마찬가지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면 바라던 바다.
마침 LOL도 급부상.
케이블TV에서도 일상적으로 나온다.
게임 내용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콘텐츠다.
─롤이 대체 뭐하는 게임이고?
라떼는 말이야~~~
PC방에 스타하고 리니지 빼면 없었어!!!
요즘 오락들은 눈부터 아파 가지고 쒸……불……
└휴먼 틀딱체ㄷㄷ
└행님도 금방 이해혀요, , , ㅎㅎㅎ 시작이 반이라구 한 번 해보소, , , ㅋㅋ;
└들어가서 함 보셔봐잉~~홀홀, , ,
└아재들 서요?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말이다.
때려서 죽인다는 간단한 규칙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가 간다.
일반 시청자들도 유입된다.
오정환의 방송이 때 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이유 중 하나.
─제발 한국인이면 오정환 응원합시다!
재미있다고 악마 녀석 응원하는 빨갱이들 있는데
오정환이 이겨야 치킨값도 제 자리를 찾지 않겠습니까?
└배달의 악마를 이기면 BBC가 가격 인하하나요?
└그럼 응원해야지
└분탕들 얄미워서라도 이겼으면
└붉은 악마가 배달 악마를 이긴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합니다!
약간의 와전된 소식과 함께 월드컵에 준하는 열기가 일시적으로 조성된다.
* * *
BJ는 어그로를 먹고 사는 직업이다.
─배달업종사자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배달의 악마를 물리쳐주세요 화이팅!
"100개 팬가입 감사합니다. 1개, 10개로 팬가입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볼게요."
―열심히가 아니라 이겨야 함ㅠ
―배달의 악마 솔킬 따면 BBC가 치킨값 할인한데요!
―진짜 할인함?
―대악마! 대악마! 대악마! 대악마! 대악마! 대악마!
의도치 않은 상황이 생겨도 스무스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설사 그것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말이다.
'빌게이츠도 말하잖아.'
당신의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요?
대답 대신 백지 수표를 건네자 당황한 질문자는 손을 젓는다.
이에 빌게이츠는 "지금 당신이 한 것처럼 기회를 날리지 않은 겁니다." 라고 대답한다.
기업가의 관점이라면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BJ로서도 공감 가는 바가 있다.
방송을 하다 보면 이따금 선택의 기로에 서고는 한다.
"저 사악한 배달의 악마를 퇴치해서 대한민국의 치킨값 안정에 이바지해보겠습니다."
―오오!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그는 신이야
―정의구현 가죠 ㄱㄱ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딱히 악마적인 발상이 아니다.
굴러 들어온 호박을 차내는 것도 멍청한 짓이다.
'세상에 정의라는 어디 있겠어. 입장마다 다른 거지.'
내 생각을 정의(定義)하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BJ의 직업 특성상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춰야 한다.
눈치를 보며 박쥐를 택한다?
그런 무색무취한 저자극 방송이 먹히는 세상이 아니다.
할 때는 확실하게 해줄 필요성이 있다.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선만 지키면서 말이다.
배달의 악마라 불리는 피닉스김.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시원하게 패준다.
타악!
물론 쉬울 수가 없는 일이다.
아무리 러너리그에서 두들겨 팼어도, 팀게임과 솔로랭크는 기본부터가 다르다.
'솔랭은 단순히 센 게 가장 골치 아파.'
괜히 챌린저 2위를 찍은 게 아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워야 한다고, 뇌지컬이 없다는 건 피지컬이 받쳐준다는 뜻이다,
―아프다
―잘하네 악마 자식
―딜교환 사악한 거봐 ㅡㅡ
―야비하게 사거리 차이 이용하네
매미비아의 견제가 빡세게 들어온다.
일반 시청자들도 많다 보니 채팅창 과몰입이 장난 아니다.
'처맞고 있으면 답답하지.'
그럴 수밖에 없다.
실력 차이 이전에 챔피언 상성.
근접은 원거리를 상대로 1레벨에는 샌드백이다.
일부러 과하게 맞아주고 있기도 하다.
피지컬에만 자신 있는 여포의 방심을 유도시킨다.
쿠화악!
쿠직!
2레벨을 찍자마자 달려들기 위함.
앞점프로 들어가 Q평을 박는다.
카직트의 갈고리가 고립 상태인 매미비아의 살점을 쥐어뜯는다.
탁!
치지직……!
하지만 바로 반격한다.
기가 차다는 듯 평타를 때리며 점화.
1레벨 견제로 걸레짝을 만들어 놨으니 자신이 이기겠지.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 자신감은 분명 옳다.
자신이 지금까지 겪어본 상대 중에서는 말이다.
―나이수
―휴ㅅㅅ
―이걸 잡네
―피10;
―저 피로 잡을 생각을 한다고?
―카직트 졸라 센데 ㄷㄷ
풀피 알도 고립Q 2번이면 깨져버린다.
영약 카직트의 불합리한 2레벨 킬각의 위엄이다.
「근력의 영약」 ― 250 Gold
효과: 3분 동안 챔피언 레벨에 따라 체력이 120~235, 공격력이 15 증가합니다.
영약의 순간적인 피뻥.
고립딜의 압도적인 누킹.
딸피에서도 역관광을 해버리는 기염을 토한다.
'뇌지컬 유저라면 어느 정도 직감을 하겠지만, 뇌없는 유저라면 몸으로 기억해야지.'
사실 치트키격인 측면도 있다
현재 시점에서 카직트는 비주류.
상대가 누구든 한 번은 당하는 필살기성 킬각이다.
안 그래도 멍청하다.
피가 깎이면 순진하게 맞딜을 해주겠지.
너무 원하는 대로 해줘서 오히려 좀 미안하다.
─치킨가게사장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배달의 악마를 물리쳤다!
"1000개 감사합니다! 정말 기쁘신 와중에 죄송한데 조금 이따가 부활을 해요."
―부활도 함?
―역시 악마 ㄷㄷ
―악마는 심장에 말뚝을 박아야 합니다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오정환펀치!
답답한 속을 빠르게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대한민국 치킨업계 종사자들과 소비자들의 고충이 조금은 덜어졌을지.
'그건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반응은 좋다.
격투기 룰 같은 거 몰라도 안면에 스트레이트가 꽂히면 누구나 통쾌하듯이 말이다.
찰칵!
그것을 위해 고른 챔피언.
하지만 겨우 2레벨 킬각 하나 때문일 리 없다.
상점에 귀환해 아이템을 구입하자.
―여눈?
―?
―카직트로 여눈을 왜
―차라리 파란 포션을 사지
채팅창에서 갈고리가 수집된다.